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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기 대학교 총장이 되어보자, 알마마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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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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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쫌선생
<테마>
⤷볼로냐 대학교 :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업 시간에 조는 건 꿀맛이죠...
최초의 대학이란 점에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서유럽 최초의 대학이자 근현대 대학교 시스템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학교는 바로 1088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볼로냐 대학’이라는 것은 상당수의 역사가가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원래 서유럽에서 대학이라는 것이 생긴 데는 교회와 수도원의 역할이 지대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학교나 수도원학교가 규모가 커지면서 발전한 것이 현재 대학교의 기원인 셈이지요, 보드게임 알마마터도 그래서 대학교 너머 저 뒤편에 교황청의 상징과도 같은 성 베드로 대성당이 표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마마터의 표지모델, 교황청의 성 베드로 대성당
중세 유럽, 법학과 의학으로 명성을 떨치던 남부 유럽의 볼로냐 대학과, 신학으로 끝발 날리던 북부 유럽의 파리대학은 쌍두마차로 척박한 중세 시대 문화의 한 줄기 빛과 같았던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알마마터에도 의대와 법대가 게임 내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마마터는 암흑기라고 통칭되는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더욱 생기 넘치게 발전할 일만 남은 대학교를 다루고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이 시기 대학교 경영을 책임지는 총장이 되어 교수도 초빙하고, 전도유망한 학생들을 학부별로 모집하는 한편, 학교의 재정을 관리하면서 때로는 학교가 출판한 서적을 판매하는 영업(?)도 뛰어야 합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수족과 같은 교원들이 총장님의 일손을 덜어드릴 겁니다.
<게임 개요>
알마마터는 보드게임 긱 기준 웨이트 3.73의 중상급 유로 전략게임으로, 플레이 가능 인원은 2~4명, 베스트는 4인인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테마가 정말 잘 녹아들어 있으며, 인터랙션 또한 유로게임 치고 약간 매콤한 편이라 저처럼 ‘테마를 잘 느낄 수 있는 유로게임’, ‘인터랙션이 적당히 있는 게임’을 좋아하시면 좋은 선택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간략한 게임 규칙>
상세한 내용은 룰북을 참조하시고, 저는 테마와 연관지어 대략적인 규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게임에선 ‘책’이 일종의 자원 역할을 합니다. 각 대학교(플레이어) 마다 각기 다른 색깔의 책을 출판하는데 마일스톤 트랙에서 가장 앞선 책, 즉 가장 권위 있는 대학교에서 편찬한 책이 가장 학생들과 교수진들에게 인기가 많은 책이 됩니다.
이 책들을 소비하면서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하고, 교수들을 고용하기도 하는데 이 학생과 교수들은 각기 다른 혜택을 주면서 대학교를 더더욱 발전시켜줍니다. 역시 학교는 행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유능한 교수진과 촉망받는 학생들이야말로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듯이 이런 것들이 게임에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학생과 교수들은 의대, 법대, 예술대, 수학과 등 4가지 전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학과별 특성에 따라 주는 혜택들이 사뭇 비슷하면서도 개개별로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교수들은 고유한 능력이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에서 학교에 도움을 주는가 하면 책을 편찬하거나, 명성을 올리는데 기여를 하기도 합니다. 교수 카드는 일종의 프리 액션처럼 라운드 당 1번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도 특정 책(자원)을 소모해야 합니다. 역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학생이든 교수든 끝이 없는 모양인가 봅니다.
플레이어는 교원들을 일꾼 놓기로 각 액션 칸에 배치할 수 있는데, 이들을 통해 돈을 벌면서 플레이 순서를 앞당기거나, 마일스톤 트랙을 전진하든지, 책을 판매하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 게임의 정말 하이라이트 같은 부분이 등장하는데 바로 ‘각 대학교에서 편찬한 책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본인 색깔의 책을 얻을 땐 이걸 개인 보드 위 책꽂이에 꽂아 놓을 것인지(책을 판매용으로 사용), 개인 보관함에 책을 보관할 것인지(책을 자원으로 사용) 선택할 수 있는데, 책을 책꽂이에 꽂아 놓으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 책들을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구입을 하면서 어떤 책꽂이들은 승점도 주는데 책을 사는 사람과 책을 파는 사람이 서로 윈윈하는 격이라 서로 책을 사고팔고 많이 하면 게임 진행이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반면에, 마일스톤 트랙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사람들이 책을 판매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빡빡함의 극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언제 저 사람이 책 꽂이에 책을 꽂을까만 바라보면서 애타는 상황이 적잖이 연출되는 게임입니다.ㅋㅋ 한 마디로 이런 부분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종종 일어나서 빡빡한 게임이 더 빡빡하게 느껴지는 것 같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돌파구를 찾아 한 걸음씩 전진하는 재미도 정말 일품인 게임인 것 같습니다.
