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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책소] 06. 부부 게이머의 책장(2) – 비탈은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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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30 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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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신나요
‘내 보드게임 책장을 소개합니다’에서는 누군가의 집 또는 보드게임 보관처의 보드게임 책장 한 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지난 화에 이어 이번 화에서도 부산의 부부들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편이 남편인 알식이님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편은 아내인 수현님의 책장 이야기입니다.
※ 각 게임 관련 이미지는 다이브다이스/보드게임긱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수현 우리(부부)가 게임 살 때 예쁘면 사거든요. 그렇게 예쁜 게.... 비탈 (라세르다) 칸입니다!! 비탈 꺼가 다 구성물이 예쁘잖아요 ㅎㅎ
신나요 음, 뭐, 인정합니다. ㅋㅋㅋ 예쓰 게임에서는 많이 멀어졌지만요. ㅋㅋ 비탈 장이라니, 이 인터뷰를 우리 아내가 좋아합니다. :)
수현 어려운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게, 테마도 잘 녹아 있는 게 좋구요. 이안 오툴 일러스트를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컴포도 다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예쁜 색감도 있고 해서 좋아해요.
신나요 그렇게 예쁘게 잘 만들어서 가격이 좀…
수현 진짜, 최대 단점이 가격인데 또 계속 사게 되니까요…
신나요 어쨌는 매니아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이 사람 거 나왔다 그러면 달려줘야… 저기 (다른 칸에)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도 비탈 꺼죠?
수현 네. 근데 저 게임은 좀 많이 간단해서 잘 안 돌리고요…
신나요 그럼 여기 없는 비탈 게임이 뭐가 있죠?
수현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가 저 옆에 있고, <리스보아>가 없어요.
신나요 그럼 총 6개로군요. 보겜조아님 인터뷰 때 시모네 순위 매겼는데, 우리도 한 번 수현님의 비탈 게임 순위 매겨 볼까요?
수현 좋아요
신나요 그럼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는 당연히…
수현 6위죠. ㅎㅎ
신나요 그럼 5위부터 올라가 볼까요?
수현 <이스케이프 플랜>이에요.
알식이 이 순서면 거의 뭐 기억 안 나는 순서라고 해도… ㅋㅋㅋ
수현 <이스케이프 플랜>이 (비탈 게임 중에 우리집에) 제일 먼저 들어왔어요. 저거 할 때는 보린이에서 막 벗어날 정도 단계였는데, 제가 한 두 번째 어려운 게임이었어 가지고 너무 어려웠어요. 게임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룰이 많아서 힘들었거든요.
신나요 룰 많죠, 비탈 게임…
수현 그리고 둘이서만 플레이를 해 봐서 별로 기억에 좋지 않게 남아 있던 게임이었어요. 그래도 한 몇 달 전에 4인플 다시 돌려보니까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기억에 안 좋게 남았나 싶을 정도로요. 일단 제가 룰마를 안 해서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었고요.
알식이 룰마 했으면 입에 거품 여러 번 물었죠. ㅎㅎ
수현 4인플 해 보니까, 탈출하고 돈 가지고 이런 테마도 잘 녹여놨어요. 그래도 어쨌든 순위로는 (저 칸 비탈 게임 중에) 최하위로 생각해요.
신나요 그럼 다음인 4위 갑시다.
알식이 <이스케이프 플랜>보다 조금 더 기억나는 게임 ㅎㅎ
수현 아 그런데, <온 마스>는 순위에도 넣기 좀 애매한 게, 최근에 돌린 적이 없었어요. 저것도 완전 초보때 했는데 좀 어려웠어요. 화성 개척하는 테마는 알겠는데 잔룰이 되게 많았고요. 그때 게임할 때 들었던 생각은, 컴포가 예쁘다 정도? 게임이 나쁘진 않은데 너무 복잡했던 게 기억에 남아서 손이 잘 안 가요.
신나요 최근에 <온 마스> 확장 나왔잖아요? 그건 안 샀나봐요?
