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가 쓴 '바다의 도시 이야기'입니다. 중세라고 하면 기사, 성, 농노, 영주 라고만 생각했던 저에게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공화국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 재미있는 책이었죠. 세레니시마의 리뷰를 처음 보았을 때도 이 책이 생각났고, 세레니시마를 몇번 해본 뒤에는 책장에서 꺼내 다시 읽고 있는 중입니다. ^^ Serenissima라는 말이 베네치아를 의미하고 있는 만큼, 책을 읽어보시고 게임을 해보시면 두배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레니시마와 '바다의 도시 이야기'

우선 세레니시마의 룰을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게임 안에 들어있는 써머리 카드에도 써 있습니다.(물론 영문으로^^;)자료창고에 있는 티로님이 올리신 요약본을 참고했습니다. 제 디카가 접사가 잘 안되서 ㅠㅠ 파란말이 선원이고 주사위 옆에 쌓여 있는게 돈입니다. 요새와 배는 척 보면 아실테구..회색말이 철, 빨간게 와인, 노란게 금....


공봉식님 다이브다이스 리뷰 사진 도용.^^;

플레이어는 배 두척과 선원10명 2000두카토를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한 라운드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phase 순서정하기
손에 돈을 안보이게 쥔 후에 펼칩니다. 돈을 가장 많이 낸 사람부터 1,2,3,4 중 하나를 고릅니다. 이번 라운드 동안 모든 phase를, 이 순서대로 플레이합니다. 돈이 같을 경우에는 주사위를 던져 이긴 사람이 먼저 고르며, 돈을 안 냈을 경우에는 주사위 눈이 높은 사람쪽이 무조건 먼저합니다.

*2phase 구입
물건구입-자신의 항구나 중립항구이면 100두카토; 다른 사람의 항구이면100~300두카토, 독점이라면 100~1000두카토를 항구주인에게 내고 구입, 물건을 안 팔수는 없습니다.
선원구입-100두카토;선원을 구입하려는 항구의 창고에 있는 물건 수 만큼 선원구입이 가능, 물론 자신의 항구에서만 선원을 구입할수 있죠.
배, 요새 구입-500두카토;단 배는 철과 나무, 요새는 금과 나무가 있는 자신의 항구에서만 생산가능
물건및 선원 재배치- 같은 바다에 있는 배와 항구간에 선원과 물건을 재배치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창고에 있는 물건은 건드릴수 없죠.^^;

*3phase 이동
배에탄 선원수만큼 이동이 가능합니다. 지나가는 해역에 다른 국가의 배들이 있다면 일단 정지후 그 해역에 있는 모든 배들의 동의가 있어야 다른 곳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4phase 전투
같은 해역에 다른 국가의 배가 있다면 전투여부를 결정합니다. 자신의 배를 선택하고, 공격할 배를 선택합니다. 항구와도 전투를 할수 있습니다. (항구에서 배를 공격하지는 못합니다.) 전투 방법은 1:1이며,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에 자신의 선원수를 더하고, 그것을 3으로 나눈 만큼 상대방 선원을 제거합니다. 전투는 동시에 공격이 이루어 지는 것으로 처리하며, 항구를 공격할 때 요새가 있다면 항구의 선원을 공격할 때는 4로 나눈 데미지를 줍니다.

*5phase 항구관리 및 점령
수비대가 없는 중립항구나 다른 플레이어의 항구에 선원을 내려서 항구를 점령합니다.

*6phase 판매
항구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창고에 없는 물건을 창고에 올려놓고, 해당하는 숫자*100두카토 만큼의 돈을 받습니다.
만일 다른국가 소유의 항구일 때, 그 국가의 모든 항구를 통틀어서 그 물건이 생산되지도 않고, 창고에도 없다면 500을 뽀나스로 받고, 수도에 파는 경우라면 1000을 뽀나스로 받습니다.(신시장개척)

모든 phase가 끝난 후 자신의 수도를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는 300듀캇을 받고, 다음 라운드를 시작합니다. 4인플레이일 때는 8라운드, 3인플레이일 때는 10라운드, 2인플레이일 때는 12라운드를 하고 승점계산을 합니다.

