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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뷰] Havoc: the Hundred Year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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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17: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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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두 번에 걸친 아스피린 모임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던 '하복'에 대해 평을 하겠습니다. 하복은 영국와 프랑스 사이의 백년 전쟁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같은 테마를 가진 게임이 작년에 나왔었는데요, 여러분도 아시는 배틀로어라는 게임입니다(배틀로어에도 'Havoc'이라는 카드가 있습니다.). 하복은 그보다 일 년 전에 나왔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아서 모르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이 게임이 알려지길 바라면서 하복이라는 게임을 소개를 하겠습니다.
1. 전쟁의 옷을 입은 포커
풀하우스로 가느냐, 3 페어로 가느냐
하복은 포커를 기본 시스템으로 사용합니다만 포커와 몇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포커는 5장으로 조합을 만들지만 하복은 6장으로 조합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포커에서 사용되는 조합에 6카드 스트레이트나 플러시, 5카드, 6카드, 빅하우스, 트리오스 등이 추가적으로 들어갑니다.
두 번째로 핸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포커처럼 매 라운드마다 카드를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턴을 소모하면서 카드를 가져와야 합니다. 만약 두세 번의 전투를 연속적으로 치른다면 손에 남아나는 카드가 없게 되어 남은 전투에 참전하는 것조차도 불투명해집니다.
세 번째로 게임의 종료가 분명합니다. 포커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주머니가 빌 때까지 계속 되지만 하복은 9번 째 전투가 끝나면 게임이 바로 종료됩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전투를 기피하면 다음 전투가 사라지게 되어 있어서 게임의 종료가 조금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2. 게임의 감초, 전쟁견
하복 카드에는 전쟁에 사용되었던 전쟁 무기들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게임의 조커로 사용되는 전쟁견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씌여 있습니다.
군인들은 전장에 있는 화살이나 무기를 회수하기 위해 개들을 훈련시켰다
실제로 게임에서도 이 카드들은 전투에 사용된 몇몇 카드를 가져오거나 자신의 턴에 추가적으로 카드를 가져올 때 사용되며 심지어 두 장을 동시에 사용하면 디스카드 덱의 카드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지만 손에 잘 들어오지 않는 카드가 이 멍멍이(?)들입니다.
3. 피스 키퍼 vs. 하복 콜러
선 플레이어가 피스 키퍼가 됩니다. 뒷면에는 '하복'이 그려진 '피스'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스 키퍼라고 불립니다. 그렇다면 그 카드를 뒤집는 사람, 하복을 외치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
모든 플레이어가 턴을 가져 한 사이클을 돌았으면 피스 카드로 이것을 표시합니다. 피스 카드는 게임의 진행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문제는 피스 카드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 다음 전투가 게임에서 사라지고, 피스 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핸드에 있는 카드 한 장씩을 버려야 합니다. 따라서 피스 키퍼가 피스 카드를 돌리는 행위가 플레이어들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것이 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턴에 하복을 외칠 수 있지만 대개는 피스 키퍼는 하복을 외치지 않습니다. 피스 키퍼에겐 자신의 턴을 버려가면서 하복을 외쳐야 하는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해지는 건 피스 키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게임의 분위기는 피스 키퍼와 언젠가 하복을 외쳐야 하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대립양상을 띠게 됩니다.
4. 결코 가볍지 않은 하복 콜러에 대한 보상
2번째 전투 중...
전투에 대한 보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전투 승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고, 나머지 하나는 하복 콜러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그것입니다.
하복 콜러는 자신의 핸드에 있는 카드 중 2장 이상을 반드시 내려야 합니다. 이것에 따라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참전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복 콜러가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전투의 분위기를 먼저 잡는다는 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복 콜러는 이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그 전투를 마치고 카드 한 장을 더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승점과 보상 차등 지급의 의미
각 전투의 승자에는 승점이 주어지고, 전투 후에 하복 콜러는 카드를 받게 됩니다. 이것을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편의상 #1~3까지 초반 전투, #4~7까지 중반 전투, #8~9를 후반 전투라고 합시다.
각 전투에 할당된 승점은 위 표와 같습니다. 1등과 2등은 거의 모든 전투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나머지 등수는 점수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5번째 전투는 1등에만 점수가 주어지기 때문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카드만 날릴 수 있습니다(제 주특기이죠). 이러한 점은 플레이어들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블러핑을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카드 조합이 아주 좋으면 상관 없겠지만 어중간한 조합이라면 쉽게 전투에 끼어들지 않게 되기 때문이죠.
