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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옮김] 문명 게임 후기 (by 전심)
  • 2007-04-03 14:53:31

  • 0

  • 1,665

Lv.12 Equinox
이날 모임 가운데 문명 7인 게임은 진정 보드게이머들에겐 로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 게임을 두 명이 후기를 썼으니 말이지요. 사탕발림님은 저희 모임의 전담 종군기자(?)라 할 만큼 유려한 필력과 열정을 보여주시지만, 한동안 뜸하셨던 전심님도 후기를 남기셨습니다. 그동안 전심님의 후기에 목말랐었을 다다이서들에게 단비가 될 거라 생각해서 옮겨왔습니다. 아래 글은 전심님의 후기입니다. 출처는 이곳(클릭)입니다.

----------------------------------------------------------------------------

참여자 : 사탕발림, 라우비즈, 자이언트 로보, Here4U, 민샤, 민마, whlheart(전심)

모임 때 쉽게 꺼내어 들기 어려운 게임인 '문명'. 그것도 7인 꽉 채워서 플레이하는 것도 어려운 '문명'. 그 무시무시한 플레이 타임 때문에 진이 빠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나게 만드는 그 '문명'을 민샤님과 민마님의 은덕을 입어 플레이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가져간 문명을 보고, '문명'이나 플레이 할까 하는 스쳐지나가는 듯했던 말이 씨가 되어서 다들 불이 붙어 시작하고는 8시간만에 끝을 보았습니다. 게임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당연히 다들 진이 빠져서 힘들어 했고 약간의 errata도 있었지만, 쉽게 해볼 수 없는 7인 플레이를 경험해 보았다는 것에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가정을 open하여 주셨던 민샤님과 민마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래도 이런 대작을 플레이 했다는 사실을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깝기에 오래간만에 Game Replay를 기록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생각나는 한도 내에서 그날의 장면들을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일단 참가자가 맡았던 나라들입니다.

아시아 - 사탕발림
바빌로니아 - Here4U
이집트 - 라우비즈
북아프리카 - 자이언트 로보
이탈리아 - 민마
트라키아 - 민샤
크레타 - 전심

사실 저는 크레타를 잡지 않아도 됐었는데, 왠지 게임을 힘들게 하고 싶더군요. 일종의 도전 정신이라고나 할까요? 그 덕에 정말 힘들게 게임했지만 말이죠.

괜히 거창했죠?


1부 : 문명의 시작

초반에는 다들 평화로운 분위기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가깝게 붙어있던 바빌로니아와 아시아는 될 수 있으면 분쟁보다는 협상에 의한 경계 정하기로 땅을 나누는 듯힌 모습을 보였죠. 이집트는 홍해와 북아프리카 중앙 지역까지 들어오고, 그 진출을 북아프리카가 도시로 막습니다. 카르타고에 본거지를 둔 북아프리카는 일찌감치 시칠리아로 진출하고, 이탈리아는 배로 시칠리아를 경유해서 남하하는 대신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알프스를 돌아 발칸 반도로 넘어오려고 하지만, 그 지역은 이미 트라키아가 넓게 퍼져 있었죠. 하지만 트라키아는 발빠르게 그리스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크레타에게 견제를 당합니다.

첫 시작을 크레타 섬에서 시작하는 크레타 문명은 그 좁은 지역에서 확장하려면 빠르게 배를 만들어 그리스나 터키쪽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저는 일단 가깝지만 침입이 어려운 그리스 남쪽의 섬도시들을 공략할 생각을 가졌죠. 빠르게 배를 만들어 백성들을 실어 날라야 했습니다. 북아프리카와 트라키아가 도시를 건설하는 대신 인구 증가에 힘을 썼지만, 크레타는 확장이 느려 인구가 빨리 늘지를 못했습니다. 단, 트라키아가 남하하기 전에, 크레타는 그리스 지역과 일부 발칸반도까지 어느 정도 확보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특별한 분쟁이 없는 상황에서 평화롭게 도시가 건설되고 무난하게 신석기 시대로 들어오는 듯 하더니, 서서히 재난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재난에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이탈리아였습니다. 특히 베수비우스 화산 분출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홍수의 영향 때문에 다른 문명에 비해서 발전과 진출이 늦어지게 됩니다. 바빌로니아와 트라키아 지역에서도 홍수가 발생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자는 주장이 세력을 얻게 되죠.

