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드게임 책장을 소개합니다’에서는 누군가의 집 또는 보드게임 보관처의 보드게임 책장 한 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지난 화에 이어 이번 화는 지니님의 책장 이야기를 다루어 봅니다. 지난 화 인터뷰에서 열정적인 방해를 받았던 유정님의 반격이 이어집니다.
※ 각 게임 관련 이미지는 다이브다이스/보드게임긱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신나요  자, 두 번째 인터뷰이 지니님의 책장을 봅시다. 지니님이 이 책장을 고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만 다 있다” + 쩌리. ㅎㅎ

 지니  여기 아지트에 있는 게임들이 전부 다 제 게임만인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다른 책장에)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 있는데 옆에 진짜 이상한 게임이 꽂혀 있기도 해서...

 신나요  제가 아내랑 첫 인터뷰할 때, 아내도 자기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게임들이 여기저기 다 흩어져 있다 그랬어요. ㅎㅎ 이 [보책소] 코너를 기획하면서 원했던 컨셉이 딱 그거였어요. 모든 걸 다 만족스럽게만 설명할 수 없는 거. 안 좋았던 게임은 그것대로 이야기하는 거.
지니 맞아, 맞아요. ㅎㅎ 그래서 그런데, (저 책장에서도) 쩌리가 보이긴 하네요.

 유정  <반지의 제왕>?

 지니  아냐, 아냐. <반지의 제왕>은 쩌리 아냐.

 신나요  어? <반지의 제왕>이 (지니님 취향상) 쩌리가 아니었어요? 예상 외인데?

 지니  저기서 쩌리는 <트루아>! ㅎㅎ

 유정  변했어. 옛날 같지 않아.

 
 
 
 지니  저 <트루아>부터 이야기하자면, 저 책장에서 유일하게 한국어판으로 안 바꾼 게임. 영문판이 있기도 하고... 제가 주사위가 들어간 유로 전략 게임 되게 좋아해요. 아, 드디어 보드게임 이야기를 시작하네요.

 유정  뭐지? 여태 (제가 보드게임 이야기) 했잖아요?

 지니  (18은) 아니야. 이제 보드게임 이야기인 거지. 이제야 다이브다이스에 어울리는 글이 시작되는 거죠. ㅎㅎ

 신나요  (한숨) 그렇다고 합시다, 그래. 주사위를 쓰는 유로 게임을 좋아한다.

 지니  네. 그래서 <버건디의 성>, <라 그랑하>, 이런 게임들 좋아하는데요.

 유정  <버건디(의 성)> 안 하잖아요.

 지니  2인플 많이 했어요. 3~4인플을 안 했고, 약간 옛날 게임이라 요즘 안 하긴 하지. 저 <버건디(의 성)> 챔피언스 맵까지 다 (소장하고) 있어요. 암튼, <트루아>도 그런 게임이어서 옛날에 좋아했어요. 남의 주사위를 사오는 개념이 되게 신박했고요. 내 주사위는 나만 쓰는 거였는데, 저 <트루아> 설명 처음 들었을 때, 남의 주사위를 사온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지.

 유정  나빴다?

 지니  내가 굴렸는데 니가 써? 약간 이런 느낌으로. ㅎㅎ 나는 ‘인터’액션을 싫어하니까. 그래도 남의 주사위는 잘 쓰지. ㅎㅎ 나는 내 맘대로 하는 거 좋아하니까.

 신나요  ㅎㅎ 대단하다 정말.

 지니  그래서, <트루아> 한국어판을 공짜로 갖고 싶어요. 어디서 공짜로 가질(수 있을지) 방법은 모르겠는데. 이거 다이브다이스에 올릴 거죠? 운영자 분이 이거 보고 감동받아서 하나 주실지도 몰라.

 유정  이거 리젝티드 감이다. ㅎㅎ

 지니  ㅋㅋ 아무튼 즐길 때 굉장히 재미있게 한 게임이에요.

 
 

 지니  그 오른쪽에 있는 게임이 누구나 아시는 <테라포밍 마스>. 저의 최애 게임.

 유정  오, 저도 저 게임 있습니다. 개봉 노플.

 지니  그렇지. (전원 웃음) 저도 빅박스도 저 옆(다른 칸)에 있고. 처음에 <테포마>가 4개 있었어요. 지금 저거가 세 번째 <테포마>예요. 처음에 영문판을 샀는데 너무 많이 해서 카드가 다 닳은 거예요. 그래서 버리고, 한국어판이 처음 출시됐을 때 3개를 샀어요. 그런데 이제 큐브가 다 벗겨지고. 똑바로 못 만든 거지. 내가 한 백 판 하긴 했는데 멀쩡해야지, 그래도.