승점계산은 돈 500두카토당 1점, 자신의 수도를 가지고 있으면 10점, 창고가 꽉찬 소형항구 2점, 창고가 꽉찬 중형항구 5점, 창고가 꽉찬 수도 10점, 그 외의 항구 1점입니다. 물론 승점을 많이 받는 사람이 이기겠죠?

제가 여기에 룰을 모두 쓴 이유는, 세레니시마가 이정도의 룰만 가지고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왠만한 카드게임보다 룰이 더 쉽습니다.(물론 요약하면 어느 게임인들 이만큼 안 줄겠습니까? ^^;)


세레니시마를 애기 할 때면 항상 나오는 것이 배의 구성입니다. 배의 전투력과 이동력은 모두 배에 탄 선원의 수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건을 많이 싣는다면 그만큼 배의 이동력과 전투력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배에 태우는 선원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물건을 안 팔수도 없는 노릇이며, 전투를 안 할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 때 생각해야할 것이 바로 주사위입니다.
난데없이 왠 주사위냐 하시겠지만 ...-_-; (주사위로 나온 숫자+선원수)/3 ....이 시스템 정말 대단합니다. 2명탄 배로는 절대 5명 탄 배를 이길수 없습니다. 2명 탄 배가 운이 좋아서 두번 공격할수 있고, 또 6이 연속 두번 나온다고 해도 5명 탄 배는 못 이깁니다. 마찬가지로 1명 탄배도 4명탄 배를 이길수 없겠죠.
3으로 나눠서 그 만큼 선원을 죽이게 되므로, 3명 차이가 나는 선원을 가진 배끼리 전투를 하면 꼭 질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알수 있는 사실이지만 전 이것을 깨달았을 때, 정말 놀랬습니다. ^^; 2명차이가 나는 배와 1명차이가 나는 배 또한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어느정도 확률로 전투가 결정되는지 알수 있습니다. 어떠한 숫자가 나오면 죽는 다는 룰보다 3으로 나눈다는 것이 이렇게 심오한 뜻인 줄은 예전엔 모르고 있었습니다. 선원을 태울 때는 자신의 근처에 어떠한 배가 있는지 살펴보고 그에 따른 선원수를 채워야 겠죠.

그 다음으로 생각되어야 할 점은 턴순서를 고르는 것입니다. 이 턴 순서가 '어느 것이 좋다.' 고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앞 순서가 좋을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뒷순서가 좋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이 다 떨어질 것 같을 때에는, 첫순서가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물건을 많이 실은 배가 있을 때는 뒤의 순서가 좋습니다. 남들이 이동을 다 한 후에 이동을 하기 때문에 피해 다닐 수 있는 것이죠. 특정플레이어가 자신의 배를 노린다고 느낀다면 그 플레이어보다 뒷 순서에만 위치한다면 배를 슝슝 피해다닐수 있습니다. 끝까지 피해만 다닐순 없겠지만, 남들 군비증강 할 때 자신만 물건을 싣고 다닐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되어야 할 것은 승점에 관한 고찰입니다. 가장 큰 승점은 자신의 항구에 물건을 가득 채웠을 때입니다. 이 때 얻는 승점은 10점입니다. 물론 자신의 수도를 가졌을 때 얻는 승점인 10점도 더해지므로 총20점이겠죠. 그렇지만 수도에는 물건을 채우기가 무지 힘듭니다. 세레니시마에는 모두 7개의 자원이 있으며, 수도에서도 물건하나가 생산되며, 수도에 6개를 채워야 되므로 진짜 열심히 뛰어다녀야지만 수도를 다 채울수 있습니다.

수도에 자원을 모두 채우서 얻는 점수인 10점은 게임이 끝날 때 보면 무지 큰 점수 입니다. 마찬가지로 도시를 채웠을 때 얻는 점수도 크죠. 모든 항구를 점령할 때는 점령보다도 그 항구에 자원을 채워넣어서 큰 점수를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물건을 꽉 채우지 못하면 결국 항구점수는 1점입니다.

