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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2006.9.22] 보드게임 단편 - 아틀랜틱 스타
  • 2006-09-26 03:05:10

  • 0

  • 1,126

Lv.1 인연
"제기랄! 그만 엎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미친 모모란 작자가 괜찮은 배가 경매에 나올 때마다 계속 돈으로 시장을 갈아엎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걸까? 그의 음흉한 속내를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내가 혼란에 빠져 헤매고 있는 동안 드디어 ‘아틀랜틱 스타’가 경매에 나왔다.

미국 최고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능력 9의 세상에 몇 대 밖에 없는 배다. 심장이 마구 떨려오기 시작한다. 이 배는 반드시 사야한다. 오늘 내가 여기 온 목적이 ‘아틀랜틱 스타’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나의 꿈! 나의 희망! 땀이 마구 흘러 쥐고 있는 돈을 모두 적셨다.




“엎어!”




모모가 호탕하게 웃으며 돈을 하늘로 던졌다.




“아! 이런 미친!”




던져진 돈과 함께 내 꿈도 같이 날아갔다. 아아....... OTL.......

이건 정상이 아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혹시 나를 미워하는 누군가가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고용한 사람은 아닐까?

미친 모모의 웃는 얼굴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정말 다시 보니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인간이 살수 없는 불모의 땅에 얼마 전에 친구를 보냈고 자신도 또한 곧 그곳으로 가려한다는 것 같다.

하긴 오늘 경매장에 나온 사람들 모두 흔히 볼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뿐이다.

캐나다에서 온 듯한 청년은 누군가와 전화로 자꾸 거래를 하며 뭔가를 꾸미는 듯 하고 성직자 요한이라는 사람은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렇게~♪ 하면~ 안되~♬.”




도대체 저 노래는 뭐란 말인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가사와 기이한 음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오늘 괜찮은 배를 구하지 못하면 나의 회사는 망하고 만다! 절대 망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다짐을 해도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별로 시덥지 않은 배들을 자꾸 구매하여 대서양 파트를 채웠고, 한술 더 떠 태평양 파트는 선 계약한 조건의 배들을 맞추지 못해서 제날짜에 항로를 계설하지 못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엎어!”




“음....... 엎어!”




“또 엎어!”




“묻지 말고 엎어!”




요한과 캐나다 청년 역시 돈을 미친 듯이 뿌려대며 같이 망해가고 있었다.

처음엔 둘 다 부자였지만 어느덧 한 푼도 남지 않게 되었고, 캐나다 청년은 이곳저곳에 전화를 해대며 돈을 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대출 받은 돈 또한 사라져 갔다.

그리고 결국 캐나다 청년은 거지가 되었다.

그도 이제 지쳤는지 체념한 듯 힘없이 중얼거리며 음료수의 남은 얼음을 깨먹었다.

요한 역시 죽을힘을 다하여 성가를 불렀지만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미친 모모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매는 끝이 났고 미친 모모를 제외하고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망해버렸다.

아아,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인가. 안타깝고 아쉽지만 이미 승부는 나버린 것이다.

좌절하여 엎드린 등 뒤로 미친 모모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대로 끝내야 하는가.......

조금 전의 떠올리기 싫은 실수들이 밀려와 다시 승부욕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깐! 기다려!”




나는 얼른 일어나 미친 모모를 향해 크게 외쳤다.




“그대로 그냥 보낼 순 없다. 이집트에서 다시 승부를 내자!”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던 미친 모모가 모두를 돌아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하하하! 좋아요. 갑시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성직자 요한과 캐나다 청년 역시 굳은 얼굴로 모모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곧 입에 웃음을 머금었다.




“좋소. 이집트로 갑시다.”




“잠깐. 물 좀 마시고.”




“저는 화장실 좀.”




“그렇게~♪ 하면~ 안되~♬.”




나는 이집트를 향하여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다.

운명의 타로 신을 부리는 여인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곳.

전설의 땅 이집트.

그곳에서 승부사들의 새로운 싸움이 다시 시작되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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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인연
    • 2006-09-26 00:29:08

    후기랄까요-_-;;;;
    • Lv.1 뚱지구리[인천]
    • 2006-09-26 00:31:14

    엎어의 추억~~~괜히 제가 찔립니다......
    • Lv.1 메롱한상태
    • 2006-09-26 00:53:16

    ㅎㅎ 찔리는 분 몇 계실껄요..ㅎ.ㅎ
    • Lv.1 인연
    • 2006-09-26 01:09:30

    아, 글의 전개상 인물의 성격에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crazy 모모님, 가나다님, 요한님, 미주랑님 죄송합니다 이해해주시겠죠?^^;;;
    • Lv.1 netics
    • 2006-09-26 02:23:53

    참신한 후기군요. ^^
    • 2006-09-26 08:20:12

    쿨럭... 가나다님이;;; 캐나다에서 온 거라서 가나다였나보군요. ㅡ_ㅡ;;;;;
    아틀랜틱 스타만 보고 클릭했다가 리플에 제 닉이 있길래 놀라서 내용을 다시 봤다는;;; --;
    흐음;;; ㅋㅋㅋㅋㅋ

    기발해요;;; 덜덜;;;
    • 2006-09-26 10:51:02

    후기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음 단편이 기대되네요. ^^*
    • Lv.30 가이오트
    • 2006-09-26 13:15:17

    이정도는 써 주셔야죠.. 암요..
    그런 의미에서 쫀득쫀득
    • Lv.1 인연
    • 2006-09-26 13:50:47

    ㅎㅎ 감사합니다
    하지만 초코초코
    • Lv.13 타이드
    • 2006-09-26 16:03:14

    리뷰 잘 봤습니다..
    그러나 초코퍼지...
    • 2006-09-26 16:46:06

    호,,,미주랑님 오랜만에 아이디 보게 되는군요,,,
    • 2006-09-26 19:47:03

    네^^;; 오래간만이어요; 안녕하세요^^
    • 2006-09-28 23:58:31

    캐나다에서 온 사람이라.........................한방 먹었는데요-_-;;
    • 2006-09-29 00:13:13

    그리고 그때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던것 같네요...정말 ㅠㅠ
    • Lv.1 인연
    • 2006-09-29 01:23:38

    아.... 내일 덥치는건 아니겠지-_-;;;;;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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