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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노스트럼 처음으로 돌려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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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7 03: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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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상 사진은 미처 올리지 못했습니다.
며칠전에 마레노스트럼을 구해서 돌려봤는데 사실 이걸 처음 볼 때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특히 카르카손,워3를 연상케하는 말들 때문에 더더욱 구매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후기글을 읽다보니 다들 재미있어들 하시고, 사진도 이것저것 보니, 컴포넌트도 군더더기 없고 어차피 제 주변에 지나치게 복잡한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몇 안되고 해서, 그나마 덜 복잡한 것이라는 메리트가 겹쳐져서 질러버렸습니다.
컴포넌트는 이미 후기글 보면서 많이 봐서 별로 감흥은 없었는데, 한가지 놀라운건 룰이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는것이었죠... 보통 이런 문명건설류 보드게임은 룰 숙지하는데만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되는데, 그런것도 없고, 컴포넌트 한글화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임 초심자 친구들한테도 상당히 호응이 좋았습니다. 이 친구들(정확히는 고등학교 동창)로 말할것 같으면 시타델도 꽤 헤메고 별로 재미없어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건 꽤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제작자가 20년동안 이걸 만들면서 한가지 정말 잘한것이 있다면 보드게임의 특징을 잘 살려서 각 장르별 특징을 조금씩 반영했다는겁니다.
교역페이즈는 경제적인 요소를 집어넣으면서 은근히 경매/경합 게임과 유사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했고,(물론 제대로된 경매게임해본 분들은 시시해 하겠지만 말이죠) 이 과정에서 또 외교적인 마찰이 빚어지더군요..
혹은 안팔리는 재고 상품 사가면 나중에 해상루트에 한해서 불가침을 맺어주겠다던지, 싸우고 있는 나라 같이 공격해주겠다던지 하는 조건을 붙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 건설페이즈가 되면서 이 게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문명을 운영이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국가마다 여건이 천지차이기 때문에 바빌론이나 이집트 처럼 발전지향적으로 가기도하고, 또는 그리스 처럼 열심히 외교 발판먼저 다지기도 하고, 또는 로마처럼 호전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국가도 있더군요.
제가 봤을 때는 여기서 친구들 성격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평소에 말이 많던친구는 아니나 다를까 화려한 립서비스로 주변국들과 친선관계를 맺고(게다가 이 녀석은 후에 여론까지 조성해서 4국 연합국을 결성한 다음 저를 다굴하기 까지...), 평소에도 좀 조숙한 녀석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거하나 저거하나 조금씩 균형있게 발전하면서 크더군요. 또는 주변관계 잘맺어서 군대는 최소한도만 뽑고, 경제 발전에 주력하는 기특한 녀석(이런 놈이 왕이 되야 백성들이 행복합니다.)도 있었습니다.
마침 이 녀석이 이집트를 맡아서 나중에 바빌론을 하던 초중반까지 저와 동맹도 맺고, 아주 잘 지냈지요.. (사실 외교전략의 상책은 원교근공이 대전제이지만..)
그리고 전쟁페이즈가 되면, 여기서 성격이 또 갈립니다.
군대를 침략이 아니라 견제하는 용도로 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외교로 낚시해서 뒷통수치는 녀석도 있고, 군대를 아예 움직이지 않고 상황을 조용히 주시하다가 결정적일 때 투입하는 녀석도 있고, 저처럼 세상을 만만히보고 군대 안뽑고 외교만 굳건히 믿다가 그만 낚여서 골탕먹기까지 여러 유형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후기니까 플레이의 내용을 조금이나마 끄적여 보도록하겠습니다.
어드밴스드 룰로 세팅했고,
저는 바빌론이었고, 교역리더였습니다.
정치리더는 그리스였고(이 친구가 게임 내내 립서비스 ㄲㄲ), 군사리더는 역시 로마가 맡았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다른 세개 지도자들보다도 이 교역리더는 한번 잡으면 어지간해서는 빼앗기지 않기로 악명높은 리더이지 않습니까?
저도 오늘 그것을 실감했습니다. 교역 순서도 중요하지만, 자국의 여건에 맞게 카드 교역량을 조절할 수 있으니 사실상 지중해 경제를 쥐락펴락하는것과 진배없었죠. 그래서 저는 이 이점을 이용해서 착실히 내실을 다져나갔죠. 영토는 가급적이면 넓히지 않았습니다. 괜히 넓히면, 남들의 이목만 집중시켜서 좋지 않을듯 싶어서 우선 내실부터 확실히 다지고 하나씩 넓히자는 마인드로 했습니다.
