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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 소개 후기(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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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0 0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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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1 접쫑
신작 손 털기 카드 게임, 〈스플릿〉입니다.
5인까지도 가능하고, 2인플도 다인플에 비해 재미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협력 규칙이 기본 규칙(경쟁 규칙) 이상으로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구성물은 0~100까지의 숫자 카드 101장입니다.
0, 1, ...(10의 배수들)... 99, 100은 특수 카드입니다.
기본 규칙(경쟁 규칙)
핸드 준비
각자 7장씩 카드를 받고요, 딜러는 2장을 더 받습니다.
딜러는 첫 차례를 가져, ‘초기화’를 합니다.
※ 초기화: 손에서 특수 카드가 아닌 카드(이하 일반 카드) 중 가장 낮은 숫자 카드와 가장 높은 숫자 카드를 냅니다.
두 숫자 사이 공간이 하나 생깁니다.
핸드 진행
차례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갑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다음 셋 중 하나를 하고 차례를 넘깁니다.
① 일반 카드 플레이
② 특수 카드 플레이
③ 초기화
① 일반 카드 플레이를 할 수 있어도, ② 특수 카드 플레이나 ③ 초기화를 해도 됩니다.
① 일반 카드 플레이
ⅰ) 사이 공간이 하나 있었다면 그 사이 숫자에 해당하는 카드 1장을 손에서 냅니다.
그럼 ‘사이 공간’이 둘이 됩니다.
ⅱ) 사이 공간이 둘 있었다면, 둘 중 원하는 사이 공간을 골라 그 사이 숫자에 해당하는 카드를 냅니다. 내기 전에, 그 사이 공간만 남도록, 선택하지 않은 사이 공간이 없어지도록 가운뎃 카드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겨 덮습니다. 그럼 일시적으로 사이 공간이 하나가 됐다가, 이번 차례에 낸 카드에 의해 다시 사이 공간이 둘이 됩니다.
①로 손을 모두 비웠다면 승리합니다!
¶
12 … 36 … 94
이렇게 있었으면 사이 공간이
12 … 36, 36 … 94
이렇게 둘 있는 것입니다.
손에서 81을 내고 싶으면
36 … 94을 남기고 12 … 36을 없애도록 36을 왼쪽으로 밀어 12를 덮어야 합니다.
② 특수 카드 플레이
일반 카드 플레이와 비슷한데요, 내는 카드 숫자가 ‘사이 숫자여야 한다는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가운뎃 카드가 있었다면 왼쪽/오른쪽 중 원하는 쪽으로 옮겨 덮고 카드를 냅니다.
그리고 차례 진행 방향을 바꿉니다(시계 방향/반시계 방향).
※ 특수 카드는, 손의 마지막 카드로는 낼 수 없습니다. 특수 카드를 손의 마지막 1장으로 남기지 말고, 그 전에 쓰세요.
③ 초기화
손에서 특수 카드가 아닌 카드(이하 일반 카드) 중 가장 낮은 숫자 카드와 가장 높은 숫자 카드를 냅니다.
두 숫자 사이 공간이 하나 생깁니다.
〈젝스 님트!〉, 〈로보77〉 같은 감성의 게임입니다.
〈젝스 님트!〉도 어떤 줄 맨 끝과 어떤 줄 맨 끝 사이의 숫자를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아무 거나 낼 수 있지만.
그런데 동시에 공개를 해서, 한 번에 터질 수 있고.
손에 x, y가 있을 때 ‘지금 x를 내면 다음에 y를 낼 수 있는 환경일 수 있을 거야’ 하는 생각으로 x를 낼 수 있죠.
〈스플릿〉도 좀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게 그렇게 뜻대로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꽤 높은데, 남이 나보다 먼저 터지면 됩니다.
〈스플릿〉은 점점 일반 카드로는 낼 수 있는 범위가 좁혀집니다.
〈로보77〉에서 점점 77에 가까워지는 것처럼요.
가이오트님은 ‘와장창 게임’이라는 말을 쓰셨는데요.
저는 이산적 와장창(님게임류)과 연속적 와장창(모래 뺏기류)으로 구분합니다.
이들 게임의 특징은 다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①게임 종료를 얼마나 당길지 플레이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②종료를 일으킨 플레이어에게 상벌이 있다.
③당긴 정도와 상벌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중 ③이 저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불합리한 게 있다는 것도 세상 이치 중 하나여서, 거기서도 재미가 발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훌륭한 게임들과 비교해서 〈스플릿〉에게 미안한데, 이 포지션입니다.
〈젝스 님트!〉는 규칙이 더 명쾌하면서도, 동시에, 생각하는 재미도 더 있습니다.
〈스플릿〉은 좀 헷갈려 할 여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제 설명을 보면 ‘사이 공간이 둘 있다. a를 내자면 이 쪽 사이에 놓을 수 있고, b를 내자면 저 쪽 사이 공간에 놓으면 되겠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식 설명은 다릅니다. 어떤 카드를 낼지 선택을 먼저 하는 게 아니고,
가운뎃 카드를 왼쪽/오른쪽 어느 쪽으로 밀어 덮을지를 먼저 행하고,
그 후에 사이에 카드를 내라고 돼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에 36이하 카드밖에 없었습니다.
제 설명을 들었으면 ‘15를 내려면 12 … 36 사이 공간을 살리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해서 36을 오른쪽으로 밀어 덮을 수 있겠지만
공식 설명을 들었으면 뭘 낼지 이전에 일단 가운데 카드를 밀기부터 하라고 하니까 36을 왼쪽으로 밀어 덮어봤다가 ‘어, 이러면 터져야 되는데...’ 이러게 될 수 있는 거죠.
