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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리뷰] Hammer of the Scot(해머 오브 더 스캇)
  • 2009-06-08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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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mer of the Scots


photo by Hero

인기 있는 뭇 워게임은 놔두고 이제 와서 콜롬비아게임즈의 Hammer of the Scots를 꺼내 들고 리뷰를 쓰고 앉았습니다. 말하자면, 시대를 역행하는 리뷰랄까요. ;)
옛날 옛적 콜롬비아게임즈가 100$ 이상 무료 배송을 하던 시절에, 다다에선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달리던 블록 워게임이 지금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였습니다. 조악한 컴포넌트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고, 해외구매의 까다로움이야 이놈이나 저놈이나 마찬가지일 터인데, 유독 찬밥신세인 콜롬비아의 워게임을,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또는 메인스트림 GMT에 대한 일종의 반발심리로, 그렇게 Hammer of the Scots를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워게임이라곤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초보게이머이므로 뭔가 심도 있는 리뷰일랑은 기대 마시고, 아하~ 이런 게임도 있었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사진의 출처는 BGG입니다. 사진의 하단에 원작자를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Block Wargames이란?

카드 드리븐하면 GMT가 떠오르듯, 블록 워게임하면 곧바로 콜롬비아 게임즈가 떠오릅니다. 블록시스템이야말로 콜롬비아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죠. 블록시스템을 워게임에 사용한 것이 콜롬비아가 최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콜롬비아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워게임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GMT와 다른 개발사에서도 블록시스템을 활용한 워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GMT의 Europe Engulfed와 FAB: The Bulge가 유명하죠). 이제 살펴보겠지만, 편의적인 목적에서 블록 시스템은 워게임에 상당히 적합한 구석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Hammer of the Scots, Rommel in desert, FAB: The Bulge의 블록 photo by Rusty Ballinger

일반적으로 블록 워게임은 채색된 나무블록의 한쪽 면에 부대정보를 나타내는 스티커를 붙이고, 부대정보가 플레이어 자신에게만 보이게 놓음으로써 전장의 불확실성(fog of war)을 구현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토큰 대신에 블록을 옆으로 회전시킴으로써 간단히 데미지나 변경된 유닛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장의 불확실성이라는 건, 결국 가이스터즈(Geisters)와 스트라테고(Stratego)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셈입니다만, 이 블록이 어떤 유닛인지 뿐만 아니라, 현재 체력 상태 등의 세부적인 정보까지 차단함으로써, 보다 은밀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전투 등에 의해서 블록의 정보가 공개되고 나면, 다음엔 상대 플레이어에게 어느 정도의 예상을 허락한다는 점에서 쌍방에 ‘전장의 불확실성’을 충실하게 구현해주는 셈입니다.

그리고 블록의 회전에 의한 유닛정보의 변경은 일반적으로 데미지토큰이나 카운터를 위아래를 쌓는 대신에 보다 간편한 방식으로 전투결과를 표시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게임에 따라 다르지만, Hammer of the Scots의 경우 블록의 네 변에는 유닛의 힘을 표시하고 있고, 공격을 받으면 90도씩 회전하여, 힘이 단계적으로 줄어듦을 표시합니다. 물론 전투가 끝나고 나면 이 정보는 상대방에게는 자동적으로 차단되죠. 이는 컴포넌트와 룰의 간소화를 가져옵니다.


Hammer of the Scot의 블록들 photo by Ronster Zero

이처럼 워게임에서 블록시스템은 룰의 간소화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들이 전장의 불확실성을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그러니깐 상대 유닛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거나 종이에 적어두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데 비해, 블록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실제로’ 볼 수 없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룰을 빌릴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블록의 회전으로 각종 카운터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고 말이죠(불행하게도 몇몇 블록게임은 카운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

물론 룰의 간소화라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며, 실제로 몇몇 워게임 마니아분은 블록 워게임의 뻔한 메커니즘과 간소한 룰을 싫어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으로, 블록시스템은 다소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워게임을 보다 ‘게임’답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합니다. 세밀한 지도 위에 블록으로 추상화된 부대, 돌려세움으로써 상대가 나의 부대를 볼 수 없게 만드는 간단한 메커니즘. 그룹지어진 부대들의 이동과 후퇴, 공격과 방어. 무엇보다 맵을 가운데 놓고 시나리오에 따라 천연색의 블록을 배치해놓고 나면 터져 나오는 감탄! 그게 바로 블록 워게임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Hammer of the Scots은 어떤 게임?

