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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아그리콜라 4인플 후기
  • 2009-06-22 18: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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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62

제가 더 예전에도 보드게임을 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실제로 제가 주도적으로 게임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사서 다른 사람들과 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작년 7,8월부터 시작했으니까 이제 1년이 되어가고 있군요. 그리고 이 때 다이브다이스를 알게 되었지요.

제가 보드게임에 제대로 첫 발을 내디딜 무렵, 바로 여기 다다 게시판을 화끈하게 만든 아그리콜라 한글판이 출시되었었지요.

이제 막 푸에르토 리코를 엉성하게 돌리고 있는 시점에, 9만원에 육박하는 이 비싼 게임이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찬양받는지 그 이유를 당연히 알 수 있을 리 없었고, 뭐 그냥 이런 게임이 있나보다 생각만 했지요.

같이 하는 친구들도 처음에는 다들 보드게임을 많이 해본 친구들은 아니었지만, 다들 저와 함께 그 실력이 성장해서 이제는 푸에르토 리코 정도의 게임도 한번만 설명해도 다 알아들을 정도가 되었지요.(근데 아직 전쟁 게임은 해보지 못했네요.)

그 무렵 기존에 게임도 여러 번 해봤으니 새로운 게임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유명한 아그리콜라가 이제와서야 떠오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씀씀이가 큰 사람이 아니라 아직도 5-6만원 게임도 손을 덜덜떨며 사는 사람이지만 나름 큰 마음먹고 7만원 정도에 1회 정도만 플레이했던 깨끗한 중고를 구입하였습니다.

처음에 친구들한테 알려줄 때 할 게 많아서 너무 어렵다고 그러지 않을 까 걱정했는데, 제가 믿음이 부족했나봅니다. 아그리콜라도 한번에 거의 다 알아듣더군요.

사고나서 처음 두세번은 2-3인플로 돌리다가, 이번에 4인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했던 게임과는 달리 아그리콜라는 게임을 할 때 펼쳐져 있는 저 넓은 게임판이 아기자기하고 예뻤습니다. 특히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제 농장이 알차게 꾸며지는 게 뭔가 뿌듯한 느낌도 들었고, 사람들마다 다르게 꾸며져 있는 농장들이 그 사람의 플레이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 같아 보는 재미도 있고 그랬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모든 사람의 농장이 다른 스타일로 발전한게 놀랍고 재미있어서 각자의 농장판을 올려봅니다.



1등한 친구의 농장판입니다. 40점이 넘는 점수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했습니다.
이 친구는 참 보드게임이 대한 끼가 다분히 있는 친구이죠. 보드게임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친구인데, 작년 가을무렵에 입문한 뒤로, 지금은 이런 전략게임에서 1등을 절반정도 가져갈정도로 무서워졌습니다. 특히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들을 하나씩 다 읽어보고 꿰어내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1인플로 150점이 나왔다나? 아무튼 그렇다고 하더군요.(정작 이 게임의 주인인 저는 50 몇점이 최고 기록인데.-_-;;)
이 친구의 아그리콜라 플레이 스타일은 참 부유하게 합니다. 후원자로 직업 빠방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기반을 닦고유모로 가족을 빨리 늘려 음식이 많이 필요하지만, 낚시꾼과 빵 장수, 비둘기장으로 음식 걱정을 원천 봉쇄합니다. 손수레랑 취미 농사꾼으로 밭이 금방 풍요로워 지고요. 그리고 간간히 가축 사육. 가장 균형잡힌 부농의 농장입니다.




30점대 중반으로 제가 2등을 했습니다!
저는 설비점수나 추가점수 먹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그 탓에 농장은 항상 휑하죠. 농장은 휑한데 음식은 마련해야겠으니, 빨리 돌집으로 바꾸고 우물과 물뿌리개 제작자, 하인으로 음식을 충당하였습니다. 저 광활한 대지를 메우기 위해 9칸을 전부 울타리로 막아버리고,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 직전에 별장을 지었습니다. 농사도 거의 안짓고 넓은 땅에 가축은 그냥 방목하고, 별장에 놀러나 다니면서 음식은 직접 해먹지도 않고 하인한테 벌어오게 시키는 전형적인 귀족형 농장입니다.




