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원래 저는 보드게임용 정리 책장으로 (당연하게도) 모두의 사랑 소OO스 책장을 쭉 써 왔는데요.
써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게가 좀 무거운 게임들을 몇 개 얹어 보면 판이 휘는 불편이 발생합니다.
이게 보관 불안의 문제는 둘째 치고 아랫줄의 높이를 애매하게 낮춰서 진열도 불편해지거든요...

그래서 이전부터 좀 무거운 보드게임만 따로 모아 두었던 책장을 이사를 빌미로 싹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소OO스의 3배 이상 들어가기에 저렴하게 맞추는 세트는 아닙니다만, 일단 정리를 다 끝내고 나면 깔끔한 걸로 속이 후련해서요.

회사 동료에게 책장 추천을 해 주는 김에, 커뮤니티에 올려서 많은 분들 보시게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글을 써 봅니다.

그럼 본의 아니게(?) 게임을 쌓아 놓은 책장 사진을 올리며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으나 혹 자랑 같이 느껴지실 분을 위해, 스크롤을 좀 아래로 내려서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흠흠)
















(이쯤이면 되겠죠? 그럼 편안하게...)








일단 전체 진열샷은 이러합니다.

이 책장이 장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로 휘지 않습니다. 재질은 분명 합판이 맞아요. 생긴 거 대비로 가볍거든요. 그런데도 판 두께가 두꺼워서 그런지 아주 튼튼하니 휘지 않아요.

둘째로, ㄹ자 형태가 오고가는 방식이다 보니 ㄷ꼴로 두 단이 서로 맞붙는 단이 있으면 가로로 아주 긴 단이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줍니다. ㅋㅋ

그래서 이런 식으로, 세트 깔맞춤을 할 때 길죽하게 한 카테고리를 완성하는 느낌으로 진열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죠.

셋째, 게임이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단 폭이 대략 30cm입니다.
저희 집 벽에 걸레받이가 있어 앞으로 살짝 튀어나온 위치로 자리를 잡다 보니, 벽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세워진 형태로 발 높이를 조절했거든요.
뒷판이 없이 뚫린 책장이라, 벽과 책장 사이의 유격만큼 공간이 조금 더 있는 셈입니다. 
 
그 유격을 활용하면 이렇게 30x30 정사각형 박스들도 무리 없이 책장 단보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너무 깊어 꺼내기 어렵지도 않고, 윗부분에 손가락 넣기 충분한 틈이 생겨 넣고 빼고도 쉽죠.
 
30cm보다 높이가 높은 애들도, 벽과 유격이 윗부분에 비해 좀 더 큰 낮은 단을 잘 활용하면 이렇게 쏙 들어가거나 아주 살짝 튀어나오는 선으로 진열이 됩니다.
만약 집에 걸레받이가 없어서 책장을 벽에 딱 붙인다고 하더라도, 소OO스 책장보다는 덜 튀어나올 겁니다. (사실 그 책장에서는 저 게임들은 세우는 것 외의 선택지가 없긴 하죠...)

 
요게 책장 발 부속입니다. 저 나사선 높이만큼 높이 및 단차 조절이 보다 자유롭게 됩니다.
발 부분이 커서 무게에 눌려 찌그러질 걱정도 없고, 바닥 재질이 플라스틱이라 찍힘 등의 우려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장판 바닥이라면 사실 어쩔 수 없겠지만요.


아무튼 장점은 이 정도로 하고, 슬슬 단점 이야기를 해 볼게요.

이 장은 프리메이드 밸런스 책장이라고 검색하면 나옵니다. 색상은 두 가지예요. 아래 사진을 보면 마치 4단은 워시옹이 5단은 월넛 같겠지만 그런 거 아닙니다.

 

저는 5단 장을 구매했고, 큰 할인 없이 구매할 경우에 7만 원 위아래로 사게 됩니다.
보시면 깊이가 295로 나와 있는데, 제가 줄자로 실측했을 땐 298에 가까웠네요.

문제는 높이입니다.
가장 높은 단이 (제가 검색했을 때 기준으로) 5단인데요. 선반 갯수 기준 단 수라서, 맨 윗부분 위에까지 진열해야 5단이 됩니다.
5단이면 1520으로 사실 살짝 높이가 아쉽습니다. 
제 사진을 보신 분들은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걸 6단으로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요? 개조죠. ㅎㅎㅎ

사실 이 '개조' 부분이 이 글을 쓴 진짜 이유입니다. 저처럼 계산 미스로 피해 보시는 분들 없으시라고... (휴)

 

