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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21 - 함께 놀자 파-주-슈-필
  • 2024-05-30 16: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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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1 [개굴이]

0. 다함께 모여보자~ 우리 세~ 상이 열리네~♪

라는 노래가 아직도 귀에 맴도는 지금은 2024년 5월 28일입니다.

과연 이 글이 언제 작성이 완료되고 언제 업로드될지는 모르겠지만, 2024 파주슈필 후기를

 


▲ 이 짤은 음성 지원을 하고 있지않습니다.

 

 

 

 

1. 불고기와 물고기 그 사이 어딘가

 

날씨가 굉장했죠? 양일 모두 행사에 참여해주신 O님은 "토요일은 태닝슈필, 일요일은 워터슈필"이라고 이야기했고, 

또 누군가는 "토요일은 불지옥이요 일요일은 워터밤이었다" 라고 하셨습니다.

 

작년과 올해 2년동안 다녀본 파주슈필은... 다른 행사에 비해 진짜 날씨가 너무 큰 의미를 지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소가 장소인지라 가족단위로 나들이 느낌, 혹은 연인끼리 데이트 느낌으로 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실제로 제 친구들도 더 가까운데에서 열리는 보드게임 행사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파주슈필은 매년 오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래서 일요일에 워터밤(...)을 겪으신 분들은.... 내년에 꼭 한번 다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날씨 좋은 파주슈필이 찐이에요 찐.

 

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토요일에 방문했는데요, 지글지글 끓는 개구리가 되어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것이 방문객분들의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구매를 목적으로 온 분들도, 체험을 목적으로 온 분들도, 그냥 바람 쐬러 온 분들도 모두 얼굴에 웃음이 꺼지지 않은 채 행사를 "즐기고" 계신다는 느낌이 팍팍 꽂히더라고요.

사실 요즘같은 세상에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물품은 집에서 간단하게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굳이 그 멀리까지 산넘고 물건너 오시는 데에는 같은 취미를 즐기고 있음을 지근거리에서 느끼고싶은 마음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2. 그 날 양서류의 행적 - 출발 편

 

몇 번 이야기 했던가요? 저는 처가가 파주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파주슈필에 가겠다고 가정 내 실세의 윤허를 구하실 때, 저는 제 사심에 "효심"이라는 포장을 더하여 윤허 과정에 활용할 수가 있단 얘기죠.

심지어 아침 일찍 움직이는 것 역시 "께임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머님 아버님을 빨리 뵙고 싶기 때문이다" 라는 명분을 세울 수 있다 이말입니다.

 

작년엔 시작시간인 열시를 좀 넘어서 도착했더니 주차부터 시작해서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기분"을 낭낭히 느꼈던지라 올해는 조금 서두르자고 결정,

평소 출근시간보다 더 빨리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오픈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어요. 

 


▲ 왜 앞에 사람이 많은거죠? 왜 저는 더 부지런하지 못한거고요.
 

라-고 생각했던건 저 뿐만이 아니었나봅니다. 내년에는 더 일찍 출발해서 더더 일찍 도착할거에요.

아니, 아예 처가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움직일겁니다. 두고보자구요 여러분!!!

 

 

 

 

3. 그 날 양서류의 행적 - 고행 편

 

멀리멀리 차를 주차하고 종종걸음으로 입장해서 가장 놀랐던건 길고길고기나긴 매장 대기열....이었습니다.

....아무리봐도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작년엔 그냥 할랑할랑 들어갔던 기억이 나는데? 커피러시 40분 대기는 기억나지만.

당연히 저도 바로 뒤에 줄을 서고 싶었지만, 저만 온 것이 아니라 처가 식구들을 모두 모시고 방문한지라 어쩔 수 없이 입장 사은품을 먼저 받으러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네가 선택한 명분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개굴이

 


▲ 보드게임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내 주위에는 별로 없는가.