Hammer of the Scots은 13세기와 14세기를 걸친 스코틀랜드의 독립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좀 더 영화적으로 표현하자면 잉글랜드의 정복왕 에드워드 1세와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의 전쟁을 다룬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ammer of the Scots이란 말은 전장에서 죽은 에드워드 1세가 자신이 죽거든 정복한 스코틀랜드의 땅에 자신의 비석을 세워서 'Hammer of the Scots(스코틀랜드의 망치)‘라 새겨두라는 유언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은 영화 <브레이브 하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어쨌든 Hammer of the Scots은 월레스가 저항군을 조직하여 영국군에 대항하는 ‘Braveheart'와 월레스가 죽고 난 다음의 귀족들이 주도한 독립전쟁(사실은 왕좌가 목적)인 ‘The Bruce’의 두 가지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각 시나리오에 따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귀족 세력도와 유닛의 배치는 달라지게 되며, 각지에서의 전투를 통해 더 많은 귀족을 휘하에 두는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독립전쟁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역사이지만 <브레이브 하트>라는 한 편의 영화 덕분에 쉽게 와 닿는 편입니다. 오히려 스코틀랜드는 착한 편, 잉글랜드는 나쁜 편이라는 쓸데없는 편견이 생기기도 합니다만, 여하간 재밌는 역사적 순간임에 틀림없으며, Hammer of the Scots는 이를 게임에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드와 블록의 초기세팅 photo by Tom Kielce


스코틀랜드 측에서 본 잉글랜드의 병력 photo by James fehr

Hammer of the Scots을 얘기할 때 곧잘 불균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Hammer of the Scots에선 기본적인 이동, 전투 룰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룰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 다르게 적용됩니다. 특히 유닛의 파괴와 보급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동-전투-보급이라는 간단한 메커니즘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룰북을 뒤적이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는 되도록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게임 상에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 뒤에 조금 자세히 다뤄 볼 텐데, 어쨌건 워게임으로서 상호불균형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유독 Hammer of the Scots의 경우는 그게 까다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게이머의 접근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룰의 역사적 구현에 대한 당위만 이해한다면, 달리 말해 왜?! 그런지 이해만 한다면 룰 자체는 익히긴 쉽습니다.

일 년에 다섯 장의 이동 및 이벤트 카드를 받고, 각자 한 장씩 내면서 자신의 부대를 이동시키고, 이동의 결과로 전투를 하고, 이렇게 5장의 이동 및 이벤트 카드를 사용하고 나면 겨울나기라는, Hammer of the Scots 특유의 휴전기간을 거쳐, 이듬해 봄이 되면 병력을 보충하고, 다시 5장의 이동 및 이벤트 카드를 받고…….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이 게시물에 전체 룰을 다룰 수 있을 만큼 룰은 간단합니다. 그래서 Hammer of the Scots은 워게임하면 복잡한 룰과 긴 플레이 타임 때문에 입문을 망설이셨던 분들에게는 최선의 입문작이 아닌가 합니다. (참고로 같은 디자이너의 Crusader Rex는 더 간단한 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Hammer of the Scots은 뭐가 다른가?


① 귀족

게임에는 보병, 기병, 궁병과 같은 일반적인 유닛과 함께, 월레스, 에드워드 1세, 스코틀랜드 왕과 같은 특수한 유닛, 그리고 문제의 귀족 유닛이 있습니다. 귀족은 각자 고유의 심볼과 맵 상의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심볼의 바탕색깔 차이로 Bruce와 Comyn 소속으로 구분됩니다. 이들은 스코틀랜드의 귀족가문으로서, 시나리오에 따라 스코틀랜드 측이냐, 잉글랜드 측이냐 편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이들이 다른 유닛과는 달리 전투 결과에 의해 힘 0이 되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에 붙어 버린다는 것! 이는 곧 Hammer of the Scots 전략의 핵심이 되는데, 귀족을 복속시킴으로써 병력 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이 종료되는 시점에 더 많은 귀족을 확보한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결국 귀족에 의해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는 것이지요.

이는 당대 봉건사회의 권력시스템을 잘 구현해 놓은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가문이 왕권을 차지했던 잉글랜드의 역사를 비춰봤을 때, 휘황찬란한 가문의 깃발이 그냥 세워진 것은 아니라는 거죠. 하여, 그들은 일개 유닛이 아니라, 가문 그 자체입니다. 더 강한 편에 서는 것이 그들의 질서입니다. 단, Moray가문만은 스코틀랜드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결코 잉글랜드 편에 서지 않으며, 힘이 0이 되면 완전히 파괴됩니다. 가문의 몰살을 의미하는 걸까요? 룰의 낭만적인 변용입니다.

