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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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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7 16: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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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1 [개굴이]
안녕하세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미처 몸 둘 바를 모르겠는 양서류, 개굴이입니다.
날씨가 진짜 미쳐써요... 지난 주 까지는 적당히 가볍게 입고 다녔는데, 이번 주는 사무실 밖으로만 나가도 콧물이 덜덜 떨리고 손발이 주륵 흐릅니...반댄가요?
- 까지 써 두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추위가 한 풀 꺾였군요...다행입니다.
11월 한 달 동안 불타올라서 이런 저런 컨텐츠들을 자주 올렸는데, 12월은 쥐죽은듯이 엎드려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말이라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인스타에 하루가 멀다하고 보드게임 플레이로그 올리시는 분들 보니 막 부럽고 그렇더라고요.
암튼 이런 저런 일들이 바빠서 어디가서 "무슨 글 쓰세요?" 라고 물어보면 "퇴...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이요" 라고 말하면서도 마지막 글이 10월 중순이었던 걸 보면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럼 그동안 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안궁금하지만 혼자 조잘거리는 이야기 가 볼까요!!
1.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저는 매 년 연말이 왔음을 보드라이프에서 너굴너굴님의 탑100을 읽으면서 알게됩니다. 저 한테는 연말의 알람같은 글이에요.
몇 해 전부터는 팀으로 하고 계시죠? 요즘은 다른 플레이어 분들도 많이들 올리셔서 하나하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매번 보드게임을 할 때마다 사진을 한 장 찍어서 그림일기 형식으로 간단히 일지를 기록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지가 페이지당 4게임씩 50페이지 정도 돌렸으니 누적 게임수가 200회, 그러면 플레이 해 본 게임이 적어도 50개는 넘는단 말이니까 탑 50 정도는 해볼까...했는데,
벌써 12월 20일이군요. 제 시간은 어디간거죠? 시간 도둑 빨리 자수해서 광명찾으세요.
아무튼 남은 열흘, 과연 저는 연말 보드게임 정산을 할 수 있을까요? 뭐 안되면 내년 초 까지 올리면 되지 않을까요...?
▲ 내년부터는 일지도 다른 방식으로 기록해볼까 고민중입니다. 손글씨 너무 고된 것...
2.
학교에서 여러 해 동안 보드게임 동아리를 운영해왔는데, 작년하고 올해가 가히 황금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 동아리의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케미도 좋으면서 게임도 중상급 난이도까지는 무리없이 돌렸던 터라, 올해는 고집을 부려서 해당 아이들을 거의 끌고 올라오기도 했었어요.
아무튼 주말이든 방과후든 언제든지 부르면 네다섯명씩은 넙죽넙죽 나와주는 친구들이라 굊앙히 만족스럽게 동아리 지도를 했는데....
문제는 이 친구들이 이제 곧 졸업을 해야한다는 것이에요.
이제 슬슬 내년 동아리 생각을 해야 하는데, 새로 아이들을 뽑을 생각을 하니 조금 고민이 됩니다.
1학년으로만 새로 꾸려서 또 2년을 보고 갈 것인지, 1학년 2학년 섞어서 꾸려서 매년 절반씩 물갈이를 할 것인지, 남학생 여학생을 섞을 것인지 말 것인지 뭐 이런것들 말이죠.
이녀석들 이런 얘길 했더니, 지들이 와서 하면 안되냐는 개똥 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아주그냥.
지금은 2년을 데리고 올라갔으니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긴 한데, 이게 또 그렇잖아요? 학년을 나누면 나이차이가 생겨버리니 날것의 케미가 잘 안나오는 부분도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완전 친한 친구들끼리 투닥거리면서 (때로는 시건방지게 선생님 앞에서 욕도 하고 말이죠) 하는 맛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이 많네요. 이 모든 고민을 잠재울 방법이 하나 있는데,
▲ 졸업...안하면 안되겠니...? 쌤이 20살의 고3대접 잘 해줄게....
3.
어쩌다 보니 또 동아리 이야기. 소식이 뜸했던 동안에 무려 2회의 학교 내 체험 행사를 열었습니다. 두 번이나요!!
올해 체험게임은 크로키놀, 탈출 모래늪, 햄버거타이쿤, 미크로 마크로, 클라스크, 라쿠카라챠, 특별체험으로 스트라이크와 라스베가스 총 9개의 게임이었습니다.
인기있던 게임은 역시 크로키놀. 단순한 규칙에 불타오르기 쉬운 게임구조때문인지 남녀는 물론이고 노소, 즉 선생님들까지 즐겁게 즐기시더라고요.
의외의 호평작은 미크로마크로. 이쪽은 제가 도슨트를 맡아서 진행을 한 지분도 있긴 하겠지만, 체험했던 대부분의 분들이 굉장히 좋은 평가를 주셨습니다.
이젤에 세워놓고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즐기시는걸 보니 액자형식으로 만든 보람이 있었어요. 나중엔 돋보기 몇 개쯤 챙겨놓으면 더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요.
▲ 라쿠카라챠 바퀴벌레가 고된 노동으로 사망했다는 그 현장.
첫 스타트였던 작년, 경력자들로 구성된 올해까지 총 3회의 체험행사를 열면서 여러가지 게임을 돌렸는데.... 내년에는 좀 다르게 운영해봐야하나 생각중이에요.
저희 학교의 동아리축제는 학급별 15~20분정도 의무적으로 수업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인솔하셔서 동아리전시회실을 관람하고 가는 형식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약 30명의 아이들이 딱 그 시간동안만 머무르기 때문에 일부러 짧고 강렬한 게임들로 돌려왔습니다. 중간에 하다가 갈 순 없응께요.