수현 저런 기억이 있어서, 우리가 자주 안 돌릴 거 같은데 협력 게임으로 이걸 할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온 마스>를 다시 한번 돌려보고 싶어요.
신나요 사실, 이제 두 사람이면 비탈 게임을 소화할 정도라서 보린이 수준은 넘어섰으니까, 지금 해 보면 완전히 느낌이 다를 수 있죠. ㅎㅎ
수현 그러면 뭐 사실 1위가 될 수도 있죠. ㅎ
신나요 비탈 게임 특징이 그거잖아요. 어디서부터 들어가야 될지 모를 만큼 다양한 행동들, 그리고 그 모든 행동들이 무언가는 만들어낸다는 거.
수현 맞아요. 그리고 그게 다 엮여 있고, 테마적으로도 잘 녹아 있고요.
신나요 자, 3위 게임을 들어볼까요?
수현 <칸반>이요. <갤러리스트>랑 <칸반>이랑 되게 고민했는데, <칸반>을 되게 자주 돌렸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공장에서 자동차 만드는 시스템을 되게 잘 구현해 놨고, 게임도 적당히 잘 이해되고요. 다인플로 돌렸을 때도 되게 깔끔하게 돌아갔거든요. 되게 자주 돌려서 더 애정이 가는 것도 있어요.
신나요 대략 몇 번 정도 플레이한 거 같아요?
수현 둘이서도 자주 했고 3, 4인플도 좀 했는데, 못해도 10번 이상은 했어요. 여기 있는 비탈 게임 중에 제일 많이 돌린 거 같아요.
신나요 3, 4인플이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려요?
수현 룰 설명 포함해서 서너 시간? 룰마는 저는 아니었어요.
신나요 그럼 누구였는데요?
수현 알식이요 ㅋㅋㅋㅋㅋ
알식이 그래서 저는 거품 좀 물었고요 ㅋㅋㅋ 여기 있는 것들은 대부분 제가 룰마를 해요.
수현 그래서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ㅎㅎㅎ 룰북 제가 직접 읽고 하라고 했다면 몇 시간 걸릴지 모르겠는데…
신나요 비탈 게임들이 직관적인 거 같으면서도 뭐가 너무 많으니 외우기가 쉽진 않죠.
수현 아무튼, <칸반>은 계속 돌아다니는 산드라 시스템도 되게 괜찮아요. 걔가 돌아다니면서 벌점 주거나 그러니까 긴장감도 좀 있고요.
신나요 둘 사이에서 고민했다고 했으니 2위는 당연히 <갤러리스트>이겠군요?
수현 갤러리스트는 미술관에서 그림 사서 팔고 하는 시스템도 좋고, 그리고 킥아웃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 쫓아내거나 쫓겨나거나 그러는 건데, 그걸 2인플로밖에 못해봐서 어쩌면 순위가 더 높게 잡힌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다인플을 해봤으면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알식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현 킥아웃 액션 때문에 다인플 하면 화가 날 거 같은데…
알식이 실제로 (내가 다인플에서 당해봤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ㅎㅎㅎ
신나요 그럼 평균적으로 비탈 게임은 다인플이 더 좋은 거 같아요?
수현 꼭 그런 거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둘이서 하면 좋은 점은, 플레이 타임이 많이 안 걸리니까 루즈한 게 없다는 게 있어요. 그래도 다인플만의 매력은 있는 건데, <갤러리스트>는 그걸 못 느껴봐서 아쉽긴 하고요.
알식이 <갤러리스트>의 경우에 다인플을 하면 킥아웃 시스템 때문에 튕겨나간 사람이 액션을 한 번 더할 수 있거든요. 그거 때문에 플레이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게 있어요. 전에 3인플 했다가 토할 뻔도 했어요. ㅎㅎ
신나요 그러면 <갤러리스트>는 2인 추천이다?
