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굴디굴입니다.

오늘은 아레아 빅 박스 10 번, 럼주와 명예의 리뷰입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노틀담과 진년을 디자인한 Stefan feld 입니다.
노틀담, 진년 역시 멋진 게임입니다만, 럼주와 명예 역시 너무도 멋지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럼주와 명예를 해보고 나서 아레아의 떠오르는 샛별,
Stefan feld 씨의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분 작품으로 로마와 장미의 이름
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언젠가는 구해서 해보고 싶네요.

웬지 게임 아트웍이나 테마가 맘에 들어 사기는 한 참 전에 샀습니다만,
배울 기회가 없어 집에서 썩히고 있다가 요전에 이수에서 팔로미노님께
겨우 배웠습니다.

아레아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가 "웬지 어려울 것 같다" 라는 느낌입니다.
아레아의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인 푸에르토리코의 영향일까요?

아레아 게임들을 접하기 전에는 이건 좀...이라고 하면서 쉽게 시작하기가
어려운 느낌이 있는 게임이 많습니다만, 제가 최근에 아레아 시리즈를
쭉 배우면서 느낀 점은 아레아 게임은 오히려 다른 게임들 보다 "쉽다" 라는
것입니다.

물론 상자를 열면 촘촘히 박혀있는 작은 종이 토큰이나 컴포넌트들이 사람을
압도합니다. "럼주와 명예" 도 예외는 아니어서, 펀칭해야할 종이 칩의 갯수에
일단 질려버리게 됩니다.




처음엔 이 타일효과를 전부 어떻게 외워야 하나 뭐 그런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시작해보니, 게임 중에 외워야 할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왜냐! 바로 럼주와 명예의 보관 트레이는 지금것 보아온 어떤 게임 트레이보다도
예술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든 종류의 타일을 전부 나눠서 보관 가능하다. 거기에, 투명한
뚜껑까지 있어 보관시 옆으로 세우거나 눕혀도 타일이 절대 쏟아지지 않는다. 최고! =ㅅ=)b




이렇게 모든 타일을 트레이에 정리한 뒤, 게임 진행 중에 선장이 이동한 지역과
같은 타일을 뽑기만 하면 됩니다.


게임 방식도 엄청나게 심플. 모든 플레이어는 해적을 10 명씩 가지고, 길 한 칸당
해적을 한 명 씩 놓으면서 가고 싶은 지역으로 선장을 유도하기만 하면 됩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도착하면, 돈을 얻거나, 새로운 동료를
맞이하거나, 마을의 경비대와 싸우기도 하고, 지도나 보물을 얻기도 하면서
승점을 늘려나갑니다!




열심히 승점을 모아라! 하지만 항상 뚜껑을 열었다고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독전갈을 집어서 마이너스 점수를 먹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각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몇 번의 이동을 마치고 나면,
더 이상 길에 놓을 해적의 숫자가 모자라서 패스를 하게 되는데,
패스를 한다고 해서 바로 라운드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이동에 사용
되지 않은 해적들끼리 좀 더 편안한 잠자리 쟁탈전을 벌이게 됩니다!!!!



1 등은 편안한 침대, 2 등은 해먹, 3 등은 돛대 위?!


잠자리 쟁탈전은 모두가 주사위를 굴려서 숫자가 가장 적은 순서대로 탈락하는
서바이벌 모드! 가장 마지막까지 싸워 이긴 해적이 가장 편안한 침대를 차지하고,
3등을 차지한 해적은 자다가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는 돛대 위에서
불안하게 잠이 들어야 합니다!




그럼 남는 인원들은 잠도 못자고 또다시 다음날 강제 중노동으로 혹사를...?


이렇게 잠자리에서 까지 싸움을 벌이는 해적들과 부딫혀 가며, 모든 플레이어가
한 번씩 선을 잡으면 게임이 종료되고, 지금까지 모은 모든 승점을 계산합니다.




특이하게도 지도는 같은 색의 지도를 서로 붙여야 점수로 인정된다. 반쪽 자리
지도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겠지 =ㅅ=;



처음에는 엄청난 숫자의 컴포넌트와 웬지 복잡해 보이는 구성에 과연 괜찮을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실제로 해보면 너무도 쉽고 간단한 게임입니다.

요전에 리뷰로 올렸던 "마녀의 항아리" 보다도 더 쉬운 것 같습니다. =ㅅ=;

아레아 하면 웬지 정통적이면서도 전략적이고 치열한 수 읽기 싸움 게임을
연상하지만, 실제로 마녀의 항아리나 럼주와 명예만을 보자면 아레아 게임이
딱딱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고 오히려 아레아에서 이런 게임이?
하는 신선함 마저 받게 되네요 Σ(0ㅅ0

그렇지만 파티게임 같은 단순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으면서도 게임의 깊이나
구성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몇 번을 반복해도 지루하지 않도록 맵을 여러 모양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놓았고,
주사위를 이용한 변수를 이용해서 먼저 들어간 사람이 항상 좋은 걸 차지하는 것을
견제한 점도 훌륭합니다. (* 물론 주사위가 안나오면 우울하지만요!)



게다가 게임 도중에 럼주통을 주우면, 럼주통을 사용해서 자신의 주사위를 무려
2 번이나 더 굴릴 수도 있답니다! 점수를 포기하고 럼주통을 주워서 확률을 올려
다른 플레이어와의 점수 경쟁에서 이길 것인가? 아니면 주사위는 운에 맡기고
점수를 많이 확보해서 치고 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도 의외로 전략적이면서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라 정말 즐겁기 짝이 없습니다.


캐리비언의 해적 OST 를 틀어놓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자니, 정말로 이 게임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아레아 시리즈 치고는 생각보다 덜 알려지고 리뷰나 매뉴얼도 없어, 부족하나마 소개를
해보았습니다. 이러한 게임이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아레아 게임이라고 하면 푸에르토 리코! 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께 색다른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유쾌한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 작품, 럼주와 명예였습니다.





어쨌든 이 가격에 이 정도 컴포넌트를 가진 게임이 흔한 건 아니다. 질러라! 기왕이면 2 개!


(사진 출처는 전부 Board Game Geek 입니다. 저 처럼 사진 찍는 재주가
없는 사람에게는 정말로 다행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