이번에 학교 축제에 무제한 관람개념의 부스를 열었는데 거기서 특별체험으로 열었던 베가스와 스트라이크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거든요. 적당한 길이의 게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 동아리전시회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전시회실과 별도로 4~5일정도 점심시간 특별체험구역을 운영하던가 하는 식으로
세미 보드게임 카페 같은 느낌으로 좀 운영을 해 볼까....뭐 이런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홍홍.
혹시 비슷한 행사 진행해보신 적 있으신 플레이어분 계시다면 괜찮은 운영방법 공유좀 해주세용!
4.
조카가 10대에 접어든 2023, 나이 든 삼촌은 조카에게 보드게임교육을 차곡차곡 시키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조기교육을 시킨것은 아니라서 막 어려운 게임은 못하지만, 코린트나 패치워크, 다윈의 위대한 발자취 정도는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해요.
그러던 와중에 최근 들어서 조금 욕심이 드는게, 조카 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싶더라고요. 요즘 시니어 보드게임 강의도 꽤 활발히 열리는 편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뭘 시도해볼까...생각을 하다가 처음 시도해본게 보타닉 가든입니다.
▲ 3대가 함께 화초를 키우는 모습.
사실 보타닉가든이 규칙적으로 마냥 쉬운건 아니지만, 수업이든 게임이든 가장 중요한건 역시 흥미 유발이잖아요? 많은 어머님들처럼 즈이 어머니도 화초에 꽤 진심이시거든요.
이 날도 조카 오기 전에 먼저 본가 가서 어머니 옆에 앉아 "왜 그 화초 있잖아요..."로 시작해서 결국 온전하게 한 게임을 완료했어요.
중간 정도 까지는 살짝살짝 길을 잃으시는 듯 싶더니, 종반에는 착실하게 하나하나 맞춰가시는 모습, 그리고 50년이 넘는 세월을 사이에 둔 사람들이 함께 보드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며
...뭐랄까, 좋았습니다. 후후. 좋은 취미에요 이건.
다른걸 이것저것 시도하는건 욕심인 것 같고, 당분간 보타닉가든을 몇 번 더 시도해봐야겠습니다. 그러다가 천천히 다른 것도 시도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5.
11월 많은 분들의 입에 오르내린 게임을 꼽으라면 역시 레디셋벳과 업세션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레디 셋 벳이 아주그냥 후끈후끈하죠?
11월 크리에이터데이에서 이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너무 날것의 발상에 한 번 경악했고요
그리고 이걸 대형스크린 하나로 진행하며 테이블 여러개에서 그 스크린을 보며 플레이하겠다는 주최측에 발상에 두 번 놀랐고요
그렇게 진행한 게임이 아무런 문제 없이 너무나도 뻔뻔하게 잘 흘러가는걸 보며 세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페스타에서 똑같은 형태의 체험회를 진행하는걸 보고 네 번 놀랐습니다. 그래요! 저희는 큰 그림을 위한 실험대였던거죠!!
이 레디 셋 벳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리얼 실내 경마 게임입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이보다 더 테마를 잘 살릴 순 없다...라고 해도 될 정도로요.
게임 자체는 우승말을 예측해서 베팅을 하는게 끝인데,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말들과 해설로 인해 경마장 테이스트가 너무 강하게 나는 게임이에요.
그렇다보니 "재미는 있는데 이걸 집이나 아지트 밖에서 즐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합니다. 저는 해요. 2년간 저와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친구들이라면 이 게임과 사행성 도박을 구분할 수 있어!
물론 이걸 조카한테까지 들이밀면 동생+아내+어머니 셋이 합체기로 등짝에 트리플 스매싱을 때릴 것 같긴 하지만....
▲ 하 10롤 언저리 만에 빨간 선 코앞까지 간 11/12....결국 역전을 당하고 맙니다.
암튼 결과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즐기는 중입니다. 특히 발매 이후 처가에 갈 때마다 가져가서 아주 즐겁게 갖고놀고 있는 중입죠.
당분간 다인원 모이면 드문드문 가져가서 놀 것 같아요 :)
오늘 수다는 여기까지! 좀 더 쓸 이야기는 있지만, 다음번 얘기로 남겨둘게요 :)
오늘은 오랜만에 "퇴근 전"에 올리는 잡담이네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틀 더 일하면 다시 3일 연휴!!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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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미크로마크로를 상당히 좋아한답니다... ㅎㅎ 이사하면 전 시리즈를 소장하도록 해야겠어요... ㅋㅋ 이 취미가 참 좋은 취미가 맞죠. ㅋ 하지만 아이들은 보내주시져... (따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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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선생님들한테 평가가 좋았습니다. 신기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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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드게임 꿈나무들..하지만, 졸업이라는 아쉬움이 참 클 것 같아요. 그래도 새로운 만남이 고민이긴 하겠지만, 그 만큼의 설렘이 있을 것 같아요 ㅎㅎㅎ
레디 셋 벳의 경우 TV 연결이 잘 되시나요? 아이폰의 경우 소리가 안나오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설치하고 실행하니 뭔가 끊기는 것 같고(성능이 안좋아서 그런가..) 뭔가 어플이 아쉽네요 ㅠㅠ -
저는 갤럭시 S105G로 스마트티비에 지연 없이 잘 플레이했습니다. 연결환경이라거나 스펙 등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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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좀 더.. 연구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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