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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애인 크리스마스선물로 지른 바퀴벌레 포커와 카후나 후기입니다☆
  • 2008-12-07 22:38:31

  • 0

  • 1,843

모자를 살까 가방을 살까 구두를 살까, 책이 좋으려나 퍼즐이 좋으려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온라인쇼핑을 하던중

그래24 GIFT코너에서 보드게임관련 카테고리를 발견! 보드게임도 괜찮겠다 싶어 쇼핑몰을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흘러흘러 도착한곳은 divedic*.com이라는 보드게임 전문 쇼핑몰이었습니다.

평소 곰돌군이 모노폴리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던 것을 생각해서 이거라면 독특한 물품이기도 하고

곰돌군도 좋아하겠다 싶어서 두근두근하며 질렀습니다!!

이런저런 평가를 꼼꼼히 살핀 끝에 제가 좋아하는 전략과 블러핑(일명 뻥카)이 모두 함유(...)된 카후나☆ 한세트와 바퀴벌레 포커를 질렀습니다. 어제 도착했는데 성질급한 토깽은 어서 곰돌군이 기뻐하는걸 보고싶어서
..

택배박스를 뜯지도 않고 그대로 줘버렸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ㅠㅠ 곰돌군 그렇게 즐거워하는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전에 겨울에 쓸 가죽장갑을 사줬을 때는 데먼데면하더니(너무 놀라서 고마워할 틈도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영 께름칙) 보드게임인 것을 알고나서는 당장 해보자며 어쩜 그렇게 해맑게 좋아하던지 역시 선물하는 기쁨이란 이런것이구나 했습니다 +ㅁ+

이어 시작된 카후나...;;

저도 처음이고 곰돌군도 처음해보는 게임인데 어찌된 일인지

두판 모두 제가 이겼습니다. 그것도 10:3, 9:3이라는 점수차로;;

두판 모두 지더니 곰돌군 마음에 스크래치를 입은것 같아 보였습니다. 바퀴벌레 포커를 하자더군요;;

-ㅁ- 왠걸 카후나때는 그렇게 지지부진하던 곰돌군이 무려 네판 중 세판을 이겼습니다!! 토깽 대 참패!! 크윽 ㅠㅠ 억울하다!

.. 집에오면서 왜 토깽은 카후나에서는 그렇게 큰 점수차로 모든판을 다 이겼는데(그래봐야 두판에 두판이긴거.(...)) 바퀴벌레 포커는 그토록 굴욕적으로 진 것일까를 분석했습니다.(저 이런것 좋아합니다. 내가 왜 틀렸을까,ㅋ)

카후나는 섬을 지배하기위해 카드를 모으고 카드를 이용하여 섬 사이에 다리를 놓아 차례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전략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지금 당장은 이 카드를 쓴다면 섬 하나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역은 너무나 부실합니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변수를 쓴다면 무너지고 맙니다. 반면에 3라운드로 진행되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최종적으로 3라운드에서 만들어 낼 점수를 위해 게임을 진행한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겨우 두판한 주제에 아는척..) 3라운드가 게임의 모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1라운드에서 이겨봐야 1점, 2라운드에선 2점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얻은 나의 지배권(예를들어 섬 8개를 차지했으면 8점)이 그대로 점수화되는 3라운드를 위한다면 버려도 되는 라운드입니다. 마스터피스(...)를 위한 러프스케치 정도로 쓰고 버리면 되는 라운드라는 거죠. 실제로 저는 1라운드가 끝날 때 까지도 지배권은 두개 뿐이었습니다. 두 판 모두요. 반면에 곰돌군은 첫게임에선 6개, 두번째 판에선 4개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었죠. 이 판세는 두번째 라운드에 들어서면서 뭉개지기 시작해 3라운드가 시작할때는 제 지배권이 6개, 곰돌군의 지배권은 2개에 불과했죠. (첫번째 게임의 경우)곰돌군과 제 지배판도가 1라운드와 완벽히 반대되는 형세를 가지게 된 거죠. 저는 두 게임을 모두 이렇게 이겼습니다.

