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굴디굴입니다.

주말에 북동기류님께 켈티스와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을
배워서 둘 다 플레이해보고 짧막하나마 감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켈티스,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의 경우, 4 명까지 플레이
할 수 있다. 라는 특징 외에도 가장 크게 변한 점이라면
전작인 로스트 시티 (2 인용 게임)과는 달리, 단순히 카드로만
점수를 얻는 방식이 아닌,

- 유물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 과 소원의 돌 (켈티스)
- 그리고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점수 타일
- 그리고 밟으면 원하는 말을 한 칸 앞으로 움직일 수 있는 타일

이렇게 3 가지의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전의 2 인 로스트 시티보다는 훨씬 더 쉽게(?) 앞으로
전진할 수가 있고 게임의 템포도 좋아졌습니다.

먼저 기본 점수 외의 유물과 소원의 돌 점수는 반드시 일정
갯수 이상 얻어야하는 점수입니다. 즉, 전작에서는 단 한 쪽의
유적만 진행해도 일정 이상의 점수를 벌 수 있었던 것이,
(왜냐하면 어중간하게 진입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하나의 유적만 노리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품에 있어서는 유물과 소원의 돌을 얻기 위해서
5 개의 유적 중 최소 3 개 이상 골고루 진입을 하지 않으면
점수를 얻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카드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됩니다.

예전에는 적은 카드로 5 개의 루트를 전부 공략하는게 사실 상
힘들었으며 (카드 숫자가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또한 상대방이 낸 카드를 보면서 어느 정도 내가 이 카드를
써도 좋을지 쓰지 말고 기다려야 할지를 타이밍을 재는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카드가 2 셋트씩 0 - 10 까지 있으며,
같은 숫자의 카드를 내는 것이 가능하고, 또한 작은 숫자부터
내든, 큰 숫자부터 내든 둘 중의 하나로 내는 것이 가능하므로,
이전 보다는 확실히 여러개의 루트를 공략하는 것이 편해졌습니다.

또한 앞으로 한 칸 전진하게 해주는 사다리 타일의 존재가
더욱 더 빠른 전개를 도와줍니다.

즉 켈티스,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은 기존의 로스트 시티에서
<카드를 내려놓음으로서 전진한다> <어느 정도 이상 전진하지
않으면 오히려 리스크가 된다> 라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말 그대로 시스템의 일부만을, 혹은 테마의 일부만을 빌려온
다른 게임이 되었다고 봅니다.

한 편으로는 투자 카드 (x2, x3 , x4) 가 없어지고 대신
큰 모험가와 큰 말 (점수 계산시 2 배) 만 남아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좋아하는 게이머로서는 아쉬운 점도 없지 않군요.

아쉬운 점은, 각 루트에 놓여있는 점수 타일 및 유물 점수가
게임 밸런스에 약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생각됩니다.

3인플 이상일 때도 그렇지만, 2 인플 이상일때는 빨리 전진하는
쪽이 먼저 유물을 먹는 방식이다보니, 어찌되었건 먼저
전진해서 유물이나 소원의 돌을 획득하는 쪽이 큰 폭으로
승리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또한 2 인플 이상 3,4 인플의 경우, 오히려 로스트 시티 전작보다
훨씬 더 카드 사용이 빡빡해져서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거의 전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고, 자칫 잘못하면 원 사이드
게임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즉, 어느정도 실력이 비슷한 플레이어가 비슷하게 점수를 얻어나간
다기 보다는, 인내심을 발휘 못하고 카드를 먼저 내려놓거나
정말 카드 운이 더럽게 없는 사람, 그리고 한 장 잘못 내려놓거나
하는 실수를 하는 쪽이 질 가능성이 큰(?)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물론 이러한 단점도 있지만 2 인플만 가능하던 로스트 시티를
훌륭하게 4 인플로 만들어놓은 것과, 각종 요소를 추가하여
멋지게 리디자인한 라 박사에게는 감탄을 금치 못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글판 켈티스는 좀 더 아이들이나 여성 취향이,
그리고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은 남성들이 좋아할 테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켈티스는 점수 표시도 간결하고 계산하기도 좋은데
반하여, 로스트 시티 보드게임은 점수 칩을 따로 받는 식이어서
달성감이 있더군요.

그리고 새로 추가된 룰 중의 하나가 5 개의 말이 후반 에리어에
진입하면 게임이 즉시 종료된다. 라는 점.

이것 때문에 종종 게임이 끝나는 타이밍이 망가져서 어쨌든
<사람들이 앞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았더군요.

이전의 로스트 시티 처럼 <남은 카드를 계산하면서> 후반에 달리는
플레이는 힘들게 된 것이 유감이라면 유감일까요.

어쨌든 같은 시스템 하나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라 박사의
재능에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밖에는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장시간 여러번 플레이는 좀 무리.
보드 게임 입문자나 2-4 명이 모였을 때 한 번 가볍게 즐기는 파티
게임에 가깝다고 봅니다. 좀 더 무겁고 심각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 추천이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재밌는 게임이 있을 때
또 찾아뵐게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