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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콘텐츠 데오윈 한글판 발매를 기념하여 일부러 다시 꺼내온 포스팅.
  • 2016-06-01 10:58:37

  • 0

  • 3,669

Lv.10 양철나무꾼
데드 오브 윈터 한글판 발매 일정이 대략적으로 나왔습니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열광하는 걸 보니 재밌나보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아예 영문판을 처분하고 한글판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저는 영문판에 한글화가 잘된 제품을 구매하고 1회플 이후 완전 반해서 오거나이저까지 마련했던지라(....)
 
한글판을 굳이 살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이 게임을 처음 접하실 분들이나,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예전에 썼던 포스팅을 다시 꺼내봅니다.
 
이 게임은 테마가 정말 강력한 전형적인 미국식 게임입니다.
 
테마에 몰입 안하면 "이건 뭐하는 게임인가..." 수준에서 끝나버릴 게임이기도 하고,
 
왜 이런거에 열광하지? 하면서 의문을 가지실 것 같아서,
 
데오윈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를 돕고자 게임 세계관과 테마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
 
 
이 게임을 안 짚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 속 협력 게임 1위는 배틀스타 갤럭티카이지만, 1위의 아성을 순간 휘청이게 만든 강력한 게임이거든요.
 
 
죽은 자들 사이에서 보내는 겨울, 그 과정에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 플레이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게임.
 
"데드 오브 윈터 : 크로스로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이 게임의 배경과 함께, 크로스로드 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안 짚고는 넘어갈 수 없겠지요.(사진 가운데의 노란색 카드 더미입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좀비가 휩쓸고 지나간 어느 도시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무리를 지어 하나씩의 "그룹"을 형성하고, 플레이어들은 이런 "그룹"의 조종자가 되어 게임을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그룹끼리 어쩌다 모인 피난처에서 서로서로 조금씩 도우며 버티고는 있지만, 서로 자신의 그룹의 이익을 위해 살아갑니다.
 
"...너와 내가 아직 살아있는 인간이기에 같이 좀비와 맞서 싸우기는 하지만,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내 먹고 살기도 바쁘니, 서로 피해주지 말자."
 
이 명제가 게임을 성립하게 하는 전제조건입니다.
서로가 다른 목적을 지니고 살아가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협력"만을 전제로 하고 이기적으로 플레이합니다.
한 마디로 플레이어들은 협력하는 공동체 생활이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 정도로만" 협력해야 합니다.
게임 시스템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주 목표와 개인 목표, 이렇게 2가지가 있습니다.
주 목표을 달성해야 게임의 종료조건이 달성되는 것이고, 자신의 개인 목표를 달성해서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즉, 게임이 끝났는데, 헌신적으로 남들을 도왔던 나는 패배하고 이기적이였던 옆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황당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때문에, 모든 플레이어들은 주 목표가 거의 달성되어 간다 싶으면 갑자기 이기적인 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낮은 확률로 "배신자"가 끼어 있습니다.
안 그래도 게임은 게임 내내 모든 플레이어들끼리 협력보다는 비협조에 가까운 플레이를 요구하는데,
배신자의 존재는 그야말로 사람들을 지리멸렬(=체계가 없이 마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뜻하는 말.)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악하다고 순자와 홉스가 얘기했죠.
이 게임은 네 이익을 챙기라고, 남 도와서 무엇 할거냐, 네가 먹을 것, 네가 필요한 것 우선으로 챙기라면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게끔 분위기를 몰아갑니다.
 
 
여기에 추가로, 크로스로드 카드가 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듭니다.
게임의 주 목표와 개인 목표가 게임으로서의 완성도와 재미, 플레이어 개인의 이기심을 자꾸 불러일으킨다면,
크로스로드 카드는 테마와 플레이어들 사이의 "양심"을 테스트하게 만듭니다.
 
 
양심을 테스트하는 몇가지 예를 들까요.
 
게임 내에서는 누구의 조종도 받지 않는 "중립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테마를 잘 구현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조종해 액션을 취하고, 좀비와 싸우고 음식을 찾는 능동적인 "캐릭터"가 아닌,
피난처 내에서 식량만 축내는 이름도 없는 노인이나, 아기, 부상자와 같은 생존에 "쓸모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크로스로드 카드는 이런 "쓸모없는 사람들"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어차피 식량만 축내는 "쓸모 없는 사람들"이니 좀비에게 죽든말든 상관없이 피난처 밖으로 내몰 것이냐,
아니면 그 사람들도 다 같이 인간이니까, 식량만 축내가며 아무 이득없는 험난한 생존을 계속할 것이냐...
 