수현 그런데 그러면 2인이서 할 때는 킥아웃에 영향을 별로 안 받으니까 의미가 좀 약하지 않나…
알식이 재미로 따지면 3인이 더 재미있을 수는 있겠고…
신나요 그럼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킥아웃 시스템이 <갤러리스트>의 묘미라고 한다면, 다인플이 그걸 좀 더 잘 느끼게 해 주겠지만 대신 그 단점으로는 플레이 타임이 늘어지는 게 있다.
수현 맞아요. 그리고, (다른 장점으로는) 작가 발굴해서 제가 키워주는 느낌도 마음에 들고, 유명해지게 만들어서 제 배도 불리고 하는 그런 것도 좋아요.
신나요 비탈이 가만 보면 진짜 주제를 다양하게 잡아요. 그리고 유로 게임 중에서는 되게 현대적이거나 SF 테마도 다뤄가면서 테마를 세련되게 잡는 느낌이 있어요. <이스케이프 플랜>도 정말 흔치 않은 거라, 테마적인 초이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수현 그러면서 테마를 억지로 우겨넣은 느낌이 아니라 잘 구현해 놨다는 게 대단하고요.
신나요 그럼 명실상부 1위로 넘어가기 전에, 오늘의 겉절이 이야기 한 번 해 봅시다.
알식이 그래도 같은 이안 오툴이니까…
수현 박스 크기도 같고요. 너무 당연히 비탈 게임이라고 착각했어요. ㅎㅎ <로코코>도 되게 좋아하는 게, 지금 이 6개 게임 안에서도 상위권이에요.
신나요 오, 그 정도로군요?
수현 쟤도 한 10번 이상 돌렸을 정도예요. 게임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초보들도 잘 따라오고요. 패션 업계에서 옷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판매하고, 돈 벌고 명성 얻는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놨고요. 그 와중에 자리 싸움하는 눈치도 필요하고. 카드 덱 빌딩 시스템도 신선하고 특이한 게 좋아요.
신나요 와, 설명 진짜 잘 하신다. 알식이님. 인터뷰는 이렇게 하는 거예요오~~
알식이 정말 배우고 있어요. 기가 막히다. ㅎㅎㅎ
신나요 여기 책장 전체 소개해 달라고 해도 다 해주실 거 같아. ㅎㅎ 자, 그럼 이제 마지막! 대망의 1위!
수현 <비뉴스>는 제일 최근에 산 게임이고, 또 아직 많이 돌려보진 못했어요. 그런데 이건 제가 룰마를 어느 정도 해서 그런지 애착이 좀 더 가요.
신나요 오오, 저건 거품 무는 게임 아니에요? ㅎㅎ
수현 생각보다 할 만한 게임이었어요. ㅎㅎ
알식이 (나직이) 아직 2010년 버전을 안 해서 그래… ㅋㅋㅋㅋㅋ
수현 ㅋㅋㅋㅋ 맞아. 2016년 버전으로만 해봤어요. 2인플이랑 3인플 돌려봤는데, 와인 만드는 액션도 잘 되어 있고요. 생각보다 되게 빨리 끝나요. 턴 수가 정해져 있고 타이트해서, 내가 딱 필요한 액션만 정확하게 골라서 하지 않아서 한 액션만 낭비해도 손해를 많이 보는 느낌이 있는데요. 그 타이트함 안에서 짜맞추는 재미가 좋아요.
신나요 비탈 게임들은 뭘 하든 보상을 주니까 로스를 걱정할 만한 게임들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비뉴스>는 좀 예외적인 구석이 있나 보군요?
수현 <비뉴스>에서는 턴을 한 번 날리면 손해를 크게 보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한 번 한 번(의 선택)이 되게 소중한 게임이에요. 그래서 다른 (비탈) 게임하고 되게 다른 느낌이 있어요. 2010년 버전도 되게 해 보고 싶은데, 기회를 못 잡았어요. 그건 또 많이 어렵다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해 보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신나요 <웨더 머신>도 당연히 펀딩 들어갔겠네요?
수현 그렇죠, 그렇죠.
