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보드게임 맛vs.맛이 한 회 더 연명하였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또지니 님께서 추천을 해주신 '뱅!'과 '맥-블라스트'입니다.

　뱅!에 비해서 맥-블라스트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선정한 두 가지 게임을 놓고 의아하실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맥!블라스트를 접해보신다면 뱅!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실 겁니다.


[공통점]
1. 외울 게 많은 카드 게임
　보통 카드게임은 트릭테이킹류처럼 카드에 단순한 색깔이나 숫자로만 표기되어 있거나 보난자나 달무티처럼 같은 카드가 반복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뱅!과 맥-블라스트의 카드들은 저마다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익히는 것만큼이나 카드의 효과를 익히는 데에도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만약에 이런 류의 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머리 속이 벅찬 카드 설명이 부담스러울 테지만 카드 설명의 압박이 게임의 재미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처음 한 번이 힘들 뿐이니까요.

　설명이 필요한 카드들을 나열해 봤습니다. 겁먹지는 마세요.







2. 꽤 괜찮은 다(多)인용 게임
　한 때 "7인이면 무조건 뱅!이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셨습니다. 실제로 7인일 때 뱅!만큼 인원 커버가 되면서 재미가 보장되는 게임이 드물기 때문이죠. 그래서 7명일 때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현재까지도 추앙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뱅!은 2004년에 닷지시티라는 두 번째 확장판으로 8인까지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었습니다.

　8인까지 가능한 맥-블라스트는 여명의 제국(Twilight Imperium)에서 테마를 가져온 게임으로 여명의 제국의 세계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명의 제국에 대해 아시는 분이라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3. 서로 다른 플레이어의 능력
　뱅!과 맥-블라스트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모든 플레이어는 각자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것이 두 가지 게임을 비슷하게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뱅!은 미국 서부시대의 인물들이 그려진 캐릭터 카드를 사용하고, 맥-블라스트는 외계 종족들이 그려진 기함 카드를 사용합니다.


4. 1회성 카드와 지속성 카드
　뱅!은 역할 카드와 캐릭터 카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카드를 노란색 카드와 파란색 카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노란색은 사용 후 바로 버려지는 1회성 카드이고, 파란색 카드는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기 전까지 계속 사용되는 지속성 카드입니다. 파란색 카드에는 여러 총과 말, 술통, 감옥이나 다이나마이트 등이 있습니다. 뱅! 닷지시티 확장판에는 초록색 카드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노란색 카드와 파란색 카드를 반씩 섞어놓은 것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맥-블라스트에서도 뱅!과 거의 흡사합니다. 대부분의 카드는 1회성 카드이지만 함선에 덧붙여서 추가적인 효과를 주는 업그레이드 카드는 지속성 카드입니다. 이 지속성 카드에는 장거리 포, EMP 포, 방위군 등이 있습니다.


5. 체력 개념과 게임에서 제거
　이 두 게임에는 체력 개념이 있습니다. 뱅!에서는 캐릭터의 체력이 0 이하가 된 후 즉시 맥주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면 게임에서 제거가 되고, 맥-블라스트에서는 기함의 체력이 0 이하가 되는 순간 즉시 게임에서 제거가 됩니다.

　게임에서 할일이 없어지는 것만큼이나 불행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게임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뱅!에서는 이것을 약간이나마 보완하기 위해 확장판에 죽은 자를 살리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6. 옆사람과 1대1 대결
　두 게임에서는 공통적으로 옆사람부터 공격을 하게 됩니다. 맥-블라스트는 원래 규칙이 옆사람만 공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4인이 남기 전까지는 옆사람만 공격하게 됩니다.

　뱅!도 시작은 옆사람부터입니다. 차이점에서 추가 설명을 하겠지만 뱅!은 거리 조정이 됩니다. 하지만 거리를 조정할 카드를 장착하기 전까지는 옆 사람만 공격할 수 있습니다.


7. 크리티컬 공격
　게임의 가장 큰 흥미거리 중에 하나가 대박을 터뜨리는 것입니다. 이 두 게임에서는 한 번에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공격이 존재합니다. 뱅!에서는 다이나마이트를 돌립니다. 다이나마이트는 플레이어들을 통해 시계방향으로 전달되는데, 자기 차례 때에 카드 더미 맨 위의 카드를 뒤집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이나마이트가 터지게 됩니다. 이것의 데미지는 3입니다. 캐릭터가 최대 3~5의 체력을 가지고 시작을 하기 때문에 다이나마이트 한 방의 위력은 매우 큽니다.

