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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명절용 게임 준비: 제1부 게임 고르기
  • 2008-09-05 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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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71

1. 시작하는 말
제 열흘 후면 즐거운 추석연휴가 시작이 됩니다. 연휴 때에는 타지에서 고향으로 걸음을 옮기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혹은 운이 좋게도 먼걸음을 하지 않으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어쨌든 다이브다이스에 계신 분들이라면 가족, 친지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입니다. 이쪽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들은 게임 선택에 큰 어려움이 없으실 테지만 상대적으로 새내기이신 분들은 게임 고르는 것이 즐거운 고문이겠죠.

그 고통을 살~짝 덜어드리기 위해서 저 나름대로 추천할 만한 게임들을 몇 가지 골라서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게임을 고르기에 앞서서
드게임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이 다양함은 골라먹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르는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게임을 고르기 전에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크고 중요한 조건과 작고 사사로운 조건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① 크고 중요한 조건
 ⑴ 연령 : 몇 세부터 가능한가?
 ⑵ 인원 : 게임을 할 수 있는 최소 인원과 최대 인원 그리고 최적 인원은 몇 명인가?
 ⑶ 시간 :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을 붙잡아두어야 하는가?(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떠들어야 하는가?)

눈치가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세 가지 조건은 모든 보드게임에 표기가 되어 있는 사항입니다. 그만큼이나 게임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게임 동호회나 모임에서는 비슷한 연령대와 언제든지 맞출 수 있는 인원이 충족되기 때문에 크게 염두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부 사람들과 게임을 할 때에는 한 번쯤 확인을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연령은 가장 먼저 고려해보셔야 할 사항입니다. 게임의 난이도나 복잡도(드문 경우로 선정성이나 폭력성)를 간접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코요테(Coyote)가 예상보다 연령이 높은 것은 초등학생 저학년들에게 어려운 뺄셈이 있기 때문이며, 카탄(the Settlers of Catan)이나 보난자(Bohnanza)와 같이 협상요소가 들어간 게임은 악조건에서도 안 삐치고(이를 악물고) 버텨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게임에 연령이 높게 표시되어 있다면 무언가 이유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인원은 중요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심각하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보드게임은 두 명 이상이 한 팀이 되어서도 충분히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엘픈랜드(Elfenland)나 바르바로사(Barbarossa)와 같은 게임은 두 사람이 한 팀으로 진행을 해도 무난합니다. 하지만 난이도나 복잡도가 낮거나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게임, 협상게임 등은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한편 어떤 게임들은 인원의 폭이 굉장히 넓어서 인원수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타뷸라의 늑대(Lupus In Tabula)나 옛날 옛적에(Once Upon A Time) 같은 게임이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예측불가능한 인원수에 쉽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들은 게임진행이 단조롭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는 선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시간 역시 중요한 조건입니다. 보드게임에 문외한 분이거나 아직 "다이브다이스 중고장터 새로고침"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장시간 집중하는 것은 장시간 두뇌를 혹사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분들은 게임을 하는 시간만큼이나 게임 설명을 듣는 시간 또한 두뇌가 불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은 게임 설명 듣는 시간과 게임 시간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티켓 투 라이드(Ticket To Ride)와 카탄은 플레이 시간이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설명시간은 카탄쪽이 서너 배 더 걸립니다.


② 작고 사사로운 조건
 ⑴ 성별
 ⑵ 숙련도

위의 세 가지 조건보다는 약하지만 게임을 고르다 보면 은근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위의 두 가지 조건입니다.

성별은 게임을 고르는 데에 제한을 줄 수 있습니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어지간한 것들을 크게 가리지는 않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제 딴에는 우리 나라 특징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의 테마나 일러스트, 메커니즘(게임 진행 요소 예를 들어 기억, 경매, AP 시스템 등)등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숙련도는 경험이라고 바꿔말해도 되겠습니다. 이것은 비슷한 메커니즘을 가진 게임을 접했을 때 얼마나 빨리 이해하고 적응하느냐를 말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쉽게 말해서 아임 더 보스(I'm the Boss!)를 해봤다면 제노아의 상인(Traders of Genoa)을 하기가 쉬울 것이고, 티칼(Tikal)을 해봤다면 토레스(Torres)를 하기 쉬울 것입니다.