30점대 초반으로 3등한 친구의 농장판입니다.
이 친구의 농장판은 부유한 곡식과 채소, 빈약한 가축개체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육식보다는 채식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농노와 밭일 감독으로 밭은 금새 부유하게 만들었군요. 그리고 넉넉한 곡식은 빵집으로 음식으로 바꾸고요. 이 친구도 저를 따라서 드넓은 땅을 울타리로 메워버리는군요. 가축사육보다는 밭일을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농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점대 중반으로 4등한 형의 농장판입니다.
이 때 유일하게 처음 플레이한 사람이라, 아직 서툴러서 가족도 안늘리고, 밭은 있는데 작물은 하나도 없고, 빈 땅이 많은 약간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형의 스타일은 화끈합니다. 음식은 무조건 가축을 도축해서 충당합니다! 음식이 부족하다 싶으면 행동칸에서 돼지를 네 마리 가져와 모두 도축해버리는 완전한 육식주의자이지요. 그래도 가축을 다 쓸어가서 가축이 부족하지 않아, 가축수만큼은 단연 최고이고, 고기의 힘으로 은둔 농부를 이용해 빈 땅을 모두 음식을 이용해 감점을 다 상쇄시킵니다. 자식을 낳고 키우는 것 보다는 고기 먹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서운 부부의 농장입니다.


300장이 넘는 카드가 하나도 중복되는 게 없고, 방 하나하나도 다 다르게 디자인 된 것을 보고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업이나 보조시설들의 기능이 이름과 묘하게 어울리면서 간간히 웃음요소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그리콜라가 왜 최고의 게임이라고 칭찬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아그리콜라는 이제 레이스 포 더 갤럭시와 함께 최고의 게임이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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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9-06-22 19:13:57

    멋진 농장들이군요~ Ellun 님과 같이 플레이한 분들의 개성이
    느껴지는 멋진 리뷰였습니다 =ㅅ=)b

    저도 다음에는 게임 플레이에만 신경쓰지 말고 그 사람이 어떤 플레이를 했는가, 에 촛점을 맞춰서 후기를 써봐야겠어요~ ^ㅅ^/
    • Lv.1 곰발바닥
    • 2009-06-22 19:46:51

    1등 하신 분께선 직업 7장과 보조설비 6장을 사용하신 것 같아 보이는데 대단하시군요
    • 2009-06-23 00:02:31

    아그리콜라 관련 글만 봐도 기분이 좋습니다.

    정말 아그리콜라는 첨예한 승부나 전략때문이라기 보다는 게임 그 자체에 대한 매력이 너무나 풍부한 게임인거 같아요.
    • 2009-06-23 00:25:13

    와 저 테이블에서는 아캄호러도 깔끔하게 할수 있겠어용...
    • 2009-06-23 12:25:01

    재미 있는 리뷰 잘봤습니다.

    즐겁게 게임하시네요~ ^^
    • 2009-06-23 17:00:54

    아그리콜라.. 참 매력적인 게임이죠.. ^^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09-06-23 17:47:01

    참 어렵고 대중적인 게임이죠 ㅎ 유저가 늘어나서 누구와도 쉽게 한판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 Lv.1 거북아
    • 2009-06-25 17:12:57

    아~~~ 괴롭당...
    사고 싶다 T_T..
    비싸당......
    최고인거 같당..
    돈이 없당...
    • Lv.1 청바지
    • 2009-08-18 11:19:08

    ㅎㅎ 이글을 보고 아그리콜라를 구입한 1인, 드뎌 플레이를 즐겨보고 아그리콜라로 인도해주신 글에 댓글을 답니다^^ 채식주의자 한명과 가축상습도살자 한명과 부농형 한명 해놓고 보니 저희도 이렇게 되더군요. 댓글을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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