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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보드게임 이야기] Logistico
  • 2006-07-26 02:10:57

  • 0

  • 1,004

음...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모임 후기를 안쓰다 보니까 다른 글들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버리는데, 게시판이 뜸한 것이 좀 그렇더군요. 그래서 [소감과 후기] 게시판에 그다지 많이 올라오지 않은 게임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들을 덧붙여 보고자 합니다. 그냥 초보 보드게이머의 졸평이지만, 게임을 즐기시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읽다가 무슨 얘긴지 모를 부분이 나오면, 그냥 게임 한번 해 보세요. ^^





2003년 Essen 박람회 때 소개가 되고, 그곳에 참석했던 Bruno Faidutti가 Age of Steam 만큼이나 머리가 아픈 게임이라고 평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게임이길레 그때까지 가장 압박이 심하고 머리가 아픈 게임인 Age of Steam보다 더하다는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죠. 거기다 물류/운송에 대한 게임이니 관심은 더 했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또 다른 물류/운송 게임인 Roads & Boats 때문이었습니다. 문명을 발전시키는 것이 다른 요소가 아닌 수송에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비슷한 테마를 가진 Logistico로 대신 만족하다는 마음이 컸던 탓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이 게임을 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보드게임 정기 모임 중에 보드게임 쪽에 계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만한 분들이 이 게임을 하셨는데, 게임 내내 이렇게 '머리 아픈' 게임이 없다는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나중엔 Errata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요.) 저도 궁금해 해보고 싶었던 차에 구해서 직접 플레이를 해보았더니, 너무 소문이 컸는지는 몰라도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내 사람의 머리를 끊임없이 돌게 만드는 요소가 가득한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나중에 Roads & Boats를 해보고 알았지만, 역시 같은 테마를 입고 있기는 했지만, 둘이 전혀 다른 게임이었더군요.

게임은 각 플레이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운송수단을 이용해서 5개의 섬에 있는 상품들을 정해진 곳에 수송하면 되는 것입니다. 게임판에는 5개의 섬이 있는데, 바다 지역까지 포함해서 운송수단이 움직일 칸수를 셀 수 있는 구역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비행기가 다니는 공항에서부터, 트럭이 다닐 수 있는 길도 있죠. 각 구역에는 색깔 있는 디스크가 깔리고, 그 위에 나무 큐브를 놓습니다. 이것이 바로 상품이죠. 특정 색깔의 상품을 같은 색깔의 디스크로 운반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운송수단에는 배, 비행기, 그리고 트럭이 있습니다. 당연히 배는 바다를, 트럭은 육지를, 비행기는 공항 사이를 움직이게 됩니다. 이 운송수단을 이용해서 상품을 운반하게 되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운송수단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상품을 운송수단에 실을 때와 내릴 때, 그리고 운송수단을 이동시킬 때 각각 한 액션으로 간주되며, 사용한 액션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됩니다. 사용한 비용은 자신의 자금(이것이 곧 점수)에서 감소가 되죠. 이 액션을 하는 중에 운송한 상품을 팔 수가 있지만, 그것도 아무때나 팔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용한 총 비용보다 얻는 수익이 작아서는 안됩니다. 즉, 지금까지 액션을 수행한 비용이 9 Logi 였다면, 8 Logi의 수익을 얻는 상품을 팔 수 없다는 뜻이죠. 이 점이 게임을 어렵게 만듭니다.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지만 얼마나 적게 비용을 들이느냐가 중요하죠. 그래서 최단 경로를 찾기 위해 고심하게 됩니다.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틈틈히 적은 비용으로 운송을 해서 비쌀 때 팔아넘기므로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초반 라운드에는 수익 없이 조금씩 이동시켰다가, 중반이나 후반 라운드 비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때 파는 전략을 사용해 볼 수도 있죠. 하지만 그것도 만만하지 않은 것이, 순서상 모든 플레이어가 배를 먼저 움직이고, 그 다음에 비행기, 트럭을 움직이기 때문에, 세 운송수단 간의 Combination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운송수단에 상품을 실은 상태로 라운드를 종료하게 되면 저장료가 들어 상품 한개당 3 Logi씩 깎이게 되죠. 남이 가져갈 것을 걱정해 마냥 실어놓을 수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규칙 자체는 매우 간단하지만, 그 간단한 규칙이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떻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낼 것인가 하는, 마치 퍼즐과도 같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다른 플레이어와 많은 부분 얽히고 섥혀 있기 때문에(다른 플레이어가 먼저 상품을 가져간다든지...) 훨씬 더 머리가 아파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고 Age of Steam 만큼 머리가 아프다라고 하는 것은 조금은 over 아닐까 생각하구요, 마지막에 운송수단을 팔아버리는 장면에서는 배를 움켜쥐고 웃을 수도 있는 장면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그렇게 즐거울 수도 있는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ction Point 형식의 게임과 크게 다르지도 않기에, 장고하는 플레이어가 나와버리면 게임이 지리해지는 단점도 있을 수 있지만, Brain Burnning을 좋아하신다면 꼭 플레이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단, 첫 플레이 때에는 5인플 금지라는 권장사항을 기억하시구요. ^^