DIY 제품입니다. 그런데 각 단이 좌우 번갈아가며 바뀌기만 할 뿐 형태상 크게 다르지 않죠? 맞습니다. 각 단들은 조립 형태가 복붙입니다.
즉, 여러 개를 사서 단을 이어붙이면 몇 단이든 추가할 수 있는 거죠!
일단 집 높이라는 게 있으니 7단 8단을 만들기는 어렵고, 사실 그 정도 단으로 만들게 되면 무게 문제부터 안정성 문제가 있을 것이니, 6단 이상은 권하지 않겠습니다. (6단이라고 꼭 권한다는 건 아니지만 저 같은 욕심쟁이들을 위하여...!)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맨 윗단과 맨 아랫단은 타공 방식이 다릅니다.
중간단과는 달리 위아래로 연결되는 것들이 없거나 아예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단들에는 다른 단을 이어붙일 수 없습니다...!
책장을 2개 이상 사게 될 경우, 연결용 부품으로 사용할 책장에서 맨 윗단과 아랫단 2개 단은 빼고 계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3단+ 3단 2개를 샀다면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책장은 6단짜리 1개가 아니라 4단짜리 1개와 2단짜리 1개가 되는 거죠.

그러면 지금 제가 올린 첫 번째 사진처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는 5단짜리 4개를 샀습니다.
그러면 책장은 이렇게 나오죠.
(5+1)단 + (5+1)단 + (5+1)단 + (5-1-1-1)단

짜잔! 6단 3개 완성입니다!
마지막 2단짜리 1개는 어디 있냐구요?

 
짜잔~~ 우리집 거실 테이블을 소개합니다(?)
(찬조 출연 러브레터?!?!)

ㅋㅋㅋㅋㅋㅋ
이거 어디 치우지로 머리를 싸매고 있으니 아내가 갑자기 "그거 거실 테이블로 쓰면 되지 않아?"라고 제안해서 밖으로 내놨더니
세상 편리하고 좋습디다?? ㅋㅋㅋ

그래서 계산해 보면 30만 원 조금 안 되는 금액으로 맨 윗 사진에 있는 장 3개와 거실 테이블을 마련했습니다...
금액적으로 아주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고, DIY라 캐빡새게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도 배송비 무료인 제품이라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6단째를 만들려면 조립을 할 때 세워서 만들 수가 없는데, 그래도 두께만큼 무게가 나가는지라 완성 후 바로 세울 적에 허리 조심하셔야 합니다...
좀 튼튼하고 괜찮은 장을 고민하셨던 분들, 그런데 너무 고가의 장은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으셨다면 갓성비까지는 아니더라도 촌장성비는 될 제품으로 추천 드립니다.
글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가고 계산하기가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5단짜리 사시고 맨 윗단에 공간 박스 같은 거 사서 거기에다 진열해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높이가 너무 높지 않은 게 덜 갑갑할 수도 있죠. 하지만 가격이 최우선이라면 역시 보드게이머들의 사랑 소OO스를.... ㅋㅋㅋ

참고로, 이 밸런스 책장에 와이드 책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의 용도로 추천할 제품은 못 될 거 같습니다.
가로로 너무 길어서 이사 등에서 엄청 고생할 게 눈에 선하고, 저 정도 가로길이라면 보드게임 무게를 견딜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데 가격은 확장성 대비로 확 뛰거든요.
집안에 인테리어 파티션을 두고 싶은 분들을 위한 템의 느낌에 가까운지라, 언제가 제가 제 집을 큰 평수로 사서 거실 공간을 보드게임룸과 영화감상실로 나눌 수 있게 된다면 그때쯤 구매를 고민해 보는 것으로... (그런 날이 올까요)


[여기서부터는 하소연]

저는 사실 장을 잘못 샀습니다. 예전에 이거를 5단+4단 1개씩 사서 6단짜리에 보드게임을 정리하고 3단짜리는 책장으로 쓰고 있었거든요.
이번에 이사하면서 단수 체크를 멍청하게 해 가지고, 구구절절 설명 건너뛰고 아무튼 책장 6개를 사서 6단 4개를 만들고 2단 2개가 남았습니다... 휴...
그래서 2단 2개 중 하나는 거실장으로 두고 다른 하나는 언젠가 쓰려니 하면서 부품만 따로 빼뒀네요...
중간단이랑 결합부속만 따로 팔아주면 짱 좋겠는데 판매자분 사이트로 들어가서 뒤적거려도 못 찾겠다며...

이 책장 판매자님! 제가 여기 글 올린 것 때문에 갑자기 이 책장이 잘 팔리는 일이 생긴다면 절 봐서라도 중간단 별도 판매 좀요 ㅠㅠㅠ ㅋㅋ

※ 저는 이 책장 판매자나 업체와 1도 관련이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뭐, 케빈 베이컨 법칙대로라면 제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일 수는 있겠죠.