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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리뷰]오레곤(oregon)
  • 2008-02-18 16: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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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93

Lv.30 가이오트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고생하던 시절의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 때의 제 이름은 조셉 다닐리 가이오트였지요. 본래 아일랜드 출신이었던 저는 땅을 빼앗기고 고생 끝에 기회의 땅 미국에 왔습니다. 이곳은 남북전쟁이 겨우 좀 먹고 사나 했지만 얼굴만 좀 잘생기고 별 능력도 없는 저같은 사람을 반겨주는 곳은 없었어요. 게다가 저는 돌아갈 교통비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떠난 동네 날건달 인연이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금과 함께 말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록키 산맥 서쪽에는 비옥한 땅과 황금이 넘쳐난다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들은 인연에게 아부하기 시작했고, 마을은 점접 살기 힘들어져 갔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약혼녀였던 마을의 최고 미녀 티파니 마저 날건달 인연과 결혼해 버렸습니다. 저는 마을의 보스가 된 인연 밑에서 파이트 머니를 받고 싸움을 하는 날건달이 되고 말았지요.






이제 저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습니다. 저 이외에도 마을에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록키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먼 여행 끝에 우리는 저 멀리 노다지(보난자)가 보이는 오레곤 땅에 도착했습니다.






오레곤 땅에 도착했을 때, 제 손에는 3장의 지형 카드와 1장의 건물 카드가 있을 뿐이었어요. 저는 성공하겠다고 다짐하며 카드를 꼭 쥐었습니다.



경쟁자가 많아서 좋은 땅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내 차례가 될 때마다 카드 2장을 내고 일꾼 1명을 놓거나 건물 1개를 놓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일꾼을 놓으면 그 일꾼 주변의 건물에서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건물을 놓으면 그 건물 주변의 일꾼이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바닥의 규칙이었어요.








그래서 일꾼을 놓을 때는 이런 식으로 주변에 건물 여러 개 있는 곳에 놓는 게 요령이었지요.








또 건물을 놓을 때는 이런 식으로 주변에 자기 일꾼 여러 명 있는 곳에 놓는 게 요령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의 일꾼도 있는 곳에 건물을 놓으면 그 사람들도 같이 점수를 먹으니 건물을 놓을 때는 신중해야 했습니다.








건물에 따라 점수 배점은 달랐습니다. 선착장은 호수 근처에만 배치할 수 있는 까다로운 조건 대신 점수가 좀 높고, 교회는 주변 사람 수에 따라 점수 배점이 달랐지요. 창고와 기차역은 점수는 낮지만 전략적인 이점이 있고, 금광과 석탄 광산은 점수가 랜덤으로 주어져서 두근두근했습니다.








문제는 전략보다는 기동력이었습니다. 항상 그때 그때 제일 노른자 땅은 보이니 그곳만 놓치지 않고 다 먹을 수만 있으면 승리야 보장되었죠. 하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빨리 일꾼이나 건물을 놓기 위해서는 계획과 카드 운영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계획대로 되고 카드 운도 따라주면 더 크게 대박을 터뜨려서 재미가 쏠쏠했습니다만 대박 낼 찬스가 왔는데 카드 운이 나빠서 못 놓고 못 놓다가 다른 사람이 먼저 놔 버리는 순간에는 정말 가슴이 무너졌지요.
그래서 이 바닥에는 어떤 카드 종류도 1번 대신해서 쓸 수 있는 조커 찬스와 턴을 1번 더 할 수 있는 보너스 턴 찬스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건물은 점수가 낮지만 전략적인 이점이 있어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카드빨과 타이밍 이 2가지는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교훈이었고 제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요즘 게임을 하나 사고 나면, 룰 숙지하고 어렵게 어렵게 눈치보다가 설명해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게 되어도 처음 1~2게임 정도는 룰 숙지나 전략적으로 미숙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테스트에 불과하죠. 게임 하나 사서 재밌게 놀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긴 느낌인데, 오레곤은 초보자들과의 첫 게임부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룰 구조도 쉽고 예외 상황도 거의 없어서 다들 쉽게 익숙해지더군요.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정도의 가벼운 전략 게임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봅니다.








이 게임의 작가는 Henrik Berg와 Ase Berg라는 분들인데,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듣보잡 작가들입니다. 하지만 듣보잡이라고 무시하면 곤란합니다. 확실히 지난 몇 년간은 일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보드게임 업계를 좌지우지해 왔지만 점점 세대 교차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특히 2007년 에센 축제 기대작들을 보면 이전의 유명 작가 작품은 거의 없고 새로운 이름들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예전 처럼 작가 이름만 보고 게임을 구하다가는 명작 게임들을 놓치기 쉬운 시대가 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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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막강멋쟁이
    • 2008-02-18 19:29:26

    어떤 녀석인가 했더니.. 요로코롬 쉽게 즐길 수 있는 녀석이였군여.. 요즘은 요로코롬 쉽고 유쾌한 녀석들만 땡긴다니깐여.. ㅋㅋ
    잘봤습니다.. ^^
    • 2008-02-18 19:36:24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Far and away..^^
    • 2008-02-18 20:01:54

    이해가 잘되는데요 ㅋㅋ
    • Lv.1 인연
    • 2008-02-18 22:20:58

    뭔가 오해를 사도록 글을 쓰셨군요.
    전 좋은 사람입니다. 티파니는 원래 제 애인이었고요.
    • 2008-02-18 22:44:08

    지름신 접근중..ㅠㅠ
    • Lv.4 알망
    • 2008-02-19 00:24:21

    악당사진 구해달라드만.. 저렇게 썼고... -_-;;
    • Lv.1 카잣-둠
    • 2008-02-19 01:04:54

    ▶◀ 티파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2008-02-19 10:59:14

    아..인연님이 그런 분이 였군요...
    다다도 다시 주 6일제 근무를 실행하라.!!!
    • Lv.1 인연
    • 2008-02-19 15:01:46

    아니, 왜 주 6일제를 언급하시나요? 끔찍하네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
    • 2008-02-20 00:35:24

    역시 인연님은...그런 분이 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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