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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보드게임 이야기] California
  • 2006-07-26 02: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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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좋아하고 열광하는 반면, 저로서는 그리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있는데, 역시 취향이라는 것이 작용하는 취미 생활인지라,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은 절대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Michael Schacht 역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게임 중, [Kardinal & König/Web of Power](이 게임은 China라는 게임으로 재판이 되었죠)와 [Hansa]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그나마 [Kardinal & König] 괜찮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alifornia]를 구입했던 이유는, 아마도 새로운 게임에 갈급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너의 지름욕구 때문이라고 왜 인정 못하니..-.-;;)

플레이어는 캘리포니아의 언덕에 있는 대저택을 유산으로 물려받았지만, 너무나 낡아서 손봐야 할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플레이어들은 12일 동안 내부 인테리어를 멋지게 해야만 합니다. 가끔 이웃들이 관심을 갖고 선물을 들고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목적은 최고로 멋진 인테리어를 해서, 이웃들에게 많은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특별한 게임 보드는 없고, 각자에게 주어진 저택 보드와 가게, 그리고 은행 보드가 있습니다. 가게 보드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곳에 마루 타일과 가구 타일이 깔리게 됩니다. 은행 보드에는 4개의 금화가 깔리게 됩니다. 이제부터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에 다음 두가지 액션 중 하나를 해야만 합니다.

1. 은행에서 금화 한개를 가져온다.
2. 가게에서 마루, 또는 가구 타일을 구입해 저택에 배치한다.

특별히 관심있게 보아야할 부분이 바로 타일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타일의 구입가격은 은행에 남아있는 금화의 수만큼입니다. 즉, 은행에 금화가 3개가 있다면, 타일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은화 3개가 된다는 것이죠. 일단 가구를 저택에 배치하려면 먼저 같은 색깔의 마루 타일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마루 타일을 가져오면 항상 기존에 있던 같은 색깔의 마루와 인접해서 배치해야만 합니다. 역시 타일을 배치할 때에는 바닥에 표시된 비용을 또 지불해야만 하죠. 마루를 깔면 다음에는 같은 색깔의 가구를 그 위에 배치할 수 있는데, 가구를 배치하게 되면 해당 색깔의 가구에 관심이 있는 손님이 방문을 하게 됩니다. 이 손님이 게임의 주요 득점원 중 하나인데, 만약 손님이 방문할 때 그 저택에 이미 다른 손님이 있다면, 뒤에 오는 손님은 항상 선물을 가져옵니다. 이 선물은 나중에 1점으로 계산합니다. 또한 보다 점수가 높은 보너스 타일이 있는데, 해당 보너스 타일에 만족하는 형태로 가구타일을 배치하게 된다면, 즉시 보너스 타일을 가져와 이후에 점수로 계산됩니다. 이렇게 각자의 턴을 진행하다가 가게 보드 한쪽의 타일이 모두 떨어지거나, 은행의 금화를 모두 가져가게 되면 하루가 끝나고, 양쪽 보드에 타일과 금화가 다시 채워지면서 다음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12일이 지나고 나면 게임이 종료되고,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게 됩니다.

굉장히 간단한 규칙만큼이나 게임 진행도 역시 간단합니다. 특별히 깊고 진지한 전략을 요구한다면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나 할까, 적절한 순간에 나오는 타일들을 가져와 배치하는데 특별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네요. 일단 득점이 되려면 손님이 방문하도록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최대한 빨리 서로 다른 색의 가구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에 이미 있던 손님이 다른 플레이어가 가구를 놓으면서 데려가게 되면,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죠. 또한 모든 타일이나 돈, 점수가 공개가 된 상태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이 사람 게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누가 해당 보너스 타일을 먼저 가져가게 될지 눈치를 많이 보게 됩니다. 결국 필요한 타일이 있다면 일찍 그 타일을 가져갈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 마련한 장치가 대출과 다락방입니다. 대출은 돈이 부족할 때 돈을 끌어올 수 있는 임시 방편이죠. 대출을 받으면 3원을 받고 이후에 4원으로 갚아야 하는데, 만약 게임이 끝날 때에도 갚지 못한다면 2점 감점이 됩니다. 또한 다락은 필요한 가구가 있지만 당장에 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잠시 다락에 두었다가 해당 마루가 깔리면 바로 깔 수 있는, 일종의 Keeping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결국은 타일운에 의해서 게임이 좌우된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때에 타일이 나와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점 때문에, 하루 하루를 쉽게 끝낼 수가 없게 됩니다. 하루가 끝나면 다음 사람은 선택권이 많아지는 대신에, 자신의 선택권은 가장 마지막으로 찾아오기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게임이 우려한 만큼 빨리 끝나지는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가족게임으로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Architekton]에 너무 실망해서 차기작에 커다란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그래도 예쁜 컴포넌트와 함께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할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이런 게임이 좋아질 때가 오겠죠... ^^