잘 플레이 한다고 해도 주위의 플레이어들이 어느정도 수준의 플레이를 해준다면, 1등의 점수는 30점 대입니다. 이렇다면 확장보다 자신의 수도에 물건을 채우고 돈 5000두카토 정도 있다면 1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괜히 군비를 늘리는 것보다는 말입니다. 다음번에 제가 해보고 싶은 플레이입니다. 보석을 첫 턴에 독점하고, 누구에게도 수도에 보석이 가게하지 않고, 저만 수도를 채운다면...군사력은 어느정도만 되도 1등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이런거 써 놓으면 견제 당할텐데..)

세레니시마를 애기할 때면 베네치아, 터키, 스페인, 제노아 간의 균형을 애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나라들 간의 균형은 맞아 보입니다. 자원의 분포도 잘 보면 굉장히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제노아와 스페인은 모든 자원이 접하기 쉽지만 향료를 수도에 얻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베네치아는 모든 자원에 가까워 보이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지만 의외로 직물을 수도까지 넣기가 힘듭니다. 터키는 금을 얻기가 힘들구요.
보석은 한 항구 밖에 안 나지만 모든 나라의 수도에서 5칸이 떨어져 있습니다. 즉 첫턴에 어느나라라도 점령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터키만이 향료에서 가까워보이지만 제노아도 터키처럼 금에 가깝습니다. 두 나라 모두 초반에, 이 자원이 생산되는 두 도시에서 3칸과4칸 떨어져 있습니다.
스페인과 제노아는 2턴만에 배를 건조할수 있지만(수도에 배건조자원 중 하나를 가지고 있으므로...) 터키와 베네치아는 빨라도 3라운드에 배를 건조할수 있습니다. 대신에 터키는 향료를 독점하기가 쉬우며, 베네치아는 독점하기 쉬운 금, 보석, 향료에 모두 한턴만에 갈수 있습니다. 제노아와 스페인은 위치가 가까워서 서로 견제당하기 쉽죠. 금도 나눠먹어야 될 경우가 많고요.^^

이런 식으로 보았을 때 터키가 특별히 유리하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베네치아가 적절한 견제를 못 했을 경우나, 제노아, 스페인 쪽에만 신경 썼을 경우 터키의 원사이드 플레이도 가능하죠. 하지만 한 플레이어가 너무 크게 독주한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연합하여 견제하므로, 크게 밸런스가 깨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반전도 세레니시마의 재미입니다. 그동안 동맹을 맺었던 어쨌든 간에 모든 물건들을 버리고, (항구에 물건이 몇개가 차 있던 간에 꽉 차있지 않으면 1점입니다. ^^;) 상대방의 항구로 달려가는 각 국가들.. 만만해 보이면 그냥 마지막에 거덜나버립니다.

아직은 세레니시마를 6판 정도밖에 못해봤지만, 하면 할수록 전략이 우러나오는 게임 같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세레니시마를 원하셔서 많이 플레이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세레니시마 하는 모임..-_- 세레니시마 온라인 -_- 세레니시마 메일플레이...-_- )

세레니시마를 다하고 난 다음에 느끼는 감정은..바다의 AOS...(시스템도 틀리고 세레니시마가 먼저 나온 것 같지만..전 AOS를 먼저 해봤으므로...^^;;;)

결점이라고 한다면, 배에서 말들이 자주 떨어진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레고처럼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껄...하는 생각뿐입니다. 차선책으로 배깃발을 배 앞쪽을 향하게 꽂으면 그나마 낫습니다.

이외에도 쓸 점이 많은 것 같은데 다 못 쓴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다 읽어주신 분이 있으시다면 감사합니다. 혹시 에러룰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터키와 스페인 베네치아, 제노아는 제가 익숙하고 글 쓰기 편한대로 썼습니다. 게임판에 있는대로 이스탄불이나 발렌샤로 하시든 시대상황에 맞춰서 부르시든 플레이 하시는 분의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