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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보드게임 이야기] 11. 오늘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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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13: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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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신나요
1.
저는 꽤 많은 사람들과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요즘은 그럴 일이 없지만, 한때는 보드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도 제법 많이 했습니다. <피트>로 초면의 어색함부터 날리고 시작한 사람도 있고, <광기의 저택>으로 첫 발을 딛게 한 사람도 있어요. ("플스 게임 좋아한다구요? 이거 하면 재미있을 거예요.")
손발이 잘 맞아서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알기 위한 노력이 처음부터 꽤 강도 높게 듭니다. 자기 소개는 간단하게 하고 당장 게임부터 펼쳐야 하니까요. 게임을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를 먼저 던지겠지만, 처음 만나는 세계인 사람이라면 과정에 공이 좀 더 들어갑니다. 직관적인 즐거움을 1차로 전해서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파티 게임을 먼저 권하고, 적응하는 속도를 봐서 그 다음 내밀어 볼 전략게임을 머릿속으로 정하는 건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죠? ㅎㅎ 물론 보드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없이 해 보겠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맨땅에 헤딩이 아닌 건 다행스럽습니다.
2.
사진 취미는 남을 부추겨서 할 게 못 됩니다. 약간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고 장비가 고가이며 나눠쓰기도 어려워서이겠죠. 영화보기는 남을 부추겨서 할 수 있기야 하겠지만 그 활동 자체의 특수한 맥락(데이트용 등) 때문에라도 아는 사람과는 해도 모르는 사람과 하는 일은 드뭅니다. 보드게임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이 더 적극적으로 친분을 맺고 해야 하는 취미생활이죠. 다른 사람과 같이 즐기는 것이 전제가 된 활동이기에 함께 게임을 할 사람을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니까요.
물론 우리가 보드게임을 함께 할 사람을 찾을 때 정말로 대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만 사람을 찾는 건 아닐 겁니다. 보드게임이 다인이 할 수 있는 건전한 놀이라고 믿고 그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그걸 나누려는 마음이죠. 반대로 그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함도 있고요. 동호회 활동 등을 하는 다른 모든 취미도 그렇기는 하지만 활동을 함께 하는 강도가 스포츠 수준이기는 하죠.
3.
되짚어 보건대, 그때 매주마다 제 모임에 와서 놀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지금까지 보드게임을 스스로의 취미로 한다거나 직접 사 모으는 정도 인원은 많지 않은 듯해요. 즐길 당시에 재미있게 즐겼다는 느낌이랄까요. 모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놀았던 것, 서로 다른 환경의 사람들이 보드게임이라는 것 하나로 묶여서 함께 어울렸다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좋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게임을 시작으로 서로 친해져서, 언제든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 되는 것 말입니다.
4.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도 다른 게임은 안 사는 사람들이 사는 게임이 있어요. 다른 게임은 기회가 되면 즐기더라도 이 게임은 사야겠다 하는 그런 게 저 같은 사람에게는 하나둘이 아니라면 이들에게는 딱 하나 정도씩 있는 거랄까요. 제가 겪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중 하나가 <티츄>였고 다른 하나가 <아컴호러 카드게임>입니다. 이 두 개 게임은 성향이 맞기만 하다면 보드게임 전반을 좋아하지 않아도 빠져드는 게임이 분명한가 봐요.
5.
오늘은 주제잡기가 어려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신변잡기적으로 늘어놓았습니다. 보드게임으로 일상 에세이 쓰기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 느낌이지만, 아직 끝내고 싶은 쪽은 아니네요. 사람이 살면서 하는 일들에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다음 번에는 "어쩐지 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나 한 번 써 볼까요? ㅋㅋ
저는 꽤 많은 사람들과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요즘은 그럴 일이 없지만, 한때는 보드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도 제법 많이 했습니다. <피트>로 초면의 어색함부터 날리고 시작한 사람도 있고, <광기의 저택>으로 첫 발을 딛게 한 사람도 있어요. ("플스 게임 좋아한다구요? 이거 하면 재미있을 거예요.")