 신나요  또, 또, 어거지다. 아유, 별이 늘어난다 쭉쭉쭉쭉~~

 지니  ㅎㅎㅎ 암튼 그래서 새로 뜯어 놓은 게 저거예요.

 유정  저거는 상태 괜찮네. 몇 번 안 한 거 아녜요?

 지니  옛날에 많이 해서 저거는 몇 번 안 하긴 했죠.

 유정  “이제 예전 같지 않다? 테포마 명성이 옛날 같지 않다? 올드한 게임이 됐다?”

 지니  아니, 배우나 연예인도 늙으면 그에 맞는 역할을 하는 거잖아.

 유정  “그래서 이제 지겹다?”

 지니  (어금니 꽉) 아무튼, 그러고 나서 <테포마> 빅박스를 샀는데, 지금 저걸 좀 안 쓰고 있어요. 제가 도색을 배워보려고 해서 저걸 좀 칠했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신나요  망했군요?

 지니  도시가 화성 느낌이 나야 하는데 구정물 느낌이 나 가지고.

 신나요  도색을 처음 배우는 거 같으면 대충 버리는 게임으로 테스트를 먼저 해 보지 그랬어요 ㅎㅎ

 지니  몰라요. 그래서 누가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내가 되게 좋아하는 게임. 하지만 <격동>은 좀 취향 아니고요.
 

 

 지니  그 다음은, 신기하게도 앞글자가 (<테포마>와) 같은, <테케누>. 재미있어요. 주사위 들어간 유로 전략 게임 좋아한댔잖아요. 저거도 그런 게임.

 유정  그런데 저기 쓸데 없는 거 하나 있잖아요.

 지니  그치. 그 높이 솟아 오른 기둥이 있죠. 컴포가 되게 웅장한데, 보드판을 자꾸 가려요. 그래서, 어떻게 쓰냐면, 처음에 세팅할 때 이걸 보여줘야 돼요. 웅장하면 사람들이 “우와” 하잖아요. “우와” 한 다음에 치워요. ㅎㅎ

 유정  저게 시야를 너무 가려요 정말. 그래서 설명할 땐 바로 치워야 해요.

 지니  게임은 굉장히 재미있어요. 주사위가 보드판에 올라가는데, 라운드가 흐르면서 주사위가 계속 변해요. 쓸 수 있는지 없는지가 계속 변해서, 그것까지 예측을 해서 적절한 턴에 주사위를 활용해야 해요. 그리고 저게 확장이 꽤 잘 나왔어요. <세트의 시간>이라고, 약간 약했던 부분을 좀 강화하면서 새로운 요소도 추가하고, 되게 좋은 확장이에요.

 유정  오, 지니님 보드게이머 같아요.

 지니  당연하죠. 전 보드게이머니까요. (유정님이랑) 달라요. 인터뷰 주제가 18xx게이머와 보드게이머 아니에요?

 신나요  와 당당하게 말하는군요.

 지니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은 다 한국어판이 나왔다고요. 왜냐? 대중적이니까. 지금 저 책장에서 2개가 긱 순위 탑 20위 안에 들어간다고요.

 유정  아... 예... ㅎㅎ

 지니  T 시리즈가 꽤 괜찮아요. 보드앤다이스에서 미는 건데. <테케누>, <테오티우아칸>, <타완틴수유>, <트리스 매지스터스>, 그런 게 있고, <촐킨>도 T로 시작하죠.

 유정  저는 <테케누>보단 <테오티우아칸>을 좀 더 선호하는 쪽이기는 해요.
 
 

 

 신나요  이제 <반지의 제왕: 가운데땅 여정> 남았네요.

 지니  저, 저 게임의 확장은 다 했거든요. 캠페인 전부 엔딩 봤는데 본판만 엔딩을 못 봤어요. 다섯 번이나 시도했는데 다 중간에 깨졌어. 한 명이 없어지고...

 신나요  저런... 그래도 확장을 전부 다 했다니 대단한데요?

 유정  그렇게 하다가 중간에 깨지는 이유가 뭘까요?

 지니  구성물 훼손이 있는 게임은 아니다 보니까, 취향에 안 맞았던 건지 더 이상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느낌?

 신나요  그럼 확장은 어떻게 다 끝냈어요?

