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 명의 친구를 통해 서스펙트 게임을 접했습니다.
보드게임을 다양하게 즐긴 편이 아니었던 지라 추리 보드게임은 처음이었는데 엄청 재밌더라구요.
토요일 저녁에 시작을 하고 난 후 그 자리에서 밤샘 진행을 하고 새벽 6시에 끝났는데도 하나도 졸립지가 않고 상쾌한, 마치 아드레날린이 과다분비된 기분이라 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다음 작품이 나오면 바로 사서 해야지. 라고 결심하고선 언제나오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동안 안나오더라구요.
오프라인 크라임씬도 할 수 있는건 다 해본 상황에서 마주한 크씬게임의 갈증은 기어코 온라인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나? 나 같은 사람이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접하게 된 온라인 크씬은 몹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왕 서스펙트를 갈구하는 마당이니 내가 차라리 대용품을 만들어보자. 내가 만들어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짭스펙트 게임을 4개 만들어보았습니다.

1. 연쇄살인마의 죽음 (5~6인용) - 베타테스트 4회, 평균 플레이시간 약 5시간 / 디스코드 진행(자동화 작업 진행중)
2. 대저택의 비밀 (7인용) - 베타테스트 5회, 평균 플레이시간 약 5시간 / 디스코드 진행(자동화 작업 진행중)
3. 을마 의들이쟁말짓거 (6인용) 베타테스트 1회, 플레이시간 약 7시간 / 디스코드 진행(자동화 작업 진행중)
4. In the, Under, And the (5인용) 베타테스트 3회, 플레이시간 약 3시간 / 디스코드 진행
개인적으로 이러한 진행 시간은 온라인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프라인으로 가져오게 된다면 최소 반 내지 1/3까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식은 이미 서스펙트를 따라 했다고 말씀드렸다시피, 한 명씩 밀어내기 순으로 단서를 확인하고, 의심합니다.
한두가지 변형을 주었다면, 탐정이 추가되는 부분입니다.
1번에는 탐정없이 온전히 처음 서스펙트의 느낌을 살려보고자 하였다면
2,3에는 탐정을 추가해 서스펙트의 느낌에 살짝 양념을 친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각 용의자들은 의심을 할 수가 없고, 의심의 능력은 오롯이 탐정만 가집니다.
탐정은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매 턴 한 명의 용의자를 의심해 증거를 확인하거나, 의심을 3회 하지 않는 대신 추가적인 증거를 얻습니다.
매 라운드 범인을 쪼면서 진실여부를 판별할 것이냐, 절대적인 단서의 양으로 승부할 것이냐. 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지요.
4는 웃으면서 가볍게 하라고 만든거라 진지함은 많이 뺏는데 희한하게 범인을 못잡더군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1의 범인검거 1회, 2의 범인검거 1회, 3의 범인검거 1회, 4의 범인검거 0회 입니다.
세계관을 연동하는 부분도 1~3의 스토리가 어느정도는 이어지도록 짜고, 세세한 설정을 했을 때에는 범인의 룰지가 A4로 19페이지나 되더군요.(사람들이 왜 짧게짧게 끊어치는지 이제야 알았다고나 할까요..하지만 줄이자니 용납이 안됩디다)
각 한명 한명의 스토리가 범인과 연관되어야 하고, 각 용의자에게 개연성을 부여하고, 시간의 설정과 과거의 설정, 동선, 도구, 알리바이 등으르 세밀하게 설정하는 건 처음 정하다보니 길어진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마 프로분들 께서 보시기에는 쓸데없는 부분이 많아 보일수도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글로 쓰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룰지와 맵, 단서들을 만든 것은,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재밌다고 생각을 하며 비밀을 파헤치고 제가 짜놓은 이야기를 온전하게 다 느끼길 바라서였고, 서스펙트는 이거보다 훨씬 더 재밌어. 라고 추천을 하고싶어서 였습니다.
늘 소개를 하고 베타테스터를 모집할 때 내가 만든건 서스펙트 방식이다 노래를 불렀거든요.
제가 처음으로 강렬하게 느낀 크씬 보드게임은 서스펙트 였던 만큼, 서스펙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재밌게 플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명의 테스터 분들이 남겨주신 후기가 몇차례 쌓인 만큼 살짝살짝 디테일도 수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용기를 내어 서스펙트팀 제작자 분들께서 제가 만든 짭스펙트 게임을 해봐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따로 서스펙트 팀에게 이메일을 드릴 수 있나 보았더니 메일주소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불가능해 보이고, 쪽지도 보내는게 불가능해 보이더군요.
제가 오늘 가입해서 기능을 잘 몰라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따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게시글로 남깁니다.
진짜 서스펙트 제작자들이 플레이하는 짭스펙트의 단점과 피드백이 무엇일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이 테스트 후 남겨주신 후기도 첨부해봅니다.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