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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상트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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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7 14: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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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빼빼로
아이들 뒤치닥거리하느라고 아내와 단 둘이 게임을 해 본지가 몇개월이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제는 아이들을 다 재워놓고, 잘 꼬셔서 드디어 식탁에 앉아 상트를 펼쳤습니다.
지금까지 아내의 상트 승률은 약 70%. 그래서 아내가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이지요. 저는 승부에는 별로 욕심이 없습니다. 허허.
초반에는 역시 아내가 잘 풀린다 싶었습니다. 아내는 3짜리 일군, 저는 4짜리 일군을 주로 갖고 있었는데, 3라운즈 즈음에 갑자기 4짜리 일군만 쏟아지더군요. 제가 단돈1원 내고 날름날름 먹는 동안 돈이 떨어진 아내는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제 돈이 풍부해졌습니다. 일군 페이즈에 돈 수입차이가 10정도 나니까, 아내가 "아, 속 터진다"는 말을 연발하더군요.
그래도 아내는 건물을 많이 지어서 점수로는 계속 저보다 5-10점 앞서고 있었습니다. 중반전, 건물 턴에 귀족당 1원을 버는 건물이 나왔습니다. 저는 싼 귀족을 여러명 거느리고 있어서 그걸 지어놓으니, 또 약 10원씩 수입이 들어오더군요. 건물 페이즈에 돈을 잔뜩 들고 가는 걸 보고는 또 아내가 하는 말 "어휴, 속 터져."
"여보, 승부에 너무 목숨걸지마. 게임은 그냥 즐기라고 있는거야."
모처럼 벌인 게임 혹 아내가 상처받지 않을까 염려되어 잘 달랬습니다. "당신은 그래도 점수에서 앞서잖아. 결국 점수가 중요하지 .."
그 뒤론 저는 좀 느긋하게 게임을 했습니다. '내가 이기더라도 간발의 차이로 이겨야 하는데..'
어느덧 마지막 라운드.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저는 10원 내고 5점 먹는 건물을 사용해서 아내와의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습니다. 이제 귀족의 종류 수로 승패가 결정될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돈이 남아돌고 있었구요. 아내는 돈이 빠듯한지라 손에 들고 있는 귀족 두장과 앞으로 펼쳐질 특수 카드를 예상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더군요.
저는 '대충 하자. 어차피 특수카드에서 몇장이 나올지 모르는데.' 살살 재촉하는데, 아내는 온갖 경우수를 다 따지느라고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내의 승부욕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강렬한지는 몰랐습니다.
어쨌든, 마지막 특수 카드들이 펼쳐졌습니다. 약5초간의 적막 후 아내의 탄성 "내가 이겼다!" 각자 구입을 하고나면 귀족 수가 같아지는 것입니다.
"1점 차이로 내가 이겼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아내는 즐거워서 어쩔줄 몰라 했습니다.
이말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진리는 밝혀야한다는 생각에 제가 말했습니다. "근데 여보, 돈도 점수가 되거든. 내 돈은 점수로 3점이야."
"무슨 소리! 그런 말 없었잖아"
사실 지금까지 돈 점수로 승부가 나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 규칙은 한번도 설명을 안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내는 "어쨌든 그래도 이만큼 따라 잡은 것 대단한 것 아냐?"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더군요. 저는 맞다고, 훌륭하다고 얼른 맞장구를 쳤지요.
결론적으로, 오랫만에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웬지 염장글로 끝나는 듯한 분위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느닷없이 아내가 하는 말, "근데, 돈도 점수가 된다는게 이상하지 않아?"
못 말리는 그녀의 승부욕...
어제는 아이들을 다 재워놓고, 잘 꼬셔서 드디어 식탁에 앉아 상트를 펼쳤습니다.
지금까지 아내의 상트 승률은 약 70%. 그래서 아내가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이지요. 저는 승부에는 별로 욕심이 없습니다. 허허.
초반에는 역시 아내가 잘 풀린다 싶었습니다. 아내는 3짜리 일군, 저는 4짜리 일군을 주로 갖고 있었는데, 3라운즈 즈음에 갑자기 4짜리 일군만 쏟아지더군요. 제가 단돈1원 내고 날름날름 먹는 동안 돈이 떨어진 아내는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제 돈이 풍부해졌습니다. 일군 페이즈에 돈 수입차이가 10정도 나니까, 아내가 "아, 속 터진다"는 말을 연발하더군요.
그래도 아내는 건물을 많이 지어서 점수로는 계속 저보다 5-10점 앞서고 있었습니다. 중반전, 건물 턴에 귀족당 1원을 버는 건물이 나왔습니다. 저는 싼 귀족을 여러명 거느리고 있어서 그걸 지어놓으니, 또 약 10원씩 수입이 들어오더군요. 건물 페이즈에 돈을 잔뜩 들고 가는 걸 보고는 또 아내가 하는 말 "어휴, 속 터져."
"여보, 승부에 너무 목숨걸지마. 게임은 그냥 즐기라고 있는거야."
모처럼 벌인 게임 혹 아내가 상처받지 않을까 염려되어 잘 달랬습니다. "당신은 그래도 점수에서 앞서잖아. 결국 점수가 중요하지 .."
그 뒤론 저는 좀 느긋하게 게임을 했습니다. '내가 이기더라도 간발의 차이로 이겨야 하는데..'
어느덧 마지막 라운드.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저는 10원 내고 5점 먹는 건물을 사용해서 아내와의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습니다. 이제 귀족의 종류 수로 승패가 결정될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돈이 남아돌고 있었구요. 아내는 돈이 빠듯한지라 손에 들고 있는 귀족 두장과 앞으로 펼쳐질 특수 카드를 예상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더군요.
저는 '대충 하자. 어차피 특수카드에서 몇장이 나올지 모르는데.' 살살 재촉하는데, 아내는 온갖 경우수를 다 따지느라고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내의 승부욕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강렬한지는 몰랐습니다.
어쨌든, 마지막 특수 카드들이 펼쳐졌습니다. 약5초간의 적막 후 아내의 탄성 "내가 이겼다!" 각자 구입을 하고나면 귀족 수가 같아지는 것입니다.
"1점 차이로 내가 이겼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아내는 즐거워서 어쩔줄 몰라 했습니다.
이말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진리는 밝혀야한다는 생각에 제가 말했습니다. "근데 여보, 돈도 점수가 되거든. 내 돈은 점수로 3점이야."
"무슨 소리! 그런 말 없었잖아"
사실 지금까지 돈 점수로 승부가 나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 규칙은 한번도 설명을 안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내는 "어쨌든 그래도 이만큼 따라 잡은 것 대단한 것 아냐?"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더군요. 저는 맞다고, 훌륭하다고 얼른 맞장구를 쳤지요.
결론적으로, 오랫만에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웬지 염장글로 끝나는 듯한 분위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느닷없이 아내가 하는 말, "근데, 돈도 점수가 된다는게 이상하지 않아?"
못 말리는 그녀의 승부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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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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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나서 아침까지 생각하셨나보네요..^^
게임 중에 추가로 룰을 알려주면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빛-_- 끔찍합니다..ㅎ -
돈이 30 루블이상이나 남아있으셨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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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에 땀이 다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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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
디굴디굴대마왕// 저도 상트하다가 돈이 이렇게 펑펑 쏟아져본적은 처음이네요. ^ ^ -
저는 상트 친구랑하다가 동점이 나와서 놀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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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밝혀야 한다... 저는 진리 따위에 목숨 걸진 않지요ㅋㅋㅋ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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