손발이 잘 맞아서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알기 위한 노력이 처음부터 꽤 강도 높게 듭니다. 자기 소개는 간단하게 하고 당장 게임부터 펼쳐야 하니까요. 게임을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를 먼저 던지겠지만, 처음 만나는 세계인 사람이라면 과정에 공이 좀 더 들어갑니다. 직관적인 즐거움을 1차로 전해서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파티 게임을 먼저 권하고, 적응하는 속도를 봐서 그 다음 내밀어 볼 전략게임을 머릿속으로 정하는 건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죠? ㅎㅎ 물론 보드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없이 해 보겠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맨땅에 헤딩이 아닌 건 다행스럽습니다.
2.
사진 취미는 남을 부추겨서 할 게 못 됩니다. 약간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고 장비가 고가이며 나눠쓰기도 어려워서이겠죠. 영화보기는 남을 부추겨서 할 수 있기야 하겠지만 그 활동 자체의 특수한 맥락(데이트용 등) 때문에라도 아는 사람과는 해도 모르는 사람과 하는 일은 드뭅니다. 보드게임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이 더 적극적으로 친분을 맺고 해야 하는 취미생활이죠. 다른 사람과 같이 즐기는 것이 전제가 된 활동이기에 함께 게임을 할 사람을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니까요.
물론 우리가 보드게임을 함께 할 사람을 찾을 때 정말로 대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만 사람을 찾는 건 아닐 겁니다. 보드게임이 다인이 할 수 있는 건전한 놀이라고 믿고 그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그걸 나누려는 마음이죠. 반대로 그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함도 있고요. 동호회 활동 등을 하는 다른 모든 취미도 그렇기는 하지만 활동을 함께 하는 강도가 스포츠 수준이기는 하죠.
3.
되짚어 보건대, 그때 매주마다 제 모임에 와서 놀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지금까지 보드게임을 스스로의 취미로 한다거나 직접 사 모으는 정도 인원은 많지 않은 듯해요. 즐길 당시에 재미있게 즐겼다는 느낌이랄까요. 모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놀았던 것, 서로 다른 환경의 사람들이 보드게임이라는 것 하나로 묶여서 함께 어울렸다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좋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게임을 시작으로 서로 친해져서, 언제든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 되는 것 말입니다.
4.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도 다른 게임은 안 사는 사람들이 사는 게임이 있어요. 다른 게임은 기회가 되면 즐기더라도 이 게임은 사야겠다 하는 그런 게 저 같은 사람에게는 하나둘이 아니라면 이들에게는 딱 하나 정도씩 있는 거랄까요. 제가 겪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중 하나가 <티츄>였고 다른 하나가 <아컴호러 카드게임>입니다. 이 두 개 게임은 성향이 맞기만 하다면 보드게임 전반을 좋아하지 않아도 빠져드는 게임이 분명한가 봐요.
5.
오늘은 주제잡기가 어려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신변잡기적으로 늘어놓았습니다. 보드게임으로 일상 에세이 쓰기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 느낌이지만, 아직 끝내고 싶은 쪽은 아니네요. 사람이 살면서 하는 일들에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다음 번에는 "어쩐지 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나 한 번 써 볼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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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빌...런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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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썰이라기보단, 사람도 손발이 맞아야 좋다 정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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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이든 신나요님 글은 다 재밌어요. 드릴 건 추천 뿐이지만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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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ㅠ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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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본 적은 없지만 듣기로는 "티츄"만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
오늘도 재미난 글 읽었어요~ -
티츄맨들은 티츄만 합니다... 약간 무서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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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츄를 들고 여행을 가든 어딜 가든 할 줄 아는 사람 4명만 되면 꺼내더군요(그런데 당장 제 아내가 티츄를 버전별로 다 소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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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도 좋아요! 보드게임은 확실히 사람이 필요한 취미여서 사람과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가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정작 저는 남편과 둘이서만 하지만...^_ㅠ 다음 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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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러게요. 어떤 취미든 사람과의 관계를 피할 순 없겠지만 보드게임은 그것이 한층 더 깊은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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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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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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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ㅎㅎ
그러고보니 사실 내가 안사도 할 수 있는건데.. 미친듯이 사는건 다른 취미의 영역일 수도 있겠군요..ㅋㅋㅋ -
취미에도 깊이가 있는 거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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