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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프리뷰] 최고의 익스펜션. 디센트 Road to Legend.
  • 2009-03-20 15: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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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95

본격 플레이를 돌리기전 테스트 플레이 후 올린 프리뷰입니다.

게임이 성공하면 익스펜션들이 줄줄이 나오는 건 이젠 상식인거죠?
카탄만해도 베이직 셋과 연동되는 시티&나이트, 시페어러, 그리고 익스펜션의 익스펜션인 5~6인 확장팩까지... 칼카숑은 더했음 더했지 덜하지 않구요.
그러나 익스펜션을 붙였을 때 원래 게임의 품위있고 정갈한 맛은 사라지고 사족이 붙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가격도 그다지 싸지 않아서 새로운 게임을 사는 것만큼 추가 비용이 나갑니다. 저 역시 원작의 팬이라서, 콜렉터 본능이 발동해서... 많은 익스펜션을 추가 구입했지만 지금껏 샀던 익스펜션 중에서 1+1 = 2 정도의 만족감을 줬던 게임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악명높은 FFG의 게임들... 뭔가 새로 나오면 반드시 추가 확장판이 연이어 나옵니다. 최근 FFG의 라인업을 보면 컬렉팅 카드 게임과 미니어쳐 게임의 라인업이 일반 보드게임 라인업의 2배가 넘는 것 같더군요.
이런 FFG의 행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도 유혹에 넘어가는 분들이 많으실 거구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못마땅하게만 바라보던 익스펜션 러시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했으니 바로 디센트의 익스펜션 Road to Legend입니다.

아시다시피 디센트는 FFG 에픽박스 시리즈의 첫번째 주자입니다. 미니어처 디테일에서는 다른 FFG 게임들과 비교해서도 탑클래스에 속합니다. 뭔가 있어보이는 박스 사이즈와 미니어쳐 디테일에 홀딱 넘어가서 구입하신 분들이 꽤 있을겁니다.(저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구입후 바로 매뉴얼을 읽어봤습니다만... 시나리오 딱 9개 주어지는 던전 클리어 RPG형 보드게임(또는 보드게임형 RPG)이란걸 확인하고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대로 나와주는 추가 시나리오 익스펜션 Well of Darkness, Altar of Despair... 정내미가 뚝뚝 떨어지더군요.
그후 몇년간 묵은 술 익듯 책꽂이 가장 꼭대기(가장 손이 안가는 게임들이 놓이는 곳으로 몇년 내로 뽑을 일 없는 게임을 두는 위치)에서 3년을 발효상태로 있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하게 긱에서 RtL의 리뷰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옷~ 이것은 내가 원하던 방식의 던전형 게임이 아니던가.

제게 있어 이런 방식의 게임들 중에서 최고의 게임은 Warhammer Quest였습니다. 이유는
1. 마스터링이 부담스럽지 않다.(마스터가 필요없습니다. 아캄호러와 유사)
2. 던전 제너레이션 시스템을 제공한다.(스토리는 어차피 3류. 시스템이 잘만들어져 있는 편이 낫다)
3. 1회성이 아닌 연속성 있는 플레이를 보장한다.(RPG와 비슷하게 캐릭터가 성장합니다.)

디센트 베이직 셋은 1번만 제외하고는 모든면에서 제가 원하던 방식의 게임이 아니었던거죠. 헌데 RtL는 디센트를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리빌딩한 게임인듯 하더군요.
마침 다다에서 적당한 가격에 팔고 있길래 냉큼 구입했습니다. 일주일간 미친듯이 매뉴얼을 독파했습니다. 게임 메뉴얼을 읽으면서 전율이 느낀것이 얼마만인지...

RtL의 특징을 열거하겠습니다.

1. 6종류의 Overlord의 아바타가 등장합니다. 오버로드는 더 이상 던전키퍼에서 봐왔던 '손'이 아닙니다. 6종류의 오버로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타이탄일 수도 있고, 드래곤일 수도 있고, 리치나 스파이더퀸 데몬일 수도 있습니다.
2. 대마왕님을 모시는 수족들의 등장. Lord of the Rings를 봐도 사우론이 뛰어다니진 않죠? 대마왕님은 항상 그분의 성에 앉아서 장군들에게 명령합니다.(마징가z를 봐도...) 쫄따구들에게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죠. 여기서도 대마왕님 아니 오버로드의 목적을 위해 그분의 수족이 되어 움직이는 아랫것들이 등장합니다. 패로우가의 3남매와 아바타에 따라 고용할 수 있는 수하 7종 중 1명이 대마왕님의 명령을 받고 평화로운 월드맵의 도시들을 하나 하나 파괴하기도 하고 마왕님께 맞서는 히어로 파티를 혼내주기도 합니다.
3. 전략의 등장. 월드맵이 있고 오버로드는 3가지 스토리 플롯 중 하나를 선택해서 커다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게 됩니다. 영웅파티는 대마왕의 목적을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대마왕 역시 점점 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됩니다. 던전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의 전부는 아닙니다. 전략적인 많은 일들은 월드맵에서 처리됩니다.
4. 랜덤제너레이션 던전과 픽스드 던전의 조화. 필드에서 우연한 조우를 나타내는 인카운터와 목표한 위치에서 던전을 탐험하는 두가지 시스템이 약간 다르게 적용됩니다. 필드에서 나타나는 인카운터는 15개의 지형카드(&지형과 관련된 특수룰 1가지) + 30여개의 몬스터 파티 카드의 조합으로 인카운터를 처리합니다. 던전 카드는 40개가 제공됩니다. 일반적인 던전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던전카드 3개가 각각의 층을 이룹니다. 따라서 던전 구성의 경우의 수는 40*39*38개(59280개)가 되겠죠. 던전모양+보스몹과 이벤트만 결정되어 있습니다. 일반 몬스터는 자신이 갖고 있는 익스펜션의 구성에 따라 4가지 구성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으며 놓는 초기 배치는 오버로드가 선택하게 됩니다.
대마왕님의 거처 등의 중요한 던전은 완전한 랜덤이 아니라 2~4개층은 랜덤하게, 마지막 한 개층만 픽스된 레벨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픽스된 레벨은 29개가 제공됩니다.
5.오버로드의 성장. 캐릭터의 성장은 여타 RPG와 다를바 없으니 언급할 필요는 없겠고... 오버로드는 자신의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수하장수를 더 고용하거나 자신의 덱을 강화하거나, 특정 타입의(휴머노이드형, 비스트형, 엘드리치형) 몬스터군을 최대 4단계까지 강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2단계의 비스트맨의 방어력과 HP는 1단계의 드래곤과 맞먹습니다.

