아시다시피 it’s a wonderful world는

헉슬리의 SF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워즈나 듄등의 스페이스 오페라가 보여주는 SF와는 당연 거리가 멀고,

디스토피아지만 매드맥스, 블레이드러너, 매트릭스 등과도

쬠 다른 꽤나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사실 현실이 이 소설에 거의 근접했죠.)

분위기로 비슷한 녀석들을 뽑자면 좀 더 예전 영화인 모던타임즈나..

허드서커 대리인? 이퀼리브리엄? … 가타카(!) 가타카가 딱 맞네요.

 

소설은 생각할 꺼리가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게임에서 그런 대단한 고찰을 하는건 아니고 대략 그러한 분위기를 즐기시면 됩니다.

멋진 신세계는 이미 거의 완성된 미래상을 그리고 있지만
원더풀 월드는 아직 완성된 사회는 아닙니다.
세계엔 여러 진영들이 있고 각 진영들이 경쟁하며 원더풀 월드를 향해 나아가는, 일종의 멋진 신세계 비긴즈(?!) 정도의 느낌입니다.

(미드 Brave new world!)

…가 일러스트와 텍스트를 통해 보여주는 테마구요.
실질적인 게임 진행은 테마와 그닥 밀첩하진 않게 느껴지기도 하죠.

 

진행은 드래프팅을 통해 얻어진 카드로 자신의 도시 계획을 세웁니다.
계획단계에서 재활용을 할지 건설을 할것인지 결정하고 생산단계들을 거쳐가며 건설된 건물들을 활용해 또 생산하고..

(왼쪽 자원이 다 놓인 군사 기지 카드는 즉시 완료되어 내 도시에 챨싹 달라붙게 되고 기능하죠!)

 

여기서 건설은 조건을 충족하는 즉시 지어지는데 생산 단계는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략적인 액션의 타임라인을 정해놓는 재미가..
..원더풀 월드라는 게임의 본질적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심상구현된 쌓기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느낌?

 

이 게임에서 아쉬운점을 느끼시는 부분중 하나가 그렇게 쌓아올린 자신의 작업물이 뭔가 기능해서 상대를 때리는 액션 같은게 없는걸 아쉬워 하는걸 껍니다.(아마도요?)

상대와의 인터렉션이라고 있는건 이 부품은 나한테 필요 없지만 저녀석이 유용하게 쓸것 같으니 내가가져가 저녀석 계획에 오류를 주자! 하는 헤이트 드래프팅 정도 밖에 없으니까요.

 

사실 더 어렵게 만들지 않은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싶습니다.
자신의 생산라인의 구축에도 나름의 골머리를 썩는데,

거기다 견제를 받아가며 다른 플레이어들을 견제 해야한다면

좀 더 정신없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단 드래프팅 단계를 지나 이후 단계들은 
동시진행들이기에 속도감이 꽤 잘 살아 있습니다.

 

또 건설중인 카드들을 치우지 않고

다음 라운드에 이어서 건설하는 연속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보다 큰 그림을 짜고 강력한 한방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카(드)빨님을 믿어야 하고.. 
대놓고 노리다 보면 그걸 눈치챈 누군가의 헤이트 드레프팅으로

드래프팅 단계에서 내가 노리는걸 충분히 얻지 못하게 할 수 있지만요.
물론 적당히 자기껄 해 가면서 해야지 줄창 견제만 하다보면 내가 먼저 망할 수도 있…

 

여튼 헤이트 드래프팅을 이야기 했지만 사실 별로 중요하진 않습니다.
그나마 있는 인터랙션이 헤이트 드레프팅이기에 자주 이야기를 했을 뿐…

 

비스무레한 다른 게임들을 뽑아보면 
공장 생산라인 구축하는 게임이였던 딴타스틱 팩토리와

마을 재건하는 게임인 빌리저를 연상했는데요.

(게임 경험이 많지 않아…그냥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셋 다 좋아하는 게임이지만 원더풀 월드의 규칙이 가장 깔끔합니다. 빌리저는 인원에 따라 공간 잡아먹는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딴타스틱 팩토리는.. 뭐랄까 라인 돌리는 느낌이 원더풀 월드가 조금 더 깔끔했습니다.

(제 숙련도 차이일 수 있습니다.)

뭣보다 셋중에서.. 아니 제가 보유한 게임들 중에서도

원더풀 월드의 일러스트는 거의 최상위권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편 입니다.

테마는 역시 아트웍이죠 -_-)乃

 

 

본판만으로 생산라인의 톱니바퀴들을 착실히 쌓아 올리는 느낌이라면,
부패와 진보 확장은 '본격 디스토피아'를 느끼게 해 줍니다.
이것이 바로 본격 미래사회!

(사실 이퀼리브리엄의 미래는 좀 다르지만요)

일반적으로 부패와 진보 확장의 카드들이 더 강력합니다…만
이 확장의 카드들은 강력한 대신 페널티들이 있습니다.
특정 자원의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더 강력한 효과! 뭐 이런식이죠.

 

이게 별거 아닌것 같은데 
디스토피아적인 테마와 맞물려서 묘하게 뽕맛이 잘 찹니다.
왜 그.. 독수리5 의남매의 버드미사일 발사할때 
안전 장치 해제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요?

위에 본판의 카드들이 발사버튼이면

부패와 진보 카드들이 '철컥! 쾅!'의 '철컥' 단계가 생겨

조금 더 손맛(?!)이 좋아집니다.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원더풀 월드를 하신다면 
가급적 부패와 진보 확장은 함께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덤으로 전쟁과 평화는 해금 요소가 있는 캠페인인데..
해금요소가 궁금해서 신나게 달리긴 했는데 솔직히 좀 분량이 아쉬워요.
1-5인용 시나리오 5판 분량입니다.
(마지막엔 분기가 하나 있지만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원더풀월드:전쟁과 평화를 함께해주신 크툴루님께 감사!)

 

글 솜씨가 없어 뭔가 뜬구름 잡는 느낌으로 이야기된것 같은데..
대략 정리해보면...
적당히 짧고 쉽게 할 수 있는 미래사회 건설 게임을 바라시는 분에게 추천,
내가 건설한 무언가로 상대를 후려 갈기는 화끈한 인터랙션을 바라는 분에겐 비추 입니다.

후다닥 진행한다면 헤비한 게임들 사이에 브릿지로 넣어 
가볍게 머리 풀며 하기에도 좋고, 본격적인 빡겜을 하기 전에 워밍업 용으로도 괜찮은 게임입니다.

모두 멋진 미래사회를 만드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