알식이 비탈 아저씨 꺼는 믿고 들어가죠. 저 아저씨 게임을 되게 좋아하는 이유가, 뭘 해도 납득이 가요. 행동 사이 연관성도 눈에 딱 들어오게 좋고 현실적으로 와닿으니까.
수현 억지로 안 해도 되고, 이걸 해야 이게 잘 되네 느낌이 딱 있거든요.
신나요 그러고 보면 비탈 게임은 운 요소는 정말 적죠?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 몇몇 구성물이 랜덤하게 나오는 정도 말고는요.
수현 그런 거 말고는 진짜 내가 잘 해야 되는 게임이죠. 그래서, 내가 잘 해서 잘 됐다, 이런 느낌이라 성취감이 있거든요.
알식이 <이스케이프 플랜>은 진짜 운빨 게임이긴 한데 ㅎㅎ
신나요 우리 아내가 왜 비탈을 좋아하는지 알겠어요. 자기 할 거 잘 해서 성취감 느껴지는 게임을 참 좋아하거든요. 제가 사실 비탈 게임을 제대로 돌려본 게 하나도 없고 규칙서만 몇 개 읽어본 정도에다 사람들이 하는 얘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뭔가 좀 이해가 되네요. <웨더 머신> 규칙서도 읽어봤는데, 게임 되게 괜찮을 거 같아요. ㅎㅎ
수현 <웨더 머신> 오면 <로코코>가 쫓겨나겠네요. 어디 놓지?
알식이 저 칸에 다른 게임들 위에 가로로 넣어야 할 거 같은데… ㅋㅋ
신나요 딴 이야기이지만, 두 분도 집에서 모임을 열고 있잖아요?
수현 네. 그런데 모임에서는 이런 게임은 잘 돌리기 어려워요. 쉬운 게임을 정해서 돌리는 게 더 많으니까. 그러다 보면 가끔은 저희가 하고 싶은, 조금 난이도 있는 게임 할 때는 미리 “이런 이런 게임 합니다”하고 3인플 정해서 부르거나 해요.
신나요 모임 하면 보통 몇 사람 정도 와요?
수현 보통 4인이나 6인 모임이에요. 6인이면 3명씩 나눠서 두 테이블 하고…
신나요 그렇군요. 어쨌든 집에 새로운 사람들 불러서 모임을 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해요.
수현 같이 게임하면서 친해지면 좋죠. 그래도 매번 그럴 수가 없고, 한 번 왔다가 다음부터 안 오시는 분들도 있죠.
신나요 그래요. 오늘 두 사람 이야기 되게 잘 들었어요. 재미있는 거 나오겠어요.
알식이 저희도 진짜 재미있었어요. 우리 쪽 모임에 다른 분들도 인터뷰 필요하면 소개를 좀 시켜드릴 수도 있는데요.
신나요 아니, 그건 괜찮아요. 아까 집에 사람 초대한 거 이야기를 꺼낸 것도 있지만, 이 인터뷰의 모토 중에 하나는, 보드게이머란 집에 다른 사람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도 찾아가는 것이 편하고, 저를 부르는 것도 편한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의미가 커요. 그러니 이 원고를 위해 모르는 사람을 굳이 꼭 만나려는 생각은 없어요.
알식이 그렇군요.
신나요 대충 줄여서, 두 사람이 저에겐 소중한 인연이다 정도로 정리합시다. ㅋㅋ
수현 ㅎㅎㅎ 저희도 오늘 이야기 되게 즐거웠어요.
지난 화에 이어 이번 화에서도 부산의 부부들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편이 남편인 알식이님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편은 아내인 수현님의 책장 이야기입니다.
