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다다에 글을 쓰게 되네요.
요즘 구미 모임에 가끔씩 나가고 있는데 훈지공명님이랑 만나게 되어서 회사 입사후에 바빠서 좀 멀리했던 보드게임을 다시금 하게 되고 신작게임도 하게 되고 좋군요.

글써본지가 참 오래되어서 글이 잘 써질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간단하게 게임 감상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Battlestar galactica 배틀스타 갈락티카

1. 외관 및 구성물에 관해서

보드는 굉장히 두툼한 재질로 되어있더군요. 펴놓았을 때 휨등도 없고 그림도 볼만 합니다. 다만 전반적인 느낌이 미적인 면 보다는 기능적인 면에 치중한 느낌이 들게 하는 보드입니다.
갈락티카의 자원인 인구,식량,연료,사기 이 네가지를 표시하는 자원다이얼4개가 보드랑 합쳐져 있어서 현재 자원을 표시하게 되는데, 보통 다른게임에서는 별도의 보드위에 표식말을 올려놓고 움직이게 하는 방식을 많이 쓰는데 비해서 좀 독특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캐릭터 표시하는 말이 있는데, 옛날 졸리게임시리즈에 많이 쓰던 방식과 비슷하게 두꺼운 판을 별도의 플라스틱 부품을 이용해서 세워놓고 캐릭터말로 쓰게 됩니다. 캐릭터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그려져있어서 드라마를 보신분들은 좋아하리라 생각됩니다. 하하.

전투기와 함선을 표현하는 구성물은 회색의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는데, 나름 정교하게 되어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적으로 나오는 사일런의 베이스스타는 두터운 타일로 되어있는데, 베이스스타의 입체적인 모습을 담아내기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어서인지 확장팩인 페가서스에는 베이스스타가 입체적인 플라스틱 구성물로 되어있더군요.


2. 게임에 관해서

2-1 테마 & 게임성

이 게임은 미국드라마 배틀스타 갈락티카를 보드게임으로 옮겨놓은 게임입니다. 그래서 분위기와 배경은 아주 명확하고 뚜렷합니다. 등장인물, 갈등구도,등등 전부 드라마에서 옮겨왔으니까요.(...사실 전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습니다만서도 그렇다더군요... -_-;)

이 게임의 제작사는 fantasy flight 입니다. 반지의 제왕, 아캄호러, 등등을 만들어내는 회사로서 주로 테마가 강한 게임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테마가 강한 게임이라고 하면 왠지 '테마만' 강해서 시스템적으로 별 재미가 없는 듯한 느낌을 줄 수 도 있지만, 이 게임은 게임적인 측면만으로도 나름 재미가 괜찮은 듯 합니다.

배틀스타 갈락티카 드라마와 같이 '잠입해서 인간인 척 하는 사일런'이라는게 있어서 누가 우리편이고 누가 적일까 계속 고민해야하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터라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협력게임에 긴장을 주는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한편도 못 본 저도 드라마는 모르지만 게임에 나름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2 게임 구성 : 누가 잠입해서 나쁜짓을 하는걸까?

기본적으로 협력게임입니다만, 근래의 몇몇 게임들이 그러하듯이(..라고 많이 해본 것처럼 말하지만 문득 돌이켜보니 제가 해본 건 '카멜롯의 그림자' 밖에 없군요-_-) 이게임도 긴장과 혼란을 주기위해서 인간 플레이어 속에 인간으로 변장하고 있는 사일런 캐릭터가 있게 됩니다. 사일런 캐릭터를 결정하는건 랜덤하게 나누어지는 정체성카드(loyalty card)로 결정이 되는데, you are a cylon 카드를 받게 되면 사일런인거죠.
재미있는건, 정체성 카드를 나누는 시점이 게임 시작과 게임 중반, 이렇게 두번 나누어지게 되는 방식인지라 열심히 인간으로 게임하는 도중에 '님, 이제부터 사일런임 ㅇㅇ'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것입니다. (sleeper agent라는데 뭔가 드라마랑 관련있어 보입니다. -0-)


그럼 사일런은 잠입한 상태로 어떻게 사람들을 괴롭히게 될까요?


