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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D 에디터 노트#4 - 라스트다이스스탠딩? 다이스페라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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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9 08: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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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리뷰에서 밝혔듯이, 처음에는 서부 테마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름조차 “라스트 다이스 스탠딩”이었으니 말이죠.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희 개발본부에는 독일인 직원이 2명 있습니다. 독일지사에서 근무하면서 평소에는 온라인으로 의사소통을 하다가, 매년 1번씩 본사에 방문하여 오프라인 협업으로 진행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15년도에도 어김없이 그들이 찾아왔습니다. 독일인 직원들 역시 공모전의 심사위원이기도 하기에 라스트 다이스 스탠딩을 이미 독일에서 플레이 해보았고, 그들의 높은 평점이 있었기에 이 게임이 공모전의 1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독일직원들이 내한하는 동안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 중에 “라스트 다이스 스탠딩”이 있었습니다. 이 즈음 이 게임의 프로젝트 명은 “다이스페라도스(Diceperados)”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구역의 최고 총잡이는 나다”라는 느낌으로 서부 느낌이 물씬나는 테마로 개발이 되고 있었지만, 저희가 기대하는 만큼의 완성도가 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분명 주사위를 활용한 추리라는 시스템은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인지, 재미를 지속시켜갈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당시에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던 독일 직원 한 명이 이를 해결하고자 특수카드를 고안하였습니다. 그리고 구성물들의 짜임새를 견고히 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추가하면서 테마는 급물살을 탄듯 “스파이”라는 테마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서부 테마에서는 플레이어가 ‘대장’이 되어 은행을 함께 털 악당을 모은다는 테마였지만, 스파이 테마에서는 목표에 잠입하여 경쟁자를 제치고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임무를 완수한다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원래 난투전에 가깝던 총 주사위 사용이 추리 요소 덕분에 저격 느낌으로 변해가고 있었기에, 정체를 숨긴 채 적들을 제거하는 스파이라는 테마가 썩 잘 맞아 떨어졌죠. 지지부진하던 개발과정은 테마를 바꾸면서 새로이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이런 추진력을 얻어서 상품 제작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드디어 제품 출시일을 2015년도 Essen 박람회 전으로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빠듯한 시간 안에 개발을 마치려고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던 직원들이 스파이 테마의 자료 수집을 위해 바빠졌습니다. 007 시리즈의 오래전 작품에서부터 킹스맨에 이르기까지 첩보를 테마로 한 영화들은 거의 살펴보았습니다.
| 가림판은 이런 모양이면 훨씬 멋있었겠으나, 가격은 멋있지 않게 되어 포기함 ㅠㅠ
여러 스파이 테마의 게임들도 살펴보았지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가림판을 “수트 케이스”로 변경해보자는 의견도 있었고, 게임의 이름을 스파이에 맞게 바꾸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스파이 테마로 다이스페라도스라는 이름은 안 어울리는 게 사실이죠). 게임 이름 후보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아직도 좋아하는 이름은 “Tomorrow Never Dice”입니다. 지금도 가히 이름만으로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는 제목이라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게임을 굉장히 B급 게임풍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개발 막바지에 테마를 변경하면서 전반적인 디자인도 스토리텔링에 알맞게 교체를 했죠. 이는 거의 프로젝트를 뒤엎는 상황에 맞먹었기에 여러모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림도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고, 규칙도 바꿔야 하고, 구성물도 바꿔야 했죠. 이 모든 것을 제한 시간 안에 말이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먼저 생산할 수 있는 내용물은 먼저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 게임의 핵심이 되는 “커스텀 주사위”였습니다. 플라스틱 사출물은 다른 내용물들 보다 생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기에 먼저 생산하자는 의도였으나, 기성품이 아니기에 첫 결과물은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예기치 못하는 상황은 늘 벌어지기 마련이죠… 시간이 없을 땐 더욱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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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트카드가 오늘날의 HIDE를 만든거군요바빴을텐데 굉장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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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확하십니다. 테마와 함께 특수장비(Gadget) 카드가 생겨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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