※ 각 게임 관련 이미지는 다이브다이스/보드게임긱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수현 우리(부부)가 게임 살 때 예쁘면 사거든요. 그렇게 예쁜 게.... 비탈 (라세르다) 칸입니다!! 비탈 꺼가 다 구성물이 예쁘잖아요 ㅎㅎ
신나요 음, 뭐, 인정합니다. ㅋㅋㅋ 예쓰 게임에서는 많이 멀어졌지만요. ㅋㅋ 비탈 장이라니, 이 인터뷰를 우리 아내가 좋아합니다. :)
수현 어려운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게, 테마도 잘 녹아 있는 게 좋구요. 이안 오툴 일러스트를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컴포도 다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예쁜 색감도 있고 해서 좋아해요.
신나요 그렇게 예쁘게 잘 만들어서 가격이 좀…
수현 진짜, 최대 단점이 가격인데 또 계속 사게 되니까요…
신나요 어쨌는 매니아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이 사람 거 나왔다 그러면 달려줘야… 저기 (다른 칸에)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도 비탈 꺼죠?
수현 네. 근데 저 게임은 좀 많이 간단해서 잘 안 돌리고요…
신나요 그럼 여기 없는 비탈 게임이 뭐가 있죠?
수현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가 저 옆에 있고, <리스보아>가 없어요.
신나요 그럼 총 6개로군요. 보겜조아님 인터뷰 때 시모네 순위 매겼는데, 우리도 한 번 수현님의 비탈 게임 순위 매겨 볼까요?
수현 좋아요
신나요 그럼 <메르카두 드 리스보아>는 당연히…
수현 6위죠. ㅎㅎ
신나요 그럼 5위부터 올라가 볼까요?
수현 <이스케이프 플랜>이에요.
알식이 이 순서면 거의 뭐 기억 안 나는 순서라고 해도… ㅋㅋㅋ
수현 <이스케이프 플랜>이 (비탈 게임 중에 우리집에) 제일 먼저 들어왔어요. 저거 할 때는 보린이에서 막 벗어날 정도 단계였는데, 제가 한 두 번째 어려운 게임이었어 가지고 너무 어려웠어요. 게임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룰이 많아서 힘들었거든요.
신나요 룰 많죠, 비탈 게임…
수현 그리고 둘이서만 플레이를 해 봐서 별로 기억에 좋지 않게 남아 있던 게임이었어요. 그래도 한 몇 달 전에 4인플 다시 돌려보니까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기억에 안 좋게 남았나 싶을 정도로요. 일단 제가 룰마를 안 해서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었고요.
알식이 룰마 했으면 입에 거품 여러 번 물었죠. ㅎㅎ
수현 4인플 해 보니까, 탈출하고 돈 가지고 이런 테마도 잘 녹여놨어요. 그래도 어쨌든 순위로는 (저 칸 비탈 게임 중에) 최하위로 생각해요.
신나요 그럼 다음인 4위 갑시다.
알식이 <이스케이프 플랜>보다 조금 더 기억나는 게임 ㅎㅎ
수현 아 그런데, <온 마스>는 순위에도 넣기 좀 애매한 게, 최근에 돌린 적이 없었어요. 저것도 완전 초보때 했는데 좀 어려웠어요. 화성 개척하는 테마는 알겠는데 잔룰이 되게 많았고요. 그때 게임할 때 들었던 생각은, 컴포가 예쁘다 정도? 게임이 나쁘진 않은데 너무 복잡했던 게 기억에 남아서 손이 잘 안 가요.
신나요 최근에 <온 마스> 확장 나왔잖아요? 그건 안 샀나봐요?
수현 저런 기억이 있어서, 우리가 자주 안 돌릴 거 같은데 협력 게임으로 이걸 할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온 마스>를 다시 한번 돌려보고 싶어요.
신나요 사실, 이제 두 사람이면 비탈 게임을 소화할 정도라서 보린이 수준은 넘어섰으니까, 지금 해 보면 완전히 느낌이 다를 수 있죠. ㅎㅎ
수현 그러면 뭐 사실 1위가 될 수도 있죠. ㅎ
신나요 비탈 게임 특징이 그거잖아요. 어디서부터 들어가야 될지 모를 만큼 다양한 행동들, 그리고 그 모든 행동들이 무언가는 만들어낸다는 거.