 

받고 나서 조심스레 단독행동의 의사를 전하고 구매대기열에 줄을 섰는데...... 진짜 굉장히 길더라고요 줄이-_-;; 입장할때보다 1.5배는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따흐흑 내 줄.

모임이나 커플 단위로 오신 분들은 그 시간을 같이 오신 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보내셨지만.... 전 제 발로 동행인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지라 매우 외로웠습니다.

 - 네가 선택한 명분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개굴이 시즌2

 

그래도 그나마 중간에 지인 분들이 찾아주셔서 인사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어요. 최근 한 2~3년간 선 줄 중에 제일 길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물건 사고 15분 줄서서 결제하고, 결제하고 사은품 받으러 또 줄. 사은품까지 받고나서야 이제 슬렁슬렁 여기저기 다니며 게임도 하고 아는 분들도 만나고 할 수 있었네요.

 

 

 

 

4, 그 날 양서류의 행적 - 게임 편

 

간단하게 슈필 신작 및 구매작 소감을 해보자면...

 

제일 놀라웠던건  "모자가 아니잖아".... 다른 분들의 후기나 플레이쓰루를 보면 이게 굉장히 쉬워 보인단 말이죠? 3인 기준 4장밖에 안되잖아요.

"이게 왜 어렵지? 이걸 왜 몰라? 그걸 못 외워?"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플레이해보니까 실시간으로 기억이 날아가는걸 느끼며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럴수가 있나 싶을정도였어요. 

보통 기억력 게임이 진지하게 하면 한없이 드라이한데, 대충그린듯한 그림과 함께 "그걸 몰라?"의 난무로 가벼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는것도 좋았어요.

 

다음으로 커피러시 케이크타임.

나중에 리뷰로 다루긴 할건데..... 보통의 확장들이 기존의 게임을 수평적으로든 수직적으로든 심화시키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인데 반해

커피러시 케이크타임은 기존의 구조를 크게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더 숨통을 터주는 느낌이었어요.

기존의 커피러시가 아그리콜라 가족룰(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빈곤한 규칙)이라면 케이크타임은 쉽고 직관적인 직업과 보조설비가 추가된 게임 느낌이랄까요.

개인적으로 커피러시 오리지널을 할 이유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그에반해 원박싱이 안되는건 좀 킹받았구요.

 

다음으로 익스플로딩키튼 그랩 앤 게임.

이걸 왜 이제 해본건지.... 저의 부족한 게임 선구안에 이마를 탁 치고 갑니다.

간단한 규칙에 빠른 진행, 해체를 통한 담금질과 그걸 피해나가는 역관광까지 그야말로 날것의 재미가 가득하더라고요.

학교에서 학생들하고 해봤는데 수학여행때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겠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습니다.

오히려 이걸 해 보고 폭냥이 원본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원본도 재미있나요?

 

다음으로는 달밤의 베개싸움.

베개 던지는 맛이 일품인 게임. 이것도 학생들하고 해봣는데, 40대의 피지컬이 10대의 피지컬을 이겼습니다. 제가 그 정도더라고요. 에헴 에헴.

플레이 초반에는 "보라색만 없으면 그냥 집으면 되는거 아닌가? 생각보다 쉬운걸?" 싶었는데,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뜨는게 아니라면 공격이나 방어는 시도하면 안되잖아요?

이 부분이 무턱대고 배게를 강탈하는 플레이를 억제해주니 중반부터는 게임의 의도대로 빠르게 남의 카드를 스캔하는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고요.

모자가 아니잖아와 더불어 규칙만 봤을 때 보다 플레이 경험이 더 좋았던 게임중 하나네요.

 


▲ 귀여우니까 이미지 한 장. 제 최애도적단은 럭키입니다 럭키.

 

마지막으로 귀욤단....아니, 도적단의 월급날.

아내님이랑 1:1로 즐겼는데, 아내님한테 필요한 두 장을 오픈해주고 아내님한테 필요하지 않은 세 장중 저주를 한 장 뒤집어서 배치했는데,

귀신같이 세 장짜리를 가져가더니(여기에 굉장한 보물 숨겼지!!) 장렬하게 폭사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아니, 줘도 못먹어?

