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창세기 3장 1절)

맞습니다. 뱀에게 당한 후기... 시작합니다.

맵은 할리우드힐스, 시작 매력은 10점. 사실 몰락은 이때부터 예비되었습니다. 1인플 초심자인데도 두 번이나 오만했던 탓.
이러한 인간의 오만에 장지뱀이 답합니다. “3점이 있으라!”

장지뱀과 해식동굴이 시작 카드에 같이 잡힌 기적과도 같은 상황. 건설-동물-협회로 카드 2장을 쓰면 보존 점수 3점으로 시작할 수 있다구!
장지뱀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 하지만 뱀은 역시 간교했습니다.

(한 눈에 봐도 파충류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시작 세팅)

(한 눈에 봐도 파충류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시작 세팅 2.
뒤에 있는 카드는 지원한 보호 프로젝트 수에 따라 보존 점수를 얻는 보호 중시 동물원)

하지만 뱀의 속삭임은 강력했고, 저는 거기에 굴복해 건설-동물-카드-협회로 첫 휴식까지의 절반의 여정을 진행했습니다.
이상한 게 하나 끼어있는 건... 기분 탓이겠죠?
5번 자리에 카드를 놓은 채로 시작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를 흡입하는 마냥 낚아채기로 카드를 가져와야 했습니다.
보존점수 2점 보너스로는 후원자를 뒤집었구요.
이유는... ‘할리우드힐스’라는 맵의 특성을 사용하기 위해서였죠.
심지어 2칸짜리 우리를 수입으로 받고 시작했으니, 맵을 채우기도 쉬웠죠.

H 표시를 덮을 때마다 후원자 카드를 1장 가져오고, 3개를 다 덮으면 후원자의 비용을 줄여주는 할리우드힐스의 특성.

그렇게 게임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소형동물의 비용을 3이나 줄여주는 소형 동물 전문가를 내려놓고,
1과 2짜리 우리를 마구마구 지으면서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패착일 줄이야....

3번째 휴식을 시작하기 직전 동물원의 모습. 파빌리온이 저렇게나 많은 이유는 아래 그림에서 밝혀집니다.
4짜리 우리 2개가 비어있는 장면에도 주목해주세요.

그 이유는 바로 아시아 대륙 전문가. 아시아 아이콘을 자기 동물원에 내려놓을 때마다 파빌리온을 하나씩 건설합니다.
뒤쪽에 유럽 아이콘을 놓을 때마다 1칸짜리 우리를 건설하게 해주는 유럽 대륙 전문가까지 놓여 있네요.
연방 정부 보조금에, 같은 건물을 하나 더 짓게 해주는 엔지니어까지. 후원자가 넘쳐나는군요!

4번째 휴식 직전, 초식 동물 전문가와 미어캣 굴을 한 번에 내려놓으면서
화려하게 초식동물을 내려놓기 시작합니다.
(2레벨 후원자 카드+X토큰 1개 = 7, 할리우드힐스의 능력으로 4+5가 3+4로 감소)

게임을 종료할 때 찍은 사진. 넘쳐 흐르는 후원자들의 향연이 보이시나요?
가운데 가려진 카드는 소형 동물 전문가랍니다.

게임 종료 시 개인판 사진. 위쪽에 있는 3번째 휴식 직전 사진과 비교해서... 두드러지는 점이 보이시나요?
네. 그 이후로 게임이 끝날 때까지 4짜리 우리 2개를 채운 게 전부입니다.
아, 동물 체험장 동물 2마리도 채우긴 했네요. 남은 돈이... 51!?

최종 점수 사진. 초식 동물 아이콘 5개로 보호 프로젝트에 들어가면서 보존 점수 5점을 얻었고,
미어캣 굴과 연방 정부 보조금의 종료 점수 효과를 달성해 2점을 추가로 얻는 것에 그치면서
게임이 끝나고 나서야 개인 점수 카드를 버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암벽 등반 공원도, 보호 중시 동물원도 전혀 달성하지 못하면서 개인 점수 카드는 무려 0점!

후원자를 잔뜩 내려놓으면서 건설에 열중하는 바람에, 정작 동물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로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소형 동물은 이미 대부분 내려놓았고 대형 동물만 등장하는 상황에서 4칸이나 5칸 우리를 지을 땅이 없으니..
결국 아이콘 시너지만 잔뜩 준비해둔 상태로 패배...
-14점으로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분하다... 파충류! 뱀의 속삭임을 뚫고... 다음에는 꼭 이겨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