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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보드게임 펀드 매니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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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1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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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메모선장
펀드 매니저 리뷰
나름 화제의 국산 보드게임 펀드매니저입니다. 중국에서 뽑았기에 구성품에는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더군요. 카드와 계산기를 제외하면 중저가형 부루마불과 비슷한 것이 뭔가...이건 4만원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게다가 말이 널뛰기를 해도 될 정도로 휘어있는 이 보드는 뭔가 아쉬움이 남지만 어쨌든 게임성은 훌륭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샤를마뉴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의 숫자 토큰, 그리고 돈, 주식 시트 한 장을 받습니다. 테이블 중앙에는 시세 보드와 론델 시스템 느낌이 좀 나는 액션 보드가 자리합니다. 선 플레이어부터 원하는 숫자 하나를 뒤집고 그만큼 행동 마커를 전진시킵니다. 그리고 멈춘 자리의 액션을 취합니다. 시작 지점으로 돌아오면 일주 보너스를 받습니다. 트레이드 칸에서 주식을 사면 얼마를 샀건 해당 주식 가격이 1 달러 올라가고, 팔면 1달러 내려갑니다. 간단하죠. 플레이어들이 담합하여 주가를 조금씩 올리거나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고 시장을 변동시키는 요소가 다수 존재합니다. 일단 행동 보드 위에 주사위를 굴려서 짝수 회사나 홀수 회사의 주가 몇달러 변동하거나 한꺼번에 오르내리는 칸, 그리고 블루칩이라는 것이 붙어서 해당 주식은 주가가 오를때 2배로 오르는 칸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 카드와 정보 카드가 있는데, 시장 카드는 특정 회사의 주가가 변하거나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야만 하는 등의 효과를 갖고, 정보 카드는 비슷한 반면 턴 진행중인 플레이어가 내용을 본 뒤에 사지 않음으로써 수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보카드는 대개 주사위를 굴려 그 정보의 진위를 판별합니다. 예를 들어 블루 모터스가 오를 조짐이 보이고, 그 확률이 1~4라면 그 정보를 사들이고 블루 모터스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좋겠죠.
시스템은 이와 같이 수수한 편인데,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행동 보드의 사용입니다. 만일 행동 보드가 주사위로 움직이는 것이었다면 이 게임은 완벽한 랜덤 도박판으로 전락했을 것입니다. 주식 게임인데 구매 칸이 안걸리면 게임이 안되겠죠. 토큰 시스템은 초반에는 원하는 액션을 수행할 수 있게 하면서 후반에는 원치 않는 시장 변화를 일으킬 수 밖에 없게 만들어 전략적 재미와 랜덤적 재미를 적절한 수준에서 조합였습니다. 그리고 원치 않는 행동의 발생이 주사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랜덤성이 고급합니다(행동보드에 있어서는). 주사위를 굴려서 몇이 나왔기 때문에 하는 행동과 다른 플레이어의 선택 때문에 유발되어 하는 행동 두 가지를 비교해보시면 이 시스템이 어째서 좋은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식 토큰 대신 시트를 채용한 것도 현명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이 게임은 어콰이어와 달리 1000주 이상 매매됩니다. 10주가 기본 단위니 각 색깔과 10, 100, 1000단위로 토큰을 만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매매할때 알아보기도 좀 힘들겠죠. 계산기까지 사용해야 하는 게임이고 단위가 높은 만큼 시트의 도입은 개인적으로는 옳았다고 봅니다. 토큰이 들어갔으면 가격이 아마 5만원을 넘어갔겠죠.
다만 아쉬운 점은 대처할 길이 없는 시장 변화(갑자기 어느 회사 주식이 반토막 난다든가)로 인해 어느 플레이어가 갑자기 갑부가 되면 그를 끌어내릴 방법이 여러 플레이어의 담합을 통한 주가 조작과 랜덤 뿐이라는 것입니다. 주가 조작도 여럿이 산 주식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는 안되겠더군요. 올려놓으면 갑부가 0 하나 더 붙은 단위로 사니까요. 결국 담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주가를 조금씩 깎는 것 뿐인데 그 사이에 갑부는 다른 것 사면 그만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카드와 행동판의 시장 랜덤 변화 뿐인데, 랜덤이니까 원하는대로 되리라는 법이 없지요. 결론적으로 이 게임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현실의 주식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정보 수집과 기회 잡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끌어내리는 것보다 자기가 올라가려고 하는 게 나은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펀드매니저는 원한다면 어느정도 랜덤적 요소를 피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운 요소가 작은듯 하지만 큰 사건 한번 터지면 누군가 대박 나거나 쪽박 차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운 요소가 매우 크며, 사람들마다 선호도가 상당히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고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사실상 주식을 왕창 산 다음 주가를 조작하는 것, 혹은 담합, 쌀 때 사서 조금 오르면 바로 팔기 등등 얼마 없는 반면 카드 한 장, 주사위 하나로 그 전략이 박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민들이 열심히 10주씩 사고 팔 때 윗분들은 1000주로 한 턴에 만 달러씩 벌어들이는 모습을 보며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정보 수집'이라는 선택적 랜덤 요소를 집어 넣어 이런 사태를 나름대로 방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마저 주사위 운에 좌우되며 원할 때 발동할 수 없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펀드매니저는 모노폴리와 어콰이어의 중간적 난이도를 가진 경제 게임으로서 전략적 재미는 조금 덜한 한편, 웃고 떠들만한 파티 게임의 재미와 돈으로 돈 버는 경제 게임의 재미를 잘 조합한 국내 보드게임의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 천주씩 거래하는 큰 손을 소액 투자자 둘이 어찌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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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 정말 그게 단점이더군요, 한번 달리면 막을길이 없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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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때라도 한번 대박을 터뜨려봐야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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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기엔 보드가 거의 공중에 떠있네요 ^^;
궁금했던 게임인데 리뷰잘봤습니다. -
저녀석도 슬픔이 참 많은 녀석인가 봅니다.
보드가 너무 잘 울어요.
뚝~!! -
눈여겨 보던 게임인데 리뷰 감사드립니다.
생각보다 괜찮을것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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