또 재밌는 룰은, 스코틀랜드의 왕을 추대하는 이벤트입니다. 잉글랜드에 의해 정복당한 뒤이므로 스코틀랜드는 왕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벤트를 통해 한번 왕을 추대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이란 프랑스에 위배 중인 Balliol을 귀환시키던가, Bruce나 Comyn의 귀족 중 하나가 왕이 되는 것입니다(세부 조건은 생략합니다만, 요구되는 조건이 각 다릅니다). 어느 쪽이 되었던 스코틀랜드의 왕이 서면 귀족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즉각 편을 바꿉니다. Balliol왕이 귀환했다면 역사적으로 왕권을 놓고 싸웠던 Bruce 귀족들은 즉각 잉글랜드 편으로 돌아서고, Bruce나 Comyn 중 하나가 왕이 되면 그 반대편 귀족들은 또 즉각 잉글랜드 편으로 돌아섭니다. 어제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 되는 격이죠. 권력은 그렇게나 매혹적인가 봅니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귀족의 편이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전장의 분위기는 예상 못 한 방식으로 뒤집히기도 합니다. 이런 의외성은 특히 잉글랜드 측에 더 크게 작용하는데(이후 겨울나기 참조), 이 전쟁이 본래 잉글랜드 측의 정복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사실적인 페널티가 아닌가 합니다.


② 겨울나기

오늘날에도 그악한 잉글랜드날씨지만, 특히 스코틀랜드의 기후는 지독하기로 유명합니다. 황무지와 북부의 험악한 산악지대는 더욱 겨울을 나기 힘들게 만들죠. 덕분에 겨울이 되면 귀족은 자신의 영토로 되돌아가야 하며, 다른 부대도 현재 지역에 머무르며 겨울나기를 나기 위한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그 지역엔 수용할 수 있는 병력의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초과한 부대는 해산해야 합니다. 게다가 침략군인 잉글랜드의 경우 보병을 제외한 궁병과 기병과 같은 특수 병과는 스코틀랜드의 혹독한 날씨를 버티지 못하고 무조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잉글랜드로서는 스코틀랜드의 겨울이 뼈아픈 셈이죠.

이런 식으로 귀족이 자신의 영토로 돌아가 갔을 때, 이미 영토가 상대편의 유닛에 의해 점령당한 경우라면, 그는 또 즉각 편을 바꿉니다(!). 귀족의 귀환 순서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이므로, 잉글랜드 입장에선 뼈아픈 경우를 많이 당하게 되죠. 본국으로부터 많은 부대를 이끌고 실컷 치고 올라가더라도, 겨울만 되면 절반 이상의 부대는 와해되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가문들은 그새 편을 바꿉니다. 봄이 되면 본국에서 병력을 지원받고 다시 부대를 추슬러 재진격하지만 겨울은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잉글랜드 입장에선 결코 공평한 싸움은 아니었던거죠.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에드워드 1세는 전장에서 죽었고, 결국 전쟁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으로 끝이 납니다. 초기 배치상태는 잉글랜드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리해지는 게임의 양상은 이 같은 잉글랜드의 ‘패배의 역사’를 잘 시뮬레이트한 셈입니다. 뭐, 그렇다고 잉글랜드가 영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잉글랜드를 잡은 플레이어의 전략에 따라 게임 속의 역사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요.


③ 윌리엄 월레스와 에드워드 1&2세


전장의 왕 에드워드 1세 photo by Ronster Zero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초기에 각각 하나의 리더 유닛을 가집니다. 에드워드 1세와 월레스인데요, 스코틀랜드에 대한 잉글랜드의 정복은 에드워드 1세의 개인적인 야욕에서 출발했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실제 게임 상에서도 에드워드 1세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정복에 강한 집착을 보입니다. 직접 부대를 이끌고 전장에 뛰어들기도 하는데, 심지어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강제로 겨울나기를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에드워드 1세와 같은 그룹에 속한 부대는 지역의 한계 등에 상관없이 그 지역에서 겨울을 날 수 있는거죠. 대신에 다음해 본국으로부터의 병력 보충은 없습니다만, 잉글랜드의 본대가 스코틀랜드에서 겨울을 난다는 것은 굉장한 전략적 이점이 됩니다. 에드워드 1세의 정복욕과, 강인한 지휘능력을 잘 표현한 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투의 결과로 그가 죽으면 자동적으로 에드워드 2세로 바뀌는데, 그는 아버지와 달리 유약했던 왕으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스코틀랜드에서 겨울을 날 수 없습니다. 여러모로 에드워드 1세는 전장에서만은 위대한 왕이었음이 분명합니다. 물론 스코틀랜드로서는 죽음의 왕이었겠지만.


