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ricola Expansion (아그리콜라 확장판 미리보기)

아그리콜라 확장판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 직접 확인해 보시죠.

아그리콜라는 2007년 처음 등장한 이래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심지어 2002년 이후 전세계 보드게임 유저들의 대표 커뮤니티 보드게임긱 랭킹에서 영원한 권좌를 누릴것 같았던 명작 게임 푸에르토리코를 2위로 끌어내린 장본인이니 그 대단함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저 역시 최근 몇년 간 전략 게임 중 이만한 작품 없다는 데 흔쾌히 동의하며, 기존 전략 게임의 집대성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수백장의 카드들이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조합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워낙 인기작품이다 보니 그동안 Z맨 게임즈의 영문판 발매를 기념해 만든 Z덱, 오스트리아 비엔나 게임 축제 기념으로 만든 O덱, 2008년 뉴른베르크를 통해 소개된 X파일 분위기의 X덱과 4계절 엽서 확장판 등 다양한 프로모션 콘텐츠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프로모션용으로 나오는 이런 볼륨 작은 콘텐츠가 아닌, 좀 더 많은 요소를 담고 있는 전략 요소를 대폭 보강해주는 제대로 된 확장판은 아직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그리콜라는 여러 스타일로 확장하기 좋게 만들어진 게임이니 이런 확장판 나오지 말란 법은 없겠지요.

아그리콜라의 제작사 룩아웃 게임즈에서도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009년 가을이나 연말 발매를 목표로 확장판을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2009년 뉴른베르크 박람회 기간 중 어느 저녁 시내 작은 식당에서 룩아웃 게임즈의 대표인 한노 씨와 그 많은 카드를 그려낸 일러스트레이터 클레멘스 씨 등 몇몇 사람들과 함께 이 확장판의 프로토타입을 플레이해 볼 수 있었습니다.

2009년 2월 당시 이 확장판은 아직 초기 기획단계였고, 최종 결과물은 제가 플레이한 게임과 많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만 아그리콜라 확장판 소식이 궁금한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플레이한 내용과 소감을 최대한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확장판의 가장 큰 특징은 농장 부지가 모두 들판인 상태로 시작되던 원작과 달리 6칸 정도가 숲과 습지 타일로 덮인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타일들은 개발해서 치우지 않으면 울타리를 치거나 밭을 가는데 장애가 됩니다.

각 플레이어에게 랜덤하게 세팅 카드 1장이 주어져서 그 카드에 따라 숲과 습지의 위치가 결정되는데, 이 카드에는 시작 플레이어를 정하기 위한 숫자도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습지나 숲 위치가 제일 불리하게 주어지는 플레이어에게 시작 플레이어 권한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였지만 제 생각에 습지와 숲의 타일 수 구성이 바뀌지 않고 위치만 바뀌는 이상 큰 유불리는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숲은 집을 늘리거나, 밭을 일구거나, 울타리를 치는 데 장애물이 되지만 게임이 끝날 때까지 숲 타일 그대로 남겨 두면 빈 칸으로 보지 않는 그런 타일입니다. 게임 진행 중 숲을 개간하는 행동이 있는데 개간을 통해 숲 타일을 제거하고 나무를 얻거나 또는, 밭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ㅤ습지 역시 숲과 같이 집을 늘리거나, 밭을 일구거나, 울타리를 치는 데 장애물이 되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남겨 주면 빈 칸으로 보지 않는 타일입니다. 게임 진행 중 습지에서 땔감을 채집하고 습지를 없애는 행동이 있었습니다.

땔감은 이 확장판에 새로 추가된 새로운 자원입니다. 매번 수확 때 식구들을 먹여살리는 이외에도 땔감을 내야 합니다. 만약 땔감을 내지 못하면 다음 라운드에 가족 하나가 감기에 걸려 행동을 하지 못하며, 마지막 라운드의 수확 때 땔감을 못내면 가족 1명분의 점수 3점이 없어집니다.

땔감은 기본적으로 습지에서 채집하는 행동을 통해 얻습니다. 또 나무는 언제든 땔감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추가되는 보조 설비 중에 땔감을 얻게 해주는 기능의 카드가 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집을 흙집, 돌집으로 고치면 난방 효율이 좋아져서 땔감 지불을 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점수 이외에도 집을 고쳐야 하는 이유가 생긴 셈이죠.

