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 > 콘텐츠
다비부 리뷰) 오를레앙 본판 쇼츠
-
2023-07-03 12:45:20
-
5
-
423
-
-
스태프 다스비어부츠
제가 항상 좋아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일꾼 부리는 게임입니다.
클래식 바이블인 '아그리콜라' 부터 시작해서 '오딘을 위하여', '푸에르토리코', '카네기' 까지
일꾼 놓기 게임은 저의 은밀한 '지배욕'를 충족시켜 줍니다.
아마 축구에서 볼을 드리블 하며 상대의 골대를 향해 달려나갈 때와 비슷한 기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을 지배하는 것 처럼, 제 일꾼들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꾼을 부리는 맛은 게임마다 다릅니다.
아그리콜라에서 라운드의 종료에 '퇴근합시다' 라고 말 할땐 약간의 걱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밥 먹일 때가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밥을 못먹을 지도 모른다는건... 좀 심한거죠. 밥먹는거 건드리면 안되는게 대한민국 국룰이잖아요.)
카네기에서 파견나간 직원을 본사로 다시 불러 들일 땐 '회사 걱정하는 CEO' 마인드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족 먹여 살릴 걱정하는 것 보다는, 미국의 중부를 개발할 것이냐, 서부를 개발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CEO가
더 마음에 듭니다. 역시나 큰 인물 된 듯한 '성취욕' 때문입니다.)
오를레앙의 일꾼을 부리는 마음은 이 두 가지와 좀 다릅니다.
약간 금수저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 설렁설렁 일하는 건달 패 같은 느낌입니다.
심지어는 이 망할 신민들은 제 말을 들어 먹지도 않습니다.
"기사, 이번에는 출근 좀 하라고!"
생각하며 토큰을 뽑으면 엉뚱한 소작농만 어슬렁어슬렁 나타납니다.
기껏 뽑아 놓은 가방 끈 긴 학자는 전염병으로 죽어 버리질 않나... 모아 놓은 자원은 세금으로 빠져나갑니다.
종종 악제가 일어나지만 게임을 하는 마음은 편안합니다.
왜냐면 불운은 제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돌팔이 약장수에서 남의 솥 터지는 보는 재미죠.)
이런 운적인 꿀잼 뿐만 아니라 오를레앙은 일꾼 부려먹는 '지배욕', 자원을 모으고 점수를 경주하는 '성취욕' 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전략적 재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일꾼으로 길드를 짓고, 인근 도시로 가는 길에 자원을 얻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 더 효율적으로 직원들을 이용합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이제 일 좀 하네!"
라는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공공사업에 시민을 얻기 위한 눈치 싸움 부터, 학자를 통해 일거리를 만드는 과정은 고민하는 즐거움을 알차게 충족시켜 줍니다.
한 타 밀리면 점수 차이가 많이 날 수 있기에 한 수 한 수를 공들이게 됩니다.
1년에 한번 하면 재미 있는 게임이라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표현은 '너무 재미 있어서' 수십판 돌리고
그래도 방출하기는 싫어서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를레앙 꼭 추천드리는 게임입니다.
전략게임 부터 패밀리 게임 까지 잡스럽게 섭취하는 저 이지만... 이 게임은 보기드물게
달고 짜고 맵고 맛있어야 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몇주간, 와이프 부터 시작해서 주변에 오를레앙 하자고 조를것 같습니다.: >
즐거운 보드게임 생활 되시길...
-
심도 깊은 리뷰글 잘 보구 갑니다~! 오를레앙 정말 고전이지만 갓게임입니다!
-
맛습니다. 갓겜입니다. ㅎㅎ
-
비유가 찰져서 좋네요 ㅎㅎ 말 안 듣는 일꾼이라니요 ㅋㅋ 일꾼을 부릴 땐 부리부리한 눈빛을 보내셔야......
-
본격 일꾼 눈치 보게 되는 게임 : 오를레앙 ㅋㅋ
-
진짜 일꾼들이 말도 안듣고 일 안하고 주머니에서 안나오는 재미가 있더라구요ㅠㅠㅋㅋㅋㅋ
-
그럴땐 '행정 보급 관' 능력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짱밖힌 일꾼들 찾아내기 ㅋㅋ
베스트게시물
-
[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
Lv.9
뽀뽀뚜뚜
-
7
-
476
-
2024-11-18
-
Lv.9
-
[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
Lv.7
플리페
-
8
-
432
-
2024-11-14
-
Lv.7
-
[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
Lv.11
vallentine
-
8
-
374
-
2024-11-14
-
Lv.11
-
[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
Lv.3
두이니
-
9
-
338
-
2024-11-16
-
Lv.3
-
[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
Lv.18
닥터M
-
19
-
601
-
2024-11-13
-
Lv.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