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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터러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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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1 09: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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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00
인원 : 3-4인 (4인 최적)
난이도: 3/10
언어 의존도: 0/10
플레이타임: 45분-60분
게임타입: 블러핑 / 팀전 / 카드 드래프팅 / 핸드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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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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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서 하면 가장 재밌는 카드게임은? 하면 어떤 게임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높은 확률로 티츄가 떠오르셨을 겁니다. 그 정도로 티츄는 <최강의 4인용 카드게임>이라는 왕좌를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티츄의 후광 때문에 가려진 안습의 게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모이터러 입니다.
적절한 플레이타임, 눈치싸움, 역할고르기, 카드콜렉션, 상품판매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잘 버무린 좋은 게임인데 이상할 정도로 인지도가 상당히 낮습니다. 당장 4명이서 카드게임을 고르라면 당장 집어들 정도로 괜찮은데다, 16년전에 나온 카드게임인것 치고 전혀 촌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은 세련된 녀석인데 말이죠.
실제로 티츄를 제치고 제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쳤던 4인 카드게임 또한 모이터러 였습니다(저 때가 2010년이네요... 세월이여...ㅠㅠ)
어쨌든 오늘은 모이터러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규칙
===
모이터러는 팀전이라는 가면을 뒤집어 쓴 개인전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여러루트로 점수를 획득하는데, 8 라운드를 플레이 한 후 가장 점수가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하죠.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선 역할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모이터러엔 총 6개의 직업이 있습니다.
다만 선장은 이미 정체가 공개가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5개로 나누어지죠.
좌상단 부터 우하단 순서대로 짐꾼, 뱃소년, 상인, 폭도, 부선장 입니다.
선장은 부선장과 함께 배를 지키기 위해 싸우며,
폭도와 뱃소년은 선장의 목을 치고(!!) 새로운 선장이 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킵니다.
나머지 짐꾼/상인은 싸움과 관계없는 방관자가 되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움직이죠.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부선장은 선장을 돕는 조건으로 승리시 1점을 받으며, 추가로 선장이 지급하기로 한 승점을 받아냅니다. 추가로 +1 의 투쟁카드 역할을 합니다.
폭도는 선장을 죽이면 새로운 선장이 됩니다.
뱃소년은 폭도가 반란에 성공해야 승점 2점을 받습니다.
짐꾼은 라운드가 끝나면 카드 세장을 추가로 더 받고 원하는 카드 5장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상인은 판매단계에서 동점이 발생할 경우 무조건 상인이 승리합니다.
별로 어렵진 않죠?
자 그럼 섬을 알아볼까요?
총 12개의 섬이 존재합니다. 그 중 가장 친숙한 원숭이 섬(네, 그 원숭이 섬입니다)을 살펴보죠
각 섬에서 점수를 얻는 방법은 2가지가 존재합니다.
선장 지위를 지켜낸 플레이어 혹은 폭도가 되어 선장의 자리를 차지한 플레이어는 우측 하단에 있는 배 점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섬에 가장 많은 보리를 판매한 플레이어가 2점을 받죠. 만약 2명이 동점이라면 각각 1점을, 3명이 동점이라면
그것 역시 각각 1점을 받게 됩니다.
그럼 카드를 알아보죠.
각 플레이어는 매 라운드마다 5장을 들고 시작합니다. 대부분 상품카드지만, 칼 카드도 있습니다.
이 투쟁(칼) 카드는 판매와는 관련이 없지만, 선장팀 vs 폭도팀의 싸움이 벌어질 때 사용됩니다.
게임 배치는 위와 같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진행은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선장은 자신을 돕는 "부선장"에게 0점-3점 중 얼마를 지불할건지 밝힙니다. (자기 승점에서 지불합니다!)
2. 선장부터 판매 가능한 섬(하단이 노랗게 밝혀진 섬)에 판매할 물건을 한장씩 내려놓습니다.