<게임 소감>
2인플은 더미 플레이어 카드를 추가해서 3인플처럼 진행하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잘 만든 규칙이라고 느꼈습니다. 2인플시 특정 액션칸을 막거나, 사용 금지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더미 플레이어를 추가하면 훨씬 생동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해서 게임의 재미가 확 사는데, 더미플레이어가 지나치게 과한 규칙을 숙지해야하면 플레이 내내 더미플레이어를 신경쓰느라 실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알마마터의 더미플레이어는 딱 적당히 간단한 규칙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4인 베스트인 유로게임 중 2인 게임이 괜찮은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알마마터가 거기 속하는 게임인 것 같네요
4인플은 정말 빡빡하지만, 플레이어들이 남의 책을 열심히 사오는 액션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같이 플레이하신 분들 중 교수 카드로 엔진 비스무리하게 만드셔서 돌리시는 걸 보고 저런 전략도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네요, 그저 빡빡한 일꾼 놓기 게임인 줄 알았는데 마일스톤에 집중하거나, 학생 모집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여러 루트로 테크를 타는 것도 가능해 매플레이 마다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리플레이성 또한 뛰어나서 매번 초기 세팅이 달라지는 점, 미니 확장을 추가해서 학생 풀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이 게임의 소장 가치를 더욱 올려주는 것 같습니다.
코임브라도 처음엔 평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절판된 이후 은근히 평이 다시 좋아진 것처럼 알마마터도 추후 재평가 받을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코임브라도 좋지만 역시 빡빡한 운영의 묘는 알마마터가 압도적인 것 같네요.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고자 고분분투하는 대학 총장의 심정을 잘 느낄 수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학문의 금자탑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네요ㅋㅋ 예나 지금이나 교육이라는 것은 겉모습관 다르게 참 어찌보면 치열하고 잔인한 분야인 것 같습니다.
<총평>
장점 : 테마가 살아있는 유로 게임, 빡빡한 운영의 묘미, 매콤한 인터랙션
단점 : 코임브라 일러의 재탕, 슬리브가 들어가지 않는 트레이ㅠㅠ(그래서 저는 플텍을 씌우지 않고 그냥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및 보드게임 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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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편이랑 해보니까 너무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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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플도 아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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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입니다!
솔플만 지원했어도 들어갔을텐데...ㅎ -
맞습니다 솔플 지원 여부가 매우 아쉽더라구요ㅠㅠ 2인플 더미 플레이어까지 넣어 줬으면 조금만 신경써도 1인플 규칙을 제공해줄 수 있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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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2인플도 재밌다고 하시니 뽐이 뿜뿜 오는군요! 리뷰 잘 봤습니다!ㅎㅎ
슬리브가 들어가지 않는 트레이가 버리긴 아깝게 잘 나왔네요ㅠㅠ -
트레이가 참 아깝습니다 뭔가 깔끔해 보이기는 하는데 막상 플레이를 위해 세팅하거나 정리하려고하면 조금 불편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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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플은 저도 안해봤는데 2인플도 괜찮은가보네요 ㅋㅋㅋ
슬리브는 아쉽지만 초기 세팅이후 카드 셔플할 일이 없어서 슬리브 없이도 아무 문제 없는거 같아요 ㅎㅎ -
맞습니다 ㅋㅋ 그래서 저도 알마마터는 슬리브를 안 씌우고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드에 코팅이 두껍고 튼튼하게 되어 있어서 문제 없더라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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