수현 맞아요. 그리고 그게 다 엮여 있고, 테마적으로도 잘 녹아 있고요.
신나요 자, 3위 게임을 들어볼까요?
수현 <칸반>이요. <갤러리스트>랑 <칸반>이랑 되게 고민했는데, <칸반>을 되게 자주 돌렸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공장에서 자동차 만드는 시스템을 되게 잘 구현해 놨고, 게임도 적당히 잘 이해되고요. 다인플로 돌렸을 때도 되게 깔끔하게 돌아갔거든요. 되게 자주 돌려서 더 애정이 가는 것도 있어요.
신나요 대략 몇 번 정도 플레이한 거 같아요?
수현 둘이서도 자주 했고 3, 4인플도 좀 했는데, 못해도 10번 이상은 했어요. 여기 있는 비탈 게임 중에 제일 많이 돌린 거 같아요.
신나요 3, 4인플이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려요?
수현 룰 설명 포함해서 서너 시간? 룰마는 저는 아니었어요.
신나요 그럼 누구였는데요?
수현 알식이요 ㅋㅋㅋㅋㅋ
알식이 그래서 저는 거품 좀 물었고요 ㅋㅋㅋ 여기 있는 것들은 대부분 제가 룰마를 해요.
수현 그래서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ㅎㅎㅎ 룰북 제가 직접 읽고 하라고 했다면 몇 시간 걸릴지 모르겠는데…
신나요 비탈 게임들이 직관적인 거 같으면서도 뭐가 너무 많으니 외우기가 쉽진 않죠.
수현 아무튼, <칸반>은 계속 돌아다니는 산드라 시스템도 되게 괜찮아요. 걔가 돌아다니면서 벌점 주거나 그러니까 긴장감도 좀 있고요.
신나요 둘 사이에서 고민했다고 했으니 2위는 당연히 <갤러리스트>이겠군요?
수현 갤러리스트는 미술관에서 그림 사서 팔고 하는 시스템도 좋고, 그리고 킥아웃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 쫓아내거나 쫓겨나거나 그러는 건데, 그걸 2인플로밖에 못해봐서 어쩌면 순위가 더 높게 잡힌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다인플을 해봤으면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알식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현 킥아웃 액션 때문에 다인플 하면 화가 날 거 같은데…
알식이 실제로 (내가 다인플에서 당해봤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ㅎㅎㅎ
신나요 그럼 평균적으로 비탈 게임은 다인플이 더 좋은 거 같아요?
수현 꼭 그런 거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둘이서 하면 좋은 점은, 플레이 타임이 많이 안 걸리니까 루즈한 게 없다는 게 있어요. 그래도 다인플만의 매력은 있는 건데, <갤러리스트>는 그걸 못 느껴봐서 아쉽긴 하고요.
알식이 <갤러리스트>의 경우에 다인플을 하면 킥아웃 시스템 때문에 튕겨나간 사람이 액션을 한 번 더할 수 있거든요. 그거 때문에 플레이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게 있어요. 전에 3인플 했다가 토할 뻔도 했어요. ㅎㅎ
신나요 그러면 <갤러리스트>는 2인 추천이다?
수현 그런데 그러면 2인이서 할 때는 킥아웃에 영향을 별로 안 받으니까 의미가 좀 약하지 않나…
알식이 재미로 따지면 3인이 더 재미있을 수는 있겠고…
신나요 그럼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킥아웃 시스템이 <갤러리스트>의 묘미라고 한다면, 다인플이 그걸 좀 더 잘 느끼게 해 주겠지만 대신 그 단점으로는 플레이 타임이 늘어지는 게 있다.
수현 맞아요. 그리고, (다른 장점으로는) 작가 발굴해서 제가 키워주는 느낌도 마음에 들고, 유명해지게 만들어서 제 배도 불리고 하는 그런 것도 좋아요.
