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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봄, 그리고 가정의 달에 읽을만한 책들 몇권
  • 2022-05-19 15:41:42

  • 7

  • 326

Lv.31 Van.D.Z
5월이고 가정의 달이니만큼, 오늘은 오랜만에 봄에 어울릴만한 가슴 따뜻해지는 소설 몇권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 소개 및 줄거리 요약은 당연히 직접 썼습니다.


1.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어머니와 헤어지고 고향을 떠났던 기억,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에 대한 어렴풋한 추억. 가슴 저리기에 더욱 돌아오고 싶지 않던 고향에 돌아온 남자의 앞에는, 이제 여느 도시와 다를 것 없는 풍경만 펼쳐져있을 뿐입니다. 달라진 고향의 모습에 그는 어색해하지만, 줄곧 고향에 살아온 친구에게는 그저 언제나 보던 마을의 모습일 뿐이죠. 남자는 마음 속의 정지된 추억 속에 갇힌 고향의 시간을 천천히 앞으로 돌리며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걸음이 하나하나 쌓여갈 수록, 어머니가 숨겨왔던 사실, 그리고 그 마음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갑니다. 과거와 현재,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가슴 따뜻한 성장 힐링 소설. 앞에서 줄거리 요약 소개한 권두 작품을 포함해 5편의 집과 가족에 대한 단편소설이 실려있습니다.


2.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외면당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화려한 벚꽃이 흩날리는 봄의 풍경은 누구나 사랑하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벚나무 가지가 앙상해지고, 겨울바람에 차갑게 얼 때까지 우리는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 삶의 영속적인 온기는 얼마나 멀리 퍼질 수 있을까요? 꽃구경의 열풍도 지나고, 벚꽃지는 계절에 우연히 마주친 남과 여. 죽고 싶은 여자와 그녀를 구하고 싶은 남자.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나무가 왜소하게 변해가는 계절마저도 따뜻하게 감싸안는 이야기. 한번 끝까지 읽고 나면 그 여운을 참지 못해 누구나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게 된다는 전설의 명작.


3. 유리고코로



"유리고코로, 그렇구나. 나에게는 유리고코로가 없었던 거구나."

결혼을 약속했던 약혼녀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아버지는 췌장암 말기를 선고 받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마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행복의 중심에서, 어느 날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남자. 인생의 부조리한 순간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던 남자는, 어느날 누구 것인지 모를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일기장 안에는 마음속의 빈곳을 찾아 헤매던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유리고코로를 찾아 방황하던 어린시절부터, 새로운 유리고코로를 찾아내고 다시 잃어가던 순간들, 다시 유리고코로를 찾아 헤매던 채워지지 않는 순간들을 읽어나가며, 남자는 일기 주인의 사랑과 슬픔,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가족이라는 구원에 점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남자는 일기의 주인이 누군지 깨닫게 되고, 서로를 알지 못했던 가족들에게 기적같은 이해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독자로서는 읽는 내내 감정의 동요를 멈출 수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슬프기에 기쁘고, 기쁘기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성장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



4.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때로는 음악이 마법을 보여 줄 때가 있다."

피아노는 좋아하시나요? 이 소설은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에게서 영감을 얻은 음악 성장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만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평범한 음대생인 주인공. 학비를 마련하려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연습을 할 시간이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그에게 마지막 남은 기회는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악단에 입단하는 것뿐입니다.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달려가는 주인공. 하지만 운명이 그를 비웃기라도 하는듯, 예기치 못한 사건만 계속 일어나고...

등장인물들의 마음의 선율이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이 어우러져 독자의 마음에 콘체르토처럼 흘러들어오는 유려한 음악 소설입니다. 주인공처럼 현실에 쫓기는 독자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친 짐승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 영감을 준 바로 그 소설.  

세상에게 이해받지도 못하고, 스스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는, 그저 '짐승'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존재. 그러나 그렇기에 희망의 상자를 거침없이 열어제끼고, 오직 사랑을 외치며 예정된 비극을 향해 기꺼이 달려갑니다. 다소 현학적인 이야기 전개와 불친절한 설명(도대체 그 짐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도)이  때로는 읽는 이를 어리둥절함에 빠뜨리기도 합니다만, 그 어리둥절이야말로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당신에게 가장 위대한 사랑 소설이 될 것입니다. 괴물 혹은 천재라고 불리는 위대한 소설가 할란 엘리슨의 1969년 휴고상 수상작.


6. 일곱명의 술래잡기



중년의 남자가 있습니다. 가족도 일도 모두 잃고 벼랑 끝에 몰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술래잡기(정확히는 '다루마가 굴렀다'라는 놀이로, 우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입니다.)하던 추억의 장소로 찾아갑니다. 언제나 술래가 등을 돌리고 '다루마가 굴렀다'를 외치던 커다란 벚나무는 여전히 그대로 우뚝 서 있었습니다. 남자는 벚나무에 밧줄을 묶어놓고 옛 소꿉친구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하루에 한명씩 정해서, 일주일 동안. 통화내용은 그저 평범한 안부얘기일 뿐이지만, 사실 남자는 죽을지 말지를 이 전화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바로 목을 매자. 하지만 일주일 동안 매일 통화에 성공하면, 어떻게든 힘내서 살아보자. 하지만 일주일째 되는 날 남자는 당황하고 맙니다. 애초에 계산이 잘못되었던 거죠. 7명의 친구들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자기자신을 빼면 1명이 모자랍니다.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던 남자는 결국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겁니다. 그리고 상담원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점점 친구들과의 옛 추억이 되살아나고, 이 전화를 계기로 7명의 소꿉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이게 됩니다. 자살이라는 소재 자체가 자극적이기도 하고 민속학적인 내용들도 들어있다보니 책 표지는 좀 우울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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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39 물고기a
    • 2022-05-19 15:45:13

    짙은 함정의 향기가 느껴지는 글이군요 추천합니다
    • Lv.31 Van.D.Z
    • 2022-05-19 15:52:01

    정성껏 정직하게 썼습니다.
    • Lv.47 폭풍먼지
    • 2022-05-19 20:23:31

    • Lv.19 그라운
    • 2022-05-19 16:19:29

    미스터리 소설 말고도 다른 장르도 추천해주시는군요!! 라고 생각했는데..
    • Lv.31 Van.D.Z
    • 2022-05-19 16:23:26

    거짓말은 한 마디도 안 썼습니다.
    • Lv.42 아따기야
    • 2022-05-19 17:01:36

    제목그대로 순수할까봐 걱정했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
    • Lv.31 Van.D.Z
    • 2022-05-19 17:21:50

    가슴에 손을 얹고 정직하게 썼습니다
    • Lv.47 채소밭
    • 2022-05-19 18:41:06

    전혀 모르는데도 너무 느껴지는 함정의 향기...!
    • Lv.31 Van.D.Z
    • 2022-05-19 18:46:33

    일단 한번 잡숴봐요.
    • Lv.53 상후니
    • 2022-05-20 02:18:19

    깜빡 속을 뻔 했네요ㄷㄷ잘 읽었습니다ㅋㅋ
    • 우보천리
    • 2022-05-20 13:48:31

    아, 룰북 추천인줄 알고 들어왔는데.....ㅎㅎㅎ
    • Lv.16 jullian
    • 2022-05-20 17:14:54

    요즘 남자친구가 추천해주는 책들이 대부분 자기개발서나 수필이라 취향에 안맞았는데,
    소설 추천을 보니까 아래 소개글만 봐도 읽고싶은 마음이 잔뜩 생기네요. 장르 취향이 이렇게나 중요하군요. 좋은 추천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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