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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로빈 후드의 모험> - 제 1편 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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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9 12: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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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GM]찰리
안녕하십니까? 예고드린 대로 <로빈 후드의 모험>으로 돌아온 찰리입니다. 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이 벌써 세 번째 게임이네요. 역사를 배경으로 한 보드게임은 수없이 많으니 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소재는 끊길 일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나중에는 역사가 아닌 다른 테마를 소재로도 다뤄보고 싶기는 합니다. (스타워즈라던가, 스타워즈라던가...)
<로빈 후드의 모험>은 영국의 "로빈 후드"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우리나라의 홍길동이나 임꺽정과 비슷한 셈이지요. 다만 홍길동이나 임꺽정은 명확한 실존인물이 기록으로 존재하지만, 로빈 후드는 명확한 실존인물이 기록으로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로빈 후드를 자처하는 도적들이 활동하거나 잡혔다는 기록은 남아있으니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인물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당시 산적들이 자주 사용하던 예명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들 중에서 원조 로빈 후드가 있을 수 있겠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의적 이미지는 대부분 후세의 창작물에서 형성된 이미지입니다. 실존인물은 엄연히 산적들이었던 만큼 꽤나 살벌했던 행보를 보입니다. 가령 성종~연산군 시기에 활동한 홍길동은 단순한 도적패를 넘어 정계에 연줄(본가의 이복형이 계유정난의 공신이었고 그 형의 딸은 성종의 후궁이 되었습니다)까지 있는 마피아 같은 조직을 운영했으며,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어 자신을 숨겨준 일가를 죽이거나 얼굴 가죽을 벗기기까지 했습니다. 활빈당의 홍길동과는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이지요.
도적들이 오늘날 의적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소설의 공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이전부터 내려오던 설화를 모아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낸 소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디어 믹스가 창작되며 이들은 여전히 의적의 대명사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홍길동전(허균으로 유명하나 최근에는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임꺽정(홍명희), 장길산(황석영) 모두 한국에서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로 소개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 작품 모두 SBS 드라마네요.
(출처: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96149)
(출처: https://namu.wiki/w/%ED%99%8D%EA%B8%B8%EB%8F%99(SBS))
(출처: https://namu.wiki/w/%EC%9E%A5%EA%B8%B8%EC%82%B0(%EB%93%9C%EB%9D%BC%EB%A7%88)
최초의 로빈 후드 설화 기록물은 14세기 랭글랜드의 장편시 "농부 피어스의 환상"입니다. 이후 인쇄술이 발달하며 로빈 후드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많이 생산됩니다. 로빈 후드를 다룬 소설 중 오늘날 가장 유명한 작품은 하워드 파일이 1883년에 집필한 "로빈 후드의 모험"으로 로빈 후드를 다룬 현대의 모든 창작물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국내에도 완역본이 출간되었으니, 로빈 후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처: http://www.yes24.com/Product/Goods/58260273)
의적 서사에서 의적은 지배층과 피지배층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존재입니다. 의적은 공통적으로 부자의 재산을 뺏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활동을 합니다. 이는 모든 사회 갈등에는 "빈부격차(부의 재분배)"라는 의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의적 서사에는 배경이 되는 사회의 부조리가 반영이 되어있기도 합니다. 이는 각 의적 서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의적 서사의 개성이 되기도 합니다. 의적은 이러한 부조리의 피해자이며, 이를 계기로 의적으로 각성하기도 하지요. 가령, 홍길동전은 유명한 문구인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으로 대표되는 서얼 차별로 인해 자신은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하더라도 출세할 수는 없음을 알고 도술을 배워 의적이 되었지요. 임꺽정은 백정이라는 신분에 얽매이기 싫어 도축일을 거부했지만, 을미왜변에서 병졸로 참전해 열심히 싸워봐야 천대받는 현실에 좌절한 끝에 청석골 수령이 됩니다. 로빈 후드에서는 지배층인 노르만인들과 피지배층인 앵글로색슨인들과의 대립이 부조리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생겨난 부조리이며, 로빈 후드 서사에서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를 남은 연재에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말은 거창하게 썼지만, 재미로 쉽게 볼 수 있도록 가볍게 쓸 예정입니다.)
의적 서사는 보통 의적이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대부분은 내부인의 배신으로 인해 이런 결말로 흘러갑니다. 임꺽정의 경우 관군에게 붙잡힌 서림이 배신하면서 결국 진압되었고 로빈 후드도 존 왕의 병사들과 싸우다 입은 부상을 치료하려 사촌 누이에게 갔지만, 사촌 누이가 존 왕을 두려워해 오히려 동맥을 째서 과다출혈을 일으켜 사망하게 되지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홍길동은 율도국을 정복해 적서차별이 없는 이상적인 국가를 세웁니다. 로빈 후드의 경우 판본에 따라 로빈 후드의 활약으로 리처드 왕이 다시 복귀하기도 합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로빈 후드를 접한 세대에게는 이쪽 결말이 더 유명합니다.
홍길동전의 결말은 결국 조선이라는 사회를 바꾸지 못해 조선을 떠났다고 해석됩니다. 의적 서사는 혁명적인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로빈 후드의 굿 엔딩판인 리처드 왕의 복귀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얘기를 하려면 우리는 좀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사자심왕 리처드 1세와 그의 동생 존의 고조할아버지인 윌리엄 1세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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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 한시간 뒤에 올라오는 거지요?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로빈 후드의 모험 게임도 정말 재밌게 했었는데... (끝을 보지는 못했지만요..) 다시 하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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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단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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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거창한글 기대합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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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마피아 홍길동이라니, 동화 이면의 진실이 놀랍습니다. 로빈후드 introduction 참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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