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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로빈 후드의 모험 개발자 일지
  • 2022-07-25 17: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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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미하엘 멘첼 작가는 <안도르의 전설> 시리즈에서 게임을 설계함과 동시에 직접 일러스트를 그리며 자신만의 보드게임 세계를 구상했죠. <로빈 후드의 모험> 역시 그의 작품답게 모든 부분에서 미하엘 멘첼 작가가 생각하는 보드게임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그가 <로빈 후드의 모험>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는 <로빈 후드의 모험 개발 일지>를 함께 나눕니다.


 
 
2020년 9월, 마지막 데이터를 출판사로 보내고 앉아서 <로빈 후드의 모험> 개발 과정을 돌이켜보았습니다. 게임 상자에는 제 이름만 인쇄되어 있지만, 이 게임을 만드는 데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도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의 기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로빈 후드의 모험>의 개발자 일지를 통해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미하엘 멘첼



바닷가에서
2017년 4월에 저는 아내와 함께 프랑스 노르망디의 바닷가 집을 예약했습니다. <안도르의 전설>의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였기에 몇 년 전부터 구상해오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집을 당시 가장 친한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었기에, 테스트 플레이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죠. 저는 이곳에서 <로빈 후드의 모험>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동안, 저는 탁자 위에 올려놓은 모든 것을 함께 즐겨줄 훌륭한 테스트 플레이어와 함께 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죠.

 


하지만, 이 첫 번째 프로토타입의 어떤 요소도 최종본에는 실리지 못했습니다. 초기의 프로토타입이 그리 재미있지 않았음을 상상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재미없는 게임의 테스트 플레이를 끝내 견뎌준 카리나, 그라함, 막스, 야코프의 인내심에 먼저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무뚝뚝함 속의 사랑
같은 해에 저희는 다시 프랑스 북부로 여행을 갔습니다. 이번에는 제 아들 요하네스, 조카 조엘과 함께했죠. 이 두 사람은 <안도르의 전설>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둘 다 보드게임과 함께 자란 훌륭한 청년이자, 훌륭한 보드게임 테스터입니다. 특히 조엘은 좀 가혹하게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그가 게임을 정말 좋아하며 프로토타입이라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순수하게 상용 게임과 비교하여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그것이 훌륭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 저는 그때까지의 결과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저는 게임판에 격자 칸을 만들지 않고 게임말을 이동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죠. 이 시점에서는 조엘이 지적한 바와 같이 '<안도르의 전설>과 너무 비슷한 데다 재미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꾸릴 때,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테이블탑 미니어처 게임에서처럼 게임말을 이동시킬 수 있게 게임말 아래에 무언가를 추가할 수 있다면 어떨까'란 생각이었죠. 정말 느닷없는 생각이었고, 저는 전율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게임판에 격자로 칸을 나누지 않고, 게임판 위의 그림에 의한 자연스러운 경계에만 제한을 받은 상태에서 게임 속 인물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구현될 것 같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조엘의 무뚝뚝함 덕분에 저는 잘못된 방향으로 더 나아가지 않을 수 있었고, 덕분에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밤의 숲

2018년에는 숲 옆에 있는 작은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곳은 '로빈 후드'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에 완벽한 장소였죠. 그래서 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저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접근법으로 그린 다양한 초안을 제공하곤 합니다. 저만의 셔우드 숲을 만들 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크기, 조명, 원근법 등 다양한 실험을 했죠. 저는 성의 위치와 비밀 캠프, 마을의 위치를 꾸준히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약 20여 가지 버전의 게임판을 만들었죠. 제가 너무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각각의 버전을 만들 때마다 새롭게 얻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버전에서 저는 밤의 숲을 그렸죠. 전체가 어두운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경비원들이 횃불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비원들은 플레이어의 게임말이 횃불의 빛이 비치는 곳에 멈춰 있을 때만 붙잡을 수 있다는 규칙을 생각하게 되었죠. 이 버전의 게임판을 만들고는 게임의 제목을 '도둑들의 밤'이라고 하는 것도 고려했었습니다.

제가 제 친구인 요스트, 외르크와 함께 이 버전으로 게임을 테스트 해봤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목과 밤의 숲을 마음에 안 들어 했죠. 친구들은 '로빈 후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 의견에 동의했죠.

그래서 저는 다시 게임판 속의 시간을 낮 시간으로 되돌렸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게임말은 밝은 곳에서만 보이고 그림자 속에 있을 때는 안전하다는 규칙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만약 제가 밤의 숲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또한 요스트와 외르크가 없었다면, 제가 이런 규칙을 생각해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
 


책을 가져오다

2018년 봄에 '로빈 후드'는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가볍게 가족끼리 즐기는 게임치고는 지나치게 복잡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야기를 전개하고, 이벤트를 발생시키고, 아이템과 특별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카드를 사용했었죠.

