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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좌충우돌 보드게임 여행기]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몽골까지
  • 2016-12-09 0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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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7

Lv.1 작곡가
아마 올해 여름무렵 이었을까요,, 제가 질문글에 글남겼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해외여행에 나가는데 마지막 일정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몽골까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서
그 사이에 할 보드게임을 추천 받는다는 질문글 이었었죠..

아무 게임이나 가져가면 되는 것 아니냐? 하시겠지만 장장 약 한달의 여행 일정이었고,
마지막 무렵에 시베리아 횡단을 해서 몽골로 가기 때문에 휴대성이 좋아야만 했었죠.
게다가 저희는 저까지 성인 남자 3명이었기에 3명이서 재밌게 하면서도 동시에
여행 다니며 짐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게임을 원했기에..!

그래서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한 게임은!
[스플렌더, 와이어트 어프, 산후앙, 링코] 이렇게 4개였습니다.


각설하고, 혹시나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실 분들을 위해 아주아주 간략한 정보를 알려드리고 사진 여행기를 작성하겠습니다.

저희의 여행일정은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었습니다. 약 한달 간이었고,
독일에서 부터 시작해서 동유럽을 슬쩍 거쳐서 러시아-모스크바로 갔다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탑승하여
몽골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저희가 모스크바에서 탔던 기차의 최종 행선지는 블라디보스토크였고 모스크바에서 출발하여
총 7일간 쉬지 않고 가는 열차였으며, 저희는 중간에 몽골로 가야하기에
5일 동안 이 기차를 타고 중간에 '울란 우데'라는 지역에서 내리기로 되어있었습니다.

각 기차칸 마다 정차하는 역과 정차하는 시간이 적혀져 있는데, 이 열차는 달리는 내내 시차가 계속 바뀌므로
무조건 그 시간의 기준은 모스크바시간 기준입니다.
그러니깐 저희가 시간이 다른 지역을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모스크바 시간 기준으로
시간표를 봐야 하는 것이죠.
아마 블라디보스톡 정도 까지 오면 타임테이블과의 시차가 많이 벌어져서 헷갈릴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기 전엔 게임을 할 여유도 없었기에,
모스크바 여행을 마치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나서야 겨우 보드게임을 꺼내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남겨왔었던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


IMG_3561.jpg

 이 때 처음으로 꺼내들었던 게임이 와이어트 어프였습니다. 
당시에 주변에 러시아인들과 국적을 알 수 없는 외국인들 뿐이었기에(아시아인은 저희 뿐 이었습니다)
저희가 한 섹션 당 하나밖에 없는 간이 테이블을 접수하였고.. 저희는 그렇게 와이어트 어프를 했었죠.
저기 흰 옷을 입은 러시안 보이시죠? 제 바로 윗침대를 쓰는 사람이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아무말 없이 계셔서 사실 조금 겁났었습니다.
(그 분의 온 몸에는 문신이...후덜덜)

사실 저희가 탄 3등석은 방 형식이 아니고 완전히 개방되어있는 형식이라
그 칸에 있는 사람들을 계속 마주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를 바라보는 낯설은 시선과 분위기에 약간 긴장이 되었었죠..



IMG_3616.jpg

이건 와이어트 어프를 마치고 스플렌더를 할 때입니다.
다행히 제가 룰 북을 모두 원본은 놔두고 따로 복사를 해 갔었기에,
'룰북 애지중지'는 때려치우고 서로 서로 돌려가며 하나하나 룰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는 계속 초원만 펼쳐져 있었습니다..
같이테이블 가장 바깥쪽에는 같은 섹션에 있는 저희 포함 총6명의 간식거리들(커피 등등)이 놓여져있습니다.


IMG_3622.jpg

서로 이 때 쯤 부터 스플렌더라는 게임이 이런 게임이구나..! 를 알아가던 무렵이었습니다.


KakaoTalk_20160825_153149751.jpg

하루에 몇 번정도 약 20분정도 정차하는 역이 있을 때 마다 객실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옵니다. 혹은 10분정도만 멈춰도 바깥 공기를 쐐러 가는게 바람직 하죠.
왜냐하면 기차 안에서만 갇혀있기 때문에...
이 사진은 아마 기차가 정차를 하여 잠깐 바깥공기를 마시고 들어와서 찍은 사진 같습니다.
와이어트 어프로 신나게 현상금 사냥하던 모습이네요.