이제 제법 확장이 끝난 각 문명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새로운 문명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더욱 큰 세력의 확장을 위해서는 분쟁이 불가피 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예상치 못하게 발칸 반도에서 나타납니다.


만화로 보는 문명 1.


2부 : 생존을 위한 투쟁

더 이상 진출할 곳이 없던 크레타는 바빌로니아와 협력하여 터키 지역까지 거대한 세력을 얻고 있는 아시아로 향하는 대신, 남하하다가 잠시 주춤하고 있던 트라키아를 몰아내기로 결심을 합니다. 남쪽에는 아직 그 세력이 미약한 것을 눈여겨 보고는 조금씩 지역들을 차지하면서, 결국엔 발칸반도 전역을 차지하는데 성공합니다. 여기서 잠시 트라키아의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문명이 어느 정도 발달이 되자, 일부 국가에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내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특히 아시아에서 일어난 내전으로 일부 세력이 이탈리아로 넘어가게 되고, 이탈리아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세력을 일으켜 트라키아를 서쪽에서부터 압박을 해오기 시작합니다. 거의 동유럽을 차지했던 트라키아의 세력은 이탈리아와 크레타에 의해서 약화되죠.

다른 문명들은 곳곳에서 발생한 내전을 수습하고 무너진 도시를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아시아는 또 다른 내전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좋다고 그쪽으로 넘어가 버리네요. 하지만 이집트는 나름대로 그 노역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이탈리아로 넘어가 버립니다. 이렇게 여러 문명이 얽히고 ㅤㅅㅓㄺ힌 재난을 만나는 가운데, 무시무시하게 그 세력을 중동까지 펼친 바빌로니아가 새로운 위협국으로 등장하면서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죠.

그런데 이 때, 크레타에서 전염병이 돌고 거기에 이단 논쟁이 일어나 버려 도시가 싹 쓸리는 대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크레타는 이 이단 논쟁의 영향을 바빌로니아에까지 끼치게 되죠. 바빌로니아는 크레타의 사주를 받은 이단들에 의해서 도시가 쑥대밭이 됩니다. 이것으로 바빌로니아가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것은 바빌로니아의 위기가 아니라 크레타의 위기로 찾아오게 됩니다. 이번 재앙으로 국력이 크게 약화된 크레타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트라키아와 바빌로니아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다들 이렇게 정신 없는 와중에서 북아프리카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북아프리카는 차분하게 진행되는 상황에 심심했는지 특유의 여기저기 찌르기 작전에 들어갑니다. 천문학 기술을 배우자 마자, 무슨 배짱인지는 몰라도 머나 먼 중동까지 배를 타고 날라가 바빌로니아를 공격하더군요. 그러고서는 재빨리 빠져나오는 센스를... 거기다가 크레타에서는 해적질도 모자라, 그리스 남부를 침략해서 도시 하나를 떡하니 세웁니다. 그리고 일부 시칠리아를 점령한 이탈리아 군대와도 분쟁을 일으켜, 소위 역사적인 포에니 전쟁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전 지역에서 살기 위해, 그리고 더 번성하기 위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었지만, 이 문명들의 진정한 적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만화로 보는 문명 2.


3부 : 기근과 홍수... 그리고 페스트

후반으로 갈수록 어느 정도 도시들이 건설되고 교역자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당연히 자주 따라 들어오는 것은 재난입니다. 게임의 후반이 되어가면서 이제 문명 곳곳에서 감당치 못할 재난들이 들이닥치면서 복구에 허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유럽 전역에 전염병이 돌면서 대부분의 인구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일어납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에서 일어난 홍수에 대도시들이 순식간에 휩쓸려 가고, 트라키아 역시 홍수의 피해로 세력 확장과 크레타 공략보다는 도시 복구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시아와 북아프리카는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나 도시들을 잃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심심치 않게 화산들이 폭발하는 가운데, 찬란한 문명의 도시들이 화산재 속으로 파묻히고 말았죠.