3. 돌아가면서 상품을 내다가 패스를 외친 플레이어는 중앙의 직업 카드에서 직업 한장을 골라갑니다.
4. 모두 직업을 골랐다면 모두 직업을 공개합니다.
5. 폭도가 존재한다면 싸움이 벌어집니다.
6. 선장부터 손에 있는 투쟁카드를 원하는 만큼 내려놓습니다. (바닥에 이미 내려놓은 투쟁카드도 합산합니다)
7. 짐꾼과 상인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투쟁카드를 원하는 만큼 냅니다.
8. 한바퀴 돌았다면 투쟁카드를 비교합니다.
9. 투쟁카드가 무승부 혹은 선장팀보다 많다면 폭도측이 승리합니다.
10. 섬에서 주어지는 (전투 / 판매) 승점을 계산하고 기록합니다.
11. 모두 카드를 사용한만큼 보충합니다.
12. 기존의 선장이 또는승리한 폭도가 새로운 선장이 되어 1번을 반복합니다.
===
통수 난무 ㅡ !!!
===
마음 속 깊은 곳에 악의 씨앗이 심어진 분들은(?) 그것이 발아하는걸 느끼셨을겁니다.
룰을 보자마자 모이터러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술수를 눈치 채셨겠죠. 사악(?)하시니까요.
모이터러는 티츄와 달리 매 라운드마다 대립구도가 바뀌는데다 엄연히 개인전이기 때문에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부선장의 통수
선장인 너굴너굴이 손패를 보며 "오호!! 해볼만 한데? 나를 도와주면 2점을 줄게!!!" 라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A군이 "오 자신만만하네? 내가 부선장이 되어 도와줄게." 라는군요.
평온한 판매카드 내려놓기 단계가 끝나고 모두 직업을 골랐습니다. 이어 직업을 공개하는 시간이군요.
약속대로 A군은 부선장 카드를 공개합니다.
C군과 D군은 각각 폭도 & 뱃소년이 되어 제 목을 치러 오네요. 건방진 녀석들.
제가 투쟁카드 한 장을 내려놓으며, "A군. 투쟁카드 있는대로 다 내려놔. 저것들을 밟아버리자" 라고 외칩니다.
A군은 "나 손에 투쟁카드 없는데?;;;;"
폭도들의 승리.
A군은 당황한 표정으로
"난 니가 엄청 자신만만 하길래 투쟁카드 많은 줄 알았지. 그래서 꿀 빨아보려고 했어..." 라네요.
못된 자식.
2. 폭도의 통수
이번 선장은 A군 입니다. 대충 보아하니 C군이 선장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 같네요.
심지어 바닥엔 투쟁카드 한 장을 내려놨습니다. A군에게 계속 도발을 시전하는걸 보니
누가봐도 선장의 목을 치고 자리를 빼앗겠다는 의미 !!
C군을 빤히 쳐다보자, C군이 무슨 뜻인지 깨닫고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내가 폭도를 잡을테니까 뱃소년으로 도와)
(ㅇㅋ)
저는 적당히 싸움에 관심없는 척 엉뚱한 상품만 내려놓으며 연막작전을 펼치다가 먼저 뱃소년을 잡습니다.
제 손에 투쟁카드가 없어 폭도가 되는건 확신이 없었지만... 뱃소년을 골랐으니 C군만 이기면
저도 2점을 확보할 수 있겠네요. 꿀을 빨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모두 직업을 고르고 난 뒤 직업을 공개!!
A는 선장
저는 뱃소년
B는 상인
C는 짐꾼
"폭도 고른다며 이 자식ㅇㅇ ㅏㅏㅏㅏㅏ"
반란을 일으킬 주동자가 없어 뱃소년을 고른 저만 0점.
3. 선장의 통수
B군이 선장인데 시무룩한 표정으로 "손에 좋은 카드가 없어... 이번에 부선장 고르면 0점 줄게." 라는군요.