로마는 과연 호전적으로 나왔습니다. 초반 몇 턴동안은 아무래도 기반은 다져놔야되서 다들 상인이나 도시등을 키웠지만, 가장 먼저 군대 양성으로 스타일을 바꾼 로마는 가장먼저 시칠리아를 차지하고 있던 카르타고와 전쟁을 했습니다. 역사에서도 포에니전쟁의 계기는 시칠리아 영향력 분쟁에서 비롯되었는데 여기서도 이 위치의 중요성과 세금 수입때문에 처절하게 싸우더군요.
이 전쟁과정에서 카르타고가 로마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오히려 제해권까지 밀릴 위기에 처하자, 돌연 그리스가 카르타고와 연합해서 로마 남부에 상륙합니다. 어차피 수도는 전향도 되지 않고, 이래저래 골치아프다는 계산에 그리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그리스에 의해서 상황이 반전되어 로마는 카르타고 상륙을 준비중이던 군대를 본토로 물렸으나, 오히려 이게 더 화근이 되어 해군력을 회복한 카르타고에 의해 시칠리아는 물론이고, 사르데냐까지 빼앗깁니다.
그리고 실지회복 이상의 영토를 얻은 카르타고는 난데없이 로마와 불가침을 맺고, 조용히 크고 있던 이집트를 견제하러 갑니다. 이로서 이탈리아 반도 북부의 대규모 로마군과, 남부를 전향시키고 요새까지 차린 대규모의 그리스군이 대치 구도가 전개되는데, 이 구도는 후반까지 이어져, 결국 제가 보낸 바빌론의 군세가 그리스 본토를 침공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유럽권에서 이러한 박터지는 헤게모니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이집트는 카르타고가 미처 먹지 못했던 영토들을 하나둘씩 점령하고 있었고, 바빌론도 아나톨리아 반도를 아무 방해없이 꿀꺽했습니다.
저도 처음이긴했지만 친구들도 아직 뭘 몰라서 혼자 조용히 크고있던 저를 지나치게 놔두었습니다.
물론 이집트도 저와 비슷하게 크고 있긴했지만, 내실을 따지고 본다면, 상업리더로 자원관리에서 훨씬 유리한 바빌론만큼 단시간내에 강대국을 키우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너무 카르타고에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카르타고의 표적까지 되어버려 당분간 전쟁준비에 투자해야했죠.
저는 그동안에 완전히 땅을 넓히면서 콜로수스상, 함무라비, 헬렌 카드를 활성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턴 부터 그리스 상륙을 위해 군대를 키우기 시작했죠.
그리고 명목상으로 이집트 접경지역에서 군대를 양성했는데, 이 눈치 빠른 그리스가 그걸 미리 간파하고 이집트를 끌어들인겁니다. 동시에 이탈리아 남부를 반환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로마와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었습니다. 카르타고는 로마와 전쟁할 때부터 동맹이었으니, 이는 바빌론 혼자서 4개국을 상대할 판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 손에는 불가/영웅카드 3장이 들어온데다, 이젠 정치카드까지 손에 들어왔습니다.
아무튼 이 순간부터 교역페이즈를 스킵하기 시작한 저는 바빌론의 모든 역량을 군대양성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크레타섬을 점령하고 마침내는 지금껏 지중해 최강이던 그리스 해군에 완승을 거두었고, 이대로 바빌론의 대군이 그리스 본토에 상륙, 도시를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본토를 지키던 그리스 병력은 3개 군단에 요새 하나(그리스가 그만큼 해군에 주력했었다는 의미).... 이거야 원 300도 아니고... 아무튼 압도적으로 들어온 바빌론군에 의해 본보기를 보인다는 명목으로 스파르타를 시작으로 그리스의 수도를 인정사정없이 약탈했죠. 그리고 국경선에 집결하기 시작한 이집트군을 보고 긴장을 했으나, 의외로 후방이 허술한것을 보고 그대로 후방에 상륙시켜서 사원이나 시장을 약탈했습니다. 어차피 제쪽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우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땅 한두개 약탈당해도 피해가 미미하지만, 이집트 입장에서는 건물의 가격자체도 부담이지만, 카드가 적게나올 수록 보충되는 군대의 수도 점차 줄어가는 것이기에 시간을 끌어갈 수록 더더욱 최악의 상황이 되어갔지요.