브레이브하트 월레스 photo by Ronster Zero

그런 스코틀랜드에는 월레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상 초반의 열세를 만회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월레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뛰어난 전투능력으로 스코틀랜드의 북부를 휩쓸며 전세를 바꿔놓습니다. 역사적으로 그는 게릴라 전술에 뛰어난 전략가였는데, 게임 상에서 그의 뛰어난 전략능력은 가장 높은 우선권A를 가진 것으로 표현합니다. 공방의 여부에 상관없이 그보다 빨리 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유닛은 거의 없습니다(잉글랜드 측엔 단 하나). 그렇기 때문에 잉글랜드로서는 초반에 월레스를 기를 쓰고 잡으려 할 것이고, 스코틀랜드는 월레스를 활발히 움직이며 게릴라전을 펼칩니다.


밀고내려오는 스코틀랜드 photo by nokkanen

여하튼의 방식으로 해서, Hammer of the Scots은 당대의 영웅적 인물에 대한 묘사를 게임적으로 잘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게임의 양상은 월레스의 사망 전후 또는 에드워드 1세의 사망 전후를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특정한 개인이 이만한 요소로 게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드문 것 같네요. Hammer of the Scots의 또 다른 재미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공교롭게도, Hammer of the Scots을 할 땐 항상 스코틀랜드를 잡았습니다. 아무래도 스코틀랜드 쪽에 예외적인 룰이 많다 보니 설명하기 귀찮음을 이유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 게임을 하면서, 잉글랜드를 잡은 친구는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병력 상 우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길 수 없다는 불합리함에 대한 불평들을 말입니다. 당시 잉글랜드가 처했던 곤궁은 바로 그런 게 아니었을 까요. 수많은 참전 경험을 가진 전장의 왕 에드워드 1세는 결국 스코틀랜드의 저항군, 아니 스코틀랜드 그 자체를 상대로 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족들의 배신과 반복되는 겨울은 스코틀랜드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 침범을 허락하지 않는 유기체 말이죠. 그것이 제겐 거의 문학적으로 읽힙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디자이너, Jerry Taylor는 결국 그 드라마를 보드판과 블록으로 구현해낸 셈이죠. 게임 자체의 재미를 떠나서 그런 드라마적 요소 덕분에 Hammer of the Scots는 좀 더 특별한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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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9-06-08 19:04:04

    제가 원래 귀차니즘이 있는걸까요? 보통 리뷰 읽으면 절대 정독 안하고 부분적으로 조금씩만 읽네요. 이번에도 부분적으로만 읽었구요.
    블럭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시스템이 참 신선합니다. 덕분에 좋은거 하나 배웠습니다^^
    • 2009-06-09 01:45:16

    햄머는 아직도 제 베스트 게임입니다.
    수많은 게임중에서 긱 순위에 당당히 (저로선 유일하게) 10점을 준 넘이죠.
    그 당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상황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절묘하게 표현한 시스템에 놀라고 그재미에 또 놀랐습니다.

    2인용 워 게임중 개인적으로 제일 아끼는 넘입죠.

    절대로 시대를 역행하는 리뷰가 아니라는...
    • Lv.1 덩달이
    • 2009-06-09 10:26:04

    핸드메이드를 함 해보고 싶을 정도로 관심있었는데, 잘 봤습니다.
    • Lv.1 월하연서(킨)
    • 2009-06-09 15:33:39

    윌리엄월레스^^;
    오래간만에 한번 다시 플레이 해보고 싶네요.
    • Lv.2 비형 스라블
    • 2009-06-10 00:55:31

    잘 읽었습니다. :D
    • 2009-06-11 17:27:02

    재미없는 글임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긱에 보니 3번째 리프린팅 얘기가 있더군요.
    다른 구성품은 그대로 가는데 보드는 새로운 아트워크로 바꾼다네요.

    보드만 따로 살 수도 있다니 기대 +ㅍ+
    • Lv.1 seeker
    • 2009-06-13 13:56:09

    시대 역행이 절대 아니죠 ^^ 나름대로 컬럼비아 워게임을 꽤나 모으고 있는 저로서도 이 게임을 맨 처음에 구했을 정도로 매력적이였습니다. 크루세이더 렉스 라던지 180개의 블럭을 자랑하는 게티스버그라던지 그 역사적 배경의 세세한 적용등에 있어서는, 물론 gmt게임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이 블럭 시스템 워게임 전문인 컬럼비아사 것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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