오호 선장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의미군요. 이에 눈이 반짝한 너굴너굴과 A군. 서로 의기투합 하자는 눈빛을 보냅니다.
A군도 눈이 이글거리는걸 보니 손에 투쟁카드가 있나보군요.
선장은 팔 수 있는 상품카드마저 없는지 한장만 내려놓네요.
섣불리 직업을 고르지 않고 간을 보려고 한바퀴 더 돌았더니, 선장은 머뭇거리다 한숨을 내쉬며 패스를 선언합니다.
저와 A군도 적당히 상품을 내려놓다가 각각 폭도와 뱃소년을 고릅니다.
C군은 판매에만 관심을 보이는 듯 합니다. 높은 확률로 상인을 고르겠군요.
이것으로 사실상 폭도의 승리확정입니다.
투쟁카드 내기 단계가 시작되자 시무룩한 선장 B군의 손에서 투쟁카드가 우루루 나옵니다.
너굴 & A : 아이고 이 자식이 구라를 쳤네 ㅡ !!
폭도팀은 시원하게 망하고 선장과 상인만 꿀 같은 점수를 빨아먹으며 라운드 종료.
===
감상
===
모이터러는 이기적인 사람 4명이 모였을 때 하면 가장 빛을 발합니다.
선장이 지불할 승점을 부르는 순간부터 플레이어들은 손익을 따지기 시작하며,
상품을 내려놓는 단계에서도 서로 눈치를 보고 의중을 읽는 심리전을 벌이고,
직업을 가져갈 때마다 "오호... 그 직업이 사라졌구만? 그럼 나는 이 직업을 골라야겠군" 하며 물타기를 시전하죠.
심지어 당장 우리팀을 도울 수 있으면서 일부러 다음 라운드를 위해 투쟁카드를 숨겨놓는 인간까지 있습니다 -_-;;
이렇게 모두가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만큼 어느 한 순간도 이 간신들을 믿을 수 없어요.
방금전까지 의기투합 해놓고 바로 다음 라운드에 제 등에다가 칼을 쑤셔 박으려 하거든요.
하지만 이런 못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이터러야 말로 진짜 모이터러 입니다 ㅋㅋ
티츄의 경우 4인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모이터러는 3인플을 지원하니 인원 제약은 좀 덜한 편이예요.
하지만 역시 티츄처럼 4인플이 가장 훌륭합니다. 2:2 구도가 나오거든요. 아, 물론 억지로 5인플까지 할 수 있어도 덱의 회전율이 너무 높은데다 웬만한 직업이 다 나오기 때문에 4인보단 재미가 조금 덜하죠.
또 하나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선장을 잡아서 득을 크게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는 점?
아무래도 자기 승점에서 일부를 부선장에게 지불한다는 시스템 때문인 듯 한데,
멤버들의 성향에 따라 선장은 잘 안잡으려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스코어시트/연필/스코어트랙 같은게 모조리 빠져있는건 좀 아쉽긴 하지만...
정말 작은 턱박스 안에 카드로만 알차게 들어있는 그 휴대성 때문에 충분히 상쇄되는 듯 합니다.
룰북도 잘 쓰여진 편이며, 상세한 예시도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되구요.
전체적으로 4인용 카드 게임을 하나 챙겨야 한다면,
티츄보다 모이터러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티츄보다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티츄는 고수와 초보의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사소한 실수가 팀의 균열 & 패배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초보자 입장에선 "팀을 망치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모이터러는 무한 이기주의라는 환경 때문에 의외의 행동을 해도 "야이 더러운 놈아!" 이라는 한마디로 모든게 용서됩니다.
모두가 모래알 같은 얄팍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밥 먹듯 배신하고 있으니, 초보자도 동맹관계를 고민할 필요 없이
자신만을 위해 게임을 하면 되거든요.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 머리끄댕이를 잡아당기며 치고박고 싸우고 싶다면 모이터러를 해보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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