반면에 바퀴벌레 포커를 2인이 하는 규칙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64장의 카드중 10개를 뺍니다. 나머지를 반으로 나눠서 각자가 가지고, 한명씩 카드의 뒷면을 상대방에게 보이며 이것은 **카드라고 말합니다. (64장의 카드는 8장씩 8종류의 동물이 그려져있습니다.) 상대방은 그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합니다. 만약 내가 바퀴벌레 카드를 노린재카드라고 말했는데 내가 한 거짓말을 상대방이 알아채고 그것은 거짓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거짓말에 실패했기 때문에 노린재카드를 내가 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같은 종류의 카드를 5개 먹게되거나 내 차례가 되었는데 상대방에게 보일 카드가 한 장도 남지 않게되면 나는 지게되는 겁니다. 이 단순한 규칙의 게임에서, 저는 계속해서 곰돌군에게 희롱당하고 놀림당하며 패배했습니다.(...)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지 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곰돌군이 실실 웃으며 블러핑을 하는데 확 돌아버리겠더군요. -ㅁ-..

자 그럼 다들 대충 감을 잡으셨을겁니다. 카후나는 전체를 바라보는 게임입니다. 평소에도 쓸데없이 많은 걱정을 하며 계획을 짜고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제 성격에 맞춤(...)게임인 거죠. 목표를 정하고, 전체적인 구도에 맞춰 조금씩 이루기만 하면 됩니다. 포커는 아닙니다. 지금 이 카드를 가지고 속여넘기지 못하면 즉각즉각 내 몫의 카드가 많아지며 숨통이 조여지는 겁니다. 물론 게임을 많이 플레이해 본 분들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네번의 게임을 해 본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순발력이 상당히 요구되는 게임이죠. 곰돌군의 성향이 꼭 그렇습니다. 단순합니다. 오늘내일 걱정 안하고 지금바로, 순간순간 즉흥적인 결정을 잘 합니다. 그렇다고 경솔하지도 않습니다. 지나서 보면 그의 결정이 항상 최선이었음을 알게됩니다. 단순하게 이루는 결정이 가장 효율적이고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아님을 곰돌군은 잘 압니다. 모든 것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저와는 정 반대죠. 결국 저는 카후나에서는 우세했지만 포커에서는 졌습니다.

집에오는 버스에서 곰돌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빠, 나 왜 포커에서 자꾸 졌는지 알것 같아. 오빠는 포커할때 무슨생각하는지 모르겠어. 실실 웃고 헛소리 해대서 짜증나고 완전 화나. 오빠 사기꾼기질이 좀 있는 것 같아. 응, 나 사기꾼 기질있어! 나 중학교때 맘에 안드는 축구화랑 운동화 학교에 가져가서 애들한테 다 팔았잖아. 뭐 내가 사기쳐서 팔았다는건 아니고 쓸만한건데 아깝잖아. 애들 구슬려서 다 팔았지뭐.-_ - 오빠 이거 어때? 내가 전체적인 계획을 잘잡고 오빠는 장사꾼기질이 농후하니까 둘이 사업하는거야. 내가 기획하면 오빠가 영업이랑 마케팅을 하는거지. 오 좋은생각이다.

결과적으로 보드게임을 선택했던 것은 참 잘한 일 같습니다. 카후나에서 너무 큰 차이로 자꾸 제가 이겨버려서 좀 미안했지만 바퀴벌레 포커에선 제가 속터질뻔 했으니 이로서 쌤썜이라고 생각합니다. :)


http://cla007.egloos.com/1217927

원글링크입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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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8-12-07 22:57:10

    안그래도 서늘한 옆구리를 뼛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글이네요... 이번 겨울은 또 어떻게 날런지... 흙...
    • Lv.30 가이오트
    • 2008-12-07 23:10:21

    싸군은 아직 어리잖아여 뭔 걱정이 있나여...
    • Lv.2 bbbbbbbbbbb
    • 2008-12-07 23:34:56

    이건 뭐 리뷰를 가장한.........;;

    아무튼 저도 전략보단 블러핑이나 협상스탈이라 이해가되네요.ㅎ
    • 2008-12-08 00:12:54

    헉 본의아니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ㄷㄷ..(...)
    • 2008-12-08 00:44:54

    본문의 글을 보면서.. 덧글이 어떻게 달릴지 뻔히보이는 후기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한마디..
    .
    .
    "잘~ 하셨습니다. "
    .
    .
    쿨럭
    • 2008-12-08 06:53:45

    두명이서 바퀴벌레포커를..흠.
    • 2008-12-08 16:05:09

    Siren / 뭘 걱정하세요~
    캐빈이 있잖아요 ㅎㅎ
    저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여느때처럼 캐빈과~
    • Lv.1 부릉부르릉
    • 2008-12-08 18:30:40

    (너무 놀라서 고마워할 틈도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영 께름칙)
    • Lv.15 팬지꽃꽃말은
    • 2008-12-09 12:06:33

    크리스마스때는 솔로들끼리 보드게임 모임을....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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