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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보드게임잡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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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6 15: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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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1 [개굴이]
원래 보드라이프에 비정기적으로 올리는 근황 겸 보드게임 수다 글인데, 다이브다이스에도 함께 올리려 합니다.
보드라이프와 내용은 동일합니다. 이번 글 정도만 다이브다이스에 겸해서 업로드한다는 말도 할 겸 서두만 조금 다르지 싶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슨배님들!! 후배가 인사 씨게 박습니다!!
마지막 잡담글을 쓴지 거의 40일이 되었네요 -ㅛ-....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대부분의 글을 쓸 때 "심심할 때 짬내서" 씁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출근 후 퇴근 전까지의 시간 동안, 할 일이 없을때 다람쥐처럼 한 줄 한 줄 써놓은걸 일주일 가량 모아서 터뜨리죠.
그런데 지금은.... 일단은 방학이니까 글을 쓸 모티베이션이 없어요.....ㅋㅋㅋㅋ
집에서는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쉬고 싶으면 쉬면 되니까요.... 할 일이 없는데도 일하는척 앉아있어야 할 일이 없으니....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거의 40일 가까이 소식이 없었습니다. 사실 별 일이 없기도 했구요 그간 모아놓은 이야기를 간만에 꼼작꼼작 풀어볼까용!
1.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을 지지난주에 마무리 지었습니다. 첫 게임이 작년 2월 13일이었으니 거의 1년 정도 걸렸네요.
글룸헤이븐이 공전절후한 명성을 뽐내고 있긴 하지만 큰 볼륨의 게임은 선뜻 손대기가 어려워 손가락만 빨고있었는데, 적절한 볼륨의 게임을 원없이 즐겼습니다.
사실 저는 "PC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설프게 구현한다면 차라리 PC로 하는게 낫다" 라는 쪽이거든요? 그래서 예를들면...음, 사건의 재구성 같은 게임은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갖고있지는 않아요.
QR코드로 진행하는 방식이 처음에는 신선하긴 하지만 결국 모바일게임의 터치인터페이스를 굳이 보드게임으로 불편하게 구현했다는 인상을 주거든요.
글룸헤이븐의 경우도 룰북을 읽고 딱 느꼈던게 "이거 SRPG다!!" 였어요. 그 있잖아요 택틱스오우거라거나, 파랜드사가 라거나, 슈퍼로봇대전이라거나 뭐 그런거요.
그리고 직접 해보고 SRPG의 시스템을 보드게임으로 굉장히 잘 옮겨왔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적절한 무작위성에 적절한 작위성을 섞으니 전략을 세우기도, 뒤통수를 맞기도 좋더라고요.
디자이너가 평소 해보고싶었던걸 다 담았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았습니다.
사자의 턱 자체도 이번에 긱랭킹 전체 7위까지 올라온거보면 차기작인 프로스트헤이븐이 굉장히 기대가 되긴 하는데, 볼륨때문에 하게 될 지는 의문이네요.
암튼 글룸헤이븐을 지켜낸 발라스 적위병, G.G.(Great Gaeguri)의 이야기는 이제 끝! 집에서 혼자 찬찬히 패스파인더 진홍빛왕좌 확장이나 해봐야겠습니다.
2.
최근에 전국 보드게임교사 네트워크 워크숍에 다녀왔어요.
사전에 프로그램 구성을 해서 오전에 제가 담당한 게임이 있었는데, 어찌어찌 인원이 부족하여 제 게임은 플레이하지 못하고 칸반 팀에 낑겨서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칸반테이블에 앉은 4명 중 2병은 칸반을 해 본지 오래 된 분이고, 나머지 한 분은 초등학생 4학년(...)
게임을 가져오신 선생님께서 설명을 시작하셨는데 실례를 무릎쓰고 요청하여 중간에 제가 설명을 이어받아서 다시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의 어려운게임에 대한 설명이 초등학생에게도 통하는지 확인하고 싶다" 라는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여기서 통하면 나아가 고등학생들에게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올해는 게이머스 게임을 조금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결과 먼저 이야기 하자면 완전히 통했습니다. 적어도 메커니즘은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게임을 하시더라고요.
칸반 EV를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결코 간단한 게임은 아니잖아요? 액션마다 연결성도 강하고, 하나하나의 액션이 세부단계로 이루어져있기도 하고 쉬프트를 소모하는 방식이라거나, 여기저기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턴 진행 순서 등 일반적인 게임들하고는 약간 궤를 달리합니다.
직업병인지 중간중간에 교사모드가 되어서 "여기까지 이해 안가는 부분 있을까요?" 등의 뻘멘트를 치긴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본인이 하고싶은 플레이를 담담히 하는 모습에 약간은 자신을 얻었습니다.
.....근데 이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저 초등학생 4학년 플레이어분을 비 보드게이머라고 칭할 수 있을까요...나이만 어리지 보드게임 조기교육받은 친구였다구요.
왠지 제가 가르치는 친구들보다 더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슬리핑갓즈를 찍먹해보았습니다. 제건 아니고 아는 분이 구입하셔서 맛보기로 한시간 정도 플레이 한 것 같아요.