신나요 비탈이 가만 보면 진짜 주제를 다양하게 잡아요. 그리고 유로 게임 중에서는 되게 현대적이거나 SF 테마도 다뤄가면서 테마를 세련되게 잡는 느낌이 있어요. <이스케이프 플랜>도 정말 흔치 않은 거라, 테마적인 초이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수현 그러면서 테마를 억지로 우겨넣은 느낌이 아니라 잘 구현해 놨다는 게 대단하고요.
신나요 그럼 명실상부 1위로 넘어가기 전에, 오늘의 겉절이 이야기 한 번 해 봅시다.
알식이 그래도 같은 이안 오툴이니까…
수현 박스 크기도 같고요. 너무 당연히 비탈 게임이라고 착각했어요. ㅎㅎ <로코코>도 되게 좋아하는 게, 지금 이 6개 게임 안에서도 상위권이에요.
신나요 오, 그 정도로군요?
수현 쟤도 한 10번 이상 돌렸을 정도예요. 게임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초보들도 잘 따라오고요. 패션 업계에서 옷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판매하고, 돈 벌고 명성 얻는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놨고요. 그 와중에 자리 싸움하는 눈치도 필요하고. 카드 덱 빌딩 시스템도 신선하고 특이한 게 좋아요.
신나요 와, 설명 진짜 잘 하신다. 알식이님. 인터뷰는 이렇게 하는 거예요오~~
알식이 정말 배우고 있어요. 기가 막히다. ㅎㅎㅎ
신나요 여기 책장 전체 소개해 달라고 해도 다 해주실 거 같아. ㅎㅎ 자, 그럼 이제 마지막! 대망의 1위!
수현 <비뉴스>는 제일 최근에 산 게임이고, 또 아직 많이 돌려보진 못했어요. 그런데 이건 제가 룰마를 어느 정도 해서 그런지 애착이 좀 더 가요.
신나요 오오, 저건 거품 무는 게임 아니에요? ㅎㅎ
수현 생각보다 할 만한 게임이었어요. ㅎㅎ
알식이 (나직이) 아직 2010년 버전을 안 해서 그래… ㅋㅋㅋㅋㅋ
수현 ㅋㅋㅋㅋ 맞아. 2016년 버전으로만 해봤어요. 2인플이랑 3인플 돌려봤는데, 와인 만드는 액션도 잘 되어 있고요. 생각보다 되게 빨리 끝나요. 턴 수가 정해져 있고 타이트해서, 내가 딱 필요한 액션만 정확하게 골라서 하지 않아서 한 액션만 낭비해도 손해를 많이 보는 느낌이 있는데요. 그 타이트함 안에서 짜맞추는 재미가 좋아요.
신나요 비탈 게임들은 뭘 하든 보상을 주니까 로스를 걱정할 만한 게임들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비뉴스>는 좀 예외적인 구석이 있나 보군요?
수현 <비뉴스>에서는 턴을 한 번 날리면 손해를 크게 보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한 번 한 번(의 선택)이 되게 소중한 게임이에요. 그래서 다른 (비탈) 게임하고 되게 다른 느낌이 있어요. 2010년 버전도 되게 해 보고 싶은데, 기회를 못 잡았어요. 그건 또 많이 어렵다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해 보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신나요 <웨더 머신>도 당연히 펀딩 들어갔겠네요?
수현 그렇죠, 그렇죠.
알식이 비탈 아저씨 꺼는 믿고 들어가죠. 저 아저씨 게임을 되게 좋아하는 이유가, 뭘 해도 납득이 가요. 행동 사이 연관성도 눈에 딱 들어오게 좋고 현실적으로 와닿으니까.
수현 억지로 안 해도 되고, 이걸 해야 이게 잘 되네 느낌이 딱 있거든요.
신나요 그러고 보면 비탈 게임은 운 요소는 정말 적죠?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 몇몇 구성물이 랜덤하게 나오는 정도 말고는요.
수현 그런 거 말고는 진짜 내가 잘 해야 되는 게임이죠. 그래서, 내가 잘 해서 잘 됐다, 이런 느낌이라 성취감이 있거든요.
