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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기획기사]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 코라 - 1편
  • 2022-04-08 20: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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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7

스태프 [GM]찰리

 <만리장성> 연재를 마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코라>는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여러분은 고대 그리스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그리스 신화? 영화 300? 아니면 고대 그리스 철학일까요? 오늘부터 연재될 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코라> 편에서 고대 그리스 역사를 같이 간략하게 알아봅시다.

 

코라: 고대 그리스에서 직사각형으로 나눈 필지를 가리키는 단어로 영토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코라에서 힘을 끌어내 고대 그리스의 패권을 잡아야 하는 것이지요.

 

 

(출처: https://bbs.ruliweb.com/psp/board/300143/read/41920210)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에 너무 상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도 굳이 고대 그리스까지 가지는 않았으니까요.

 

 (1)고대 그리스란?

 

 고대 그리스는 유럽의 첫 번째 문명입니다. 그중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문명은 크레타섬의 미노스 문명으로 기원전 3,000년부터 문명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 본토의 문명은 기원전 17세기 무렵부터 시작된 미케네 문명으로 출발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 신화로 친숙한 시기가 바로 이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기원전 12세기부터 기원전 8세기까지 고대 그리스를 비롯해 지중해 문명에 암흑시대가 열립니다. 바다 민족의 도래로도 유명한 이 시기에 고대 지중해의 청동기 문명들은 쇠퇴하고 철기 문명이 발달했으며, 민족 구성도 달라지게 되지요. 그리스의 주인도 미케네인들이 아니라 그리스 북쪽에 살다 내려온 도리아인들로 바뀌게 됩니다. 남하한 도리아인들은 폐허가 된 그리스에 도시를 세워 다시 문명을 건설했고 바로 이 시대가 폴리스로 대표되는 고대 그리스 시대입니다. 아테네가 찬란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펼친 것도 이 시대고 스파르타가 300의 전설을 쓴 것도 이 시대인 것이지요.

 간단하게 연표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연도

시대

설명

기원전 3,000년 경

미노스 문명

크레타 섬에서 발생한 유럽 문명의 모태

기원전 1,700년 경

미케네 문명

그리스 본토의 첫 번째 문명

기원전 1,200년 경

암흑시대

청동기 문명의 몰락기

기원전 800년 경

고대 그리스 시대

남하한 도리아인들의 시대

기원전 338년*

헬레니즘 시대

마케도니아의 전성기, 기존 폴리스들의 몰락

기원전 146년*

로마 시대

그리스의 로마 속국화

 

 기원전 338년은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가 이끄는 군대와 그리스 폴리스 연합군이 맞붙은 카이로네이아 전투가 벌어진 시기입니다. 이 전쟁에서 마케도니아가 승리하며 그리스 폴리스들은 이전과 같은 자치권을 잃습니다. 이후 필리포스 2세가 암살당한 후 그 뒤를 이은 알렉산드로스 3세(알렉산더 대왕)가 파죽지세로 당시 서방 문명권을 모조리 정복하며 대제국을 세웁니다. 이 시기에 오면 그리스의 각 폴리스들은 지중해권에서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가지려야 가질 수가 없게 되지요. 그리스 폴리스들은 알렉산드로스 3세 사후 헬레니즘 제국들이 분열된 틈을 타 로마와 연합해 마케도니아와 전쟁을 벌입니다. 마케도니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하기 위함이었는데, 로마의 생각은 달랐죠. 결국 로마와 갈등을 겪은 끝에 전쟁을 벌였지만 참패합니다. 기원전 148년에 마케도니아는 로마의 속주가 되었고 기원전 146년에 그리스 폴리스들은 로마의 보호령이 됩니다.

 보드게임 <코라>에서 다루는 시대는 고대 그리스 시대입니다. 폴리스들의 전성기이죠. 민주주의와 올림픽이 처음으로 생기고 서양 사상의 토대가 된 그리스 철학이 시작된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코라>에서 좋았던 점은 각 폴리스 타일 뒷면에 폴리스에 대한 설명은 물론 위치까지 실려있던 점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데는 큰 상관이 없지만, 게임의 재미를 살려주는 조미료 같은 느낌을 주죠.