케이크 나누기? 아닙니다. 이 게임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시험하는 게임이라구요. 얼른 2:2 해보고 싶다!!

 

 

 

 

5, 파티가 끝나고 난 뒤의 개굴이

 

올해가 두 번째 파주 슈필이네요.

작년 첫 슈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동안의 보드게임 행사와는 달리 오픈된 장소에서 진행했다는 부분이었어요.

날씨가 안도와주긴 했지만, 그래도 장소 덕분에 "나들이를 곁들인 가족 단위의 주말 방문장소" 라는 공간적 의미가 부여되었어요. 이런 부분은 기존의 행사에선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었죠.

특히 주머니 넉넉하게 챙겨주는 증정 게임들에서 "엑 이렇게까지 퍼줘?" 랄 정도로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

당근에 올라오는 등 행사 후에 뒷말이 많긴 했지만, 저는 이런 증정품 덕분에 "재미있게 논 후 그 경험을 집으로 가져가서 이어갈 수 있다" 라는 의미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2024년 슈필행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슈필과 창고오픈행사의 병행진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하나만 잘하는게 나을 수도 있는데, 인력과 노력을 두 군데로 쪼개가면서까지 진행한건 과감한 결단이었다고 생각해요.

방문하는 입장에서도 그렇죠? 슈필은 슈필대로 완벽하게 진행하고 추후에 창고전은 창고전대로 제대로 진행하는게 두 마리 토끼를 차근차근 잡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병행진행하겠다는 결정으로 인해 슈필은 조금 더 가족적인 행사장 분위기가 되었고,

조금 더 보드게임이라는 취미를 딥하게 파고드는 분들에게는 창고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첫 날에 여러모로 지적받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2회차밖에 되지 않는 행사에서의 운영 경험 부족이라거나, 생각보다 많았던 방문객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발생한 부분이었죠?

실제로 적잖은 문제들이 일요일에는 해결되어서 일요일날 오셨던 분들은 비교적 쾌적하게 행사를 즐기다 가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가 내년 행사가 더 기대되게 만드는 하루였어요. 

 

이렇게 올해의 파주슈필도 끝이 났네요.

파주슈필 진행 양일은 물론 창고개방행사와 파주슈필 준비까지 몇달동안 고생하신 운영측 분들과

행사에 방문해주신 많은 보드게임 꿈나무들, 그리고 그 꿈나무들을 위해 주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와주신 분들 모두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려요. 

큰 행사를 방문하고 오면 항상 확신으로 충만해지거든요.

여러분들 덕분에 앞으로도 보드게임을 쭉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말이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남은 하루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 내년에 또 봬요 모든 플레이어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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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7 채소밭
    • 2024-05-31 14:21:49

    모자가 아니잖아 정말 최고예요... 요즘 너무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잠깐이지만 뵈어서 반가웠어요!
    그나저나 개굴님 덕분에 잊었던 주제가가 다시 머릿속 재생을 시작했으니 책임지세욧 ㅠㅠㅠㅠㅠㅠ
    • Lv.31 [개굴이]
    • 2024-06-09 16:25:32

    후후 저만 당할 순 없다....!! 
    모자가 아니잖아 채소밭님 인스타툰 보고 "이게 어려워?" 싶었던 저에게 매우 채찍질중입니다.
    • 관리자 JADE
    • 2024-05-31 19:56:25

    모자가 아니잖아 아직 못해봤어요 ㅠㅠ
    사놓고 아직 못돌린 게임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저도 잊어버린 주제가가 다시 떠올라 버렸어요....2222....
    • Lv.31 [개굴이]
    • 2024-06-09 16:26:06

    그 와중에 3에엔...!! ㅋㅋㅋㅋㅋ
    저도 슬슬 개봉노플이 쌓이고 있어서 아내한테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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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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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축하합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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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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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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