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Essen Report #4
작은 회사들의 위대한 도전

안녕하세요 에센 특파원 가이오트입니다. 오늘은 독일 변방 작은 회사의 화제작들을 둘러보려 합니다.

카슨 시티, 보통 이렇게 뭔가를 개척하고 개발하는 게임은 고대 문명 테마로 하는 것이 보통이련만 서부 개척 테마라는 것이 좀 이채롭죠. 게임 내용은 일꾼 놓기를 베이스로 한 이곳 저곳에서 자원 얻고 개발하고 건물 지어서 점수 내는 게임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다른 플레이어가 찜한 칸에도 일꾼을 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는 주사위 굴림 결투로 승부를 내서 액션의 주인을 가립니다. 역시 이 총싸움 때문에 서부 테마를 선택한 듯 하죠? 개발 쪽의 테크트리와 별개로 총싸움 능력 배양도 틈틈히 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굴려서 대결하는 부분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있으니 분명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에센 현장에서는 비교적 호평이었습니다.

오페라, 둘째 날 페어 플레이 차트 7위에 오르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둘째 날에 결국 매진되어, 이분들은 네덜란드까지 차타고 가서 게임을 다시 실어왔다고 합니다. 자동차로 외국에 나간다는 것이 좀 신기하죠? 저희가 만난 독일 업체 관계자 분들이 상당히 칭찬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플레이 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페어 플레이 차트에서는 조금 평가가 내려갔지만 대성공으로 봐야 할 듯 합니다.

던젼로드야 말할 것도 없죠. 너무 많이 얘기한 감이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어쨌든 박람회 전에 가장 많은 화제를 뿌렸던 작품이고, 뚜껑을 연 결과도 대단했습니다.

바스코 다 가마, 평가자 수는 적었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얻으며 셋째 날 페어 플레이 차트 1위에 등극하고 곧바로 매진되어버렸습니다. 카슨 시티와 던젼 로드를 보면 일꾼 놓기 게임이면서 같은 칸에 여러 일꾼이 배치될 수 있고, 각 칸마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승자가 나올 수 있는 구성을 하고 있죠. 바스코 다 가마 역시 그런 게임입니다. 바스코 다 가마는 이것을 매우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액션 빨리 하고 싶으면 돈을 걸어라 라는 것이 시스템의 골자인데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하나 더 들어가서 액션을 빨리 하기 위해 돈을 얼마 내야 할 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 매력이죠. 국내 신작 체험전에서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입니다. 참고로 이 게임 작가의 다른 작품을 다이브다이스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꽤 재미있게 했었는데 국내 판매 반응이 많이 냉담했었죠.

2009년 박람회의 몇몇 화제작들을 보니 아그리콜라에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 이라고 생각했던 돌아가며 일꾼 놓는 방식의 전략 게임이 아직까지는 대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유저들이 일꾼 놓기 게임에 식상해하는 면이 있지만 약간의 변경점 추가로 다른 양상의 게임을 만들어낼 있는 여지가 아직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카슨 시티, 오페라, 던젼로드, 바스코 다 가마는 네덜란드, 체코, 이탈리아 등 독일 밖의 소규모 업체에서 나온 작품이고, 이전에는 박람회에서 특별히 주목작을 내지 못했던 회사라는 점이겠죠. 독일 밖 국가들의 저변이 개선되고 있거나 작은 제작사들의 제작 노하우가 나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러다 보면 우리나라 게임의 세계 수준 진입도 어쩌면 조만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게임이 SDJ를 타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저 저변 확대가 아닐까요.

오늘은 여기까지, 세 번째 리포트 때 어설프게 올린 보너스 샷 때문에 댓글도 안달리고 반응도 별로인 듯 하여 보너스 샷의 방향을 좀 바꿔봤습니다. 보시는 간판은 독일 우체국 간판인데 자세히 보면 트룬 운드 탁시스 가문 문장이 있답니다. 호오 대단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