 

 (2)폴리스

 

 도시국가를 가리키는 폴리스의 철자는 Polis입니다. 경찰과는 철자가 다르지요. 참고로 스팅이 있던 록밴드 폴리스의 철자도 Police로 경찰입니다. 드러머인 스튜어트 코플랜드의 아버지가 CIA에서 근무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죠. 옛날에는 이거로 개그도 많이 했는데(시트콤 프렌즈에서 훌륭하게 나옵니다), 요즘은 폴리스는커녕 스팅도 모를 시대라 불가능한 유머입니다. 웃기기 위해 음악사를 훑어야 하는 비참한 개그인 것이죠. 어째 죄다 기본 15년씩은 흐른 콘텐츠네요. 저도 이제 빼도 박도 못할 아저씨인가 봅니다.

(출처: https://namu.wiki/w/%ED%8F%B4%EB%A6%AC%EC%8A%A4(%EB%B0%B4%EB%93%9C))

 

 미케네 문명 시대는 물론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그리스는 도시국가의 시대였습니다. 중앙 집권화된 왕국은커녕 봉건제로도 나아가지 못하지요. 문명은 도시국가로부터 출발한다지만, 이미 지중해에는 오랜 세월 거대한 왕국을 일궈온 이집트와 중동을 통일한 페르시아가 있었습니다. 그리스가 하나의 국가로 묶인 시점은 마케도니아의 정복이 처음입니다. 왜 그리스는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건설하지 못하고 도시국가 연합체로 남았던 것일까요?

 지도를 보시죠.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761108405769716149/)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그리스입니다. 꿀 땅이 넘쳐 흐르는 유럽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산세가 험한 지형이지요. 아니, 유럽에서 그리스보다 더 안 좋은 터는 알프스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고대에 저 넓은 평원은 아직 개간되지 않은 야만의 영토이니 빛 좋은 개살구이긴 하겠습니다. 그리스가 영토국가로 나아가지 못하고 도시국가에 머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지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한 폴리스가 다른 폴리스에게 간섭하기가 어려울 분더러, 한 폴리스가 여러 폴리스를 정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기껏해야 스파르타처럼 한 폴리스를 정복해 식민지로 만드는 수준이었지요.

 대신 그리스인들이 선택한 곳은 지중해입니다.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내에서 정복하는 대신 지중해 전역에 자신들의 식민지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아테네가 강력한 해군을 바탕으로 여러 식민지를 만들어 부를 누렸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테네가 고대 그리스 문화를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고대 그리스는 영토 국가로 나가지는 못했지만, 도시국가 간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했습니다. 아테네가 주도한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가 주도한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대표적이죠. 두 도시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 후반부를 주도한 테베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패권은 크게 보면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순으로 이동했습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유명하니 테베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테베는 신성부대로 유명했습니다. 신성부대는 플라톤의 "연인으로 이루어진 부대를 만들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임전무퇴할 것이기 때문에 무적 이리라."는 이론을 실천한 부대입니다. 네, 이 부대는 동성애 연인들로만 이루어진 부대였던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는 동성애가 보편적인 곳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요. 신성부대는 300명으로 이뤄진 정예부대였는데, 테베는 이 신성부대의 활약을 바탕으로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고대 그리스 후반기의 패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고대 도시 국가라고는 하지만, 패권국의 정예 부대가 고작 300명이었다는 것은 폴리스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점이겠습니다.

 테베의 신성부대는 마케도니아와의 전쟁에서 전멸하다시피 하며 해체되었습니다. 그 이후 테베를 비롯한 그리스 폴리스들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내려놓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문화는 로마인들에게 이어져 서양인들의 뿌리가 된 그리스/로마 문명을 이룹니다.

 

 

 고대 그리스도 역사가 길고 얘기할 거리가 많다 보니 글이 길어지려면 택도 없이 길어질 수 있는데, 이번 연재에서는 최대한 게임과 관련이 있는 부분만 알차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다음 편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양대 사건이자 <코라>와도 밀접한 관계인 두 사건,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다뤄보겠습니다.
 


[기획기사]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 코라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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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7 폭풍먼지
    • 2022-04-09 16:06:06

    아니 보드게임 이야기 들으러왔다가 역사 썰을.. ㅋㅋ
    저 같은 테마보린이에겐 참 좋은 기획입니다 ㅎ
    • Lv.21 doerui
    • 2022-04-10 00:31:34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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