혹은, 당신에게 몰래 편지가 전달됩니다. 다른 피난처의 스카우팅 제의랄까요?
피난처의 모든 식량을 들고 탈주해,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을 배반해 달라는 제의를 받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당신에게는 큰 이익이 되는 일이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짐과 걱정이 늘어납니다.
내 이익과 다른 사람의 부담, 어떻게 하실건가요?
 
추악하지만 풍족하게 계속 살아남으시렵니까, 아니면 인간미를 쫓아 고결하지만 고통뿐인 삶을 살아가실 겁니까?
 
 
이 게임을 하는 분들께, 혹은 하실 분들께 부탁 드립니다.
 
"부디 테마에 몰입하십시오."
 
정말로 죽음 직전에 몰린 겨울 나그네처럼,인간의 이기심과 양심을 시험하는 수많은 기로에서 고뇌하고, 배반하고, 고결해지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남을 몰아세우고, 티나게 자기의 잇속을 챙기며, 다른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강탈하고,
죽기 싫다고 빌고, 가끔은 선의를 베풀며, 겨울에서 살아남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크로스로드.
당신에겐 오른쪽 길과 왼쪽 길의 양갈래처럼 보일지 몰라도,
당신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선택에 따라 수천수만가지 길로 달아나 버릴지도 모릅니다.
 
데드 오브 윈터 : 크로스로드 게임이였습니다.
 
 
장점
- 테마, 몰입하면 개인의 이기심과 양심 사이에서 끊임 없이 갈등하며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 크로스로드 카드. 이 게임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 사실 알고보면 간단한 룰.
- 몰입하다보면 2시간이 훌쩍 간다.
- 재미있다. 이것 하나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단점
- 한글화 필수. 크로스로드 한글화는 없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한글판이 나오지!
- 컴포넌트 정리. 종이말은 어떻게 정리하란 말인지...
- 테마에 몰입 못하면 힘든 게임이 된다.
- 크로스로드 카드의 텍스트는 참 길다...ㅠㅠ
- 플레이 타임이 긴건 어쩔 수 없다.
 
 
한줄 평
- 당신은 고결한 "인간"답게 남을 돕다 죽을 것인가, 아니면 추악하게 자기의 이익만을 채우는 "악마"가 되어 살아 남을 것인가, 선택하라.
 
---------------------------------------------------------------------------------------------------------------
 
포스팅은 지금 보니 오글오글한 글들도 많네요.
실제로 초반부터 저렇게 극한 상황까지 몰아가지는 않습니다. 천천히 위기감이 고조되어 갑니다.ㅎㅎㅎ
갈림길에 선 즐거운 겨울 보내시기 바랍니다.
 
 
 
+크로스로드 카드에 실망하신 분들이 많다면,
혹시 선택의 결과에 대해 미리 플레이어들과 공개해서 의논한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야, 이 사람 도와주면 식량 +3이고, 안 도와주면 사기-2래, 도와주자."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면 이 게임은 재미 하나도 없습니다.
 
"거지 같지 생긴 부랑자가 도와달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하고 선택을 던져주셔야 됩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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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느긋한곰
    • 2016-06-01 14:37:16

    재밌겠군요구매 대기중입니다
    • Lv.1 남부칸
    • 2016-06-02 10:42:39

    리뷰만으로도 흥미진지하네요... 엄청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2016-06-04 16:17:47

    이와 비슷한 좀비 게임을 저도 본것 같습니다.좀비사이드? 인가.. 기억이 가물가물..좀비 피규어 많이 들어 있었어요, 물론 주인공 인물 피규어도 있고...데드 오브 윈터 역시, 피규어 넣어주시었으면 좋았지 않나 생각합니다.왕좌의게임 확장판중에. 까마귀에 향연 처럼, 그게임 필요한 내구성좋은, 공성병기, 보병, 기사, 전함, 그리고, 토큰 톨리, 아린가문에.. 필요한 모든것을 넣어주시었으면, 확장판이 지금도 잘 팔리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제가 볼때는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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