* 2006년 3월 24일 플레이

한두번 더 플레이 해보니, 처음의 밋밋했던 느낌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그리고 몇가지 점에서 저의 첫인상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하루를 끝내면 다음 사람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준다고 했는데, 그것도 그리 좋은 점이 아닌 것이, 첫턴을 시작하는 사람은 타일을 비싸게 주고 사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공개된 상황에서 견제성 플레이가 많이 나오게 되니, 게임을 잘 아는 사람들끼리 플레이를 한다면 꽤 치열해질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역시 한번 해가지고서는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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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2 Equinox
    • 2006-07-26 07:18:12

    음... 글세요. 샤흐트의 [건축가]도 자기 살 길만 바라보는 '선량한' 사람과 하게 되면 어떨지 몰라도, 상대에게 타격을 입혀야 한다는 신념으로 게임에 임하는 사람 두 명이 하게 되면, 꽤나 치열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있게 했습니다. 샤흐트가 만들어 내는 2인 게임들이 얼추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입니다. 리슐리외도 그렇고, Rat Hot도 그렇고... 마주 앉은 사람의 게임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모양입니다. 제 경우는 샤흐트의 게임치고 재미없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건축가]에 대해 너무 악평이 쏟아지기 때문에 잠깐 옹호성 발언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기 갈 길만 챙기는 사람과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완전한 타일운 + 심심 게임이 되어버리지만, 자신의 한 수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끊임없이 궁리하는 사람(다른 말로 태클 플레이어)과 함께 하게 될 경우, 자기 차례 돌아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가 되더군요.

    물론, 다른 종류의 압박을 즐기는 분들께는 큰 매력 요소가 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샤흐트 게임 특유의 태클 플레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충분한 재미를 보장해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태클 플레이어를 사랑하자. -_-;
    • Lv.12 Equinox
    • 2006-07-26 07:27:39

    댓글 달면서 떠오른 생각인데, 전심님은 시스템에 의한 압박은 즐기지만, 상대방에 의한 압박은 그다지.... ^^;;

    샤흐트가 파이두티와 함께 디자인한 게임들이 꽤 됩니다. 그런 게임들이 하나같이 파이두티의 성향이 강하다는 생각이었는데, 돌이켜보니, 샤흐트 역시 만만치 않은 게임 성향인 것 같습니다. 파이두티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그의 게임들이 시스템보다는 상대방에 의한 압박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되어있군요.

    예컨대 [Hansa]도 자기 차례 앞에 하는 사람이 계속 애먼 곳으로 배를 보내버리면, 심한 압박을 받게되고, [캘리포니아]도 자기 앞에서 계속 갈아 엎으면 자금난에 허덕이게 됩니다.

    지난번 플레이에서 느낀 것이지만, [왕과 추기경]도 상대방에 의한 압박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아, 샤흐트의 특징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파이두티와의 공작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샤흐트 역시 전심님께 호평을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핫핫~
    • Lv.2 아자!
    • 2006-07-26 08:42:57

    좋은 리뷰 잘보았습니다^^
    • 2006-07-26 11:53:06

    흑, 오랜만에 올라오는 리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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