알식이 <이스케이프 플랜>은 진짜 운빨 게임이긴 한데 ㅎㅎ
신나요 우리 아내가 왜 비탈을 좋아하는지 알겠어요. 자기 할 거 잘 해서 성취감 느껴지는 게임을 참 좋아하거든요. 제가 사실 비탈 게임을 제대로 돌려본 게 하나도 없고 규칙서만 몇 개 읽어본 정도에다 사람들이 하는 얘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뭔가 좀 이해가 되네요. <웨더 머신> 규칙서도 읽어봤는데, 게임 되게 괜찮을 거 같아요. ㅎㅎ
수현 <웨더 머신> 오면 <로코코>가 쫓겨나겠네요. 어디 놓지?
알식이 저 칸에 다른 게임들 위에 가로로 넣어야 할 거 같은데… ㅋㅋ
신나요 딴 이야기이지만, 두 분도 집에서 모임을 열고 있잖아요?
수현 네. 그런데 모임에서는 이런 게임은 잘 돌리기 어려워요. 쉬운 게임을 정해서 돌리는 게 더 많으니까. 그러다 보면 가끔은 저희가 하고 싶은, 조금 난이도 있는 게임 할 때는 미리 “이런 이런 게임 합니다”하고 3인플 정해서 부르거나 해요.
신나요 모임 하면 보통 몇 사람 정도 와요?
수현 보통 4인이나 6인 모임이에요. 6인이면 3명씩 나눠서 두 테이블 하고…
신나요 그렇군요. 어쨌든 집에 새로운 사람들 불러서 모임을 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해요.
수현 같이 게임하면서 친해지면 좋죠. 그래도 매번 그럴 수가 없고, 한 번 왔다가 다음부터 안 오시는 분들도 있죠.
신나요 그래요. 오늘 두 사람 이야기 되게 잘 들었어요. 재미있는 거 나오겠어요.
알식이 저희도 진짜 재미있었어요. 우리 쪽 모임에 다른 분들도 인터뷰 필요하면 소개를 좀 시켜드릴 수도 있는데요.
신나요 아니, 그건 괜찮아요. 아까 집에 사람 초대한 거 이야기를 꺼낸 것도 있지만, 이 인터뷰의 모토 중에 하나는, 보드게이머란 집에 다른 사람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도 찾아가는 것이 편하고, 저를 부르는 것도 편한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의미가 커요. 그러니 이 원고를 위해 모르는 사람을 굳이 꼭 만나려는 생각은 없어요.
알식이 그렇군요.
신나요 대충 줄여서, 두 사람이 저에겐 소중한 인연이다 정도로 정리합시다. ㅋㅋ
수현 ㅎㅎㅎ 저희도 오늘 이야기 되게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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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 글 퀄리티가 장난없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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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화 나눈 거 정리한 거라서 수월하게 썼습니다. ㅎㅎ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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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딸칸이라니 갱장하군요ㅋㅋ
되게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ㅎㅎ -
갑자기 제 아내의 비탈 칸을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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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부럽습니다 ㅠ 이런 인터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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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아직 몇 사람치는 더 할 수 있을 거 같으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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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젠가 저렇게 만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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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직 저렇게 못 만들고 있으신 건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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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책장 용량이 딸려서 작가별로는 커녕 되는대로 쌓아두고 있답니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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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ㅋㅋㅋㅋ 그냥 예쁘기만 한 게임이 아니었군요. 저는 비탈 게임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네요.ㅎㅎㅎ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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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 게임 규칙서 보면 눈이 팽팽 돌아갑니다. ㅎㅎ 기회 되시면 하나 접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사람들의 취향은 확실히 타는 게임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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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플랜 사진이 신기하군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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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이 테스팅 버전이었던가 봅니다. ㅎㅎ 사진을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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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웨더머신 둑흔둑흔. 언제 오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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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드게임 전용방이 있었음 좋겟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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