새로운 가축으로 말이 추가되었습니다. 말은 매 라운드 쌓이지 않고, 1마리씩 얻을 수 있는데, 1마리당 1점이고 점수 상한선이 없었습니다. 제가 했던 플레이에서는 한 분이 말만 가지고 8점을 내시기도 했는데 상한선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주요 설비에 업그레이드 개념이 생겼습니다. 각 주요 설비 카드 아래에 업그레이드 카드 1장씩이 깔리고, 주요 설비 행동을 다시 해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통 점수가 1점 오르거나, 화덕에서 말을 잡아 먹을 수 있게 되는 정도의 소소한 기능 추가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쯤에서 더 많은 행동이 추가됐는데 기존의 가족말로는 너무 게임이 버거워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행동 카드인 특수 행동 카드가 도입되었습니다.

특수 행동 카드는 모두 3장이 있는데, 숲 개간, 습지 사용, 말 1마리 얻기 같은 추가된 자원과 관계된 행동들이 이 카드 안에 있었습니다. 각 카드에는 여러 행동이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매 라운드 시작 때 이 카드 3장이 테이블 가운데에 놓여, 매 라운드 각 플레이어의 차례에 원한다면 가족말을 놓는 대신 이 카드를 자기 앞에 가져와서 해당 행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특수 행동 카드를 가져오면, 가족말 1개만큼 여유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플레이어에게 놓인 특수 행동 카드도 원한다면 공동 창고에 음식 2개를 내는 조건으로 빼앗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음식이 많은 플레이어 2명이 서로 자기 차례 때마다 가족말을 아끼면서 카드를 주고 받고 하면서 점수 1점짜리 말을 1마리씩 계속 늘린다거나 한 라운드에 숲 3칸을 전부 밭으로 바꿔서 나중에 대량으로 씨를 뿌리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또 특수 행동 카드에는 숲, 습지, 말 이외에도 원작 게임에 나오는 행동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특수 행동 카드가 유용했습니다. 나무가 아주 많이 쌓인 나무 칸이 있다거나, 빨리 가족 늘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 같은 때가 아니면 특수 행동 카드를 가져가고 가족말을 아끼는 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특수 행동 카드로 인해, 할 행동은 늘어났지만 전략만 잘 세우면 오히려 이전보다 빠른 발전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숲과 습지 타일은 처음에는 장애물처럼 보였지만 나중에는 생각해보니 처음에 기본으로 받고 나중에 원한다면 쓸 수 있는 보너스 자원의 측면도 있었습니다.

특수 행동 카드는 행동 수는 늘어나지만 가족 수는 그대로여서 생기는 여러 딜레마를 잘 해결해주는 재미있는 추가 요소였습니다. 또 이로 인해 턴 순서의 중요성과 함께 여분의 음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새롭게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땔감의 존재로 인해 나무의 소중함이 더 커졌습니다.

그 외에도 현재 아그리콜라 원본 게임의 E덱 정도 규모의 보조설비 카드가 추가되는 듯 했습니다만, 이날 플레이는 아그리콜라에 익숙하지 않은 몇몇 분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가족용 게임으로 진행해서 보조설비 카드는 체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룩아웃 게임즈의 대표인 한노 씨에 따르면 아그리콜라 확장판은 원본과 같은 크기의 박스에 박스 두께는 원본의 절반 정도인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가능한 새로 추가되는 가축인 말은 큐브를 사용하지 않고 말 모양의 마커를 추가하고 싶다고 합니다. 또 한노 씨는 곡식, 채소, 기타 재료 등등의 마커도 가능한 바꾸고 싶어합니다만 이것들이 확장판에 포함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아그리콜라의 추가 요소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듯 합니다. 한노 씨의 농담에 따르면 작가 우베씨는 이미 아그리콜라의 보조 설비나 직업 카드로 사용될 수 있는 2000장 이상의 카드를 구상해 놓았다고 합니다. 저희도 모처럼 최고의 전략 게임을 만난 국내 유저들을 위해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한글판으로 준비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게임 아그리콜라를 모두 즐겁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