게다가 그리스 해군을 섬멸함에 따라 군사리더 마저 제 손에 들어와서 동맹군에게는 더더욱 최악이 되었죠.
A&A 해보신 분들은 더더욱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똑같은 배치라도 누가 먼저 치느냐는 다시 말해서 누가 싸울 장소를 결정하느냐는 말과 일치. 결국 이를 이해한 이집트는 군대도 그대로 보존하고, 제 본토 한번 침략하기도전에 중립을 선언합니다.
믿을 만한 국가였던 그리스와 이집트가 허망하게 항복하자, 결국 바빌론이 승리가 굳어졌다고 인정한 로마는 마지막 복수의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이에 대한 분노를 그리스에게 표출, 필살 6개 군단을 그리스 전지역에 상륙시켜서 마구 때려부숴버립니다.
카르타고는 상황을 보고 비록 지중해 패권국 등극은 실패해도 자기는 성군(!)이라며, 바빌론과 평화 조약을 맺고 막판에 카르타고의 경제를 상당히 부흥시킵니다. 그리고 게임은 결국 그대로 바빌론이 4번째 불가사의 [공중정원]을 지어버리면서 종료됩니다.
게임 종료 직후 상황을 보면, 바빌론이 지중해 패권을 장악하며 최강국으로 남았고, 이집트는 바빌론에게 사실상 속국상태에 들어갔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군사력을 잃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고, 카르타고는 독립국으로서 상업과 해군력을 크게 증진시키는 등 개중에는 바빌론 다음으로 경쟁력이 있고 독립성있는 국가로 남았습니다.
막장 로마는 그리스에 상륙해서 바빌론 군대와 대결할 예정이었던 군사력으로 그리스의 영토를 정복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부흥 기회를 얻게되었고, 그리스는 로마의 케케묵은 복수에 의해 중후반까지 최강이었던 국가에서, 촤약 최빈국으로 전락합니다. 거기다가 유일하게 남은 영토인 수도는 바빌론이 몽땅 약탈해서 아테네 하나 남기고 가버리고 ㅎㅎㅎ
게임 시간은 한 3시간 조금 넘게 돌아갔습니다. 이번판이 첫판임에도 제법 드라마틱하게 전개가 되었는지라, 미련이 남은 친구(특히 그리스 맡은 친구는 크게 억울해하더군요. 유일하게 보드게임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녀석이었는데...) 들이 다음에 다시 한번 돌리를 원하더군요.
아무튼 처음 돌려본 소감을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기자면, 첫만남부터 불타오른 녀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놈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보드게임은 이게 처음입니다. 허허.. 과연 20년동안 만든 보드게임인지라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이상으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지루한 후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전에 마레노스트럼을 구해서 돌려봤는데 사실 이걸 처음 볼 때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특히 카르카손,워3를 연상케하는 말들 때문에 더더욱 구매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후기글을 읽다보니 다들 재미있어들 하시고, 사진도 이것저것 보니, 컴포넌트도 군더더기 없고 어차피 제 주변에 지나치게 복잡한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몇 안되고 해서, 그나마 덜 복잡한 것이라는 메리트가 겹쳐져서 질러버렸습니다.
컴포넌트는 이미 후기글 보면서 많이 봐서 별로 감흥은 없었는데, 한가지 놀라운건 룰이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는것이었죠... 보통 이런 문명건설류 보드게임은 룰 숙지하는데만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되는데, 그런것도 없고, 컴포넌트 한글화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임 초심자 친구들한테도 상당히 호응이 좋았습니다. 이 친구들(정확히는 고등학교 동창)로 말할것 같으면 시타델도 꽤 헤메고 별로 재미없어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건 꽤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제작자가 20년동안 이걸 만들면서 한가지 정말 잘한것이 있다면 보드게임의 특징을 잘 살려서 각 장르별 특징을 조금씩 반영했다는겁니다.
교역페이즈는 경제적인 요소를 집어넣으면서 은근히 경매/경합 게임과 유사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했고,(물론 제대로된 경매게임해본 분들은 시시해 하겠지만 말이죠) 이 과정에서 또 외교적인 마찰이 빚어지더군요..
혹은 안팔리는 재고 상품 사가면 나중에 해상루트에 한해서 불가침을 맺어주겠다던지, 싸우고 있는 나라 같이 공격해주겠다던지 하는 조건을 붙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 건설페이즈가 되면서 이 게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문명을 운영이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국가마다 여건이 천지차이기 때문에 바빌론이나 이집트 처럼 발전지향적으로 가기도하고, 또는 그리스 처럼 열심히 외교 발판먼저 다지기도 하고, 또는 로마처럼 호전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국가도 있더군요.