일단, 매턴마다 위기카드를 넘기게 되는데 위기카드에서는 '스킬체크'를 하게 됩니다.
스킬체크란 간단하게 말하면 각 위기카드마다 숫자가 적혀있고, 각 플레이어는 자기가 가진 스킬카드를 내서 각플레이어가 낸 카드의 총합이 위기카드에 적힌 숫자를 넘기면 성공한 것이 되고 '힘을 합쳐서 위기를 넘겼다!'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각 스킬카드는 색상이 5가지가 있으며, 위기카드에서 요구하는 색상에 맞게 카드를 내어야 합산이 되지 위기카드에서 요구하는 색상이 아닌걸 내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게 됩니다.
그런데 스킬카드는 남들이 보지 못하게 내는 방식으로 되어있어서 여기서 사일런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여지가 생기게 되는거죠.

사일런 플레이어는 스킬카드를 낼때, 마이너스가 되도록 스킬카드를 내서 '고의로' 스킬 체크가 실패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거죠.

각 플레이어가 낸 스킬카드를 뒤집어서 숫자를 확인할 때 마이너스되는 카드가 수두룩하게 나온다면 플레이어 간에 의심이 피어오르게 되는겁니다. '마이너스 낸 거 언 넘이야....지문 채취하자.'

또한, 액션중에는 '구금'이라는 액션이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사일런으로 의심이 가는 플레이어를 구금해서 활동을 못하게 만드는것이지만 사일런 플레이어가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사일런으로 몰아서 멀쩡한 사람을 구금시켜버리는 그런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확팩에서는 '처형'도 있더군요. -_-;)

여튼,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잠입한 적' 이라는 요소가 있으며 이 잠입한 적이 중간에 한번 더 추가될 수가 있어서 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한편으론,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간플레이어가 참 이기기 힘들구나 이런 생각도 들긴 들더군요. '적들하고 싸우기도 바쁜데 잠입한 적이 있어! 게다가 중간에 늘어날 수도 있어!'




2-3 역할 : 난 대통령, 넌 함장.

역할중에 좀 특수한게 대통령과 함장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만 뽑을 수 있는 특수한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서, 사기 등이 떨어졌을 때 고무적인 연설을 통해서 다시 사기를 올릴 수 있는 등 대통령의 역할을 할 수 있고, 함장은 어디로 갈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 위기카드를 넘겼을 때, 함장의 권한으로 어떤 상황을 맞이할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직책들도 대통령을 다른 사람으로 임명한다던가, 함장을 구금실로 넣어버리면 그 다음 직위의 사람이 함장을 이어받기도 하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요소도 좀 재미있는 요소가 되는거지요.
대통령이잖아요. 대통령. 함장도 좋구요. 으하하하하.

또.. 파일럿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전투에 유용한 카드를 많이 받게 되는데 이미 주사위를 굴려서 정해진 전투결과를 카드를 사용해서 바꿀 수도 있어서 왠지 멋있습니다.
'아악 우리 전투기가 공격 당해서 파괴당할 것 같아'
'훗! 회피 기동 카드!'


3. 기본적으로 협력게임의 시끌시끌한 분위기와 테마에 몰입하는게 맘에 들고, 컴포넌트도 이뻐서 맘에 듭니다.
참 요모조모 바쁜 게임입니다. 외계인과 싸우고, 우주선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들을 넘겨야 되고, 그 와중에 잠입한 적을 색출하기도 해야하고 말이죠. 이런 저런 일들을 해결하다보면 어느새 게임의 막바지에 이르게 되더군요. ^^



Deepforest

담번에는 꼭 한번 인간으로 이겨봤으면 좋겠어요. ^^
맨날 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