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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신의 주사위: 소피아 성기사단 편
  • 2008-04-01 01: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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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8

Lv.1 메모선장
세계적 보드게임 수집가 주오커의 아들 주사위는 자신이 뽑은 12가지의 보드게임을 찾아와야만 모든 재산과 컬렉션을 물려주겠다는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오늘도 동분서주한다!


고누: 오늘은 사위씨가 시켜주기로 했죠? 어디로 갈 건데요?

주사위: 음... 가능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가 보고 싶어요. 아, 저기는 어떨까요?

고누: 아, 저런 곳에 보드게임 카페가 있었네요? 그래요, 한번 가봐요.


바카라: 어서오십시오. 두 분이세요? 저쪽에 앉으시겠어요?

주사위: ...테이블을 비닐로 덮어뒀어... 이건...

고누: 청소하기 편하게 해둔 것 같아요... 이 정도로 손님이 없는 걸까요?

바카라: 자, 여기 메뉴입니다. 고른 후에 불러주세요.

주사위: 어디 보자....이런....

고누: 어딜가나 볼 수 있는 게임 밖에 없네요..이래서는 12사도를 찾는데는 도움이...

주사위: 그런데, 여기 찢어진 페이지는 뭐지? 일단은 ... 헤라와 제우스가 제일 낫군요.

고누: 그러게요... 여기요, 사장님!

?? : 아, 시끄러, 내가 뭘 하든 아빠가 무슨 상관이야!

바카라: 얘야, 다이아! 이런....

주사위: ...따님이신가 봐요?

바카라: 아, 죄송합니다 손님. 딸애가 성깔이 있어서...애 엄마가 있을 때만 해도 저렇지 않았는데...요즘은 나가서 뭘 하고 다니는지..

고누: 부인께서는...그럼..

바카라: 암으로 먼저 가고 말았답니다. 아내가 카페를 운영할 때는 장사도 잘 되었는데, 회계만 담당하던 제가 알고 있는 게임만 써서 운영하기 시작한 뒤로 손님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젊은 평론가 하나가 블로그에 혹평을 한 뒤로는 이 꼴이 되었죠.

주사위: 젊은 평론가? 혹시 어떤 사람인지 얘기해 줄 수 있어요?

바카라: 아마... 젊고 깔끔한 미남이었는데, 안경을 썼고, 특이하게 혼자 찾아와서 왼손과 오른손으로 놀다 갔어요. 혼자 온 손님은 처음이라 기억합니다. 그러고보니 여기 어디 그 블로그 글을 뽑아놨는데... 아, 여기 있습니다.

고누: '혼자 갔다고 무시하는 듯한 주인의 서비스도 엉망, 음료수도 엉망, 게임은 흔해빠진 것들 뿐.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려는 자세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건.. 너무 심해요. 잘 되는 카페라고 해도 새 게임을 들여놓기는 쉽지 않은데...

주사위: 잠깐, 그것보다 여길 봐. 아이디가 실명으로 되어있어.

고누: 도미노!

주사위: 도미노... 이 자비심도 없는 녀석, 내가 콧대를 꺾어주겠어. 이봐요, 사장님, 내가 가게를 살려줄게요. 녀석을 불러다 좋은 평가를 쓰게 만들면 틀림없이 예전보다 더 붐비는 카페가 될 거예요.





주사위: 음... 홧김에 또 그렇게 장담은 했지만 무슨 수로 카페를 살려놓지?

고누: 그러게요.. 일단 저쪽 카페에서 천천히 생각해봐요.


점원: 어서오세요, 주인님.

고누: (앗, 이상한 카페에 들어오고 말았어, 뭐야 이 메이드는!)

주사위: 어? 당신은 혹시 보드게임 카페의...

고누: 아, 이름이 다이아.. 였죠?

다이아: 아, 아까 우리 가게에 있던 분들....

고누: 아버님 몰래... 일 하고 있었던 거예요?

다이아: 아빠한테는 말하시면 안돼요.

주사위: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다이아: 일이 끝나면 보드게임 모임에 나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아빠 가게는 간신히 망하지 않을 지경이니까, 제가 엄마만큼 공부를 해야해요.

고누: ...어머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다이아: 엄마는 굉장히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분이었어요. 그리고 일본어를 잘해서 일본 게임을 많이 모아두셨죠. 다 해석하기 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창고에 쌓여있을 뿐이지만.

주사위: (일본...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도쿄에도 자주 가셨지...) 고누씨, 일본어 할 줄 알죠?

고누: 예, 잘은 못하지만 게임은 할 수 있을 정도예요.

주사위: 좋아, 그럼 일이 끝나면 같이 카페의 창고를 찾아보죠. 좋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다이아: 여기예요. 원래는 분류가 잘 되어있었는데, 아빠가 이것 저것 뒤져본다고 엉망으로 만들었어요.

주사위: 이야...그래도 굉장한데? 고누씨, 어디 한번 좋은 걸 찾아봐요.

고누: 굉장히 종류는 많은데 캐릭터 게임이 많아서 잘 모르겠네요...

주사위: 그렇네요.. 그림은 예쁘지만.... 잠깐, 어디선가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

고누: 사위씨, 그건...!

다이아: 앗, 그건 엄마가 아끼던 컬렉션, 그런 곳에 있었군요!