그 가운데서 튼튼한 세력 기반으로 꾸준히 문명을 발전시켜온 바빌로니아와 아프리카가 드디어 철기 시대의 문턱에 다다르면서 거의 승리를 눈앞에 둡니다만, 결국엔 바빌로니아가 먼저 철기 시대로 들어서면서 대망의 문명 발달의 행진을 마무리 짓습니다.

만화로 보는 문명 3.

괜히 거창했죠?


간만에 장황하게 써서 그런지 후기가 허접했습니다만, 색다른 것으로 함께 올렸으니 졸필을 눈감아 주시길 바랄께요. Civilization에 대한 [이야기]는 조만간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거대한 게임이니 만큼 길게 적어야 할 것 같아서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할테지만 말이죠. 좌우지간 이것으로 당분간은 문명은 안꺼내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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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7-04-03 14:58:43

    전심님 글이 올라왔는데.. 밑에 글까지.. 중복인데요.. (쿨럭)
    • Lv.12 Equinox
    • 2007-04-03 15:01:36

    원래 법정에서도 똑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듣게 되어있지 않습니까? ^^;
    • Lv.2 파페포포
    • 2007-04-03 15:02:29

    문명 7인플..재미있으셨겠네요..1년에 한번 돌리기 힘든 게임중 하나인데..부럽습니다..:)
    • 2007-04-03 15:30:07

    편집이 아주 예술입니다~ ^^ 만화버전 후기 잘 보았어요~~
    • 2007-04-03 17:03:17

    와아 문명 7인플이라니... 부러워요 ㅜㅡ

    그나저나 후기 되게 재밌게 만드셨네요 ㅋ
    • Lv.1 세레니시마
    • 2007-04-03 17:18:13

    진정한 로망이네요~ 부럽습니다~ ㅠㅠ
    • Lv.1 5thBeatles
    • 2007-04-04 09:50:23

    7국의 정상이 만난 자리에 Beckett님이 자기 빼놓고 했다고 삐져서는... '이 7명, 이런 긴 게임이나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에요'라고 동네방네 삐라를 뿌리는 느낌.

    @타지에서 부럽네요. 다들 잘 지내시남요?
    • 2007-04-04 10:01:02

    5thBeatles // 찬성 1표.. --;
    • Lv.2 비형 스라블
    • 2007-04-04 12:05:14

    5thBeatles // 찬성 1표 더.. ㅋㅋ

    그런 깊은 뜻이 있었근영. ㅎㅎ
    • Lv.12 Equinox
    • 2007-04-04 13:56:57

    뭡니까? 이런 이상한 투표는....? =_=;;
    • Lv.1 다륜
    • 2007-04-04 14:16:17

    5thBeatles // 저도 찬성 1표~~
    • 2007-04-04 17:25:38

    5thBeatles//저도 찬성 한표 던지겠습니다. ^^

    Josh Beckett//졸지에 이상한 투표가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

    전쟁이 들어가는 게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후기를 읽고나니 웬지 모르게 해보고 싶어집니다. 사탕발림님이나 전심님의 후기를 읽고나니 특히 더 그렇습니다 ^^
    • Lv.1 마이컴
    • 2007-04-05 13:02:29

    저도 꽤 오래전에 문명게임을 해봤는데...(것두 1번밖에..^^)
    재미도 있었지만..플레이 타임이 길고...
    전쟁게임이라기 보다는....재앙게임이라고 해야할듯..-_-;;
    • Lv.1 ENTO™
    • 2007-04-06 13:41:59

    5thBeatles//찬성 추가요...
    그나저나 부럽슴다...나두 하고 싶은디...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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