플레이어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내가 무엇을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으려면 저처럼 ‘사이 공간이 둘 있다, 살릴 사이 공간을 선택한다’ 이렇게 설명해야 합니다.
두 번째.
환경을 내가 건드리는 경우도 있고, 안 건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드리는 경우도 내 행동 전에 건드리는 경우가 있고, 내 행동 후에 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3종류 경우가 있어서 헷갈림을 야기합니다.
ⅰ) 사이 공간이 둘인 환경에서 ①/②로 카드를 낸 경우, 내 행동 전에 환경을 건드리는 경우입니다. 가운뎃 카드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어 덮는데, 그 전에 내가 어떤 카드를 낼 수 있는지 보고, 내고 싶은 카드를 낼 수 있을 사이 공간을 살리게끔 밀어 덮습니다.
ⅱ) 사이 공간이 하나인 경우(내 전 사람 차례에서 초기화된 경우), 내 행동 전/후에 환경을 건드리는 것이 없습니다. 드문 경우라 ‘안 건드리는 게 맞나?’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행둥 후에 허전해서 자기가 낸 카드를 옆으로 밀어 덮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ⅲ) 터진 경우 카드 3장을 뽑습니다. 그 후 손에서 일반 카드 중 가장 낮은 카드와 가장 높은 카드로 환경을 만들어 두고 차례를 넘깁니다.
〈로보77〉은 규칙이 더 쉽습니다.
‘x2’ 카드가, 숫자 0이 쓰여 있고 카드 2장 플레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요.
방향 전환 카드도 0이 쓰여 있기도 했으면 더 좋았겠고요.
살아남으려고 할 때 〈스플릿〉은 셋 중 가장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약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첫째, 어떤 카드를 낼지 선택함으로써, 다음에 손의 다른 카드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가.
특수 카드는, ‘지금 이 카드를 내면, 다음에 나는 이것도 낼 수 있는 환경일 가능성이 높아’ 이런 생각으로 내기보다는, 그냥 터질 위기 때까지 아끼다가 내서 그 한 턴 살고 말거나, 터질 위기가 안 오면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
손 패: 12, 50, 52, 67.
34 … 37 … 41 여기서
34 … 37 사이 공간을 살리고
사이에 50을 넣었습니다. 안 터지려면 특수카드를 내야만 하죠.
이렇게 사이 공간이 많이 좁아진 환경에서야 특수 카드를 낼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다음 환경이 됩니다.
34 … 50 … 37
손패의 12, 52, 67 중 어느 것도 낼 수 없습니다. 다시 내 차례가 오기 전에 남이 터지길 기도할 수는 있습니다.
둘째, 턴이 안 오는 것 때문에 손을 못 털 수 있습니다.
〈로보77〉은 마찬가지로 진행 방향이 바뀔 수 있지만, 손을 터는 게임은 아닙니다.
〈스플릿〉은 손을 터는 게임이고, 차례가 와야 손을 턺으로,
방향이 바뀌어서 턴이 안 올 수 있다는 점이 좀 의미가 있습니다.
(특수 카드를 낼 때마다 진행 방향이 바뀝니다.)
이러면 초록 플레이어는 턴이 안 와서 손을 못 텁니다.
이런 경우가 나오는 건 낮은 확률일까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다른 분 손 패 3장만 남을 때까지 저는 턴이 한 번도 안 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스플릿〉은 〈젝스 님트!〉, 〈로보77〉과 비교했을 때 장점도 있습니다.
첫째, 사이 공간을 많이 좁힐지, 조금 좁힐지 재량인 상황이 제법 있습니다.
둘째, 가운데 카드를 옮겨서 환경을 계속 바꾸는 것이, 뭔가 작동시키는 즐거움을 줍니다. 제 식 대로 표현하자면 피젯 토이적 즐거움이 있습니다.
셋째, 협력 규칙이 있는데 이게 좀 괜찮습니다. ‘한 번도 안 터지고 모두 손 다 터는 것’이 목표입니다. 난관 해결을 위해, 0과 100을 미리 빼놓고, 누구든 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2인플 1트 성공, 3인플 1트 성공(게다가 100이 필요 없었음) 해서 할 만한가? 싶었는데 뒤 이어 연달아 실패했습니다.
손 패를 받았을 때 이미 불가능한 손 패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레지사이드가 생각이 났는데요.
레지사이드는 이 이유로 처음에 불호였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실제 삶이 그런 것 같더군요.
어쩌면 사실 안 될 상황이 객관적으로는 주어졌는데 그러한지 모르는 채로 시도를 해보는 거죠.
실제 삶에서 ‘내가 최선의 선택만 해서 잘 하면, 성공한다‘가 보장돼있는가 하면, 보장돼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장돼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도전을 하죠. 그게 용기이고, ’그래도 해보자‘가 희망이고요.
보장돼있지 않음에도 도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레지사이드를 그렇게 안 좋아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스플릿〉 협력 규칙도 그래서 싫지 않습니다.
아쉬운 점:
첫째,
6과 9는 밑줄이 있어서 위아래 구분이 되게끔 만들어졌는데요.
68 이런 건 밑줄이 없어서 89인지 68인지 잘 보고 구분해야 합니다.
이런 카드들에도 밑줄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둘째,
이름이 Split인데요,
단어가 Split은 한 덩어리인 것을 둘로 쪼개 분리하는 느낌인데
이 게임은 이미 틈이 있어야 카드를 낼 수 있는 게임이에요.
영명 ‘Squeeze in’, 한명 ‘사이에 쏙’이 더 좋았겠습니다.
※ 저는 협찬으로 〈스플릿〉 한 카피를 받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첨부1
스플릿 섬네일.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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