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
오아시스의 도시건설

2004년부터는 미국퍼블리셔와 독일퍼블리셔들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미국업체가 직접 재판 제품을 찍어내기도 하고, 독일업체와 공동으로 게임을 투자하기도 하는 등의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명콤비 Alan R. Moon과 Aaron Weissbrum이 미국의 신생 보드게임회사인 Uberplay에서 발매한 작품으로 미국 퍼블리셔에서 출판되어, 역으로 독일어 판이 Schmidt Spiele에서 발매된 다소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또한 올해로 콤비생활(?)을 정리하는 2명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입니다.

미국회사인 Uberplay에서 출판되었지만, 이 제품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까닭에 독일어판(독어명 Oase)이 먼저 발매되었습니다. 그 까닭에 여타 독일 보드게임과 질적인 면에서 동일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두툼한 타일과 깔끔한 목재 말들이 그러한데요. 메이페어, FFG등이 미국내에서 찍어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전형적인 독일 생산품의 모습입니다.

일러스트 역시 저 유명한 Franz Vohwinkel이 맡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이 훌륭합니다.

오아시스는 여타 Moon의 게임들처럼 카드 플레이를 중심으로 플레이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카드들을 가지고 있고, 최대 3장까지 보지 않고 펼쳐 놓을 수 있습니다. 이 카드들이 다 펼쳐지면, 1등부터 골라서 가져가고 자신의 마커를 가져온 상대에게 전달합니다. 그래서 1등에게 가장 먼저 간택(?)된 플레이어는 다음 라운드에서 1등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카드를 가지고 나면 카드에 쓰여 있는 액션을 하면 됩니다.

카드의 액션은 점수타일획득, 타일 배치, 낙타 배치, 카드 보충으로 나뉩니다. 점수타일획득은 그려진 점수타일을 가져오면 되며, 타일 배치는 그려진 종류의 타일을 맵에 배치하면되고, 낙타 역시 그렇습니다. 맵을 보면 가운데 낙타길과 가장자리의 지역이 있습니다. 낙타는 낙타길에 타일들은 가장 자리 지역에 위치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타일을 놓고 원한다면 자신의 마커를 올려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게임의 흐름은 이런식으로 타일을 잘 배치하여, 상대방도 견제하고 자신도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아시스는 다른 게임들의 못지 않게 무척이나 턴의 순서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1등을 잡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의 성패가 크게 좌우되며, 자신이 1등을 잡았을 때 원하는 타일을 얻지 못하는 것 역시 게임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의 카드를 취할 수 없기 때문에 게임의 흐름을 잘 읽고, 어느 정도 카드를 펼칠지도 결정해야 하죠.

카드 플레이를 제외한 배치 역시 조금 생각을 해야봐야 합니다. 같은 지형이 이어질 수 없고, 낙타는 뭉쳐 있어야 점수가 되기 때문에 자신의 지형들을 항상 확장이 가능하도록 절묘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턴의 순서는 중요하여 상대방이 미리 선점을 해버리면 자신에게 필요없는 곳에 배치를 해버리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자신의 타일과 자신이 얻은 점수 타일을 곱해서 점수를 얻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지형에만 잘 투자하더라도 큰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일이나 점수 타일 한 쪽에만 투자해서는 낮은 점수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나오는 카드들을 잘 가져가는 것은 역시 중요합니다.

굉장히 재밌는 점수계산법이지만, 이 것은 또한 점수 타일 하나 하나의 비중이 무척 크다는 것이고 이 타일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빼앗겨서 페이스를 잃어 버리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최대한 맞추어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오는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손해나는 장사만 해서도 언제나 이익만을 추구해서도 안됩니다. 적당한 수준의 주고 받음과 타일을 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카드를 뒤집어 나가는 짜릿한 재미와 타일을 배치하는 아기자기함. 그리고, 일발에 역전을 할 수도 있는 숨겨진 재미가 있습니다.

튼실한 구성물과 빼어난 일러스트 그리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