저 가운데 놓여있는 컵 보이시나요? 철체 프레임(?) 안에 들어있는..
저 컵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 내에서 차를 마시거나 할 때 빌릴 수 있는 컵입니다.
저희는 기념품으로 하나 사왔어요 :)


IMG_3671.jpg

그러던 와중!
옆 섹션에 있던 독일 여행객 무리 중 한 사람이 저희쪽으로 와서 무슨게임인지 흥미롭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반갑게 맞이하며 물었죠! 'Will you join us??'
그랬더니 굉장히 좋아하며 한 번 게임하는 것을 볼 테니 그리고 룰을 알려달라 하더군요~
이 사진은 룰을 대략 영어로 다 설명해 준 후 테스트로 첫 판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독일 친구입니다)

이렇게 한-독 양 국가간의 치열한(사실 한국2:독일1 이지만) 와이어트 어프가 열렸습니다.


KakaoTalk_20160825_153152980.jpg

중간에 링코 게임을 돌렸는데,
제 글을 유심히 보셨던 분이라면 이 사진에 또 새로운 사람이 있음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사람은 바로.. 제가 첫 번째 사진에서 언급했던 첫 인상이 좀 무서웠던 러시안입니다.

사실 이 러시아 인과 옆에 있던 러시아 인이 서로 트럼프로 게임을 하던 게 있었는데,
재미있어 보였지만 무슨게임인 전혀 알 수 없겠더군요,, 아마 러시아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게임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가 게임을 할 때마다 옆에서 무관심 한척 지켜보고 있다가,
링코를 하던 저희에게 같이 하자는 제스츄어를 취하시길레..
할 수 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 분은 저희가 게임 하는 것만 보고 룰을 익혀버렸습니다..
이 때 부터 이 분과도 친해지기 시작했고, 주변 분들과 서로 얘기를 주고 받으며 친해질 수 있었죠.



KakaoTalk_20160825_153155591.jpg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그 독일인 친구도 같이 했습니다.
이렇게 한-러-독 3국 글로벌 게임의 막이 열렸습니다!


KakaoTalk_20160825_153157861.jpg

서로 바삐 돌아다니는 손들..
사실 러시아 형님께서 굉장히 매섭게 게임을 잘하셨습니다..
중간중간 저희가 당했다는 후문이....


KakaoTalk_20160825_153159891.jpg

내친김에! 와이어트 어프도 3국 대결을!
이리하여 진정한 의미의 3국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와이어트 어프 조차도, 독일인은 영어를 잘 해서 설명을 듣고 했지만..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거의 못 하기에 우려스러웠습니다..만
이 분은 와이어트 어프까지도 눈으로 보고 룰을 다 익혀버렸습니다..(헐..)
물론.. 먼저 친해졌던 옆에 러시아형이 영어를 조금 하셨기에 약간의 통역으로
설명을 하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룰을 육감적으로 익히시는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KakaoTalk_20160825_153201914.jpg

와이어트 어프는 3인이 제일 재미있으므로 저와 제 친구는 잠시 빠지고 이들의 게임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2층 침대로 올라와서 찍은 사진이네요^^

이렇게 저희는 울란우데까지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며 무사히 갈 수 있었고,
후문으로는, 같이 했던 독일인 친구가 와이어트 어프 게임 이름을 자기 휴대폰에 적어갔다는 것!
그 독일인 친구와는 아직도 가끔 연락을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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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울란우데에서 몽골로 가는 기차로 갈아탄 후에 사진입니다.


사실 울란우데에 새벽4시에 떨어졌는데 기차표를 현장에서 구하지 못하여
잠도 못자고 정말 엄청나게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 또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사실 저희가 탄 기차는 베이징 까지 가는 중국 열차였습니다.
중간에 몽골을 지나치는 것이죠.

러시아 열차와 같이 1,2,3등석이 존재하고 형태도 같지만
이 때는 남는 자리가 없어서 조금 비싼 2등석(4인실)을 발권하였었고,
1,2등석은 3등석처럼 개방형이 아닌 개별적인 방 형식이라
저희밖에 없었습니다.

4인실을 3명이서!!


IMG_3772.jpg

바깥에는 러시아를 가로지르면서 봤던 초원과는 다른 풍경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들은 자존심을 건 스플렌더 1:1을 하고 있었죠...