또 하나, 표에 추가적으로 각 전투에 걸린 승점의 합계와 그것의 평균을 적어놓았습니다. 잘 들여다 보면 겉보기로는 승점의 합계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나중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평균을 보면 그 수가 들쑥날쑥인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은 어떤 전투가 전투에 참가한 플레이어에게 점수를 많이 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말해줍니다. 규칙적으로 홀수 번째 전투에는 상대적으로 평균 승점이 커지고, 짝수 번째 전투는 승점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홀수 번째 전투를 노리면 승점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요.
세 번째로 여러 전투를 묶어서 같은 색으로 표시해 놓은 것을 발견하실 수가 있는데요. 이것은 전투 후에 주어지는 카드 보상을 나타냅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초반 전투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한 장의 카드를 나눠주고, 하복 콜러에게는 추가적으로 한 장의 카드를 더 줍니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중반 전투는 하복 콜러에게만 한 장의 카드를 줍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전투들은 조금 특별해서 8번째 전투 후에 모든 플레이어에게 2장의 카드를 나눠줍니다. 이것은 아마도 8번째 전투에 모든 카드를 소진한 플레이어도 9번째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초반 전투에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아도 카드가 보충된다는 것과 이것을 거꾸로 생각하면 하복 콜러에게 조금 더 큰 이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할 겁니다.
6. 상대편을 낚아라
상대편을 약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는 전투에서 필요 이상의 카드를 소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전투에 참여하고 아무런 승점을 올리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전투에서도 힘을 쓰기 어렵습니다.
'크게 휘둘리면 회복하기 어렵다.'
이것이 하복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입니다. 따라서 그만큼 힘조절을 잘 해야 여러 전투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상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처음부터 강한 조합을 내면 외려 다른 플레이어들은 일찌감치 전투에서 빠져 버립니다. 카드는 카드대로 소모되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시간동안 카드를 모으게 되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손해가 될 겁니다. 전투에 발을 들여놓게 한 다음, 카드를 한 장씩 붙여가면서 유인해야 상대 플레이어들이 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여러 전투에서 승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
하복은 카드 게임이고 블러핑 요소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운적인 요소를 싫어하는 분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포커를 아시는 분에게는) 룰이 비교적 간단하고 리플레이성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보드게임 초보자에게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걸 파는 곳이 생기길 바랍니다.
개인적 평가 : ★★★★★★★ 7점/10점 만점
긱 평가 : 6.9점/10점 만점
Thanks to...
끝으로 테스트를 도와주신
★GT 님, 로소 님, 밥(above2) 님, 슈반 님, 위쥬 님, 쭈 님, 쿄테 님, snowking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진을 제공해 주신
★GT 님과 밥(above2) 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 skeil
orientalwizard@gmail.com
http://blog.naver.com/s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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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전에 한번 어느 분이... 매 턴마다 하복을 외치는 통에 카드를 구하지 못해서 완전 조합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런 경우 완전 난감해지더군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어서 재미있는 게임인것 같습니다. -
skeil님은 보통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재미있게 보게 만드시는 재주가 있으시군요. 멋진 리뷰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좋은 글들 기대해봅니다. ^^; -
재미는 있는데 전 이거 잘 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잘 낚여서 그런가봐요^^
재미있는 게임과 재미있는 리뷰 잘 봤습니다. -
아.. 재미있었습니다..~* 1등해서 더 그런것 같아요.^^*
(초심자의 행운이죠).. 핸드관리를 하면서, 하복을 부르는타이밍, 전쟁때 상황을 보며 카드를 내리는 점,
전쟁견을 이용한 하복부르고 빠지기^^*.. 블러핑적 요소가 많지만 즐겁게 했습니다. (블러핑에 좀 약한데..) -
제가 얼마나 잘 낚이는지 깨닫게 해준 게임이군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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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물품 1위가 된 녀석이군요..ㅋ 2주 연속 돌리시더니 심층 리뷰까지..ㅎ 대단하심.. 하복이후에 카드 보상이 있었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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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몇번돌려본게임인데.... 카드빨에서 밀려서 영... ㅋㅋ 그래도 젬나게는했었는데말이에요 어느분이 요즘 안가지고 다니셔서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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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적인 요소가 많이 영향을 주겠지만, 적절한 블러핑과 여러가지 사이드 요소들이 보완적인 역할을 해주는것 같습니다.
댓들에서도 재미있는 상황들이 많이 나오는군요..
일러도 좋고 시스템도 좋고, 인원만 되면 정말 최고인것 같아요.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하네요. -
전투 밖에서 싸움 구경하는 것도
하복이 주는 쏠쏠한 재미죠. ㅋ -
국내에 입고되면 정말 좋겠네요~ ^^/
한 방이 중요한 게임~ -
느끼지도 못한사이에 테스터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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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king 군은
'마루타'였다고 하겠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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