검색해 보시면 Love Holic님께서 쓰신 간략 리뷰도 있습니다. 그걸 읽어보시면 더 도움이 되실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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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8 geek
    • 2006-07-26 02:13:41

    아...2년전인가..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할 때 보드게임 매니아 두 분과 보드게임쇼핑몰 사장님과 함께 플레이 했었는데, 쇼핑몰 사장님이 승리하자 누군가가 "역시 유통에 강하셔~ 전공인 사람이라 다르구만~" 하는 말에 배꼽을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첫 기억이 상당히 좋았던 게임인데 그 후로 접할 기회가 없어서 잊고 있던 차에 이렇게 후기를 보니 새롭네요.. 이 게임을 한 번 해보고 이 정도 상세한 후기를 남기시다니..대단하십니다. 저는 정신없이 했던 기억밖에..ㅎㅎ 나중에 꼭 다시 해보고 싶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 Lv.12 Equinox
    • 2006-07-26 07:34:21

    게임인원이 2~5인이라고 되어있지만, 2인은 많이 심심합니다. 3인도 첫 게임에서는 다소 압박이 느껴졌지만, 다음 게임부터는 어느정도 보이기 때문에 수월하더군요.

    다만, 5인 게임으로 하게 될 경우, 심각한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처음 하는 사람에겐 5인 게임 금지라고 했을까나...

    매우 간단한 규칙에서 이처럼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작(秀作)이 나왔다는 것이 새삼 놀랍고,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이 다소 아쉽더군요. AoS에 비교할 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정도의 관심밖에 끌지 못할 게임은 아닌 것 같은데...

    어쨌거나, 전심님의 배-비행기-트럭의 화려한 삼각공조 플레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하게 만들더군요. 과연 5인 게임에서도 그런 삼각공조 플레이가 빛을 발할 것인지.... ^^;
    • Lv.2 비형 스라블
    • 2006-07-26 10:27:15

    이거 참... ㅋㅋ 잘 읽었습니다. :) 꼭 해보고 싶은 게임 중에 하나인데 말이죠. ^-----^
    • 2006-07-26 11:05:16

    트럭을 비행기나 배에 실을 수 있게 하는 하우스룰도 많이 돌죠.
    물론 더 재밌는건 아니지만, 왠지 트럭을 다른 운송수단에 싣고 싶은 욕망이....ㅋ
    • Lv.1 파우스트
    • 2006-07-26 12:44:20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리뷰가 올라온지 얼마 안되어
    사고팔기에 막 올라왔네요 ^^
    두분의 궁합이 잘 맞으시는 듯 ㅎㅎㅎㅎㅎㅎ

    못 보던 게임이 나오면 또 스물스물 구하고 싶어지네요.
    ^^
    • 2006-07-26 16:33:50

    자신의 트럭과 배를 팔때의 허전함이란......ㅎㅎㅎ
    • Lv.3 보라색하늘
    • 2006-07-26 20:08:07

    보기보다 머리를 싸매게 하는 게임인가 보네요.

    아뭏든 이런 리뷰만 보면 자꾸 해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려서 큰일이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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