IMG_3775.jpg

저는 너무 피로하여서 위 침대에서 쉬면서 그 광경을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IMG_3786.jpg

역시 한국인이라면 고스톱 또한 최고의 보드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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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부터는 몽골에서의 보드게임 장면들입니다.

사실 이번에 올리는 글은 해외여행 중 보드게임을 했던 사진만 올리는 주제인지라,
여행때 찍은 다른 사진은 다 스킵하였습니다.
몽골에서의 날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게르(Ger 몽골의 전통 집)에 돌아와서 할게 없는 저희는,
역시 보드게임을 했죠.

IMG_3992.jpg

저희 일행은 저까지 3명인데 사진 속 인물 3명 이외에 누가 사진을 찍었냐?
사실은 가장 앞쪽에 있는 사람은 저희를 여행내내 도와주던 몽골인입니다

지난 번 시베리아횡단 열차에서의 외국인들과의 게임으로 자신감이 붙은 저희는
이제는 몽골인 까지 섭렵을 하고 있는 대단한 광경입니다.(흐헤)

스플렌더를 설명해주었었는데, 처음엔 잘 이해를 못하다가 결국엔 이해를 하고는
다음날 밤에도 저희를 찾아와서 'Let's play 스플렌더!'를 외치던 우리의 몽골친구 !!


IMG_4227.jpg

날마다 다른 게르캠프에서 열리는 스플랜더입니다. 게르에서 하는 보드게임은 또 다른 재미죠!


IMG_4229.jpg

황량한 고비사막,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작은 게르. 거기서 열리는 스플렌더 게임.
3명에게서 풍겨오는 풍체만 봐도 이들이 대단히 집중하고 있음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IMG_4533.jpg

이 둘은 가끔씩 고스톱(맞고)으로 자존심 싸움을 자주 하더랍니다.
잘 보시면 하이네켄 생맥주통(초록색) 보이시죠?
몽골 여행하실 분들은 반드시 저거 두 개정도 들고다니세요!!
컵 없이 언제 어디서든 호스로 맥주를 흡입하며 다니실 수 있습니다.
역시 여행은 술 또한 빼놓을 수 없죠 :)


IMG_4535.jpg

여행 거의 막바지에 비로소 돌렸던 산후앙(사실 저 또한 룰북을 숙지하지 않았어서 마지막에 돌렸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그 몽골인 친구가 트럼프를 들고오더니
몽골인들이 자주하는 게임이라며 두 게임 정도 소개해줬었습니다.
그의 초대에 저희는 당연히 응했었고, 같이 몽골산 보드카(칭기즈칸 보드카였던걸로 기억)를 한잔 하면서
재미있게 밤을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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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좌충우돌 보드게임 여행기를 마치겠습니다!
예전에 올린다올린다 해놓고 벌써 올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이 되어서야 글을 올립니다..
그놈의 귀차니즘..

아무튼 이 여행의 마지막 대미를 즐겁게 장식하는 보드게임이 되었었습니다.
저희끼리만 했어도 재밌었겠지만,
각 나라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했더니 훨씬 그 재미가 배가 되었었던 아름다운 기억입니다.

예전에 다다 질문게시판에 게임추천 글을 남길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었는데,
정말 생각보다 많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서 저와 제 친구들에겐 잊지 못 할 추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같이 어울렸던 외국인들의 기억에도 그런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네요^^


아무래도 보드게임 사진 위주로만 올려서 해외인지 어떤지에 대한 느낌이 좀 덜 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혹시나 이 글에 올린 보드게임 사진 이외에 저의 여행 사진이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추후에 여행사진들만 선별하여 따로 또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혹시나 이 긴 글을 재밌게 읽어주신 분이 있으시다면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정말 탈도 많은 2016년 마무리 잘하시길 바라며,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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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6-12-09 16:18:11

    부럽습니다 저도 꼭 한번 떠나보고 싶네요
    • 2016-12-09 21:09:56

    잘보았습니다:) 여행에 보드게임을 가져가면 피곤해서 막상 잘 안하게 되던데 기차여행은 또 조금 다를수 있겠네요.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 2016-12-10 11:16:32

    우와.. 잘보았습니다..직장인들에 로망입니다..해외로 가서.. 구경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고..^^
    • 2016-12-27 17:23:02

    정말 저 지루한 여행을 이렇게 현명하게 보내시면서 국제간에 우애도 다지시다니..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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