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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찰리의 보드게임 역사기행 - 만리장성 - 제 5화 만리장성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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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1 17: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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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GM]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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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양홍옥의 이야기를 다룬 김에 <만리장성>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을 조금 더 다뤄볼까 합니다. 역사를 다루는 게임의 한 가지 문제점은 등장인물의 성비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등장인물이 적다면 이를 적절히 안배해볼 수도 있겠지만, 등장인물이 많아질수록 그 난도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게임은 가상의 인물을 넣기도 합니다. 가령, 코에이 사는 자사의 삼국시 시리즈에 여성 캐릭터를 계속 추가하는데, 처음에는 실존인물인 초선*, 대교, 소교, 황월영(제갈량의 아내) 등 실존인물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가 추가되었지만, 나중에는 반삼국지라는 현대소설의 완전한 창작 인물인 마운록(마등의 딸)과 같은 캐릭터까지 추가됩니다. 여성 인물에 대한 기록도 비교적 풍부한 위, 촉, 오와는 달리 마등 진영의 여성에 대한 기록은 찾기가 어려웠으니, 궁여지책으로 다른 창작물의 캐릭터를 빌려온 것이지요. 사실 삼국지 정사에 등장하는 여성만 235명이니, 삼국지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셈입니다. 물론 그중에서 전쟁을 다루는 게임의 등장인물로 적절한 여성은 많지 않으니 연의는 물론 여러 민담이나 다른 창작물의 등장인물도 가져온 것이지요.
(출처: 나무위키 초선(삼국지 시리즈) 중 삼국지 14)
*초선은 삼국지연의의 창작이지만, 정사에도 여포가 동탁의 시녀와 밀통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초선은 이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창작이지요.
<만리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리장성>에 등장하는 여성 장수는 총 9명인데, 이중 3명이 가상의 인물입니다. 그리고 실존 인물로 분류되는 여성 중 1명은 출처가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입니다.
(1)양업 일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데 대머리 아저씨가 나와 놀라셨죠? 그 이유는 가상의 여성 등장인물들이 모두 이 사람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업은 실존인물인데, 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민담이 있습니다. 이 민담이 소설화된 무협지가 양가장연의입니다. 중국의 무협이라는 장르는 이민족의 침략을 받았던 역사적 한을 달래는 의의가 있지요. 한국의 고전소설 박씨전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양업과 관련이 있는 여성 등장인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같은 양씨지만, 양홍옥과 양묘진은 양업과 관계가 없습니다. 신기하게 양씨가 많군요.
중국사에 기록된 여성이 적지는 않으나, 전쟁을 다루는 게임의 등장인물로 어울리는 인물이 많지는 않지요. 양홍옥과 같은 여걸은 중국사를 통틀어 세 명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제작진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무협지의 등장인물들은 분명 매력적이었을 것입니다. 유목민 군대와 맞선 중국 여전사를 다른 곳에서 찾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2)이청조
처음 이 카드를 봤을 때는 매우 놀랐습니다. 갑자기 일본인 이름이 나왔으니까요. 여태 중국인 이름을 중국 발음으로 잘 적어놓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송나라 때 중국에서 활약한 여성 일본인이 있었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더군요. 그래서 송나라 여류시인으로 찾아보니 카드에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인물인 이청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청조가 히데노리가 된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3)만의
만의는 <만리장성>의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한국어로 교차검증을 할 수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영어로 된 블로그에서만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던 인물이었지요. 그래서 작업하면서도 많이 찝찝했습니다. 그런데 이 인물이 가사도와 함께 카드 뒷면을 장식했으니, 더 찝찝했었네요.
(4)장헌명숙황후 유씨
장헌명숙황후 유씨는 미천한 신분으로 황태후의 자리까지 올라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수렴청정을 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유아가 조항(송 진종)의 애첩이 되기 이전에 이미 유부녀였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사람의 아내였습니다.
유미는 훗날 황제로부터 성씨를 다시 하사 받은 것이고 본래 공미입니다. 본래 은 세공인이었던 공미는 유아와 만나 가정을 이뤘는데, 더 큰돈을 벌기 위해 익주에서 수도 카이펑으로 이사옵니다. 그가 수도에서 자리 잡고 사귄 사람 중에 조항의 하인인 장기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조항은 본래 풍류와 여색을 즐겼는데, 익주에 미인이 많다는 말을 전해 듣고 장기에게 익주 여인을 데려오라고 지시합니다. 장기는 공미가 아내와 함께 익주에 왔다는 것을 기억하고 공미에게 아내를 바치고 출세해보라고 제안합니다. 공미가 고민하던 와중에 유아가 그렇게 하겠다고 선택해 조항의 애첩이 된 것이지요.
조항은 황제가 된 후에 유미를 궁으로 들이려고 했지만, 본래 신분이 미천하였기에 조정의 반대를 심하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낮은 품계인 미인으로 입궁할 수 있었습니다. 유아를 입궁시킨 조항은 유아의 전남편인 공미에게 유씨를 하사해 친인척이 없는 유아의 오빠 역할을 하게 해 줍니다. 졸지에 황제의 애첩의 오빠가 된 유미는 한낱 은세공인에서 유력 귀족으로 등극했고 수도의 여러 귀족 가문과 통혼했으며, 수도부 기병대장 자리까지 오릅니다. 전공은커녕 군 경력도 없던 유미가 그런 자리에 오른 이유는 수도의 군권을 안전한 외척에게 맡기기 위함이었겠죠.
중국사에서 이런 이야기는 보통 황제가 애첩에게 빠져 간신이 전횡하고 나라가 파국으로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헌명숙황후 유씨의 이야기는 좀 많이 다릅니다. 유씨는 미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여인이었습니다. 남편인 진종 생전에는 상소의 내용을 한 번 듣고 외워 황제를 돕고 종종 의견을 내어 황제와 함께 국사를 논하기도 했습니다. 황태후에 올라서는 수렴청정을 하며 국사를 잘 이끌었습니다. 이 정도면 황위에 대한 욕심까지 낼 법도 한데, 어느 날 신하에게 측천무후에 대한 평을 물으며 은근히 의중을 떠보았는데, 신하가 그 의중을 읽고 측천무후를 좋지 않게 평하자 황위에 대한 욕심은 단념했습니다.
장헌명숙황후 유씨의 남편인 송 진종과 아들(실은 양아들) 송 인종의 시대는 북송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시대였습니다. 물론 외적의 침입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송나라의 경제는 번성해 수도 개봉의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하여 불야성이라는 말이 생긴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드라마 포청천으로 유명한 판관 포승이 활동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게임에 포청천이 나오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연재가 어느덧 5편까지 왔네요. 슬슬 연재를 마감할 시기가 다가오네요. 사실 이번 편을 끝으로 마감하려고 했는데, 소개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너무 아쉬운 인물이 딱 한 명 남았습니다. 누구일까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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