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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잡설] 아줄과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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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3 17: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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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보드게임 아줄은 이미 보드게이머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명작 보드게임이죠.
그래서 오늘은 와인... 아줄을 보여 드립니다.
아줄은 포르투갈, 포르투갈하면 와인이 유명합니다.
그래서 이 아줄도 포르투갈 와인입니다.
와인은 단 맛을 내는 성분..(뭔지 모름)이 분해되어서 알콜이 생기게 되는데
포르투갈 와인은 단맛을 내는 성분이 분해되기 전에 주정을 들이 부어서 고유의 단맛을 간직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덕분에 알콜 도수도 기본이 19도를 넘고, 더 뜨끈한 녀석은 20도 중반까지도 바라봅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에 따르면, 옛날(이라고 해도 고대 시대는 아니고요...) 영국이 프랑스랑 사이가 나빠지는 바람에 프랑스 와인을 못 먹게 되자 포르투갈에서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부터 영국까지 가는 거리가 꽤 멀었는데, 덕분에 항해가 길어지면서 술이 도착도 하기 전에 다 상하기 시작했다죠.
그래서 어떻게든 품질을 유지시킨다고 궁리를 하다가 '오? 술을 엄청 넣어서 알콜 도수가 높아지면 문제 해결?!' 같은 발상을 한 사람이 어디선가 나왔고, 이게 상당히 큰 인기를 끌어서 현재 형태로 안착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아주 좋아하는 와인 게임 '비뉴스'도 이 포르투갈 와인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게임이죠.(비탈 형님 보고 계시죠?)
비티컬쳐는 이탈리아 북부 와인이라 산지가 다릅니다.
술은 담근 직후에는 색깔이 루비 색이고, 이는 루비 포트라고 부릅니다.
10 ~ 20년 쯤 묵히면(보통 오크 통에 묵힌다고들 합니다) 점점 주황색으로 변하고, 토니 포트라고 부릅니다.
아줄은 10년 묵힌 토니 포트인데, 19도라는 도수에 비해 매우 깔끔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머금었을 때의 무거움은 거의 없지만 요즘은 이런 편안한 디저트 와인을 선호하는 분도 많아서 손님 접대용으로 아주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끝맛에 여운이 남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다는 것이 굳이 꼽는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친구의 용도는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손님이 집에 오면 '나는 아줄이라는 이름의 와인이 있다'라고 자랑하는 것입니다.
그냥 마시는 것도 좋지만, 역시 보드게이머와 함께 마실 때 빛이 나는 친구죠.
여러분도 집에 구비하셔서 한번 자랑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보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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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왜 댓글이 날아갔지;;;;
어서 증류주판도 나왔음 좋겠네요 하앙 -
저는 포르투갈 와인만 마셔서.... 증류주는 다른 분이 쓰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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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3개의 게임을 엮으시다니ㄷㄷ 아줄 와인도 있다니 신기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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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3개를 어떻게든 엮어서 '잡설'입니다... ㅎㅎ
보드게임 이름을 가진 것이 특이해서 사봤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
아줄은 가족게임의 동 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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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같은 언어유희...! 풍류를 좀 아시는 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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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술은 오나전 문외한이라 이런 글 좋네요. 메모메모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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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문외한인데, 오로지 이 아줄을 자랑하기 위한 기초 지식으로 익혔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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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레스팅한 글이네요 ㅎㅎ
아줄->비뉴-> 비티컬처로 이어지는 글이군요! -
이제 다음 보드게임 잡설은 제가 더 마신 후에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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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밌어요 ㅋㅋㅋ 아줄이라는 술도 있었군요. 술은 마시지 않지만 괜히 갖고 싶은 이름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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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안 드셔도, 다른 보드게이머에게 선물하기 위한 용도로는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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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유럽의 역사에서 와인과 항해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긴 하죠. 관련해서 재미있는 얘기를 제법 아는데, 당시 기나긴 항해 중 배에서 가장 무서운 징벌이 금주령이었다고 합니다. 잘못한 사람 한명만 콕 찝어서 "너 오늘부터 술 마시지 마"하는 건데요, 그 징벌이 너무나 혹독한 것이어서, 금주령을 명 받은 선원은 선장에게 울면서 매달리며 "제발 금주령을 거두시고 채찍으로 때려주십시오"하고는 했다고 해요. 또 주정강화 와인이나 맥주 같은 것도 배에서 많이 마셨지만, 당시의 항해라는 건 워낙 길었기 때문에 배 안에서 술을 양조하기도 했는데, 그 양조라는 것이 나무통에 과일을 꽉 채운 다음에 선원들이 돌아가면서 침을 뱉어 발효시키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침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것은 사실 꽤 합리적인 방법이긴 한데요, 대신에 침이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당시 선원들은 술 한통을 만들기 위해 어지간히 탈수 증상에 시달려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게, 이 당시에 항해에 술을 싣기 위한 구실 중 하나가 이 탈수를 막기 위한, 즉 음료로서였거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술은 탈수를 일으키는 물건입니다. 그렇다고 이 시대에 그 사실을 몰라서 목 마를 때 술을 마셨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갈증이 생기면 와인을 마시고 더욱 갈증에 시달린다"라는 속담이 있었던 걸 보면 말이죠. 결국 금주하느니 채찍을 맞겠다는 심정처럼, 그저 물을 마시고 사느니 술을 마시고 죽겠다는 심정이었던 거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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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이 심금을 울립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ㅠ_ㅠ)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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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항해 시대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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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해서도 해박하시다니 멋있네요. ㅎㅎ 아내가 포르토 와인을 좋아하는데 코스트코 말고는 구할 데를 못 찾았네요.(물론 요즘은 맥주만 마십니다만... ㅋㅋ) 아무튼 이 글이 제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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