 지니  그래서(본판이 그랬던 게 있어서) 이틀인가 몰아서 다 했거든요. 무조건 이거 깨고 다른 거 한다. 그렇게 했죠. 옛날에는 <광기의 저택>을 더 좋아했는데 요즘엔 <반지의 제왕: 가운데땅 여정>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테마 게임보다 유로 게임을 더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테마 게임 좋아하는 거는 보면 다 FFG 게임들이긴 해요. 제 성향이 그래요. 약간 뭐랄까, 편협한 느낌이랄까? 전자기기도 삼성 붙어 있으면 쓰는 그런 것처럼.

 신나요  FFG가 테마 게임을 잘 만드는 건 사실이죠.

 지니  그래서 <반지의 제왕: 가운데땅 여정>은 되게 좋아하는 쪽이에요.

 신나요  저도 저게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봐요. 던전 크롤러는 그냥 단무지 게임이 돼 버리기 쉽고 실제로 그런 게임들도 여러 개가 있는데 그런 것들에 비해 밸런스를 되게 잘 잡지 않았나 생각해요.
 
 
 
 
 신나요  그럼,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주사위 굴리는 유로 게임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 뭐예요?

 지니  제일 좋아하는 게임... <위대한 로렌초>요. 마스터 에디션 나오면 사려고요. 뭐가 다른지 알아보지는 않았는데, 그냥 살 거예요. (인터뷰를 끝낸 뒤 일주일 뒤에 때마침 마스터 에디션이 나와서 구매했다고 합니다. 신나요 주)

 유정  아니면, <마르코폴로>.

 지니  다 시모네 라인이니까. 시모네 게임을 되게 좋아하기도 해요.

 유정  저도 원래 <위대한 로렌초>를 되게 좋아했는데 요즘엔 <마르코폴로>인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왔다갔다해요.

 신나요  오, 유정님도 그 게임들을 다 좋아하나 보네요.

 지니  (유정님도) 원래는 보드게이머였었어요. ㅎㅎ 바빠지다 보니까...

 신나요  과거분사 쓰면 과거의 과거인 거 알죠? ㅎㅎ

 유정  저 보드게이머 맞습니다. 보드게임 좋아하는데, 시간이 없는 거죠.

 지니  “나 너 되게 좋아해. 그리고 우리 1년 뒤에 만나자.” 같은 그런 거예요.

 신나요  아니, 시간이 없는 사람이 18을 해요?

 유정  보드게임하려면 또 새로 규칙 익히고 해야 하잖아요. 18은 규칙을 막 더 익힐 필요는 없으니까.

 신나요  그래서 <1862> 플레이타임이 어떻게 된다고요? ㅎㅎ

 유정  6시간...? <(18)24> 같은 거는 3시간이면 끝나니까.

 신나요  사실, 음, 뭐, 저도 처음 <아컴호러> 2판 했을 때도 4시간쯤 걸렸던 거 같기는 해요.
 
 
 
 
 신나요  아까 뭐 광고한다고 했잖아요. 이제 편하게 광고하세요.

 지니  해도 괜찮아요?

 신나요  물론이죠. 근데 이 글 보는 사람 안 많으니까 홍보 효과 크게 기대하진 마요 ㅎㅎ

 지니  ㅎㅎㅎ (유정님이랑) 둘이서 유튜브 방송을 하려고 해요. 지금 둘이서 “하자”라고 말만 해 놓고 정한 건 아무것도 없긴 한데.

 유정  둘 다 계획적인 타입은 아니어서 약간, 삘 받았을 때 하는 타입이거든요.

 지니  일단 하려는 건 보드게임 먹방 유튜브예요. 일주일에 한 번 음식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아지트엔 항상 게임이 있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하는 거죠. 최근에 한 거 꺼내서 이야기도 해 보고. 그랬는데 아직 이름을 못 정했어요. 우리 후보 뭐 있었더라?

 유정  그, 철없는... 철없는 2명의 보드게임 뭐 그런 거?

 지니  아무튼 우리는 이런 거 말을 안 해 두면 평생 안 할 거니까 미리 말을 뿌려둬야 해요.

 유정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있으시면, 방송 제목 아이디어 주시면 좋아요.

 지니  그리고 게스트도 받을 거예요. (신나요님도) 게스트 후보에 있어요.

 신나요  저는 글쟁이 과지 방송 체질 아니에요(단호박).






※ 다음 화는 언제가 될지 기약이 어렵습니다. 제가 아는 보드게이머를 만나 책장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 때에 원고를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