디센트 기본셋과는 달리 오버로드 또한 자신의 아바타와 군대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멤버가 구성되어 조만간 첫 플레이를 시작할 예정으로 테스트 플레이만 몇번 돌려봤습니다. 하지만 몇번의 테스트 플레이만으로도 흥분될만큼 훌륭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RPG만 본다면야 훨씬 더 디테일하고 깊은 설정을 가진 좋은 게임들이 많습니다. 전략 보드게임 역시 디센트보다 더 좋은 게임이 널렸습니다. 그러나 성장과 전략, 대마왕과 영웅들의 대결을 이렇게 적절하게 믹스한 게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50시간 정도를 함께할 플레이어를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요.

베이직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 익스펜션을 사는 것이 보통이지만...
디센트 Road to Legend는 익스펜션을 즐기기 위해 베이직셋을 사야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최고의 익스펜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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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9-03-19 21:43:21

    제가 영어를 몰라서 그런데 사고망치에 보니 로드투레전드의 자매품-_-? 비슷한걸 8달러선에 팔던데 이게 혹시 피겨는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혹시 서울이나 경기부근에서 디센트 모임을 가지실때 저도 어떻게 한자리 마련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로드 투 레전드 산뒤 펀칭만 하고 침만 삼키고 있다는..ㅜㅜ
    • Lv.1 좋은미교
    • 2009-03-20 00:41:18

    옛날에야 게임이 성공한 후 시리즈로 나왔지만,,,,,
    요새는 아예 미리 어느 정도 확장판을 감안해서 나오는 듯 하네요.

    한글화의 압박으로 아직 돌려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번역하면서 보니 아마도 이번 '디센트-전설의 길' 확장이 TRPG를 가장 비스므레하게 흉내낸 형태로 제작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D&D를 기반으로 제작된 PC용 롤플레잉 게임을 그대로 옮겨놨다고 생각하시며 될 듯 합니다.
    확장판 형태이면서도 기존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구성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고 있지요.

    다만 한글화의 압박을 뛰어넘는 플레이 타임의 압박을 어떻게 해야할런지 고민스러울 따름입니다.
    • 2009-03-20 04:51:21

    좋은미교/ 한 유저가 오버로드의 아바타로서 유저와 대척점에 있다는 점에서 TRPG와는 좀 다릅니다. 유저의 목적은 오버로드를 물리치는 것인데... TRPG에선 마스터을 물리치는 건 아니죠. RtL보다 디센트 베이직 셋이 D&D등의 TRPG와 더 유사점이 많습니다. RtL의 오버로드의 역할은 엄밀하게 말해서 마스터링은 아닙니다. 굳이 비슷한 걸 찾자면 Fury of Dracula의 드라큘라 백작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FFG의 최근 행보를 보면 RPG와 보드게임을 믹스하고 마스터링의 수고를 최소화 하는 형태의 게임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게임스워크샵의 퓨리오브 드라큘라나 탈리스만을 재판하고, 심지어 워해머RPG의 판권까지 사들인점을 보면 FFG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스워크샵에서 80~90년대에 발매했다가 지금은 손 놓고 있는 RPG형 보드게임을 FFG에선 판권을 가져와 재판을 내고 그와 유사한 게임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점에서 게임스워크샵의 고전 보드 게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 Lv.5 스톰트루퍼
    • 2009-03-20 12:21:35

    저도 한번 돌려보고 싶은 확장팩입니다.^^ 기회가 생기려는지 원..ㅎㅎㅎ
    • Lv.4 더롱다크
    • 2009-03-20 21:14:17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네요. 중고라도 함 구입해 봐야겠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 Lv.18 하이텔슈리
    • 2009-03-20 22:53:34

    재미있는 게 (매뉴얼 살짝 본 결과일 뿐이지만) 저장시스템을 안에 넣어놨다는 것...
    • 2009-03-26 22:36:07

    ^^ 한글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 영어의 압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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