제가 또 다른 테스트 플레이를 위해 게임을 준비하는 모습을 제 아내 스테피가 지켜보았는데, 게임 준비 과정이 지나치게 길게 느껴졌는지 "그렇게 복잡한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그렇게 많은 구성물 자체가 진입장벽이며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문제를 깨닫고 나자 수백 장의 카드 대신 책 한 권을 써야겠다는 해결책을 떠올렸죠. 거의 모든 카드와 대부분의 규칙을 책에 포함시키면, 게임을 할 때마다 카드 여러 장을 정렬하거나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저 탁자 위에 책 1권을 올려놓기만 하면 끝인 겁니다. 이 결정으로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유일한 단점은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마다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었죠. 매번 고칠 것이 생기면 책의 특정 페이지를 갱신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페이지를 갱신할 때마다 종이를 누덕누덕 붙이다 보면 너무 두꺼워져서 도저히 책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에, 저희는 수많은 책을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했습니다. 스테피가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스테피는 '로빈 후드'라는 주제에 딱 들어맞는 데다가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책을 읽는 것이 멋질 것이라며, 책 아이디어를 무척 좋아했죠. 저도 완전히 동의했습니다. 좀 고리타분하게 보일지 몰라도 함께 책을 읽는 것은 여전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앱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죠.

 
 

피렌체로의 멋진 여행

2019년 초에 저는 '로빈 후드'에 대한 작업을 거의 마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 규칙이 많았고, 모든 것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몇 년이 지난 현재, 저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모든 규칙이 주제에 들어맞기를 바랐습니다. 대개 나쁘지는 않은 규칙들이었지만, 잘 작동하지 않았죠. 게임이라기보다는 시뮬레이션처럼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게임이 아니라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죠. 그때 저는 이 프로젝트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 게임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뻤죠. 어떤 약속도 마감일도 없는 상태에서, 조용히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넘길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저는 어떤 것도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런 기분이 들고나서 2주가량 지난 다음 다시 게임으로 돌아왔죠. 게임 작가로서의 제가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작화가로서의 제가 일을 떠맡았죠. 나무 하나를 그리는 것에 싫증이 난 상태에서, 전체 환경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셔우드 숲의 로빈 후드' 대신에 '피렌체의 도둑들'로 바꿨습니다.

이런 작업은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죠. 짐이 되었던 것을 많이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템을 표현한 마지막 카드들을 제거하고, '주머니 속에 큐브'를 집어넣는 게임 시스템을 생각해냈습니다.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더 좋아진 느낌을 받았죠.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 게임은 퍼블리셔에게 보여줄 준비를 마치게 된 것입니다.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가 재미있지 않나요?

 
 

모험이 시작되다

2019년 2월, 저는 코스모스의 편집자 볼프강 뤼트케의 사무실에서 9년 전 <안도르의 전설> 때와 똑같은 일을 했습니다(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그사이에 제 체중이 좀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프로토타입을 퍼블리셔 사무실에 가져오는 일은 여전히 매우 긴장되더군요.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일이 잘 풀렸습니다! 볼프강은 처음부터 게임을 마음에 들어 하더군요. '주머니 하나에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것'에 놀라워하면서요. 저는 솔직히 그 부분이 그렇게까지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그는 피렌체 설정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더군요. 제가 원래는 로빈 후드 테마였다고 고백하니, 그쪽이 낫다고 대답했습니다. 그가 정말 마음에 안 들어 한 것은 '이야기' 부분이었습니다. 이 당시 시민들로부터 얻은 정보는 다소 추상적인 포인트를 얻는 것에 불과했었기 때문이었죠. 그가 저를 설득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국 저는 이야기에 깊이를 더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이는 매우 훌륭한 조언이었습니다. 이다음 단계인 이야기 만들기가 전체 개발 작업 중에 가장 즐거운 일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볼프강은 아예 제목을 '로빈 후드의 모험'으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2019년 3월, 즐거운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마침내 다시 셔우드 숲으로 돌아왔습니다. 짧게 피렌체를 경유하는 동안 게임의 군살이 많이 빠졌고, 그 상태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악당인 존 왕자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죠. 그가 영국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생각했을 여러 음모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저는 결국 3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중 2가지가 게임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지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저는 볼프강이 이야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저를 안내해줬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는 게임 작가에게 많은 자유를 주면서도, 더 나은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알면 그 방향을 우직하게 밀어줄 수 있는 훌륭한 편집자이죠.

 

앞서 '마침내 다시 셔우드 숲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썼지만, 완전히 옳은 문장은 아닙니다. 2019년 5월의 한 주 동안 저는 '공중에 뜬 섬'이라는 테마가 게임에 더욱더 적합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으니까요.