카드를 뽑아 수치를 비교하여 성패를 확인하는 부분이라거나, 시나리오북을 통한 분기 관리라거나, 이런 부분이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전투! 전투가 굉장히 신박하더라고요? 와 진짜 전투가 재밌었습니다. 두 번 얘기할 정도로요!
특히 몬스터의 몸을 격자로 나누어서 체력이 되는 부분과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을 분리해놓은게 신선했어요. 그리고 데미지를 입힐 때 격자의 가로세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개념도 재밌었고요. 저런 요소들 때문에 크루를 어떤 순서로 행동시키고, 이점을 어떻게 받는지 등을 정하는 과정이 마치 퍼즐게임 같더라고요. 저 저런 파일럿빨 타는 게임 좋아하거든요 ㅋㅋ
전투가 너무 흥미로워서 몇 번 더 해보고 싶었지만.... 규칙이 숙지가 안되어서 버벅거리다가 그냥 시간관계상 다음 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튜토리얼이 잘 써있다길래 사자턱 느낌인가...했더니만 그런건 아니더라고요. 플레이어가 할 결정이랑 뽑은 카드의 결과까지 다 지정해주고, 플레이어는 그냥 구경하면서 익히는 기분? 이런건 또 처음이라 꽤 신기했습니다. 확실히 요즘 시나리오형 게임들은 튜토리얼이 잘 나와있는 것 같아요.
4.
1인 게임의 최고봉으로 항상 정령섬을 들었는데, 언더 폴링 스카이즈가 그 위치를 노리는 중입니다.
정령섬 1인플레이의 장점인 세팅 쉽고, 룰 간결하고, 게임시간 짧고, 정리도 쉽다...를 그대로 가져왔어요. 오히려 더 쉽고 더 짧고 더 편리합니다.
물론 그만큼 정령섬같은 다양성이나 전략성이 있는건 아니지만, 어차피 짧아요. 정령섬이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언더폴링스카이는 잠깐잠깐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의 느낌입니다.
말 하고 보니 이거 휴대용 플랫폼으로 컨버팅하기에도 굉장히 쉬울 것 같고요.
그러면서도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서 이게 대충해서는 절대 못깨....가 아니라 한 번도 못깼어요. 이거 깰 수 있는게 맞긴 한가 -_-?
다회플을 위해 시나리오나 도시세팅 등 여러가지 모듈이 있는데 아직 뉴욕 하나도 깨지 못한 상태입니다.
올해의 작은 목표에요. 언더 폴링 스카이즈 시나리오 돌파!! 아자아자!!
....네? 지구를 떠나다요? 치치...치칙....전화가 잘 안들리...치칙....
5.
보드게임 외의 근황인데요, 드디어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뤘습니다 :D
저런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모순적이게도 겁이 많아서 항상 생각만 하고 시도는 못했었거든요.
집에서 멍하니 있다가 아내님 손잡고 무턱대고 나가서 홀린듯 뛰어내렸습니다. ㅋㅋㅋㅋ 생각보다 안무서웠어요!!
패러글라이딩은 클리어했으니 이제 서핑보드 차례.... 후후. 서핑보드는 재작년에 강릉에서 시도했는데 생각과 다른 진행방식에 너무 실망했었습니다. 다음엔 좀 차분히 업체를 알아보고 꼭 성공해보려고요. 화이팅!!
퇴근시간이 2시간정도 남았네요.
이번 방학때 학교에서 진행하는 일이 있어서 방학이 방학이 아니네요 저도-ㅛ- 하루에 업무 전화를 열댓통씩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받아서 부장선생님께 보고하고 그거 다시 받아서 업체에 전달하고 아주 비둘기가 따로없습니구구구구구구구
이번주도 하루만 더 참으면 주말이에요 :) 다들 조금만 힘내시고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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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장난아니네요 ㅋㅋㅋ 보드게임 설명 잘하시는 분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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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설명을 잘 했다기 보단 해당 플레이어분의 이해력이 출중했던게 아닌가 싶고요...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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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갓.. 후기들이 좋아서 마음이 힘듭니다..ㅋㅋㅋㅋㅠㅠ
저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데, 패러글라이딩은 좋은 경험이었어요. 단양 또 가고 싶네요! 오늘 잡담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ㅋㅋㅋ -
슬갓은 솔직히 1인으로라도 해보고싶어서 구매해야하나 고민중이에요ㅜㅜ
패러글라이딩 정말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흔들림이 거의 없어서 놀랐어요 -
글룸 사자턱 끝내시다니 부럽네요~ 저는 글룸도 사자턱도 못 끝낸 실패한(?) 보드게이머입네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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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같이 해주신 분들 덕분이죠.... ㅎㅎ 매번 스토리기반게임 하시느라 고생들이 많으십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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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이 칸반이라니 ㅎㅎ 보드게임 엘리트 교육을 받은 아이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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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턱 끝 보신거 축하드립니다.
전 슬갓 3인으로 진행중인데, 당장 하고나면 현실에서 장거리 여행한거마냥 피곤하고 지쳐 있음에도.. 끝내고 몇시간만 지나면 자꾸 뒷얘기 더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오더라구요. -
룰 설명 잘하시는 분들 부럽습니다ㅠㅠ
언더 폴링 스카이즈 재미있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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