　맥-블라스트에서는 콤보 공격이 있습니다. 블라스트→다이렉트 히트→크리티컬 공격으로 이어지는 3단 콤보 중 카타스트로픽 데미지(Catastrophic Damage)라는 카드는 함선의 내구력(체력)을 무시하고 그냥 파괴시킵니다. 이것 한 방으로 플레이어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는 실로 대단한 카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차이점]
1. 미국 서부시대 vs. SF
　이 두 게임에서 겉으로 드러난 차이점은 바로 테마입니다. 뱅!은 미국 서부시대이고, 맥-블라스트는 SF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테마는 껍데기일 뿐 게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테마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테마를 중시하는 분들이라면 이 차이점을 염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인원수에 대한 밸런스 문제
　맥-블라스트는 몇 명이 해도 크게 영향이 없습니다만 뱅!은 인원수에 따라 역할 중 몇몇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인원수에 따라 밸런스에 대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4인, 6인일 때에는 보안관 팀이 무법자 팀보다 한 명이 적기 때문에 무법자 팀이 유리하게 시작을 합니다. 8인일 때에는 닷지시티의 변절자 한 명을 추가합니다. 변절자는 서로 다른 팀이기 때문에 같은 변절자라도 서로 적이 됩니다.


3. 협력 게임 vs. 외교/협상 게임
　이 세 번째 차이점이 두 게임의 선호도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뱅!은 자신의 역할과 임무자 정해져 있습니다. 보안관 팀이라면 무법자와 변절자를 제거하는 것이고, 무법자 팀은 보안관을 제거합니다. 변절자는 최후 1인으로 살아남으면 됩니다. 이처럼 플레이어는 역할에 귀속되기 때문에 누구를 공격할지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플레이어의 역할이 드러났을 때에 한해서겠지만요.

　맥-블라스트는 무조건 혼자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곳은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원한다면 합세해서 가장 강한 자를 공격할 수도 있고 혹은 강자에 붙어서 2인자 노릇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힘이 지배하지만 내 힘이 약하면 외교로써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해서든 살아남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합니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기 때문이겠지요.


4. 필수적인 효과음
　4번부터는 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맥-블라스트를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맥-블라스트의 룰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블라스트 공격을 할 때 "피~~~융~~~!", "지~~~잉~~~!" 등 입으로 효과음을 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규칙을 어기면 빗맞은 것으로 간주하라고 룰북에도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 규칙 때문에 처음 하시거나 수줍음이 많으신 분들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됩니다만 이왕에 할 거 좀 더 멋있고 강한 포스가 느껴지는 효과음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면 같이 하는 사람들 모두 좋아할 것입니다.


5. 존과 함대 개념
　맥-블라스트에 있는 특이한 시스템이 바로 존 개념입니다. 기함 주변에 4곳을 색깔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를 표현한 것으로 함선이 공격을 할 때 그 함선이 있는 존과 같은 색깔의 존으로만 공격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 규칙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조금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상대가 비어있는 존으로 공격을 해오면 그 데미지를 기함이 받게 됩니다. 기함이 폭파되면 게임에서 바로 제거가 되기 때문에 기함을 보호하기 위해 새 함선을 구입하거나 함선을 이동시켜서 비어있는 존을 막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매 턴마다 함대의 배치가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6. 전체 공격 불가
　뱅!에서는 개틀링 건과 인디언으로 나머지 플레이어들을 일시에 공격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맥-블라스트에는 그런 효과를 일으키는 카드가 없습니다. 한 번에 한 플레이어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맥-블라스트의 게임 시간이 뱅!에 비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7. 공격거리 연장 불가
　뱅!은 말이나 총으로 좀 더 멀리 있는 플레이어도 공격할 수 있지만 맥-블라스트는 4명이 남을 때까지 오직 옆 사람만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이 6번 7번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만 광활한 우주 공간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확장 카드들이 있어서 이런 제약을 깰 수 있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을까 예상을 해 봅니다. 물론 룰 배울 때에는 힘들겠지만요.




[최종평가]
　안타깝게도 맥-블라스트는 판타지플라이트게임즈 社의 대작 게임들 속에 묻혀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건데 국내에서도 맥-블라스트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면 뱅!에 견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현재 맥-블라스트는 먼치킨 그림체로 모습을 바꾼 3판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3판은 국내에 소량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예전에 비해 구하기 쉬워졌습니다.

　뱅!은 총알 모양 케이스에 담긴 특별판이 나오면서 예전 명성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절판된 하이눈과 룰이 수정된 한 줌의 카드, 에센에서 배포된 3장의 확장 캐릭터 그리고 버전이 올라간 뱅! 3판과 닷지시티 2판이 모두 담긴 말 그대로 특별판입니다.

　예전에 비해 두 게임을 모두 접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선택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보드게임 맛vs.맛 두 번째 시간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블러핑과 협력, 짧은 게임을 좋아한다면 ■☞ 뱅!
협상과 역전을 좋아한다면 ■☞ 맥-블라스트




　　　　　　　　　　written by skeil




참고 사이트
보드게임긱
Bang!: http://www.boardgamegeek.com/game/3955
Mag-Blast 2nd Edition: http://www.boardgamegeek.com/game/6209



배경음악
Wild Wild West OST 中
"Wild Wild West" - Will Smith




게임을 추천해 주신
또지니 님과
함께 플레이를 해주신
비오 님, 알몬드 님, 짜샤 님, 천년전설 님, agent X 님, jugng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