주사위: 다이아, 너희 어머니는 정말 굉장한 분이셔. 이거라면 도미노의 콧대를 꺾을 수 있어!




어쨌든 프랑스어로 '가족' 이었던 카페는 '고슈진사마'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개점하고, 이 소식을 들은 도미노는 카페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

다이아: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도미노: 이건....! 일반적인 메이드복 답지 않게 캐주얼한 복장에 앞치마를 둘러 정말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제, 제법이군. 그럼 이 곳의 추천 메뉴를 부탁하지.

다이아: 알겠습니다. 주인님,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주사위: 다이아, 정말 능숙한데요?

고누: 경력이 제법 된다니까 믿어볼만 하겠어요.

다이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인님. 추천 메뉴와 도우미 루비입니다.

루비: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처음 뵙겠습니다. 우리 즐겁게 '플레이'해요.

도미노: 프, 플레이...! 하아... 좋아... 그럼 게임을 설명해주게. 카드게임이군?

다이아: 예, 일곱가지 보석을 두고 빛의 세력과 어둠의 세력이 다투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반드시 어느 한 쪽의 세력으로만 군대를 구성해야 하며, 전투를 해서 보석을 빼앗을 수 있지요. 빛의 세력에는 보석에 대응하는 성기사가 있어서 보석을 장착하면 더욱 강해지며, 이들은 전투에서 져도 죽지 않고 지하감옥에 갖힙니다. 빛의 세력은 이 지하감옥을 공격해서 기사들을 구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둠의 세력에는 '서열'이 있어서 낮은 서열의 몬스터가 죽기 전에는 높은 서열의 몬스터는 공격받지 않습니다. 또 어둠의 세력끼리는 싸울 수 있지만 빛의 세력끼리는 싸울 수 없지요. 그리고 게임이 끝날 때는 보석의 수로 등수를 정하는데 1등이 빛의 세력이면 2위도 빛의 세력으로, 같은 세력끼리 순위를 매긴답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변심'인데, 이건 손의 장수가 한계를 넘어서면 가지고 있는 세력를 모두 버려서라도 새 세력을 만들어야 하는 룰입니다. 한쪽의 세력으로만 군대를 구성해야하는데, 드로우는 계속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죠.

도미노: 오, 흥미롭군. 어디 한 번 해볼까?

(중략!)

도미노: 오오오오! 이건 정말 굉장하군, 두 플레이어가 싸울 동안 다른 플레이어가 심심한 것은 단점이지만 공격력에 주사위를 더한 전투도 불확정성이 있어서 흥미롭고, 무엇보다 전투가 일어나지 않아 변심의 시기가 다가오는 이 압박감은......그래, 냉전, 냉전이야. 이 게임은 전쟁을 벌일 수는 없지만 군비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내부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익한 전쟁을 벌이다, 국가가 전복되면 쳐들어가 이익을 서로 빼앗는 세계의 부조리를 표현하고 있어! 이봐, 이 게임은 뭐지? 누가 찾아냈지? 이런 게임을 내가 모를 리가 없어!

다이아: 이 게임은 일본의 몬스터 메이커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의 수작이라 불리는 소피아 성기사단. 10년도 더 된 과거에 만들어져 인기를 누리다 절판되어 이제는 일본의 게임숍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이죠.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물건이예요.

도미노: 몬스터 메이커! 알았다. 이 카페의 평가는 기대해도 좋다는... 그럼.

고누: 성공이예요!

주사위: 좋았어!

그날, 도미노의 블로그에는 카페 '고슈진사마'에 대한 격찬이 올라왔고, 카페는 다음날부터 발 붙일 곳도 없을 정도로 붐비게 된다.


바카라: 정말 감사합니다. 이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주사위: 아닙니다. 이건 다 다이아 덕분이죠.

고누: 몰래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면서 보드게임을 공부할 정도로 노력했으니까요.

바카라: 얘야....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다이아: 무, 무슨 소리야, 아빠를 위해 한 게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

바카라: 하하하... 주사위님, 덕분에 유명한 게임만이 훌륭한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고누: 맞아요.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게임이 만들어지고, 그 중에는 분명 우리가 듣보잡이라고 생각하지만 훌륭한 게임도 많을 거예요.

주사위: 아버지는 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드게이머의 전부는 아니라고 했어. 가끔은 뒤도 돌아봐야하지. 좋아, 그럼 오늘은 마이너 게임 파티다!

일동: 하하하하~

다이아: (근데, 그럼 엄마 창고에서 꺼내다 하는 거...?)










사실 저도 정품을 본 적은 없습니다. TRPG 팀 티타임 홈페이지에 리뷰와 카드 목록이 적혀있기에 자작해서 해봤지요; 전투가 길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늘어지는 것 말고는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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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8-04-01 16:54:01

    '는'보다는 '능'으로 해야 이펙트가...
    • Lv.1 르네상스
    • 2008-04-01 19:48:38

    "소피아 성기사단"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네요 ^^

    잘 읽었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도미노"군 나름 매력있는 캐릭터인데요?
    왼손과 오른손으로 노는 경지..
    보드게이머다운 캐릭터입니다 ㅋ
    • 2008-04-01 20:01:50

    저 언급된 도미노님이 제가 아는 그 도미노님이라면 왠지 적절한 캐스팅이 아닌가 싶은.. ㅎㅎ

    (한편으로는 모 님이 문득 생각이 나긴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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