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 Ho! 위스키 통을 놓고 싸우는 유쾌한 줄다리기

Kosmos 2인용 시리즈야 말로 2인용 게임이 적은 보드게임에 단비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게임성과 귀엽고도 훌륭한 컴포넌트까지 두루 갖추고 있지요. 지금 소개하는 히브 호!역시 그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는 쉽고 간단한 게임이랍니다.

겉표지에서 느껴지는 게임의 분위기가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플레이어는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2개의 지역 중에서 1개를 맡아서 다른 지역과 줄다리기 시합을 합니다. 그 시합에서 이긴 지역은 위스키 통을 하나 가져가게 됩니다. 이 위스키 통을 3개를 가져가는 지역이 승리하게 되는 것이죠.

겉표지뿐만 아니라, 모든 컴포넌트의 디자인이 귀엽고 일관성있게 잘 되어 있습니다. 줄다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코믹한 모습들, 카드 뒷면에 새겨진 스코틀랜드 특유의 무늬, 귀여운 위스키 통까지 모든 면을 신경써서 디자인했습니다. 역시 모든 디자인은 Frank Vohwinkel氏가 해주셨더군요.

히브 호!는 정말 특이한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시작부터 특이한데요. 시작시에 20장씩 분배를 하여, 시작과 동시에 2장을 뽑아서 자신의 것과 다른 사람 것으로 나누어서 카드를 배치합니다. 먼저 끝낸 사람이 스톱을 외치면 그 상태에서 배치는 끝나죠. 상대방이 카드 분배가 아직 안되었다면 스톱을 부른 사람이 남은 카드를 가져오고, 자신의 마음대로 분배한 다음에 서로 상대방용으로 추렸던 카드를 교환합니다. 이제 다시 20장이 되었죠?

이제 플레이어들은 6장을 손에 들고서 한 장씩 내리고, 자신의 덱에서 한 장을 받아오면서 게임을 진행하면 됩니다. 게임자체는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해당색상에 맞는 위치에 카드를 내리면 되니까요. 문제는 Heave Ho!라는 텍스트에 있습니다. 이 Heave Ho!가 쓰여진 카드가 내려지는 순간 줄다리기가 일어납니다. 당연히 힘쎈 쪽으로 밀려가는 것이죠. 이렇게 밀고 당기다가 줄다리기의 승자가 그 라운드에 걸린 위스키통을 한 개 얻어오게됩니다.

굉장히 심플한 룰이지만, 생각보다 심오한 구석도 있습니다. 카드를 자신편이 아닌 상대방의 위치에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0이나 3이나 유리하거나 불리한 게 없습니다.
Heave Ho!가 나오는 시점에서 줄다리기가 일어난다는 것도 또 하나의 묘미인데요. Heave Ho!카드만 가지고 있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줄을 땡겨야만 하는 처절한 상황도 오게됩니다.

또, 다양한 특수 카드들도 그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로프를 끊어 버리는 일격필살 로프브레이크, 마지막에 쓰면 효과 만점인 아르레날린, 여자만 없애는 카드 등등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죠. 뿐만아니라 일러스트도 아주 귀여워서 마음에 듭니다.

이렇게 히브 호!는 단순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하고, 라운드가 많이 반복되서, 쉽게 질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임에 집중하지 않으면 그저그런 단순한 카드 열거 게임으로 되어버릴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