제가 봤을 때는 여기서 친구들 성격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평소에 말이 많던친구는 아니나 다를까 화려한 립서비스로 주변국들과 친선관계를 맺고(게다가 이 녀석은 후에 여론까지 조성해서 4국 연합국을 결성한 다음 저를 다굴하기 까지...), 평소에도 좀 조숙한 녀석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거하나 저거하나 조금씩 균형있게 발전하면서 크더군요. 또는 주변관계 잘맺어서 군대는 최소한도만 뽑고, 경제 발전에 주력하는 기특한 녀석(이런 놈이 왕이 되야 백성들이 행복합니다.)도 있었습니다.
마침 이 녀석이 이집트를 맡아서 나중에 바빌론을 하던 초중반까지 저와 동맹도 맺고, 아주 잘 지냈지요.. (사실 외교전략의 상책은 원교근공이 대전제이지만..)
그리고 전쟁페이즈가 되면, 여기서 성격이 또 갈립니다.
군대를 침략이 아니라 견제하는 용도로 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외교로 낚시해서 뒷통수치는 녀석도 있고, 군대를 아예 움직이지 않고 상황을 조용히 주시하다가 결정적일 때 투입하는 녀석도 있고, 저처럼 세상을 만만히보고 군대 안뽑고 외교만 굳건히 믿다가 그만 낚여서 골탕먹기까지 여러 유형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후기니까 플레이의 내용을 조금이나마 끄적여 보도록하겠습니다.
어드밴스드 룰로 세팅했고,
저는 바빌론이었고, 교역리더였습니다.
정치리더는 그리스였고(이 친구가 게임 내내 립서비스 ㄲㄲ), 군사리더는 역시 로마가 맡았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다른 세개 지도자들보다도 이 교역리더는 한번 잡으면 어지간해서는 빼앗기지 않기로 악명높은 리더이지 않습니까?
저도 오늘 그것을 실감했습니다. 교역 순서도 중요하지만, 자국의 여건에 맞게 카드 교역량을 조절할 수 있으니 사실상 지중해 경제를 쥐락펴락하는것과 진배없었죠. 그래서 저는 이 이점을 이용해서 착실히 내실을 다져나갔죠. 영토는 가급적이면 넓히지 않았습니다. 괜히 넓히면, 남들의 이목만 집중시켜서 좋지 않을듯 싶어서 우선 내실부터 확실히 다지고 하나씩 넓히자는 마인드로 했습니다.
로마는 과연 호전적으로 나왔습니다. 초반 몇 턴동안은 아무래도 기반은 다져놔야되서 다들 상인이나 도시등을 키웠지만, 가장 먼저 군대 양성으로 스타일을 바꾼 로마는 가장먼저 시칠리아를 차지하고 있던 카르타고와 전쟁을 했습니다. 역사에서도 포에니전쟁의 계기는 시칠리아 영향력 분쟁에서 비롯되었는데 여기서도 이 위치의 중요성과 세금 수입때문에 처절하게 싸우더군요.
이 전쟁과정에서 카르타고가 로마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오히려 제해권까지 밀릴 위기에 처하자, 돌연 그리스가 카르타고와 연합해서 로마 남부에 상륙합니다. 어차피 수도는 전향도 되지 않고, 이래저래 골치아프다는 계산에 그리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그리스에 의해서 상황이 반전되어 로마는 카르타고 상륙을 준비중이던 군대를 본토로 물렸으나, 오히려 이게 더 화근이 되어 해군력을 회복한 카르타고에 의해 시칠리아는 물론이고, 사르데냐까지 빼앗깁니다.
그리고 실지회복 이상의 영토를 얻은 카르타고는 난데없이 로마와 불가침을 맺고, 조용히 크고 있던 이집트를 견제하러 갑니다. 이로서 이탈리아 반도 북부의 대규모 로마군과, 남부를 전향시키고 요새까지 차린 대규모의 그리스군이 대치 구도가 전개되는데, 이 구도는 후반까지 이어져, 결국 제가 보낸 바빌론의 군세가 그리스 본토를 침공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유럽권에서 이러한 박터지는 헤게모니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이집트는 카르타고가 미처 먹지 못했던 영토들을 하나둘씩 점령하고 있었고, 바빌론도 아나톨리아 반도를 아무 방해없이 꿀꺽했습니다.
