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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지트 게임 모임 후기 - 모던 아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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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7 04: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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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2 Equinox
광주 아지트 게임 모임 후기 - part 2
3. Tea time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자리는 식탁으로 옮겨졌고, 과일과 차를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거만이님. 여기가 본래
서울에 일자리를 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인 탓에 저녁시간의 버스는 항상 만차(滿車)인데, 거기에 터널 공사까지 겹쳐서 곤욕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특히 옆에 서 계셨던 아저씨의 활약상(?)을 실감나는 말재주로 묘사하는 통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되었지요.
당시의 성찬...에서 아주 쪼금 연출한 상황...^^;;;
아참~! 빼놓을 수 없는 건 거만이님의 (누구 이름 같은) 고상한 취미랄까요? 특별한 찻잔 세트가 딱 4 pcs밖에 없어서, 나중에 오신
거만이님께는 머그컵을 내놓았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찻잔을 슬쩍 보시면서 한 마디 하시더군요.
“찻잔이 참 예쁘군요. 흐음~”
컵은 단지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 물이 엎어지는 것을 막고, 인간이 마시기에 편리하도록 고안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그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만, 제 연인이 얼른 눈치를 채고 V.I.P.(very ignorable person?)가 아니면 구경도
못한다는 전설의 대나무 찻잔을 꺼내왔습니다. 향나무 받침과 함께…. 그제서야 만족한 거만이님의 한 마디.
“으흠~ 이제야 차 맛이 제대로 나는군요. 찻잔 때문이었나?”
바로 그 전설의 찻잔~!
외모와는 다르게 꽤나 풍류를 아시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옆에서 삑사리님이 대화명 해석을 해주셨습니다.
“역시 거만하시구나~.”
그렇게 30여분 웃음꽃을 피운 멤버들은 다시 게임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화려한 5인 게임의 서장을 열었습니다.
4. 모던 아트
5인 게임의 첫 게임은 삑사리 부인님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경매 테마의 최고 게임으로 이름 높은 크니지아의 모던 아트로 결정났습니다. 가난한 본인의 주머니 사정으로 영문 신판밖에는 소장하지 못했는데, 역시 눈 높은 거만이님과 삑사리님은 이에 대해 한동안 성토를 하시더군요. 카드가 딱지 같다는 둥, 이런 가리개로 뭐가 가려지겠냐는 둥….
모던아트 영문 신판의 구성물. 이게 뭐 어때서?
그런 눈 높은 부르주아들의 성토를 막기 위해 등장한 아이템들이 바로… 카지노 칩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코그니토에서 패스포트 4장을 조달해서 가림막으로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Berlin, Paris 등 경매 시장의 이름이 있어야 할 게임 테이블이 첩보영화스러운 패스포트가 난무하는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미술품을 보며 가림막에 적힌 미션을 읽어주는 센스.
모던 아트는 미술상이 되어 위탁받은 미술품을 경매를 통해 판매/구입하여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자가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경매 방식과
치열한 세력다툼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지요. 이 날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제 연인을 제외하면, 모두가 현란한 입담을 자랑하는 멤버들이라 케이블TV
못지 않은 광고의 열전이 펼쳐졌습니다. 서로 자기가 내놓은 미술품이 순위권 안에 들거라면서 화려한 CF를 방송하더군요. 특히 삑사리 부인님의
광고는 눈 부셨습니다. 4위로 마감하게 될 팔자의 미술품을 누적 가액 4만 달러의 미술품으로 둔갑시키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셨지요. 평소에도 본
방송보다 광고에 시선을 더 뺏기는 본인은, 그러한 과대광고의 희생양이 된 것도 모자라서, [내 미술품 내가 사재기 하기] 신공을 발휘하느라,
3라운드 때는 빈상(貧商)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매우 매력적인 가격의 고정가액 경매 상품을 전재산을 다 털어서도 구매할 수 없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나 할까요. 좌절하고 있는 본인에게 들려오는 한 마디.
“아~ 이거 참~. 어디서 고등어나 팔고 있어야 할 사람이 미술품을 산다고 들어와있는지, 수준 낮아져서 못하겠네. 영세 상인들은 좀
출입금지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말의 주인공이 누군지는 알아서 판단하시라. (읽다보면 힌트가 나옴. ^^;) 고등어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난 에피소드 하나. 모던 아트를
시작하면서 금액의 단위에 대한 이의가 나왔습니다. 한 자리 숫자들을 부르는 건 너무 쪼잔해 보인다는 겁니다. 명색이, 거장들의 미술품을 경매하는
자리에서 “일~”, “이~” 이렇게 외치는 것은 넌센스인 것이지요. 그래서 원래 게임 규칙 설명서에도 나와있는 것처럼 ⅹ1000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가짜 돈 쓰는 건데, 통 크게 놀아보자는 취지였고, 모두가 동의하고 게임을 재개했는데, 자유 경매를 하면서 삑사리님이 부른
금액은…
“3천[원]”
화폐 단위가 달러나 유로도 아니고 [원]이라니…. 차라리 [원]을 안 붙였으면 통상의 개념속에서 뒤에 [만]이 생략되어있는 걸로 인식을 하겠건만,
아예 [원]이라는 마침표를 찍었으니…. 순간 다른 멤버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그 중에서도 거만이님의 항의가 걸작이었지요.
“가락동 수산시장 고등어 경매하는 자리인 줄 아나? 3천원이라니~!”
여하튼 경매장인지 개그프로 녹화현장인지 알 수 없는 웃음바다 속에서 게임은, 알차게 미술품을 사재기했던 거만이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한 때
빈상(貧商)의 조롱을 겪어야 했었던 본인도, 끝날 때는 30만이 넘는 거액을 만지는 거상(巨商)의 대열에 들어갔다지요.
시계는 어느덧 새벽 2시를 향해갔지만,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는 더욱 몰입할 게임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꺼내든 게임은 바로….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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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눈치채시겠지만... 게임할 때는 게임에 집중하느라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습니다. 이후에 다시 연출해서 찍은 사진이라지요.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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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이렇게 사진을 찍으셨는지..ㅋㅋ
대단합니다. ^^;;;
제 얘기가 또 나오다니..음..
당황스~!! -
ㅎㅎ 다음편 얼렁얼렁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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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다른 분들이 보시면 정말 제가 저렇게 말한줄 아시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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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가요? (히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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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아트 사진 퍼갑니다...(;;) 홈피에 올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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