솔직히, 그때 무엇이 저를 몰아세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나간 것 같긴 했지만 매우 의욕이 넘치던 한 주였기에 모든 것을 새로운 테마에 맞춰봤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셔우드 숲으로 돌아왔죠.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기

2017년에 이 게임의 개발을 시작하면서부터, 저는 상자에 넣을 그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을 때, 아무런 부담 없이 스케치를 하곤 했죠. 좀 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2019년에, 제게 가장 중요한 일은 정말로 멋진 로빈 후드를 그리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을 만큼 그림이 매력적이기를 바랐습니다. 제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몇 년 동안 느낀 것은, 게임의 상자 그림과 게임 준비를 마친 상태의 전경을 7살에서 16살가량의 사람들이 어른들보다 더 중요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엄밀하게 옳은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플레이스테이션에 이들을 빼앗기는 시기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가 그 나이였을 때, 저는 영웅들과 그들이 벌이는 모험의 배경에 이끌려 동질감을 느끼곤 했죠. <스타워즈>, <배트맨>, <캡 틴 퓨처>를 사랑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제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보드게임 중에서, 이런 영웅들의 모험을 그린 게임들은 라이선스를 이용한 따분한 게임뿐이었습니다. 배트맨 라이선스를 활용한 게임마저도 그 따분함을 극복하지 못하더군요. 아마, 제가 훌륭한 <스파이더맨> 보드게임을 만났다면, 훨씬 일찍부터 보드게임 플레이어가 됐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어른들이 '플레이스테이션에 중독된 어린이들'이라며 투덜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다른 대안은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이유로, 저는 <로빈 후드의 모험>의 상자 그림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패키지에도 사용될 수 있을 만큼 멋져 보이길 원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전해 본 이후에, 저는 마침내 멋진 구도를 발견했습니다. 코스모스의 모든 사람들이 이 구도에 투표했다는 것이 기뻤죠.

 
 

 
마지막 테스트 플레이 직전
 
2020년 초에 저는 잉카 브란트와 마커스 브란트 부부가 주최한 플레이어 모임에 로빈 후드의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틀에 걸쳐서 4개의 다른 그룹을 제 방으로 초대했고, 그들이 <로빈 후드의 모험>을 즐기게끔 했죠. 다행히도, 저는 각각의 그룹이 게임을 마친 후에 프로토타입을 조정할 수 있도록 모든 물품을 준비해 갔었습니다.

가장 개발하기 어려운 것은 '튜토리얼'이었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특정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규칙 설명이 필요한지 알아내고, 그것이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습니다.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진행하기를 원할 만큼 충분히 흥미로워 하는지도 확인해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 그룹이 한 번 게임을 즐기고 게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난 다음 게임의 밸런스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꿔야 했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야 했죠.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지만, 저는 그 당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험 많은 플레이어들이 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그들이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를 발견해서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광경을 보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죠. 저는 당시테스트해주셨던 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저와 프로토타입과 함께 해주셨으니까요. 아무도 몰랐던 것은, 이 사건 직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전염병이 우리 모두에게 닥쳐왔고, 이 이후로 꽤 오랜 시간 동안 테스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216

2020년의 봄과 여름 동안 저는 끊임없이 게임판을 바꾸고, 경비병, 아이템, 사람들의 위치를 바꿔야 했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게임판을 완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반대로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게임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려웠죠. 게임판 위의 칸마다 표시된 숫자가 무작위적으로 배치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그렇게 배치된 것에는 모든 것이 서로와 연결돼 있고, 한 가지의 변화가 수많은 다른 변화를 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게임판 외에도 많은 신경이 쓰인 구성물은 바로 책이었습니다. 코스모스의 편집팀과 저는 책을 216페이지로 만드는 것에 서로 동의했습니다. 그것은 9가지 모험이 216페이지에 정확히 들어맞아야 함을 의미했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말이죠.

이 시점에서 저는 엄청난 양의 글을 전문적이고 주의 깊게 다뤄준 크리스티안 피오레와 도로테아 바그너에게 큰 감사의 말을 남기고자 합니다. 페이지 번호와 타일의 번호, 게임판의 번호 등 수많은 숫자가 다양하게 얽혀 있음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실 이 작업은 상당히 위태로운 것이었습니다. 잘못 적힌 숫자 하나가 모험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며 책과 게임판은 최종 버전에 가까워져 갔습니다. 그리고 모든 위치가 확정됐을 때, 마침내 '진짜' 삽화를 시작할 수 있음이 즐거웠죠. 그 전까지의 모든 것은 프로토타입 스케치에 불과했고, 마침내 이 세상에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작업하게 돼서 행복했습니다.

 


모닥불 앞에 앉아서

2020년 9월에 저희는 마침내 책과 게임판을 완성했습니다. 우리는 상자에 넣을 그림과 문구를 만들었죠. 웹사이트 만들기, 마케팅 회의, 광고 디자인 같은 다른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지만, 게임을 완성하는 일 자체는 끝난 것입니다.

많은 모험에서, 저희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에 승리했을 때 모닥불 주위에 게임말을 모아 놓으라고 조언합니다. 게임상에서 이 행동에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의 열렬한 팬으로서, 모든 좋은 모험은 모닥불에서의 파티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주인공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모험에서 겪었던 것을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제가 게임 작가로서 개발 일지에서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도움을 받았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 바로 저의 모험에 대해서 말이죠.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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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33 버건디건디
    • 2022-07-31 11:11:32

    게임 하나가 나오기까지 여정을 보여주는군요, 박스일러스트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며 몇몇 게임이 생각납니다

    아참, 이 글을 보니 생각나는군요 찰리님의 로빈후드 5편 기다리고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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