저도 처음이긴했지만 친구들도 아직 뭘 몰라서 혼자 조용히 크고있던 저를 지나치게 놔두었습니다.
물론 이집트도 저와 비슷하게 크고 있긴했지만, 내실을 따지고 본다면, 상업리더로 자원관리에서 훨씬 유리한 바빌론만큼 단시간내에 강대국을 키우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너무 카르타고에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카르타고의 표적까지 되어버려 당분간 전쟁준비에 투자해야했죠.
저는 그동안에 완전히 땅을 넓히면서 콜로수스상, 함무라비, 헬렌 카드를 활성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턴 부터 그리스 상륙을 위해 군대를 키우기 시작했죠.
그리고 명목상으로 이집트 접경지역에서 군대를 양성했는데, 이 눈치 빠른 그리스가 그걸 미리 간파하고 이집트를 끌어들인겁니다. 동시에 이탈리아 남부를 반환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로마와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었습니다. 카르타고는 로마와 전쟁할 때부터 동맹이었으니, 이는 바빌론 혼자서 4개국을 상대할 판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 손에는 불가/영웅카드 3장이 들어온데다, 이젠 정치카드까지 손에 들어왔습니다.
아무튼 이 순간부터 교역페이즈를 스킵하기 시작한 저는 바빌론의 모든 역량을 군대양성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크레타섬을 점령하고 마침내는 지금껏 지중해 최강이던 그리스 해군에 완승을 거두었고, 이대로 바빌론의 대군이 그리스 본토에 상륙, 도시를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본토를 지키던 그리스 병력은 3개 군단에 요새 하나(그리스가 그만큼 해군에 주력했었다는 의미).... 이거야 원 300도 아니고... 아무튼 압도적으로 들어온 바빌론군에 의해 본보기를 보인다는 명목으로 스파르타를 시작으로 그리스의 수도를 인정사정없이 약탈했죠. 그리고 국경선에 집결하기 시작한 이집트군을 보고 긴장을 했으나, 의외로 후방이 허술한것을 보고 그대로 후방에 상륙시켜서 사원이나 시장을 약탈했습니다. 어차피 제쪽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우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땅 한두개 약탈당해도 피해가 미미하지만, 이집트 입장에서는 건물의 가격자체도 부담이지만, 카드가 적게나올 수록 보충되는 군대의 수도 점차 줄어가는 것이기에 시간을 끌어갈 수록 더더욱 최악의 상황이 되어갔지요.
게다가 그리스 해군을 섬멸함에 따라 군사리더 마저 제 손에 들어와서 동맹군에게는 더더욱 최악이 되었죠.
A&A 해보신 분들은 더더욱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똑같은 배치라도 누가 먼저 치느냐는 다시 말해서 누가 싸울 장소를 결정하느냐는 말과 일치. 결국 이를 이해한 이집트는 군대도 그대로 보존하고, 제 본토 한번 침략하기도전에 중립을 선언합니다.
믿을 만한 국가였던 그리스와 이집트가 허망하게 항복하자, 결국 바빌론이 승리가 굳어졌다고 인정한 로마는 마지막 복수의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이에 대한 분노를 그리스에게 표출, 필살 6개 군단을 그리스 전지역에 상륙시켜서 마구 때려부숴버립니다.
카르타고는 상황을 보고 비록 지중해 패권국 등극은 실패해도 자기는 성군(!)이라며, 바빌론과 평화 조약을 맺고 막판에 카르타고의 경제를 상당히 부흥시킵니다. 그리고 게임은 결국 그대로 바빌론이 4번째 불가사의 [공중정원]을 지어버리면서 종료됩니다.
게임 종료 직후 상황을 보면, 바빌론이 지중해 패권을 장악하며 최강국으로 남았고, 이집트는 바빌론에게 사실상 속국상태에 들어갔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군사력을 잃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고, 카르타고는 독립국으로서 상업과 해군력을 크게 증진시키는 등 개중에는 바빌론 다음으로 경쟁력이 있고 독립성있는 국가로 남았습니다.