3. 명절용 게임을 고르기
절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조건들이 하나하나 다 신경쓰는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갑자기 들이닥치는 많은 친척들, 불붙으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광란의 시간 등이 그것이죠. 워낙에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기기 때문에 한 종류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게임을 선택해서 이에 대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에 명절의 일정 등을 고려한다면 게임을 고르는 데에 좀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아래의 게임들에는 각각 링크를 걸었습니다. 숫자는 순위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① 아이들만 바글바글할 때
 ⑴ 카르카손(Carcassonne)
 ⑵ 티켓 투 라이드(Ticket to Ride)
 ⑶ 일급비밀 스파이(Top Secret Spies)
 ⑷ 우봉고(Ubongo)
 ⑸ 코요테(Coyote)
 ⑹ 스코틀랜드 야드(Scotland Yard)
 ⑺ 바르바로사(Barbarossa)


② 어른들이 끼어들 때
 ⑴ 푸에르토 리코(Puerto Rico)
 ⑵ 라(RA)
 ⑶ 어콰이어(Acquire)
 ⑷ 렉시오(Lexio) or 갱 오브 포(Gang of Four)
 ⑸ 보난자(Bohnanza)
 ⑹ 컬러레또(Coloretto) or 줄로레또(Zooloretto)
 ⑺ 모던 아트(Modern Art)


③ 친척들이 우르르 들이닥칠 때
 ⑴ 정글스피드(Jungle Speed)
 ⑵ 시타델(Citadels) or 뱅!(Bang!)
 ⑶ 우노(UNO)
 ⑷ 악마성의 마차(Coach ride to Devil`s Castle)
 ⑸ 타불라의 늑대(Lupus in Tabula)
 ⑹ 애플스 투 애플스(Apples To Apples) or 스퀸트(Squint)
 ⑺ 위대한 달무티(Great Dalmuti)


④ 할아버지와 함께
 ⑴ 카를러스 마그너스(Carolus Magnus)
 ⑵ 토레스(Torres)
 ⑶ 로스트시티(Lost Cities) 코스모스 2인용 시리즈
 ⑷ 기프프(Gipf) 시리즈
 ⑸ 트윅스트(Twixt)


⑤ 형제 내외와 함께
 ⑴ 알함브라(Alhambra)
 ⑵ 인지니어스(Ingenious)
 ⑶ 카탄의 개척자(The Settlers of Catan)
 ⑷ 다빈치 코드(Davinci Code)
 ⑸ 루미큐브(Rummikub)
 ⑹ 블로커스(Blokus) or 젬블로(Gemblo)
 ⑺ 셋(SET)


⑥ 골방에 고립되었을 때
 이런 분 없기를 바랍니다. ^^;


4. 명절은 또 하나의 기회
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만큼이나 보드게임을 전파(좀 더 세게 말하면 '전도'겠죠?)하기 좋은 때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보드게임이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 장난감쯤으로 비춰져서 보드게임의 저변이 오히려 축소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명절 때 웃어른들께 잘 보여지면 각 가정에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다음에는 효과적으로 게임 설명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 skeil(orientalwizard@gmail.com)




글쓰는 데 세 시간 넘게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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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7-09-14 05:14:48

    잘 봤습니다 ^^ㅋㅋ
    • Lv.1 ♡KH
    • 2007-09-14 06:58:20

    좋네요 ^^
    • 2007-09-14 09:58:47

    푸에르토리코는 어른이라도 겜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주면 싫어하더군요...보드게임 좀 해본 중급자용인듯
    • 2007-09-14 10:47:52

    잘 봤습니다.
    근데 제 친척 동생들은 (20대 중후반) 보드게임이 유행 지난 거라고 꺼리더군요 ㅠㅠ
    • 2007-09-14 10:55:16

    멋진 리뷰네요... 추석에 도움이 되겠어요^^;;;
    • Lv.1 Halo
    • 2007-09-14 12:17:47

    논문이군요~ ^^
    여러면에서 세심하게 설명해주셨네요.. 많은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효과적인 게임 설명도.. 기대만빵입니다.
    개인적으론 설명하는게 젤 어려워요.. TT
    • Lv.1 인연
    • 2007-09-14 12:53:38

    ㅎㅎ 잘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07-09-14 13:19:36

    아니 출처가 없군요...

