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라운입니다.
오늘은 <구룡투>를 분석해보겠습니다.

1. 구룡투는 어떤 게임인가?

코보게의 첫 와디즈 펀딩이자 1억 5천 펀딩액으로 7000% 성공했었던 보드게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 지니어스>에 나왔던 "흑과 백" 데스매치를 아시나요? 해당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잘 변형시켜 구현한겁니다. 
홀수로 된 흑색 타일과 짝수로된 백색타일, 1~9까지 있으며 더 큰 수를 낸 사람이 승리합니다.
이때 숫자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전략이 매우 중요한 게임입니다.
영문명도 인걸 보면 전략게임임을 알 수 있죠.
 

2. 어떤 점이 "흑과 백"과 다른가?

위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시작 타일이 "0"대신 "1"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수학적으로 의미는 없지만요.
중요한 점은 <구룡투>에서는 "1" 타일이 "9"를 이깁니다. 이 점이 승률에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해당 규칙은 '승부의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추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2020년 11월.12월호 보드게임 월간지
과연 해당 규칙이 승률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3. 어떤 숫자를 먼저내야할까?

어떤 숫자를 먼저 내는게 좋을까요? 높은숫자를 먼저냈다가 나중에는 낮은 수밖에 남지 않아 탈탈 털릴 수 있죠.
그렇다고 낮은 수를 먼저냈다가는 5연패를 당하고 질 수가 있습니다.
이걸 수학적 확률로 계산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귀찮았던 저는 그냥 코딩으로 100만번 시뮬레이션을 돌려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ㅎ

위와 같이 코드를 짜서 실행을 했습니다.
이때, 상대는 나의 수에 관계없이 랜덤하게 숫자를 아무거나 놓습니다. 사실 이래서 체감 확률과는 많이 달라지겠죠..

그 결과는 위 그림과 같습니다.
네...추세선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완벽한 랜덤입니다. 즉, 뭘 먼저 낼수록 유리하다는 게 없습니다.

구룡투와 흑과백에서의 승률 차이를 보면, 승률이 평균 38%정도에서 39%정도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동점이 나는 상황이 좀 더 배제됩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데, 높은수를 내버리면 초반에 이기는 대신 "1"이 남을 확률이 높겠죠? 만약 1이 9를 못이긴다면
나머지를 역전당해 동점이 나오기 쉬운데, 1은 9를 이기므로 동점이 될 확률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개발자(아마도 개발4팀)분들이 의도하신 "긴박감"은 잘 구현된 것 같네요. 

4. 그럼 그냥 운빨게임 아닌가요?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위 시뮬레이션에서 <구룡투>는 수학적으로는 가위바위보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컴퓨터는 생각없이 1이든 9든 그냥 랜덤으로 내기 때문에 "1" "중간 수" "9"를 그냥 "가위" "바위" "보"로 바꾼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내가 "9"를 냈는데 졌다면 상대방이 1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8"을 냈는데 졌다면 상대방이 9라는 것도 알 수 있고,
7을 냈는데 상대방의 백색타일에 졌다면 상대방의 9가 빠졌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반대로 2를 냈는데 이겼다면 상대방이 1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1은 9를 이긴다'라는 규칙은 타일 추리를 더 쉽게 하게 해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은 "추리"라는 걸 합니다. 상대방이 뭐가 빠졌는지 확인하고, 뭐가 남았는지 체크하여 본인의 수를 계산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 위의 승률을 추리를 바탕으로 더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전략'이라는 걸 세웁니다. 먼저 높은 수를 내는 전략. 먼저 낮은 수를 내는 전략. 두 전략간의 승률차이는 위에서 확인했듯이 없습니다.
즉, 중간 수 싸움에서 상대방 타일을 바탕으로 추리를 해서 얼마나 적은 차이로 이기느냐가 이 게임의 승리를 판가름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1명이라도 무지성으로 낸다면 운빨게임, 2명 다 추리를 한다면 전략게임이 되는 아주 좋은(?) 게임이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결론: 뭘 먼저내냐는 상관없고 중간 숫자인 5, 6, 7 정도의 타일에서 이기는 사람이 이긴다. 5, 6, 7로 이기려면 상대방의 전략을 추리해야한다.

<구룡투>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