막장 로마는 그리스에 상륙해서 바빌론 군대와 대결할 예정이었던 군사력으로 그리스의 영토를 정복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부흥 기회를 얻게되었고, 그리스는 로마의 케케묵은 복수에 의해 중후반까지 최강이었던 국가에서, 촤약 최빈국으로 전락합니다. 거기다가 유일하게 남은 영토인 수도는 바빌론이 몽땅 약탈해서 아테네 하나 남기고 가버리고 ㅎㅎㅎ
게임 시간은 한 3시간 조금 넘게 돌아갔습니다. 이번판이 첫판임에도 제법 드라마틱하게 전개가 되었는지라, 미련이 남은 친구(특히 그리스 맡은 친구는 크게 억울해하더군요. 유일하게 보드게임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녀석이었는데...) 들이 다음에 다시 한번 돌리를 원하더군요.
아무튼 처음 돌려본 소감을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기자면, 첫만남부터 불타오른 녀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놈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보드게임은 이게 처음입니다. 허허.. 과연 20년동안 만든 보드게임인지라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이상으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지루한 후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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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 제가 이녀석을 사고 절대로 후회하지 않았죠~!ㅋ
룰북을 읽으면서 수만가지의 전략이 떠오르며 흥분해있던 제 모습이 새삼떠오르네요..ㅋ
친구들이 전략에 약한 관계로 제가 제일 약한 그리스를 전문적으로 했는데...
그리스는.... 정말 최고의 고수만이 할 수있는 국가더군요..;;
입담이면 입담... 마치 공격할꺼만 같은 포스를 내뿜으며 상대를 주눅들게하는 투지...(이부분을 전부 입담으로 해결했지만..;;)
나름대로 그리스를 10여판해본결과... 제 나름대로의 그리스 절략은 싼 배를 이용해 순식간에 이동하며 해적질을 해 여기저기 쑤셔놓는 겁니다ㅋㅋ 하지만 이것도 적당히 해야지 과하게 할경우 공공의 적이됩니다~(실제로 과하게 했다가 로마에게 먹혀서 게임끝까지 손놓고 있었던적이...)
아~ 아무튼 후기가 재밌네요..ㅋㅋ 나름 드라마틱하고 스릴있는 전계...ㅋ -
역시 로마는 진정한 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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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나 없이도 이렇게 재밌는 후기는 첨봅니다. 무슨 드라마틱한 역사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마레는 플레이타임이 너무 길어서 생각도 안해본 겜이었는데 이글을 읽고 보니 꼭 해보고 싶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즐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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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티크 여러번 돌려본 뒤 오랬만에 해보니 왜 이리 게임이 축 쳐지게 느껴진 건지... 시작한 지 한시간만에 빨리 끝내버리자는 분위기가 되버렸다는... (이전에는 치열하게 했던 멤버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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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후기다운 후기를 읽어보네요. 저 역시 바빌론으로 가장 많이 플레이를 했는데요. 바빌론 지역의 땅덩이가 일단 좀 커보이는데다, 공짜로 매 턴 마다 영토 확장을 하다보니, 집중견제의 대상이 되어버리더군요.
하긴 바빌론은 초반부터 견제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수습하기가 어려워지니까 당연한 수순이지만...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마레노스트럼은 해상깡패 그리스가 가장 재미있죠
ㅎㅎㅎ
로마가 가장 강한 나라지만 너무 눈에 띄니 견제를 당해서
이집트가 가장 이기기 쉬운거 같아요
어느새 돈을 모아서 영웅 4개로 이겨버린다는 T.T
제가 생각하는
마레노스트럼의 가장 이상적은 상태는
나라별로 시계방향으로 견제하는 거죠
해상깡패인 그리스는 땅많은 바빌론을 견제하고
바빌론은 이집트를 견제하고
이집트는 카르타고를 견제하고
카르타고는 로마를 견제하고
로마는 그리스를 견제하는 ㅎㅎㅎ
그럼 네버엔딩 게임이 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지.. -
로마가 그리스를 견제하면 그리스는 거의 100% 식물인간, 아니 식물국가가 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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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타고가 그래서 로마를 견제해야 되죠
로마만 그리스 견제하면
그리스는 죽어나죠 ㅎㅎ
베스트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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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만화] 일단사는만화 2 - L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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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당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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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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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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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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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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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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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0
뽀뽀뚜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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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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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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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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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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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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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
플리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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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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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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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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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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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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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valle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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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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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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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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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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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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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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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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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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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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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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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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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닥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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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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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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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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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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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 명예 훼손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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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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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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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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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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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의 입장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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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3
leon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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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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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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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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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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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 응원합니다. 모든 혐오와 편견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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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4
지금이최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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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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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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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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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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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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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꿀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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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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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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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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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