    어느 학술지껍니까?

    멋지옵니다~ ^^
    • 2007-09-14 13:43:29

    우아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할 수 있는 것을 좀 더 알려주세요~ 토레스 샤를마뉴는 좀 어려워하실듯하네요. 사무라이는 괜찮을려나?

    개인적으로 유행이니 대세니 이렇게 말하는 애들에겐 꿀밤을 때려야 적성이 풀리는;;
    • 2007-09-14 17:13:30

    와~~~ 대단한 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
    3시간밖에 안 걸린듯 싶네요...꾸벅~~~~~
    • 2007-09-14 17:14:38

    덧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ㅎㅎ

    크눌프 님,
    사무라이도 좋은데
    다만 할아버지가 일본에
    안 좋은 감정 갖고 계시면 좀... ^^;
    • 2007-09-14 17:15:10

    링크까지 걸어주시어....바로 구매로 이어질듯...
    다다에서 상 주셔야 할 듯...
    • 2007-09-14 17:17:02

    샤브샤브 님,
    푸에르토 리코는 말씀 대로 중급자용이죠.
    만약에 좀 주관적이지만
    "보드게임 중에 뭐가 가장 인기가 많냐?"
    라는 질문에 한 번쯤
    보여드릴 수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호기심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니까요. ㅎ
    • 2007-09-14 18:24:33

    오우... 흥미롭네요.^^

    저의 경우는 어떨까요?

    군대갔다온 큰형 - 큰아버지/어머니
    대학생 큰누나

    나 - 저희 부모님

    초4~5 정도의 남자애 - 작은 아버지/어머니
    초1~3 정도의 여자애

    이런데... 과연 돌릴수나 있을까요...
    • 2007-09-14 23:49:11

    골방에 고립되었을 때...
    여기 페인하나 추가요.
    • Lv.1 덩달이
    • 2007-09-15 08:53:24

    저도 이런 고민 참 많이 했습니다.
    200% 공감합니다.
    • 2007-09-15 15:19:57

    글의 분석력도 뛰어나고 게임이름 하나하나에 링크까지 걸어놓으시다니 대단한 정성입니다.
    • 2007-09-15 23:58:35

    최고에요.ㅎㅎ
    • Lv.7 ★GT
    • 2007-09-16 09:12:36

    ㅎㅎㅎ 자폐게임 원츄
    • Lv.1 완소아빠
    • 2007-09-17 00:45:20

    골방에 고립되었을때는 1000피스 퍼즐맞추기...가 좋습니다.

    카르카손을 확장 다넣고 최고점수에 도전해보는 것도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그래도 골방에서 시간이 남아 곤란하다면 워게임을 왔다갔다하면서 1인다역으로 해보는 것도 매우 많은 시간을 소모시킬 수 있어 매우 바람직합니다.^^
    • 2007-09-24 22:48:42

    달무티도 괜찮을듯하네요..갠적인생각이지만...ㅎㅎ;
    • 2007-09-28 21:24:39

    '어른들과의' 어콰이어 ㅋ

    최고의 선택입니다 -_-v
    • 2008-09-05 15:08:23

    명절 돌아오니까
    한 번 끌어올려 볼게요.
    • Lv.1 현동섭
    • 2008-09-05 15:13:43

    골방에 고립되었을 때라면 역시 1인용 퍼즐들이죠.
    러시아워, 호퍼스가 저의 추천...
    • 2008-09-05 20:44:08

    골방에선 역쉬!!! 러시아워, 셋, 리코쳇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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