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Essen Report #5
이제는 좀 편하게 둘러 보자고요

건강 등 문제로 한 주를 통째로 날려먹은 가이오트입니다. 댓글이라도 많았다면 힘을 냈으련만 어쨌든 콧물을 훌쩍 닦으며 에센 리포트 시작합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괴짜작가 프리드만 프리제의 신작 팩토리 매니져,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의 입장으로 바뀌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파워 그리드에서 중요한 한 축이 발전소 3개로 만들어지는 플레이어의 스테이터스죠. 게다가 시대 흐름에 맞게 더 효율적으로 좋은 놈이 나오기 때문에 바꿔 나가야 하고요. 팩토리 매니져는 이 부분의 재미를 극대화시켰습니다, 파워 그리드와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 게임 시간이 상당히 짧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 맵 확장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새로운 공장 타일 미니 확장 정도는 나올 수 있을 듯 하네요. 저희들의 행사용 파워 그리드 뱃지를 받고는 행사 끝날 때까지 달고 있었던 나이스 가이.

쿠바 카드게임 버전이 나오나 보다 했던 하바나였는데, 쿠바와는 완전 다른 진행, 게임 방식만 놓고 본다면 작년의 캐슬 포 올 시즌과 비슷합니다. 매 턴 캐릭터를 골라서 자원을 모으고, 그 자원으로 건물을 지어 점수를 내죠. 그런데 놀라운 점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물고 물리는 방식이나 턴 진행 순서의 아이디어가 기가 막히고, 이런 게임 최악의 플레이인 랜덤 플레이가 나올 여지가 없더군요. 랜덤 플레이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의표는 찌를 수 있지만 목적 의식 없는 플레이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매 턴 캐릭터 골라서 캐릭터 상성으로 싸우는 타입 게임의 완성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에센에서 가장 즐겁게 한 게임으로 무조건 추천. 이 게임 앞에서 에센 차트 따위 아무 의미 없습니다. 특파원 팀이 모든 짐을 다 부치고도 돌아오는 길에 끝까지 쥐고 있었던 게임이 바로 하바나랍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게임이 파워 스트러글입니다. 기업 내 파벌들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데, 묘하게 현실감이 있습니다. 핵심 부서 장악, 이사회 장악, 횡포와도 같은 부장의 능력 발동, 뇌물로 부장 능력 대신 쓰기 등등 어두운 요소가 가득합니다. 인생은 역시 어둡죠.

크왈리의 바스켓 보스, 보통 크왈리 작품 하나 정도는 차트에서 볼 수 있었는데 올 해 작품 바스켓 보스는 좀 부진했네요. 크왈리가 부진했다기 보단 다른 회사들의 작품이 쟁쟁했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제목의 의미는 음메 쯤 되는 시간 떼우기 카드 게임, 아마도 가장 많은 나라말로 설명서가 번역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네 나라말 설명서가 없으면 알려달라는 친절한 안내문도 있군요.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먼치킨 캐릭터와 무시무시한 도끼군요. 원작 게임도 B급이지만 인형도 B급.

올해 한국 부스는 조금 크기가 줄고 대신 내실 있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세븐 힐즈, 디노 비즈니스, 에이지 오브 탱크 등 작품은 그림 등으로 포장만 잘 하면 해외에서도 통할 법한 작품이라는 생각도 얼핏 들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찬 바람 쌩쌩입니다요. 감기 조심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